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대스포츠의 형성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곳이 외국어학교다. 1895년 5월에 설립된 외국어학교 교사인 허치슨, 헬리팩스, 마르텔 등이 중심이 돼 서양의 각종 근대 스포츠를 도입했다. 이 학교가 1896년 5월 2일 동소문 밖 삼선평(三仙坪, 현 삼선교 부근)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운동회를 열었다. △오늘날과 같은 운동회라기 보다는 일종의 야유회(당시는 화류회(花柳會)라 불렀다)같은 것으로 좁은 교실을 벗어나 심신을 단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때 독립신문에 실린 기사가 재미있다. ‘외국어학교 교사와 학도들이 이튿날 동소문 밖으로 화류를 갔나니, 오래 학교 속에서 공부하다가 좋은 일기에 경치 좋은 데 가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운동을 하는 것은 진실로 마땅한 일이니…’ △허치슨은 1897년 6월 16일에 외국어학교 대운동회를 주선했는데 이는 오늘날 육상경기대회의 효시가 됐다. 우리나라 근대 축구역사는 1882년 6월 제물포에 입항한 영국군함의 수병들이 축구를 하고난 뒤 공을 주고 간 데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공식적인 첫 선은 1897년 외국어학교 교사들에 의해서였다. 야구는 이보다 늦은 1905년 미국인 선교사 질레트에 의해 보급이 됐고, 농구 역
북한의 통치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의 최고 이론가로 꼽힌 황장엽(87)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지난 10일 타계했다. 황씨는 13년 전 북한을 탈출,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망영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당시 노동당의 국제담당 비서를 지냈던 굵직한 인사였다. 29세의 나이로 김일성대 철학과 교수가 됐고, 1959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거쳐 39세 때인 1962년에는 김일성대 총장 자리에 오르기도 한 북한의 최고 엘리트로서 김정일 위원장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런 그가 남한으로 탈출했을 때 우리도 놀랐지만 북한 측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북한은 황씨의 망명 직후 남한이 납치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이어 “민족 파멸의 전쟁 불씨를 퍼뜨리는 노망한 자의 망발이며, 황 역적을 반드시 황천객으로 만들 것”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의 죽음에 대해 한나라당은 “많은 위협에도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 주민의 인권 회복, 민족의 평화를 위한 고인의 용기 있는 행동을 높이 평가 한다”고 밝혔다. 야당은 “황장엽 선생은 북한에서 주체사상을 세운 학자이면서 민족에 대한 뜨거운 열정도 갖고 있었으며 이렇게 급격히 사망한…
6·2 지방선거를 통해 취임한 교육감들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분주할 즈음 전국 시·도지사 15명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육감이 당선된 후 시·도지사와 노선을 달리해 정책혼선이 빚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또 진정한 지방자치는 교육자치를 품어야 한다는 뜻까지도 내포돼 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현재의 교육자치는 교육자 자치로서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감 직선제 폐지 등 선출 방식을 개선하고 지방교육청을 지방정부에 통합해야 한다”고 했다.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거침없이 토해낸 것이다. 성명에 동의한 시·도지사에는 민주당 소속 이광재 강원지사, 안희정 충남지사와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도 포함돼 있다. 여야, 무소속을 막론하고 교육감 직선의 폐해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전국의 교육감들은 헌법에도 보장돼 있는 교육의 정치로부터의 중립이 정치권에 의해 휘둘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이 진보진영 교육감이 이끄는 경기도교육청에 우호적인 민주당으로 바뀌면서 경기도의 교육관련 사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것을 보더라도 교육감 직선제 폐지의 목적이 어디에
1997년 오늘, 미국 컨트리 음악의 황제 존 덴버가 경비행기를 조종하다 캘리포니아 몬터레이만 부근에 추락해 숨졌다. 53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난 존 덴버. 그는 생전에 가장 자연에 가까운 목소리를 가진 가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Take me home country road’, ‘Sunshin on my shoulder’, ‘Perhaps love’와 같은 서정적인 노래는 우리 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영국 반 파시즘 대규모 시위 1936년 오늘, 영국 런던 시내에서 파시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다. 파시즘을 몰아내자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물결을 이룬다. ‘영국 파시스트연합(British Union of Fascists)’의 지도자인 오스왈드 모슬리(Oswald Mosley)를 축출하자는 함성이 울려퍼진다. 모슬리는 1932년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지도자 무솔리니와 만난 뒤 영국 파시스트연합(British Union of Fascists)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파시즘 활동을 펴고 있었다. 모슬리의 파시스트연합은 반파시즘 시위가 열린 시간에 런던 동부의 유대인 거주지역에서 파시즘을 선전하는 시위를 펼쳤다. ▲ 콜럼버스, 아메리카대륙 발견(1492)…
올해 도내 경제계의 가장 큰 이슈는 심동섭 전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의 불명예스런 퇴장이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그에게 있어 경기도는 공직자로서의 마지막 무대가 된 셈이다. 지난 2008년 7월 서울에 이어 경기도에 입성한 심 전 청장이 1년 반 남짓의 짧은 재임기간 동안 도내 경제계에 남긴 흔적은 가히 독창적이다. 경기지역의 25개 중소기업지원기관장 모임인 경중회(경기중소기업지원기관장 협의회)를 만들고 경기지역기술혁신기업협의회와 경기수출기업협의회·경기중소기업협의회 등 도내 3대 중소기업 단체를 통합, 경기중소기업연합회를 발족시켰다. 이 통합단체는 회원수만도 무려 900여개사에 달한다. 흡사 시장통과 같았던 도내 경제계를 단일화시켜 기업은 물론 지원지관 간 이견차를 좁히고 효율적인 네트워크화를 이끌어 낸 점은 분명 누구도 해내지 못한 심 전 청장만의 업적이다. 하지만 심 전 청장의 이러한 성과는 절반의 성공에 그쳐 아쉬움이 크다. 심 전 청장이 재임 당시 추진한 지난해 12월 도내 수출기업단체를 통합한 ‘경기수출기업통합협의회’의 경우 도내 중앙 정부기관인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관리하는 기업만을 통합했을 뿐 도 산하기관인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가 관리하는 기
한국전쟁은 모든 것을 피폐화 시켰다. 그 가운데 가장 고통스러은 것은 먹을거리였다. 굼주림은 견뎌내기 힘든 전쟁의 큰 후유증이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먹거리 만큼은 여유가 있었던 곳이 의정부다. 지난 1963년 양주군 의정부읍에서 의정부시로 승격됐다. 이 곳에는 당시 미군부대 8곳이 주둔하고 있었고 미군병력만 2천여명에 이르렀다. 이때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햄과 소시지를 얻어다 느끼한 맛을 없애기 위해 전통재료인 김치와 고추장, 떡, 신선한 야채 등을 넣어 이른바 퓨전음식인 부대찌개가 탄생했다. 당시에는 미국 대통령인 린든 B. 존슨의 성을 따서 ‘존슨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의정부 일대에 부대찌개 맛이 좋고 영양가도 높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1960년대초 당시 양주군청 옆 골목일대에 전문식당이 생기났다. 2000년대 들어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소하기 위해 의정부 명물 찌개거리로 바뀌었다가 다시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로 재탄생했다. 이 곳에는 요즘 150여 개의 부대찌개 전문음식점이 성업중이다. 지금은 의정부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부대찌개를 맛볼 수 있게 됐다. 매콤한 국물은 푹 고아낸 육수를 써서 그
추석과 구정 일년에 두 번, 황혼(黃昏)과 석양(夕陽이)라고 자처(自處)하는 어른들을 모시고 조촐하게 저녁대접을 하는 모임을 가져 왔다. 예의바르거나 주변스럽다는 소리를 탐내어 어른들을 모시는 것이 아니고, 객지 생활이 고향에서 잊혀질까 조바심이 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자리가 어렵지만 즐겁다. 팔십을 훨씬 넘긴 노인들과 막 넘기 직전의 8명으로 구성돼있는데, 두 분이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나서 이젠 6명이다. 최연장자(最年長者)도 최연소자(最年少者)에게 깍듯이 대하는데, 그 나이에 누가 앞설지 모르기 때문이라나. 먼저간 두 분에 대한 회상(回想)으로 대화는 시작되는데, 결코 경건(敬虔)하지 않고, 농담으로 시작된다. “어제 밤 꿈에서 고스톱 맴버가 정족수(定足數)가 안돼서, 저 높은 곳에서 김형 빨리 보내라고 하더라 내가 간다고 했더니, 타짜라고 당신 먼저 보내라고 합니다…”. “잘 못 아셨습니다. 저 말고 원장님 오시라고 하던데, 언제 청력 검사 받으셔야겠습니다.” 젊었을 때는 쩌르르 했던 분들이다. 전직 문화원장, 부시장, 국영기업체산하 대표이사, 방송국 임원 등등. 전통이 오래된 도시의 문화원장(文化院長) 자리는 대단한 벼슬이다. 향교(鄕校)의 전교(
수원화성문화제는 명실공히 수원을 대표하는 최고의 축제이다. 이 축제는 원래 지난 1964년부터 화홍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경기도청을 수원으로 유치한 것을 기념하는 뜻에서 수원시민의 날로 정하고 해마다 경기도청 수원 이전일인 10월 15일에 축제를 열었다. 그러다가 지난 1997년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후 행사 명칭을 수원화성문화제로 변경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올해로 47회를 맞는 수원화성문화제는 이제 전국에서도 소문난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특히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인 정조대왕 능행차연시 퍼레이드는 항상 언론의 초점이 되고 있다. 제47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지난 7일 오전 화령전 작헌의부터 시작돼 10일까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일원에서 화려하게 개최됐다. 올해는 수원의 독특한 문화와 주제를 담은 프로그램 특화를 위해 임금행차 알림행사, 정조대왕 수원행차, 정조대왕 여민행사 등 주제행사를 중심으로 전통문화공연, 체험행사, 전시행사 등 부대행사가 열렸다. 또 연계행사로 음식문화축제, 향토음식발굴경진대회 등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돼 수원지역은 4일간 축제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 행사의
국세청 공무원이 최근 5년간 고의 또는 실수로 잘못 부과한 세금이 무려 2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사람이 하는 일이라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이래가지고야 가뜩이나 국민들과의 위화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불신만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지난 8일 실시한 서울 및 중부지방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세무 공무원이 잘못 부과한 부당과세액이 2조6천278억원”이라며 “부당과세의 원인이 단순과실보다는 고의 또는 유착비리에 의한 것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부적정 세금부과액은 지난 2006년 4천765억원, 2007년 5천84억원, 2008년 7천708억원, 2009년 5천93억원, 올들어 지난 6월말 현재까지 3천628억원 등이다. 이중 서울청과 중부청에서 잘못 부과한 부적정 세금은 모두 2조2천214억원으로 전체의 84.5%를 차지했다. 이렇게 세금을 잘못 부과해 징계나 경고를 당한 국세청 공무원은 이 기간 모두 6천130명
출판업계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더욱이 지난해 출판업계의 매출이 대폭 줄고 잇따르는 감원소식으로 업계의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 이렇듯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출판 불황 실태조사’ 결과 전국의 출판사 183개 사 중 3분의 2가 현재 출판 시장의 불황에 대해 ‘상당히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책의 발행 부수, 판매 부수, 마케팅 비용, 신규 투자, 직원 수 등의 순으로 감축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유통체계도 매우 심각해 출판 유통의 실핏줄 역할을 해온 소규모 서점들이 경영악화로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서울과 부산을 제외하고는 지방에서 서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인터넷 환경의 적극적 이용, 책값 인하, 판로 다양화, 독자층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소비 창출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더욱이 지난 7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10 국제출판협회(IPA) 전체 총회에서 IPA 신임 회장에 선출된 한국계 미국인 지영석(49) 엘스비어 부회장은 “출판업계는 일반 서적과 교육 서적, 전문 서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문 서적의 경우 이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