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오늘, 박정희 정부는 ‘8·3긴급조치’, 즉 ‘경제안정과 성장에 관한 긴급명령’을 발표한다. 정부는 사채에 허덕이는 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해 헌법 73조에 의한 대통령의 긴급명령권을 발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는 한 마디로 기업들이 끌어 쓴 사채의 상환을 동결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모든 기업들이 사채를 보고하고 3년 거치후 5년에 걸쳐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8·3조치로 신고된 기업의 사채는 모두 3천500억여 원. 많은 채무기업들이 이 조치로 자금난을 이겨내면서 기업의 수출 실적이 1년 전에 비해 75.6% 신장하는 등 경제가 큰 활력을 띠었다.
필자가 재직하는 아트센터는 공연창작아카데미라는 예술교육 과정이 있다. 공연장 특성에 맞게 특화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그 가운데 어린이예술교육인 호박어린이연극학교는 모집공고가 나가자마자 30분에 마감이 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의 기초반, 4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중급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6개월마다 소극장인 달누리극장에서 어린이들이 직접 창작한 연극을 발표하고 있다. 발표 때마다 300여석 객석을 꽉 채우고, 학부모들이 지금까지 본 아이들과 다른 연극을 통해 성장된 모습을 보고 감동을 하시곤 한다. 발표회는 세련되지도,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함도 없지만, 언제나 기대를 벗어나는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것은 무대 위 아이들의 열정과 순수함이 공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교육연극은 창의적 인성교육의 장 지난 6월 말 상반기 연극학교 수료 40명의 학생들이 ‘워셔블의 여행’이란 작품을 발표했다. 아트센터 봄 학기 40명의 학생들이 12주 동안 지하 2층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만든 창작 연극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연일 화제
유대인의 가정 교과서인 탈무드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인생에 대한 비유가 나온다. 요약하면 코를 흘리는 어린아이, 수염이 난 어린아이, 주름살이 패인 어린아이 등이다. 외모는 달라지지만 어린아이와 같은 성정을 버리기는 힘들다는 비유도 섞여있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어른답게 사는 것일까.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아님을 우리는 너무도 많은 사례에서 배운다. 거창하게 역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 주변만 돌아봐도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장애인과 어린아이를 성폭행하는 천인공로할 범죄를 저지르고 수갑을 찬 어른들을 볼 때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다. 또 우리 아이, 우리 가정만 무사하면 사회의 불의와 잘못에 눈감아 버리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면서도 용기가 없는 시대에 '어른'들이 살고 있다. 16살 어린 고등학생의 잘못을 나무라던 어른이 고교생들에게 맞아 사망했다. 숨진 김씨는 가족들과 산책을 나왔다가 컵라면을 먹으며 길거리에 침을 뱉는 어린 학생들을 나무랬다. 이어 몸싸움으로 이어지면서 머리를 다친 것이 치명상이 됐다. 현장의 CCTV가 없는 상황에서 고교생들을 가해자로 일방적 매도를 할 의도는
몹시 덥다. 더위에 어떻게 견디느냐고 묻는 것이 인사가 돼 버렸다. 우리를 덥게 하는 것은 연일 지칠 줄 모르고 달궈지는 태양뿐 만이 아니다. 지구촌 축제인 런던 올림픽 한켠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밤잠을 설치게 한다. 올림픽 선전을 위해 4년을 피땀 흘려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노고와 사연을 보면 가슴이 찡해 오기도 하고 그들의 의지와 다짐에 박수와 격려를 보내게 된다. 게임의 승부를 떠나 선수 모두가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젊은이들이다. 일부 심판의 횡포가 스포츠 정신에 먹칠하기도 하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을 바로 세우는 선수의 모습을 볼 때 ‘더없이 값진 정신의 메달을 그들은 이미 목에 걸었구나’하는 뿌듯한 마음이다. 메달을 따기까지 선수 자신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의 응원과 격려 또한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내가 선수들을 더 큰 목소리로 환호하고 응원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초등학교 운동회를 떠올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다닌 청주 시골 초등학교의 연중 가장 큰 행사는 운동회였다. 추석 바로 다음날 운동회를 했고 여름 방학이 끝나면서부터 운동회 연습을 했다. 매스게임, 콩 주머니 던지기, 손님모시고
말은 많은데 진실한 의미가 담겨있지 않고, 웅변은 화려한데 설득력이 없고, 토론은 많은데 시원한 해답이 없고, 약속은 많은데 끝내 신뢰성을 찾기 힘든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결국 이러한 것들은 소통의 부재로 이어져 엄청난 기회비용을 소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통의 근본적인 문제는 개인과 개인에 숨겨진 이기적인 계산, 개인과 집단 간에 이해의 상충으로 인한 갈등의 벽이 사라지지 않는 한 화려한 웅변도, 기지에 찬 설득도, 정의로운 부르짖음도 허공을 향한 메아리에 불과해 서로의 가슴에 응어리진 감정을 풀 수 없을 것이고, 애정에 찬 신뢰도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어지러운 현실을 살아가는데 다시없이 귀중한 보배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은 깊고 미묘해서 진심에서 우러 나오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가 없다. 피터 드러커 박사에 의하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기 표현력이며, 현대의 경영이나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좌우된다”라고 했다. 아울러 언어가 그 본래의 기능인 의사소통의 방도가 되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은 대화의 일방적 횡포에도 있다. 국어사전에는 ‘소통&rsqu
매년 배출되는 졸업생들은 과연 얼마나 취업이 되는지? 갈수록 어려운 경제난에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다. 청년 고용시장의 현황을 보면 고용률은 2004년 45.1%에서 2011년 40.5%로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2011년 청년 실업률은 7.6%로 전체 실업률(3.4%)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취업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2004년 4만명에서 2011년엔 8만2천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이다. 청년 고용시장의 악화원인은 적극적인 노동정책의 미흡, 청년층의 고학력화, 글로벌 세계시장의 침체 등 여러 요인에서 찾아 볼 수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악화된 원인에만 골몰하면서 실질적인 해결 의지는 상당히 미흡한 게 현실이다. 자치단체(광명시)로써는 처음으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광명 청년 Job Start(프로젝트)사업으로 8억7천500만원을 전액 시비로 진행 중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행정 보조가 아닌 취업성공과 연계되는 실질적인 교육과 업무를 맡겨 경험도 쌓고 취업 성공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광명시의 특별사업으로 현재 100명 모집에 총 1
바캉스는 ‘空(공)’을 내포한 시간,흥청망청 소비하기 보다는‘비움’과 ‘채움’이 있는재충전의 시간이어야 한다. 바캉스(vacances)는 본래 법정의 휴정기간을 지칭하는 프랑스어로 시민사회가 발전하면서 근로자들의 휴가, 학교의 방학을 지칭하는 말로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득권층만 누리던 휴식이 보통 사람들도 똑같이 누릴 수 있도록 제도화되면서 휴가철 대이동을 칭하는 그랑드 바캉스(grandes vacances)가 시민사회의 관습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 일만 하며 살던 보통 사람들에게 유급휴가제가 도입된 것은 100여년이 채 안된다. 자유, 평등, 박애를 부르짖으며 시민사회의 실현에 앞장섰던 프랑스에서도 정규직 근로자들의 2주 유급휴가가 법제화돼 시행된 것은 1936년이었다. 그해 프랑스 전역은 가족과 함께 그랑드 바캉스를 즐기는 근로자들의 자전거 물결로 뒤덮였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승용차나 기차 여행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번 여름휴가에 백남준 아트센터를 찾아보고 루소의 ‘에밀’을 읽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는 백남준 탄생 80주년의
고인이 된 백남준은 누구나 인정하는 천재다. 시대를 한걸음 앞서 살았던 그의 작품은 난해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행과 비범한 퍼포먼스로 존재감을 알렸지만 결국은 예술성을 공인받았다. 그의 기행과 난해한 작품들이 탄탄한 시대정신과 작가의 통찰력, 그리고 미래를 읽어내는 탁월한 능력에서 비롯됐기에 가능했다. 지금도 ‘백남준’하면 떠오르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부수고, 여성의 나신(裸身)을 연주하는 이미지는 독일유학 시절부터 형상화됐다. 독일에서도 ‘아시아에서 온 문화테러리스트’로 불렸던 그는 1959년 ‘존 케이지에게 보내는 경의’라는 작품에서 피아노를 박살내는 퍼모먼스를 선보였다. 백남준이 우리 국민들에게 기억되는 것은 국립현대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그의 작품 때문이다. TV 수백대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번뜩이는 천재성보다는 그가 그동안 실행해온 다양한 퍼포먼스나 작품들과 맥을 잇고 있다. 그가 처음 TV에 주목한 것은 아직 TV가 전세계의 가정에 보급되기 전인 1960년대 초반이다. 이미 1963년 그의 첫 번째 전시회에서 13대의 TV를 실험적으로 연계한 ‘음악의 전시-전자텔레비전’을 내놓았던 것이다. 1964년 뉴욕으로 이주한 후에도 세계 최초의 휴대용 비디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 지영환 용산 초등학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장호, 안양 초등학생 살인 사건 정성현, 부산 여중생을 납치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 조두순, 여성이 표적인 유영철, 강호순, 오원춘 사건 등이 되풀이 되고 있다. 경남 통영에서 어린 아이를 살해해 암매장한 김모 씨는 2005년 성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살았고, 제주 올레길에서 여성 관광객을 살해한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강모 씨도 특수강도죄로 징역형을 산 전과자다. 그런데 두 사람은 모두 사각지대에 있었다. 2000년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 19세 이상 성인 대상의 성범죄자는 2011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 이후만 신상공개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2008년 이전 형이 확정돼 전자발찌제도(2008년 도입)와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2010년 도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2년 7월 현재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 우범자는 2만219명인데 신상 공개자는 345명에 불과하다. 경찰의 우범자 관리 법적근거 미비 경찰은 크게 ‘성범죄 신상정보 등
서울대 새 병원 유치전이 볼썽 사나운 집안싸움 모양새다. 오산시와 시흥시가 ‘서울대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협약을 맺고, 서울대는 이를 즐기기라도 하듯 팔장낀 채 주판알을 튕기며 저울질하기에 바쁘다. 차려진 밥상 앞에서 뭘 먹을까를 고민하는 서울대 측과 ‘제발 와달라’고 애걸복걸하며 매달리는 양 지방자치단체의 ‘나홀로 구애’와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인다. 정작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없어 보인다.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 말이다. 물론 첫 출발은 그럴싸해 보였다. 국내 최고의 의료진과 최고의 명성, 최고의 기대효과를 거둘 것이란 점에서는 수긍한다. 자치단체 입장에서도 ‘서울대병원 유치’라는 이유 하나로 의료복지와 도시브랜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고작은 기여를 할 것이란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덤으로 ‘정치용 훈장’을 챙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오산시는 일찍부터 지난 2008년 5월 서울대병원과 치과대학병원 등 ‘(가칭)오산종합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년 짜리 유효기간의 병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