대부분의 사람들이 동물을 진료하는 수의사라고하면 보통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소, 돼지, 닭 등 산업동물을 진료하는 임상수의사도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업동물 수의사는 가축의 진료뿐만 아니라 가축방역, 동물용 의약품 처방, 농장 컨설팅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축산농가의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건강한 가축을 유지시켜 양질의 안전 축산물을 생산하는 최일선의 안전관리 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동물 수의사의 업무가 더럽고 힘들고 위험하다는 일명 3D분야라고 인식되면서 산업동물 수의사로 지원이 줄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임상수의사는 고령화되어 가축방역사업의 추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축산농가에게 수의진료서비스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2008년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동물병원 중 산업동물 병원 비율은 3,351개소 중 679개로 20% 정도에 불과하며 산업동물 전문 수의사의 연령대는 40대 이상 80%이며 60대 이상도 34%에 이른다고 한다. 산업동물 수의사 진출이 이렇게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국내 축산업의 비중이 전체 농림업생산에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함에도 불구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전화벨이 울렸다. 잠결에 수화기를 든 남편이 상대에게 전화를 잘못 걸었다는 말로 전화를 끊는다. 거의 신경질적인 말과 함께 거칠게 전화코드를 뽑은 남편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잠에 빠진다. 그렇지만 그대로 누워있던 내가 오히려 잠을 놓치게 되어 멀뚱거리며 날이 밝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렇게 토막잠을 자고 나니 몸은 무거워도 주말이라 종종 걸음을 치며 하루를 보냈다. 노을 진 하늘에 어둠이 물들고 저녁 식탁에 앉은 나는 식사 도중에 울리는 전화벨에 또 다시 일어섰고 자리로 돌아와 새벽의 일에 대해 물었다. 얘기인즉 예전에 한 집에서 살다 이사를 간 사람인데 작년 부터 어머님을 만나기 위해 한 번 온다는 얘기를 하더니 그 후 소식이 없어 그냥 지나갔는데 거의 일 년을 지나 오늘 새벽에 전화를 한 것이다. 그런데 어머님 반응이 뜻밖이었다. 당신을 만나고 싶어 찾아오겠다는 소식에 반갑기는 커녕 어떻게 해서든 오지 못하게 만들어야 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 사람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사람의 방문을 달가와 하지 않는 이유가 뒤따랐다. 씀씀이가 워낙 헤프고 희떠워 남편이 월남전에서 목
DMZ국제영화제가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평화, 생명, 소통의 공간’을 주제로 한 DMZ국제영화제는 2012년 9월 21일(금)부터 9월 27일(목)까지 7일간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 평화누리, 파주출판단지 등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는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600여 편의 영화가 출품되었는데, 그중 30여 개국의 11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DMZ국제영화제는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비무장지대에서 경기도와 파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민간행사를 지원하는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이다. 이 영화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 비무장지대에서 영상을 통해 울리는 평화·생명·소통의 소리로 전 세계에 평화를 향한 인류의 염원을 나타낼 것이다. DMZ국제영화제에는 많은 내빈이 참석한다. 경기도지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통일부장관,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한, 각국대사들과 주한프랑스. 독일문화원장, UN군사령관, 조재현 위원장 외 영화계 주요인사로 김동호 위원장, 안성기 배우, 유지태 배우, 이광기 배우, 해외초청감독 등이 참석한다. 또한 4회 영화제 홍보대사로 한류 열풍의 주역인 인기 아이돌 그룹 2AM이 선정되었고, FT아일랜드와 카라, 제국의 아이들, 박완규, 이은미 등 인기가
1975년 4월 8일 ‘인민혁명당 재건사건’과 관련 대법원은 8명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이들은 선고 후 20시간 만에 처형됐다. 나머지 사건관련자 15명도 무기징역 혹은 징역 15~20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법정에서 무고함과 고문, 조작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국내외 반향도 컸는데, 뉴욕타임스는 “박정희의 근대민주주의는 조지 오웰의 1인 전제정치”라고 비난했고 워싱턴포스트와 더 타임스도 유신정권의 독재와 탄압 실태를 상세히 보도하며 재판에 대한 유감을 밝혔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회’는 사형이 집행된 1975년 4월 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 1995년 문화방송이 사법제도 100주년을 기념해 판사 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혁당 사건 재판이 ‘우리나라 사법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재판’이었다고 응답해 법조인들 스스로 재판의 잘못을 인정했다. 2007년 유족들과 피해자들은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무죄판결을 받았고, 8월 21일에는 국가의 불법
맹자에 ‘아무리 지혜가 있는 사람일지라도 시류를 타고 일을 시행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했다. 즉, 지혜 있는 자도 시세를 따라 일하지 않으면 공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또 ‘수유자기불여대시’라 해 아무리 농기구(호미)가 있어도 때를 기다리느니만 못하다는 말로, 우수하고 편리한 농기구를 많이 갖추고 있지만 금방 싹이 트게 하고 수확의 시기를 맞춰야 자기가 바라는 풍부한 수확을 얻을 수가 있다는 그런 의미로 시기와 의지와 실천이 잘 따라 주고난 뒤에 어떤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고받는 말 가운데 시류를 타야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실력과 노력만으로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고 주변의 협조적 여건이 마련돼 주면 한결 가볍다는 얘기도 될 듯 싶다. 공자(孔子)는 군자는 자기 행동을 잘 닦았으나 얻지 못해도 그렇게 뜻을 둔 것만으로도 즐겁게 여기며 얻게 되면 지혜롭다고 즐거워한다. 그래서 평생이 즐겁고 하루라도 근심스러운 날이 없다(君子之修其行未得 則樂其意 旣已得 又樂其知 是以有終生之樂 無一日之憂). 소인은 그렇지 않다. 얻지 못하면 못 얻은 것을 근심하고 얻고 나면 잃을까 봐 걱정한
14일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 됐다. 이번 총리실 이전을 필두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국가 핵심 기능의 상당부분을 세종시로 옮기는 ‘역사적 실험’이 시작됐다. 세종시에는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이 올해부터 2014년까지 3년에 걸쳐 이전된다. 올해에는 총리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등 6개 부처와 조세심판원 등 6개 소속기관이 세종시에 둥지를 튼다. 내년 말까지는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등의 이전이 완료된다. 2014년에는 법제처, 국민권익위원회, 국세청 등이 자리를 옮긴다. 중앙행정기관들의 ‘지방시대’가 본격 열리는 것이다. 세종시는 지리적으로 국토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행정수도 안착에 성공하면 수도권 편중을 해소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상징적인 기능과 역할이 기대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세종시를 인구 50만명이 자급자족하는 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행정의 비효율이 거론되고 있다. 그간 누누이 지적된 것이 중앙행정기능의 이원화에 따른 행정 비효율이다. 청와대와 국회, 외교통상부, 통일부, 법무부 등은 수도권에 남아있기 때문에 정부 부
지금 수원에서는 ‘마을르네상스 주간’ 마을만들기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13일 선포식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각종 토론회와 국제포럼, 음악회, 현장 탐방, 10년 후 우리마을 그리기, 독립·골방영화제, 플래시몹, 지동옥상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 중이다. 마을 만들기는 언뜻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새마을 운동을 떠올릴 수 있겠다. 새마을 운동은 마을길을 포장하고 초가집 지붕을 개량하는 등 외형에 많이 치우친 느낌이 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 동산 만들어 알뜰살뜰 다듬세’라는 노래가사처럼. 새마을운동은 전국적인 규모로 하행·하달된 사업지침에 따라서 밀고나가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마을만들기와 차별되는 점이다. 마을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 즉 주체가 누구냐 하는 것과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마을만들기는 마을공동체의 회복인 것이다. 도시화 산업화되면서 사라지고 있는 우리이웃 공동체를 다시 만들자는 것이 최종목적이다. 수원시는 이런 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마을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많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이번 마을르네상스 주간 행사 가운데…
개울의 물소리가 커지고 조용하던 아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느닷없이 변비가 생기거나 다소곳하던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이런 때를 기하여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들도 할 말이 있었음을 개울의 물소리가 커지고 방문들이 삐걱이며 반항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퉁퉁 부어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장마철에 방문들이 삐걱거리며 소리를 낼 때는 따스한 햇볕을 비추어 그들을 말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 고명수 시집 ‘마스터키’ / 1997년/문학아카데미 시선 이유 없는 행동들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움직임에는 다 이유가 있다. 개울의 물소리가 커짐은 물이 불어난 까닭이고 아내의 목소리가 높아지거나 아이가 말을 안들을 때는 뭔가 불만이 있어서일 것이다. ‘느닷없이 변비가 생기고’ 이 대목에서 슬며시 웃음이 난다. 소리를 내는 쪽도 불만이 터질 지경이지만 듣는 쪽 역시 몹시 불편해서일 것이다. 한 가계를 떠 멘 가장들. 특히 지도계층의 사람들은 눈여겨봐야 할 내용인 것 같다. 시끄러운 목소리들은 뭔가 불만이 있는 것이다. 삐걱거리는 문짝을 말려줘야 하듯 불만의 근원을 찾아보려 최대한 노력하
진정한 공정 사회 구현은 나보다 남을 배려하고 챙기는 사회가 돼야 한다.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사회지도층들이 마음을 비우고 함께 동참하고 솔선수범해야 공정한 사회가 구현된다. 공정한 사회에 대한 인식은 공직자가 먼저 이해하고 실천해야 하며, 약자가 보호받는 민주주의 사회를 실현하는 첩경이다. 그리고 똑같이 나라 걱정하고 홀연 단신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고도 대우받지 못하고 잊어지고 잃어버린 애국이 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인가 한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국민의 선량이라고 자처하는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세비를 대폭 올리는 일은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싶다.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공정한 사회는 구호에 불과하다. 공정한 사회 만들기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부족한 관료나 공직자는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냉철한 판단과 결단이 반드시 필요하며, 주변의 가까운 곳부터 먼 곳을 바라보고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우리사회를 공정한 사회로 만들자는 철학과 의지는 높이 평가되고 인정해야 하며 동참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정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았기에 새롭게 시작한다는 철저한 실천의지와 냉철한
성폭력 사건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되풀이 되고 있다. 당국은 성범죄 전력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워 재범을 막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자발찌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국갤럽은 최근 우리나라 성인들은 대표적인 성범죄 대책들 중 신상공개는 성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전자발찌는 별 효과가 없다고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30~31일 성인 62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가 성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67%였다. 반면 최근 전자발찌를 찬 채 성폭행 살해를 저지른 서모(42) 씨 사건 등으로 논란이 있었던 전자발찌의 경우 도움이 된다는 답이 46%에 그쳤다. 성범죄 전력자들을 추적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전자발찌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발찌를 찬 채 대낮에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서모(42) 씨가 불과 10여일 전에도 똑같은 수법으로 30대 주부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자발찌를 찬 전과자가 어떻게 대낮에 가정집에 들어가 버젓이 성폭행을 하려다 살인까지 저지를 수 있었는지 시민들은 경악했다. “성범죄자들에게 전자발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