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주자(朱子)는 새는 죽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우는 것이 슬프고 사람은 죽으면 근본에 돌아가기 때문에 착하다고 했다. (鳥畏死 故鳴哀 人窮反本 故言善) 공자의 제자 증자는 임종을 앞두고 그를 찾아온 맹경자란 이에게 새가 죽으려 할 때는 울음소리가 애처럽고 사람이 죽으려 할 때는 그의 말이 착하다(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 했고, 평소에 오만했던 맹경자에게 지위가 높은 군자가 귀하게 여겨야 할 세 가지 도리가 있다. 몸을 움직일 때는 난폭함과 거만함을 멀리해야 하고 얼굴빛을 바르게 할 때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말을 할 때는 비천하거나 도리에 어긋나는 것은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 斯遠暴慢矣 正顔色 斯近信矣 出辭氣 斯遠鄙培矣)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세상은 죽는 것과 사는 것 오직 두 길이 있다. 봄여름에 싹으로 태어나 자라서 가을, 겨울에 열매로 맺어 그 생명을 다 한다 하지만 어디엔가 잘 저장되면 그 생명체는 다시 발아하는 것 또한 천지의 이치라 하겠다. 새나 짐승도 죽을 때는 슬피운다. 덩치 큰 황소가 도살창 문 앞에서 눈물 흘리는 것도 그렇고 사람을 죽이고 못된 짓을 저지른 인간이 죽음에 이르러서는 뉘우치
횡단보도 앞에서 겁에 질린 채 머뭇거리며 건너질 못하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지나가려면 택시가 휭 지나가는 바람에 놀라서 뒷걸음친다. 다시 건너려는데, 이번에 시내버스가 휭 하고 지나간다. 좌우를 두리번거리다가는 서너 발자국 앞으로 나섰는데 짜장면 배달오토바이가 다가오니 역시 뒤로 물러났다. 좌우를 보니 인제 차가 없다. 그제야 그 할머니는 몇 번이고 놀란 끝에 그 횡단보도를 건넜다. 도로 위를 달리다 보면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들이 눈에 띌 때가 많다. 그 야생동물의 겁먹은 눈동자가 바로 방금 할머니의 겁먹은 눈동자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횡단보도에서 목도(目睹)하는 것이다. 불신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강자의 논리가 판을 치는 사회, 법정의 또한 위로부터 허물어지고 아랫사람들인 시민들 또한 자신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규칙조차 지키려하지 않는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할머니가 무슨 죄인가? 그냥 그림자처럼 무시하면 되는가? 약자는 이렇게 무시당해도 된다는 말인가? 인정머리 하나 없는 사람들이 운전대를 잡고 연실 이 거리 저 거리를 누비고 다니고 있다. 정작 인정이 필요한 때는 몰인정하고, 정의가 바로 서야 할 자리에서는 뜬금없이 우리가…
한 중학생은 “이렇게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 이라며 “북한은 우리와 한 민족이지만평화적인 관계를 맺되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잊고 지내지만 호국 보훈의 달이 지나갔다.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은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행사들을 접하게 된다. 정부에서는 호국 보훈의 달에 걸맞게 다양한 국민 참여 행사들이 진행된다. 6월 25일 오전 10시에는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국내 및 UN참전용사, 일반 시민, 학생 등 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UN참전국 국기 및 한국군 참전 부대기 입장, 참전영웅 롤콜 등의 행사가 있었다. 또 제10주년을 맞이하게 된 제2연평해전 기념식은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6월 29일 오전 10시에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유족 및 부상자, 선·후배장병, 학생, 시민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특히 올해에는 처음으로 전쟁기념관과 서울광장을 잇는 호국 퍼레이드 및 나라사랑 콘서트, 제1회 6·25 상기 안보마라톤 대회 등이 열려 6·25 전쟁과 그 이후에 희생·헌신한 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행사도 열렸다. 경기경찰청에서도 호국 보훈의 달
사람은 마을에서 태어나서 마을에서 살았다. 오늘날 마을은 행정구역을 나누는 기준일 뿐 마을이 가지고 있던 오랜 공유지대를 잃었다. 마을에서 시작하여 마을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삶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아이들에게 마을을 그리라고 하면 산과 나무가 있고 개울도 흐르고 연못이 집들과 어우러진 모습을 주로 그린다. 이것은 마을이 인식과정에서 뿌리 같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을들이 마음속에만 자리하고 있고 우리네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마을들은 점점 사라져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을에서는 정당정치가 필요 없다. 거지도 굶어 죽지 않는 곳이 마을이었고 직접 의사소통하고 다양성과 호혜의 원칙이 있었다. 어려운 사람들이 마을로 들어 왔을 때 최소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마을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넉넉한 품이 있었다.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서 정치의 방식과 구도를 바꿔야 한다. 그것이 생활정치이고 주민이 하는 정치인거다. 인디언의 정치를 보면 현자가 세상을 어머니의 시선으로 감싸 안고 경쟁과 배타가 아니라 도와주고 나눠주고 살리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마을에는 선출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사람이 갈등을 조정해 주고 판단해 주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있었다
수원 시민이라면 누구나 길을 걷다 쉽게 마주했을 장안문은 나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한 곳이다… 이 지역 토박이인 내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니 한층 늠름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졌다.나는 수원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28년 째 거주 하고 있는 수원토박이 아가씨다.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며 아침마다 지옥버스를 경험하는 터라 경기신문 기사제보 란에 글을 올리려고 홈페이지를 방문하던 차 화성돌기체험 행사안내를 보았다. 무료하고 심심하던 5월 우리 동네 풍경쯤으로 여기던 화성에 대한 내 시선을 바꿔놓은 계기가 된 행사였다. 매향여중을 다녔던 나는 화홍문다리를 수 천 번 지나다녔고 미술시간에는 지겨울 정도로 방화수류정을 그렸었다. 그래서 이번 행사를 통해 화성의 숨어있는 의미를 알아보고 싶어졌다. 덧붙이자면 공짜 좋아하는 한국인이라 화성돌기 마지막 경품응모에도 기대를 걸었다. 나름 스스로 홍보 한 결과 친구들과 5월26일 아침 눈부신 하늘과 상쾌함을 마주하며 화성행궁광장에 모였다. 놀랄 만큼 학생들이 많았으며 우연히 여중생 시절 존경했던 선생님들을 만났다. 당시 학생주임 선생님은 현재 교감선생님이 되셨고 눈앞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여중생으로 돌아 갈 수 있었다.
유럽인들 특히 이탈리아인들은 인간성을 되찾은 르네상스시대 거리에 등장한 카페가 사람들의 상상과 영감을 자극해 인류사의 진보를 가져왔다고 믿는다. 물론 카페의 식탁 위에는 커피가 자리 잡았다. 현대 들어 한국에서도 인문적 소양을 키우고, 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커피가 1등공신이라는 평가가 커피매니아를 넘어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하긴 지난해 20세 이상 한국인들은 1인당 평균 338잔의 커피를 마셨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 같은 수치는 5년 전보다 131잔이 늘어난 것으로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폭발적 증가세다. 거리를 나서면 건물 하나 건너 한 개꼴로 고급커피점이 자리 잡았다. 등산로 꼭대기와 후미진 공원, 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발걸음이 닿는 곳이면 어디나 커피자판기가 버티고 있다. 가히 커피공화국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커피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면서 건강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의료전문가를 자임하는 이들이 쏟아내는 연구결과가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긍정적 기능부터 B급 발암물질이라는 부정적 기능까지 망라돼 혼란스럽다. 오늘도 외신에는 미국의 의료연구팀을 인용해 ‘커피 2잔(8
소득은 줄어들고 빚은 늘어가니 도시민들의 한숨소리가 메아리친다. 내집마련의 꿈에 젖어 다소 무리를 해서 시작했겄만 원금 상환은 커녕 이자를 내는것도 버거워졌다. 당장 이자를 연체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몰리게 된다. 소득이 생활비와 원리금 상환액을 웃돌다 보니 원금을 상환하려면 새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인 서민들이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대출 비중(분할상환대출 중 거치상환기간인 대출ㆍ일시상환대출 포함)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전체 대출의 76.8%, 금액으로는 약 234조4천억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KB금융 경영연구소가 지난달 펴낸 보고서를 보면 원금 미상환 가구가 원금을 상환하면 상환부담비율(경상소득 중 연간원리금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49.1%로 상환 전의 두 배로 뛰어오른다. 특히 수년 내 원금상환이 시작되면서 위험도가 올라가는 이른바 ‘잠재적 위험군’도 우리나라 전체 부채의 12.7%, 약 75조원을 차지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사정이 심각하다. 경기침체로 가계 실질소득이 줄어드는데 집값까지 지속적으로 내려 담보 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이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떠오르고 있
‘베이비 부머’는 1955~63년생으로 베이비붐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6·25의 폐허를 복구하던 시기에 태어난 이들은 성장과정에서 4·19, 5·16, 12·12, 5·18, 10월항쟁 등 현대사의 질곡을 체험한다. 군사독재의 숨 막히는 암울함과 민주화의 과정도 보았으며, 세계 최하위급의 후진국에서 G20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보고 겪은 사람들이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외환위기 등을 경험하며 지금까지 사회의 중심축으로 활약해 왔다. 이들은 전체 인구의 14.6%(712만명) 정도다. 하지만 이 또래들은 어느덧 직장에서 은퇴해야 하는 나이이다. ‘700만의 대량 은퇴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문제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 하지만 최근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직장에서 물러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은퇴준비가 돼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중장년층은 ‘인생 2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이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장년세대 퇴직대비 고령사회 대책 보완 방안’을 교육, 복지, 기획재정, 고용노동, 여성가족, 중소기업청 등이 연이어 발표한 것을 기억한다. 노후세대와 베이비부
2년 전 일이다. 대학동창이 파주 적군묘를 찾는다며 시의원이니 알지 않냐고 물어왔다. 아니, 뭐 파주에 적군묘? 금시초문의 이야기였다. 얼마지나지 않아 친구는 나이지긋한 중국인 아주머니를 모시고 파주에 왔다. 친구는 잠실 인근 고등학교 국어교사이다. 어느 모임에서 한국을 배우러온 중국인 유학생을 알게 됐는데, 그 여학생의 친구 어머니가 아버지 산소를 찾는다는 사연을 얘기했단다. 그 후 우연히(2010년 6월경) 중앙일보에 적군묘에 대한 기사가 실렸고, 이를 그 중국인 유학생한테 알려줬고, 유학생은 중국에 있는 친구에게 알려 그 아주머니가 추석 무렵 한국을 찾은 것이다. 당시 적성고 한대희 교장선생님께서 길 안내해 줬다. 그 아주머니는 유복자라 했다. 당신이 어머니 배속에 있을 때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그리고 전사했다고. 당신이 죽기전에 아버지 묘소에 와보고 싶다고 물어물어 파주 적성면 답곡리를 찾아온 것이다. 슈퍼에 들러 제수를 사고 어느 무명인이란 팻말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 적군묘는 적군이라도 전사한 군인의 묘지를 조성하고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제네바 협정에 따라 1996년에 조성한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전국에 산재한 북한군 유해 727구와…
술을 마시면 30~90분쯤에 최대 알콜농도에 도달하며 48시간 몸에 남아있어 월요일에 마셨으면 적어도 수요일에 마셔야 몸이 견딜 수 있다. 얼마 전부터 경찰이 소위 ‘주폭(酒暴)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말썽을 부리는 취객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이 사회적 소외계층의 사람들이 그 단속망에 걸려들게 된다는 의구심은 있지만 술 마시는 것에 대한 우리사회의 관대함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강간을 해도 술에 취해 했다고 하면 집행유예로 풀려나오는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 아닌가 말이다. 한국 사람의 건강과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일요소를 꼽으면 그것은 단연코 술이다. 그것은 마시는 술의 양이 엄청남에 기인한다. 우선 세계 2위의 1인당 술소비량을 자랑한다. 음주 인구 1인당 1년에 맥주 204병, 소주 84병, 양주 2병을 마신다. 전체 사망자중 10%가 음주관련 사망자이고 남성의 경우 술로 인해 2.71년, 여성은 0.95년의 평균수명이 감소한다는 통계를 봤을 때 음주는 단연 한국인의 건강문제에 있어 맨 앞에 놓이게 된다. 이러다 보니 술을 팔아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술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비 지출이 훨씬 더 많다.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