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판매해온 농작물 재해보험이 말썽이다. 지난 주 평택에 있는 배 재배 농가를 찾았다. 태풍 곤파스로 낙과 피해를 입은 이곳은 겉으론 활기를 되찾은 듯 보였다. 그런데 농민 표정이 어둡다. 왜 그럴까. 이유를 물어봤다. 농작물 재해보험 때문이다. 피해 기준에 1% 모자라 가입한 보험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 그는 해마다 500만원에서 적게는 300만원씩 농협에 꼬박꼬박 보험금을 냈다. 현재 그는 농협 측에 이의신청을 낸 상태다. 농민이 낸 보험금에는 물론 국비와 도비가 보태진 금액의 합산이다. 농협 측은 그 만큼 농민 부담이 줄었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보상 기준이 현실과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문제다. 농협 측이 제시한 낙과율(20%)을 충족할 만한 곳이 드물다는 것이다. 사실 농협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낙과율 30% 기준으로 보상해줬다. 30%라면 배가 땅에 떨어져 사람 무릎까지 쌓인 높이라는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평택시배연구회에 따르면 회원 농가 43곳 중 농작물 재해보험 혜택을 받은 곳은 단 1%에 지나지 않았다. 농협은 피해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 직원을 하루 종일 상주시켜 피해 조사를 실시한다. 그런데 평택시배연구회 관계자는 평택시내 500
불교에서의 ‘여(如)’는 단순히 같다는 뜻보다는 ‘진리와 통한다’ 또는 ‘진리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부처를 다른 말로 ‘여래(如來)’라고 하는데 이는 ‘여여하게 오신 분’, ‘진리의 세계에서 오신 분’ 등으로 번역된다. 여기서 ‘여여하다’는 뜻은 ‘진리의 세계 그 자체’를 지칭한다. 변함없이 항상 똑같다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불교에 ‘여법하다’라는 말도 있는데, ‘부처님 진리의 법에 맞게 생활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노벨문학상이 이번에도 고은 시인을 비껴갔다. 미당 서정주 이후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으로 꼽혀온 그다. 노벨상이란 것이 세계적인 권위를 갖는다지만 수상여부를 놓고 왜 그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수상이 유력시 된다며 언론마다 변죽을 울려댔다. 물론 상을 받는다면야 개인이나 국가로서 더없는 영광이겠지만 출가와 환속이라는 치열한 인생역정을 거치며 구도(求道)적인 삶을 살아온 시인에게 상이란 그리 집착할 만한 대상은 아니다. 시인은 미당의 삶과 일면 통하는 바가 없지 않다. 미당도 젊은 날 한 때 출가를 결심한 적이 있다. 한영(漢永)스님 문하에서 조지훈, 신석정 등 훗날 한국의 대표시인이 되는 사람들과 함께
지난 3일 독일은 통일 20주년을 맞이했다. 마침 지난달 21~2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철도박람회인 이노트란스(InnoTrans)에 참관할 기회가 있어, 통일의 현장인 베를린 현지에서 독일 통일의 역사와 감동, 언론과 국민들의 소회 등을 느껴 볼 수 있었다. 베를린은 지리적으로는 동독에 속해 있었지만, 2차 대전의 4대 전승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이 독일을 분할하면서 수도였던 베를린도 4개 지역으로 분할했다가, 3개 서방연합국 주둔지역은 통합돼 서베를린으로, 소련 점령구역은 동베를린으로 분리돼 그 자체로서 분단의 비극을 상징했었다. 게다가 지난 1961년 소련은 동독주민의 서베를린으로의 탈주를 막기 위해 브란덴부르크 성문을 중심으로 3m 높이의 베를린 장벽을 쌓아올려 대립과 희생의 산증인이 됐다. 동·서독간 국가계약을 통해 공식적으로 독일의 통일이 이뤄진 것은 1990년이지만, 실질적인 통일의 물꼬는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서 시작됐고 수도 천도까지 이뤄져 베를린은 이제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됐다. 자유를 갈망하는 동독 주민들이 손에 손을 잡고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며 서베를린 쪽으로 행진함으로써 독일
지난 10일 저녁, 주말을 이용해 아내와 함께 화성행궁(華城行宮)으로 마실을 갔다. 화성행궁 광장에서는 수원화성문화제 폐막식이 열리고 있었다. 다소 붐볐지만 아내와 함께 앉을 수 있는 무대 전면의 자리를 쉽게 마련할 수 있었다. 화성시 무용단의 축하공연, 중학교 여학생의 가요 열창했등등. 기성 가수의 뽐내기 공연이 아니었다. 다소 미숙할지라도 우리 이웃의 장기자랑이기에 더욱 정겨웠다. 아내와 난 한가롭게 무대를 지켜보며 연신 흐뭇해했다. 사회자의 익살스런 소개로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이 등장했다. 바로 못골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불평합창단이었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틈틈이 짬을 내서 연습을 했기에 기실 합창 공연은 그다지 볼품이 없었다. 합창단은 서너 곡을 불렀는데 모든 곡이 단원의 자작곡이었다. 당시 주변이 산만해 정확한 제목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대략 ‘못골시장에 자주 오라’는 그리고 ‘우리 시장에는 정이 있다’는 시장으로의 초대를 담은 노래였다. 가사에 담긴 초대의 말투도 정중했지만 이들의 안무는 가히 압권(?)이었다. 모두가 절도 있게 맞춰지지 않았다. 또 단순 동작임에도 이를 따라 하지 못하는 단원도 있었다. 그러기에 더 정겨운 아줌마들이었다. 분
광명시 거리 곳곳마다 KTX 광명역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는 현수막이 물결치고 있는 가운데 광명역 활성화 범시민 대책위원회와 광명시의회도 한 목소리를 내며 가세, 정부와 국토해양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추진을 거센 항의로 대응하고 나섰다. 이는 최근 국토해양부 관계자가 광명시를 방문해 향후 철도운영 방침을 시 고위 관계자에 설명, 다음달 1일부터 영등포역과 수원역 KTX정차문제를 기정사실화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해양부는 지난 2004년 ‘서울로 진입하는 자동차 교통량을 분산시켜 도심으로 몰리는 교통인구를 감축시킨다’는 명분으로 광명시에 무려 4천1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KTX 광명역을 시발역으로 계획했다. 그 후 개통 당시 2~3천명 밖에 안 되는 이용자들이 현재는 일일 평균 1만5천여 명 이상으로 점점 늘어났다. 하지만 당시 KTX 고속열차는 서울 대도시 중심운영을 내세워 시속 80㎞속도의 서울역과 용산역을 시발역으로 수정·운영하고 있는 현실에, 영등포역까지 정차를 이슈화 시킨 정치권에서도 결국 고속철도 운행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여론에 부딪혔다. 더욱이 영등포역 정차문제를 거론치 않아 이 문제는 자연 소멸된 것으로 믿고 있는 광명시민과 서부남부…
지난 4일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장에서 한나라당 김성수 의원은 “한우 광고 모델인 가수 이효리가 노랑머리 염색을 하고 나와 수입 쇠고기를 광고하는 것과 같다”며 모델교체를 요구했다. 인터넷을 찬반 논쟁으로 뜨겁게 달궜다. 예로부터 한우는 농경·운반·퇴비 등을 위해 사육됐다. 농가에서는 재산으로 귀중하게 여겨왔으며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남겼다. 이후 산업의 발달로 농업의 기계화가 추진되면서 고기소로서의 가치를 추구하게 됐다. 현재 보존되고 있는 토종 한우는 털 색에 따라 황소, 칡소, 흑소로 나눠 진다. 요즘 한우는 큰 인기다. 높은 가격에 엄두가 잘 나지는 않지만 한우전문점에 갈라치면 어렵고 또 외우기 힘든 부위를 주문하느라 애를 먹기도 한다. 아롱사태, 안창살, 제비추리, 치맛살 등. ‘한우 박사’로 통하는 다하누 등심플러스의 최계경 대표가 재미난 한우의 부위별 이름의 유래를 소개하는 자료를 냈다. 쇠고기의 가장 대중적인 부위로 갈비가 꼽힌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구이용 갈비는 소의 갈비뼈 13개 중에서 5,6,7번 부위를 말한다. 그 뒷부분에 해당하는 소의 늑골 7~13번 사이에 붙어 있는 것이 ‘안창살’이다. 창문 안쪽에 있는 커튼의 주름살처럼 생긴 살
이천시의 가입이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후, 많은 지자체에서 문의전화가 왔다고 한다. 인구 20만의 이천시가 우리나라 최초로 UCCN에 가입을 했으니 다른 지자체들이 받은 충격(?)은 어떠했을지 가히 짐작이 간다. 지난 2008년 초 문화관광부에서 UCCN에의 지자체 선정 지원사업 추진초기에, 이 사업을 기획한 필자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당시 약 20여개의 지자체에서 ‘창조’ 혹은 ‘창조도시’라는 문구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단어가 주는 참신함 때문인지 대개 선언적인 구호로 사용되고 있었고, 그 내용에는 대체로 관광적인 색채가 많아서, 실제로 그 의미를 알고 추진하는 지자체는 없었다. 창조적 도시(creative city)란 창조적으로, 창의적으로 도시를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행정과 제도의 설계, 조직의 설계, 공간의 설계, 사람의 설계가 얼마나 창의적이고 창조적인가에 따라 결정된다. 이천시가 기존의 관행대로 했더라면, 단순히 UCCN 신청서 작성에 관한 용역을 발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천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근 1년 넘게 담당 공무원이 다리품을 팔고 일일이 자료조사와 수집, 인터뷰 등을 실시하면서 도자기를 중심으로 한 자료를 구축
경기도소비자정보센터에는 인터넷 상거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올해 도소비자정보센터에 접수된 전자상거래 상담은 294건으로서 그 유형도 다양했다. 인터넷을 통해 물품을 판매한 후 연락두절, 광고와 다른 제품 배송, 배송 지연 등으로 인한 소비자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도 들고 있다. 핸드백을 주문하면서 입금했지만 배송도 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거나, 상품이 인터넷 사진과 달라 반품을 요구하자 재판매가 어렵다며 거부한 사례, 부패한 식품을 받은 사례 등이 발생했다. 물론 법적으로는 인터넷 상거래에서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현행 ‘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거래는 정상적으로 계약한 경우에도 7일 이내에는 철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악덕 판매자의 경우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규정 따위는 안중에 없다. 오로지 익명의 공간인 인터넷을 악용해 돈만 받고는 물건을 보내주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이런 사례들이 가끔 발생해 공분을 일으키기도 한다. 정보화 시대인 요즘 10명당 9명 정도는 컴퓨터를 가지고 인터넷을 사용한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
수도관이 오래돼 수돗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지적은 수십년전부터 있어 왔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게을리 해 왔다. 그 결과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수돗물을 인상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민선시대 이후 노후수도관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인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땅 속 보이지 않는 곳이기는 하지만 단체장들이 신경을 써야 한다. 수도관이 오래돼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수돗물의 양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내에서 1년동안 누수되는 수돗물 양은 9천500만톤이다. 이는 도내 각 지자체들이 직접 생산하거나 수자원공사로부터 구입한 수돗물 12억8천308만톤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양이다. 75만 안산시민이 1년동안 사용하는 수돗물 보다 많은 양이라고 한다. 이를 생산원가로 환산하면 무려 679억원에 이른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수돗물 누수는 대부분 노후 상수도관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경기도는 보고 있다. 도는 도내 총 상수도관 2만3천528㎞ 가운데 2.8%인 656㎞가 현재 노후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로 분류된 만큼 노후관을 대대적
제7회 자라섬페스티벌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열렸다. 자세한 집계는 가평군에서 발표해봐야 알겠지만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성황을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자라섬 페스티벌에는 3일 동안 15만2천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했고 매년 1월마다 열리는 자라섬 씽씽겨울바람축제에는 79만1천명이 다녀갔다. 이 두 축제로 1천247억원의 경제적인 효과와 1천716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둔바 있다. 자라섬 오토캠핑장에는 9만5천400여명이 이용해 8억2천여만원의 수입을 거뒀다고 한다. 올해는 티켓 예매가 사전에 일찌감치 매진된 것으로 봐서 지난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라섬에 갔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 1월에 열릴 자라섬 씽씽겨울바람축제에도 이변이 없는 한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 것이다. 인구5만9천여명(2010년 9월말 현재)밖에 안 되는 지역에서 이런 놀라운 성과를 거룬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모든 축제를 경제적 가치로만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막말로 돈도 벌고 ‘문화예술과 축제의 고장’, ‘청정 가평군’의 브랜드도 널리 홍보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듯 하다. 가평군의 놀라운 성공은 다른 지자체들이 본 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