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꼭 져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이 공직에 등용돼 국민을 대한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어찌됐든지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인사들은 공직에서 가급적 배제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 과체중으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던 젊은이 세 명이 각고의 감량노력 끝에 현역으로 입영할 수 있게 된 것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수많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반성해야 한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지난해 10월 징병검사에서 현역입대 불가판정을 받자 ‘살을 빼서라도 현역병으로 입대하겠다’는 의지를 세웠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때마침 강원지방병무청이 전국 처음으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들은 지난 2월 프로그램에 참가해 한 달만에 9~16㎏을 빼는 데 성공해 지난 7일 재검에서 당당히 현역입영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이제야 진정한 대한민국 남아가 된 것 같아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합창했고, 한 사람은 “이제는 해병대 합격이라는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실은 이런 얘기가 미담이 되는 것 자체가 서글픈 구석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국방·노동·납세·근로의…
소상공업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87.5%인 269만개 업체에 종사자는 600만명이 넘는다. 이중 경기도 소상공업체수는 58만개이며, 종사자는 105만명에 달한다. 따라서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국가경제는 물론 국민 생활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런데 최근 재벌의 무차별적인 소상공인업 진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일부는 국민여론과 정부의 제지에 의해 사업포기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언제고 다시 진출을 꾀할 수 있다. 재벌의 생리가 그렇다. 또 대기업과의 갑을 관계로 인한 거래 불공정, 제도 불합리, 시장 불균형에 따라 소상공인은 도산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라며 발만 구르고 있을 일이 아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경쟁적으로 매장을 늘리면서 동네 빵집이 생존 위협을 받고 폐점 위기에 처했으며 대형마트가 주유소 설치를 계획, 인근 주유소들이 생존의 갈림길에 선 경우도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따라서 점점 활력을 잃어가는 소상공인의 형편이 개선되도록 소상공인 지원시책과 제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애로해결에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재벌들의 소상공업 잠식을 막을 수…
인터넷은 이제 국경을 초월한 다민족 매체의 상징이 됐다. 빠르고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고도의 정보화 시대다. 과거의 전달매체가 이젠 손쉽게 방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신망이 됐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나름대로 블로그 운영을 하고 있다. 이웃 블로그 방문 중에 문득 맘에 와 닿는 ‘꽃냉이’라는 시를 읽으며 맘이 쏙쏙 저려왔다. 그 시를 지은 시인이 초등학교 4, 5학년 담임이셨던 선생님과 성함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만난 ‘벽과의 동침’이란 시에 맘이 꽂힌다. 절묘한 표현인데 꽃냉이를 지은 시인이다. 갑자기 시인의 정체가 궁금해지면서 인터넷을 뒤졌다. 출생년도로 봐선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년대인데 대학교 교수이다. 나의 담임은 사회의 첫 발걸음을 우리들과 함께 했던 소녀와 같은 선생님이셨다. 늘 어린 우리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아름다운 동화를 읽어줘 상상의 세계를 넓혀주었고, 야외수업으로 소래산을 올라 그림을 그린다거나 글짓기를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곤 했다. 씻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 손 검사, 이 검사를 하던 시절이다. 그 분은 학교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에 우릴 데리고 가선 각자 씻게 하거나 고운 모래로 이를 닦거나 손등을 씻어주기도…
지난해 기초자치단체의 고질적인 갈등민원을 조정했던 인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천 부평구에 공공갈등조정관제도를 마련하게 됐다. 임시로 지역의 갈등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었는데,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1년 만에 정책에 반영하게 된 것이다. 박원순 시장도 부평구의 공공갈등조정관제도를 벤치마킹해 당선직후 실행한 조직개편에 갈등조정과 갈등관리를 위한 2개 팀을 신설했다. 최근 서울시뿐 아니라 성남시에서도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 제도와 관련한 문의와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정책의 흐름이 이전 권위주의적 행정에서와는 다르게 빠른 반영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요즘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국가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다양한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는 문제제기가 많았고, 아울러 소통이 부재한 정부에 대한 불만이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형국이어서 소통에 대한 국민들의 갈증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다양한 민원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절차나 법에서 비껴난 혹은 미처 반영되지 못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구조’를 갖는다는 면에서 공공갈등조정관의 의미는 이후 실행의 과정을 좀 더 지켜
아직도 수인선(水仁線) 협궤열차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 고통마저도 아름답게 채색된다고 하지만 수인선은 ‘경기도 깍쟁이들’에게는 고향과 같은 포근함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수인선이 다니던 당시, 경기도와 인천시는 행정구역이 분리되기 전이라 끈끈한 동질감이 있었다. 뒤뚱거리는 열차를 타고 수원 악동들은 통학을 했고, 소래포구나 송도로 놀이에 나섰으며, 비좁은 열차칸을 차지했던 소금과 새우젓은 수원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수인선(수원~인천)은 1937년 일제가 수려선(수원~여주)과 연결해 여주지역의 쌀과 소래포구의 소금을 인천항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한 협궤철도다. 지금의 철도에 비해 폭이 절반에 불과한 협궤철도를 달리던 열차인 만큼 차량 크기가 현재의 버스보다도 좁았다. 하지만 수인선은 수원과 인천을 오가며 서민들의 발이 됐고 수원, 안산, 시흥, 군자, 소래, 문학, 송도에 이르는 지역민들을 공동체로 묶어내는 강력한 끈이었다. 수인선은 교통망 확충과 산업화에 밀려 1995년 말, 58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사라졌다. 그렇게도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던 수인선이 오는 6월 다시금 운행을 시작한다. 2015년 52.8㎞에 이르는 수인선
한 방울 이슬 속에는 어디론가 끝없이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어른거린다 콩꽃같은 흰 옷고름이 안쓰럽게 얼비치고 가슴에 묻은 날카로운 칼날도 눈물에 삭고 휘어 이따름 찌르레기 소리에 반짝인다 <시인 소개> 1945년 전북 부안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 졸, 동대학원 문학박사 배재대 인문대학 명예교수(현) 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방화’ 등단 시집 <썩지 않는 슬픔> <나는 거기에 없었다> <거울 속 모래나라> 등
여야가 심각한 공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천 작업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곳곳에서 파열음만 들린다. 새누리당에선 4년 전 친이(친이명박)계에 공천 학살을 당했던 친박(친박근혜)계가 이번엔 거꾸로 철저히 보복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진흙탕 계파싸움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민주통합당에서도 친노계 쏠림이 지나쳐 당내에서조차 ‘공천 실패론’이 제기될 정도다. 여야 모두 공천쇄신이나 공천혁명을 다짐했지만 실상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참신한 인물 영입은 찾아보기 어렵고 계파공천 등 신물 나는 정치공학만 난무한다. 무소속 출마 불사를 위협하는 소리도 여전하다. 새누리당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정적 보복적 공천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전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공천위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심사하고 있다”면서 “친이 친박 개념은 아주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한 데 따른 반박회견인 셈이다. 지금까지 확정된 공천자 면면을 보면 ‘친이계 학살’이란 탈락자들의 반발이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 이재오 의원만 빼고 친이계 대부분을 도려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7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수원시 생태교통 시범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개최된 것이다. 생태교통사업이란 어떤 면에서는 엄두가 안 나는 일이다. 쉽게 말해 석유나 휘발유, 가스 등 공해를 발생시키는 연료사용 자가용 자동차를 운행하지 말고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고 불가피한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어찌 보면 무모한 실험이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로 인한 현재의 환경파괴현상을 생각하면 생태교통은 미래의 대안교통일 수밖에 없다. 생태교통(EcoMobility)은 ‘도보, 자전거 등 무동력 이동수단과 함께 전기차, 버스, 기차,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결합한 친환경 도시 교통’이라고 정의된다. 지난 2007년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 기후회의에서 범세계적으로 생태교통 세계동맹(Global Alliance for EcoMobility)이 출범됐다. 수원시는 지난해 10월 생태교통 페스티벌(Eco-fist mobility festival) 시범사업 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생태교통 페스티벌은 머지않은 미래에 닥칠 화석연료 고갈시대에 대비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
‘완장촌’이라는 TV프로그램을 본적 있다. ‘완장’으로 상징되는 권력을 얻기 위해 출연자들은 평소 전혀 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 않는 행동들을 서슴지 않는다. 지렁이를 삼키고 추운 겨울에 냇물에 들어가 얼음장 같은 차가움을 인내하고, 전력을 다해 달리기를 한다. 권력을 얻기 위해 괴력을 보이는 출연자들을 보며 특이한 분들이구나 했었다. 그런데 요즘 본업인 선거관련 업무를 하면서 바라본 선거와 완장을 얻기 위한 과정이 겹쳐 보인다. 한마디로 치열하다 ‘완장=국회의원 뱃지’를 얻기 위해 입후보예정자들은 괴력을 발휘한다. 추운 겨울 명함 한 장을 돌리기 위해 출근길에 몇 시간을 서성이고 항시 밝은 얼굴로 악수를 한다. 여기까지는 보기 좋은 모습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도 어김없이 공천의혹에 불법경선까지, 매번 선거시 마다 불거졌던 문제들이 겉모습만 바꾼 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벌써부터 과열·혼탁선거전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철저히 지배하는 정치권에서 방법이야 어쨌든 경쟁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보인다. 공명·정책선거는 선관위에서만 외치는 듯한 분위기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올바른 실현을 위해서는 깨끗한 선거가 기본
얼굴은 낙타, 뿔은 사슴, 눈은 귀신, 몸통은 뱀, 머리털은 사자, 비늘은 물고기, 발은 매, 귀는 소의 형상이다. 고대인들이 상상한 용(龍)의 모습이 이렇다. 동양의 신비한 사상까지 융합된 용은 등에는 81장의 비늘이 달렸으며, 목 밑에는 한 장의 커다란 비늘을 기점으로 반대방향으로 난 49장이 자리 잡고 있다. 반대방향으로 난 비늘을 바로 역린(逆鱗)이라고 하는데 천하무적인 용의 급소다. 잠자던 용도 역린을 건드리면 통증에 미쳐 날뛰게 되며 반드시 역린을 건드린 자를 물어 죽인다고 알려졌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로 불리는 한비자(韓非子)가 세난(稅難)편에서 역린지화(逆鱗之禍)를 소개하면서 ‘역린’이라는 말이 유명세를 탔다. 한비자에 따르면 용은 온순하고 친밀하다가도 용의 목 밑에 거꾸로 나있는 비늘 즉, 역린을 건드리면 광폭하게 변하면서 필히 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이는 제왕(帝王)의 시대, 왕의 치명적 약점을 건드리면 화를 입는다는 뜻으로 회자됐으며, 특히 왕의 잘못을 논하던 간관(諫官)들에게는 지침이었다. 요즘 여의도에는 난데없이 역린지화(逆鱗之禍)가 다시 화제라고 한다. 현재 사실상 공천권을 틀어쥐고 정국을 재단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