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난 어디선가 한숨지으며/얘기하겠지요./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난 사람이 적은 길을 택했다고./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마지막 시어는 의미심장하다. 이 시에서 화자는 ‘숲 속의 두 갈래 길 중 사람이 적은 길을 택했는데,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퇴임했다. 오원춘 사건이 발생하자 최고책임자였던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일반인보다 경찰이 더 큰 지탄을 받게 되고, 경찰의 최고책임자인 점을 고려한다면 어쩌면 여론의 화살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 청장은 역대 경찰청장 가운데 가장 많은 일을 했고, 조직발전에 헌신을 다한 사람이다. 온 가족이 단칸셋방에 살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는 고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를 통해 외무부에서 근무했다. 외무부에 근무하면서도 그는 경찰제복이 너무나 멋져 보여 경찰이 되고 싶었다. 그의 어머니는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지만 그에게 항상 준법정신과 희생정신, 정직함을 강조했다. 경찰관이 되면 바로 어머니가 말하는 삶을 살 수 있
록월 유레카 비누회사의 주인으로 재벌인 앤서니 노인은 평소 돈이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아들 리처드가 엄청난 재산의 상속자이면서도 소심해서 청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이다. 리처드는 이런 아버지에게 사랑하고 있는 처녀 랜트리는 상류사회 출신으로 24시간이 스케줄로 꽉 차 있어 청혼할 시간조차 없다고 하소연한다. 아버지의 돈으로도 시간만큼은 살수 없다는 말에 이어 리처드의 숙모도 앤서니 영감에게 충고한다. “돈의 위력을 너무 믿지 마세요, 오빠. 참된 사랑에 관한 한 재산은 아무 소용도 없는 법이에요. 오빠의 전 재산으로도 아들을 행복하게 할 수 없어요”라고. 리처드는 아버지를 뒤로 하고 랜트리와의 7~8분의 짧은 만남을 위해 함께 마차에 올랐고, 이제 랜트리의 어머니가 기다리는 극장까지 데려다주면 2년간 볼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랜트리와 마차에 오른 리처드는 어머니의 유품인 반지를 찾느라 약간의 시간을 소비했는데, 이후 마차는 유례없는 교통체증에 꼼짝을 못하게 된다. 결국 마차 속에서 2시간을 함께 보낸 리처드와 랜트리는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마지막 잎새’ 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황금의 신과 사랑의…
逆水行舟不進則退 학문은 물을 거슬러 오르는 배와 같아 끊임없이 정진하지 않으면 퇴보하고 만다 학문이란 흐르는 물을 거꾸로 노를 저어 올라가는 것과 같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뒤로 밀려난다. 즉, 머물러 있는 것은 결국은 퇴보한다는 말과 통한다. 한자(漢字)에서 퇴(退)자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여럿이 앞으로 가는데 잠시라도 머물러 있으면 뒤쳐진다. 艮(그칠 간)이 곧 머문다는 뜻이며 책받침은 나아간다는 뜻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 말은 권학문의 하나로 귀중하게 쓰이고 있으며, 중국 청나라 좌종당(左宗棠)의 말이다. 청나라보다 훨씬 앞서 우리의 선현들도 학문을 흐르는 물과 연관시켜 놓은 자료들이 있다. ‘그대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를 보지 못했습니까’라는 말이 그것이다. 실제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물줄기를 이용해 운송하다가 거슬러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그 어려움이 학문의 어려움과 도 상통하게 됐고, 오랜 인류의 지혜의 소산이기도 하다. 학업은 너의 뜻이 얼마나 돈독하느냐의 여부에 있으니, 뜻이 돈독한즉 어찌 학업이 나아가지 아니함을 근심하겠느냐(學業在汝篤志與否 志篤則何患業不進, 학업재여독지여부 지독즉하환업부진). 그리고 인생의 삶도
가정의 달 5월이 열린다. 세상살이가 팍팍할수록 가정이나 사회의 어른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수원의 어른은 누가 뭐라고 해도 근 40여년 가깝게 지역의 경제발전과 상공업 육성에 몸 받쳐온 우봉제 전(前)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을 주저 없이 꼽게 된다. 염태영 시장도 축사를 통해 ‘수원의 최고 어른’이라고 말했다. 평의원으로 시작해 상임의원, 부회장, 회장직무대리, 회장으로서 상의 창립100년을 맞이하면서 선 굵게 활동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머물지 않고 경기도적십자 회장, 환경단체장, 경기지구 로타리클럽 총재, 경기도상공회의소연합회장 등을 맡아 환경운동, 범죄예방, 적십자 박애운동, 봉사활동, 월드컵유치, 민간외교, 수도권규제 철폐운동 등을 펼쳤다. 특히 세계월드컵경기장을 현지 방문해 오늘의 웅장한 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에도 기여할 정도로 그 보폭이 넓고 깊었다. 향기가 있는 삶의 편린들이다. 그 어른은 구순을 바라보고 있는 원로청년이다. ‘청년이다’ 싶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 원래 나이가 들면 굳어지기 쉽다. 몸이 굳어지고 생각이 굳어진다. 호기심도 사라진다. 그런데 그 어른은 그렇지가 않았다. 지나간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감각에 몰두한다
광우병 얘기만 나오면 혼란스럽다. 이미 수년전 광우병으로 국민적 대혼란을 겪었다. 이명박 정부 집권초기 반 이명박 전선의 대대적인 총공세로 여기는 이들도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국민들은 어느누구도 광우병에 고통받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또 한번 혼란이 벌어질 태세다. 우선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한 정치모임에서 미국 광우병 사태에 따른 쇠고기 수입 논란과 관련 “정부는 국민의 위생과 안전보다 무역마찰을 피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오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28일 이용섭 정책위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수입중단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신 검역강화 조치를 들고 나왔지만 실효성이 없다”며 “검역중단과 함께 일시적 수입중단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좌불안석이다. 미국발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조기에 해소하고자 정부가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자칫 근거 없는 뜬소문 확산으로 국민 사이에 괜한 공포감이 조성될 소지도 없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시민단체와 농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요구가 거세질 조짐을 보인다는…
요즘 ‘마이스(MICE)산업’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기업회의(Meeting), 비즈니스 관광(Incentive Tour),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 또는 이벤트(Exhibition, Event)를 포괄하는 산업이다. 즉 컨벤션, 전시회, 숙박, 관광, 쇼핑, 요식 및 도시마케팅이 융복합된 ‘서비스 산업의 꽃’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세계적으로도 차세대 성장동력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각 나라들은 새로운 국가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도 마이스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선정하고, 올해를 ‘한국컨벤션의 해’로 선포했다. 마이스산업은 최근 굴뚝 없는 산업의 대명사였던 관광과 서비스 산업이 진화한 종합서비스산업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과 센토사 리조트는 각종 비즈니스 회의와 만찬장, 카지노, 그리고 놀이시설 등 새로운 형태의 복합리조트로 전세계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경기도 역시 본격적인 마이스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해 8월 경기관광공사 내 ‘경기컨벤션뷰로’를 설립, 운영지원하고 있다. 경기컨벤션뷰로는 국제회의 등 마이스 행사유치 및 개최지원 등의 사
한국과 스페인이 맞붙은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 양팀은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을 포함해 120분간의 혈투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마지막 킥커인 홍명보 선수가 골을 성공시키고 환한 웃음과 함께 달려 나와 선수단과 뒤엉켜 기쁨을 나누던 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승부차기에는 또 다른 주인공, 즉 비련의 스타가 있었으니 스페인의 유망주였던 ‘호아킨 산체스’였다. 그는 당시 스페인팀의 막내이자 최고 유망주로 야심차게 첫 월드컵에 참가했으나 4강을 가리는 승부차기에서 실축, 패전의 멍에를 져야 했다. 이후 그는 별다른 활약 없이 명멸해 갔는데 월드컵 후유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승부차기 혹은 페널티킥은 선수생명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준다. 따라서 승부차기와 페널티킥을 ‘11m의 러시안룰렛’이라거나 혹은 축구경기중 ‘가장 잔인한 승부’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세계최고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선수 2명이 나란히 승부차기와 페널티킥을 실패해 화제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메시는 ‘현세대 최고의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번 시즌
새벽녘 바람이 몹시 불었다. 창문 틈으로 스미는 바람 소리가 마치 소방차가 지나가는 듯 요란스럽다. 설깬 잠을 일으켜 문단속을 하고 창밖을 바라본다. 아직은 어둠이 걷히기 전이지만 배꽃이 활짝 피어 제법 훤한 느낌이 든다. 요란스럽게 가지를 흔드는 미루나무 사이로 보이는 배꽃이 마치 흰 파도처럼 너울거린다. 배꽃이 필 때면 가슴이 시리도록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 배꽃이 활짝 핀 길을 자전거 뒤에 태워 집까지 바래다주던 중학시절의 선생님이시다. 학교에서 한 시간은 족히 걸어 등하교를 했다. 고등학교 입시 준비로 야간자율학습이 끝날 무렵이면 담임선생님께서는 반 친구들 대충 보내고 밤길이 무섭다며 시간이 될 때마다 자전거에 태워 집까지 동행해 주셨다. 집으로 가는 길엔 저수지가 있었고 가끔씩 익사자를 저수지 둑방에 꺼내놓고 연고자가 나타날 때까지 하루 이틀 정도 가마니로 덮어 방치해 놓곤 하기도 했다. 아침 등굣길에 그 모습을 보고 와서 하루 종일 불안하고 무서웠다. 혹시 하교 시간까지 시체가 치워지지 않았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컸다. 그날도 야간자율을 끝내고 선생님이 오길 기다렸지만 오늘 따라 선생님이 오질 않으셨다. 한참을 서성거리다 할 수 없이 교문을
이주호표 교육정책의 헛발길이 멈출 줄 모르고 임기말 또 하나의 대형 사고를 쳤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폭력 전수 조사 결과 공개가 그것이다.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를 모두 공개했다가 객관성, 기준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뒤늦게 공개 항목을 일부 삭제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책 없는 결과 공개로 스스로 화를 자초한 셈이다. 문제가 확산되자 급기야 이주호 장관은 “학교 현장에 공시의 취지를 충분히 알리지 못한 점 등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이례적으로 한 발 물러서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번 전수조사 결과 공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통계자료로 전혀 가치가 없다는 점이다. 회수율이 25%에 불과했고, 피해 경험 응답률도 초등학교 15.2%, 중학교 13.4%, 고등학교 5.7% 등 학교 급이 높아질수록 낮았다. 전교생 600여 명 중 단 1명만이 응답한 학교도 있다. 이 학교의 경우 1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겪었다’ ‘일진이 있다’고 답해 결국 피해응답률, 일진인식률이 100%가 됐다. 그런가 하면 아예 단 한 명도 응답하지 않은 학교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응한 학교가 오히려 폭력학교로 인식되는 부작용을 낳은 셈이다. 더
우리 민족의 몸속에 꿈틀거리는 세마치장단의 애달픔의 대명사 아리랑. 대한민국의 대표적 민요로, 세계적으로 KOREA하면 애국가보다도 더 외국인들에게 정겨운 노래. 우리 민요 ‘아리랑’을 중국에서 자기 것이라는 식민주의적 사고와 동북공정의 차원에서 2011년 6월 21일 중국의 무형문화재로 지정했고, ‘세계유네스코’에 무형문화재로 등재 신청을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독도는 일본땅, 동해가 일본해, 제주도 남쪽 이어도마저 중국땅’ 등 기막힌 사연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혼의 노래인 아리랑이 이제는 중국의 노래로 역사가 넘어 가게 됐다. 요즘 대한민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러한 작태에 거의 무관심한 상태로, 마치 한국사회는 정치적인 관심인 오직 대선에 집중돼 모든 대화가 이뤄진다. 민족과 나라의 정신적인 뿌리가 없어지고 있는 이 상황을 지금이라도 관심 있는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아 우리를 지키고자 하는 음파를 날려 보낸다. 음악백과사전의 ‘아리랑’에 대해 분석해 보면 애환으로 모든 것이 연계돼 있다. 이는 아리랑의 발생설을 일제가 항일정신과 민족정신 말살의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설,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유래설을 보면 ①아랑설 ②알영설(閼英說)-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