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인류는 다른 동물들처럼 사지로 기어 다녔다. 그리고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립보행으로 진화를 펼치며 인간만의 ‘몸’을 만들었다. 선사시대 인간 ‘몸’은 생존의 최고 가치관이자 삶의 의미였다. 그러나 역사시대로 접어들어 인간이 문화를 만든 이래 지금까지 수 백년 동안 인간의 철학은 오직 ‘정신’만을 위해 존재하여 왔다. ‘몸’은 그저 욕망과 배설의 대상일 뿐이며 철학의 주제에도 끼지 못하는 천박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최고의 위치에 있던 ‘몸’은 철저하게 ‘정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절대강자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에서 숨죽이고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의 머릿속을 지배했던 고대 그리스 철학을 시작으로 서양 철학은 끊임없이 ‘몸’을 고문하고 유배 보냈다. 서양철학의 근원이라 불리는 플라톤의 형이상학을 건너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절대적 코기토에 심취해 철학의 역사는 오직 정신만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어왔다. 그러나 정신이라는 것이…
닭은 울음소리로 여명을 노래 한다고 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성시 했다. 중국에선 태양을 불러내는 신비의 새라 여겼고 페르시아에서도 아침을 알린다며 빛의 심벌로 삼았다. 이런 상징성으로 인해 닭은 예부터 절대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의 하나였다. 야생 닭이 언제부터 사육되었는지는 정확치 않으나 전문가들은 대략 6-7 세기경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시조 설화등이 근거다. 우리의 닭은 맛과 영양, 외모에서 그 명성이 매우 높았다. 중국의 후한서에는 마한의 장미계(長尾鷄)는 꼬리가 5척이나 돼 아름답고, 맛 또한 좋다며 극찬한 기록이 있다. 특히 중국의 의학서인 초본류(草本類) 에는 약용으로선 백제 닭이 최고라 적고 있다. 닭고기는 타 육류에 비해 지방이 적고 소화도 잘된다고 해서 보양 음식재료로 많이 사용됐다. 찜, 적, 탕등 종류도 다양하다. 어린 닭의 뱃속에 여러 가지 고명과 향신료를 채우고 백숙한 후 기름을 넣고 다시 삶아 낸 ‘연계찜’을 비롯 궁중의 잔치 기록에 나오는 ‘승기아탕(勝只雅湯)’도 그것중 하나다. 규합총서에는 ‘승기악탕(勝妓樂湯)’이라 적은 이 음식은 ‘노래나 기생보다 좋은 탕’이라는 뜻의 이름이니 맛과
못 /권덕하 옥탑 다시 환하다 어느 이주자 불 들인 모양인데 웃풍에 설핏 잠 깨면 하얀 입김에 낮은 천장 꽃무늬 실려 있어 처음엔 낯설 것이다 시린 햇살의 국경 넘어 와 벽지에 이울던 남십자성 별빛, 막막할 때 눈길 머물던 그 자리 벽 먼지가 그려놓은 사진틀이 숨표로 변한 못 자국에 걸려 생의 얼개만 남았는데 실 평수에 들지 못한 꿈에 박혀 한 땀 한 땀 십자수 놓아갈 형틀 파인 몸, 몇 바퀴 더 틀면 가족사진 걸 힘도 생길 것이다 - 권덕하 시집 ‘생강 발가락’ 전세난이 심각하다.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추세다. 이에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이주자가 옥탑에 불을 들였다. 누군가 잠시 살다 이사를 한 방, 잠을 자다 웃풍에 설핏 잠 깨면 하얀 입김에 낮은 천장 실려 있는 꽃무늬와 마주한다. 그 낯선 벽에 먼지가 그려놓은 사진틀이 있고 숨표로 변한 못 자국에는 누군가의 생의 얼개만 남아있다. 이내 어둠은 그 두께를 알 수 없이 몰려오고 나는 어쩌다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했는가, 저 수많은 빌딩 속 아파트 한 채 내 집이 아닌가, 온통 마음 시릴 것이다. 막막
말없이 건내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젖은 편지, 하얀 종이위에 곱게 써내려간 너의 진실♬…. 1970년 초 가요대상 후보까지 올랐던 어니언스의 ‘편지’라는 노래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노래이다. 동네의 일반전화는 물론 공중전화도 흔치 않았던 그때는 편지가 유일한 통신수단이라 위력이 대단했다. 특히 청년층은 펜팔을 통해 이성간의 구애를 하였고 초·중·고 학생들은 일년에 한·두번의 위문편지를 발송했다. 이처럼 당시 사람들에게는 편지에 대한 추억이 한두개 있기 마련이다. 또 연말 연시를 앞두고 “군인아저씨 매서운 추위에 나라를 위해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로 시작되는 위문편지는 군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고, 특히 여고생의 편지는 고참병이 독차지하였지만 남학생의 편지는 늘 졸병에게 돌아가 아쉬움이 많았다. 그때 군생활은 6·25전쟁, 무장공비침투, 월남 파병등으로 희생이 많았고 또 군 복무기간이 36개월 이상이었다. 이에 가족들은 군에 입대한 아들 소식이 궁금해 편지를 애타게 기다렸고 부모님 전상서로 시작되는 편지가 올 경우 부모의…
10월만 되면 괜히 초조하고 곤혹스러워집니다. 온갖 연례행사가 이어지다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조용해지던 ‘독서의 계절’이 아예 ‘노벨상의 달’ ‘노벨상의 계절’로 바뀐 것 같습니다. 받아야 할 상을 받지 못했다는 듯, 때가 됐는데도 받지 못했다는 듯 너무나 섭섭해 합니다. 무슨 일만 일어나면(노벨상의 경우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일자리를 늘리거나 돈을 더 들이게 되는 현상도 이어집니다. 올해도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다는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지난해만도 18조원의 정부예산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여 정부·민간을 합친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 투자율은 OECD 국가 중 1위였답니다. 이렇게 하다가 성급한 사람들로부터 그 돈 다 어떻게 했느냐는 원망이 일게 될까봐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왜 아무 말씀이 없습니까? “여러분! 이제 그만 조용히 기다립시다!” 교실에서처럼 그러실 수는 없겠지요. 하기야 이젠 용어조차 거의 소멸된 ‘치맛바람’ ‘지나친 교육열’도 긍정적으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인권을 신중한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의미다. 인권은 사전적 의미로 인간이 인간답게 존재하기 위한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인간의 권리 및 지위와 자격을 일컫는 말이다. 다시말해 사람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의미이며 지역, 민족, 국적, 연령과 관계없이 적용되는 개념으로 죄가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개념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우리헌법에서 또는 세계적으로 규정하는 등 인간의 최고 가치로 인권을 뽑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주위에서 자주 발생하는 크고작은 사건은 그 판단을 어렵게 할 때가 있다. 사람이기 때문일까. 최근 검거된 ‘트렁크 살인범’ 김일곤은 마트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트렁크에 실은 채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검거된 후에도 ‘내가 피해자’라며 반성과는 사뭇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본 이들은 그의 태도에 공분하며 “사형시켜라. 인간이 아니다. 저럭케 뻔뻔할 수는 없다”는 등의 말을 쏟아내는 등 강력한 법집행을 요구했다. 지난달 부천에서 발생한 ‘묻지마 폭행&rsqu
‘수표가 도난수표인 것 같다!’라는 내용의 112신고를 종종 지역경찰근무 중에 접해볼 수 있다. 도난수표는 은행에 제시하게 되어도 지급을 거절당하게 되며 소액수표라면 수표분실자와 수표소지자간에 5:5로 합의를 보는 관행이 있고, 액수가 작다보니 웃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큰 액수라면 5:5로 간단히 나눠버리기에는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이렇듯 도난수표를 지급받게 되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야겠다. 수표법 제21조(수표의 선의취득) ‘어떤 사유로든 수표의 점유를 잃은 자가 있는 경우에 그 수표의 소지인은 그 수표가 소지인출급식일 때 또는 배서로 양도할 수 있는 수표의 소지인이 제 19조에 따라 그 권리를 증명할 때에는 그 수표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수표를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위 조문에서 보면 악의 또는 중과실이 없이 수표를 선의취득하게 된 수표소지자는 수표에 대한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수표소지자는 발급은행에서 수표분실자에 대한 정보를 얻은 후, 수표분실자에게 민사소송으로 수표금을 청구하면 도난수표로 인한 재산상 손해를 상당부분 보상받게 된다. 그러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꼭 10일 남았다. 한번의 평가로 인생의 앞날을 판가름한다는 게 불합리하지만 이것도 경쟁인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부모들의 노심초사하는 마음도 수험생 못지않아 전국의 사찰과 기도처, 교회 등에서 자녀들의 고득점을 위해 기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12일 수능시험일까지 남은 열흘동안의 기간은 참 중요하다. 이 기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는가에 따라 자칫 운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10점 이상은 가감이 가능하기에 마무리 전략은 더욱 필요하다. 먼저 수험생들은 수능시험 모드로 일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남은 열흘 간 수능시간에 맞추어 생활하고, 기상과 취침도 훈련하도록 함으로써 적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과목을 공부하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해오던 공부패턴의 변화를 급격하게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보다는 평소 자주 틀렸던 문제에 대해 오답노트를 만들어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이 조급한 나머지 욕심을 부리는 것은 쉬운 문제를 실수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사교육 방지를 위해 출제경향이 해매다 ‘쉬운 수능’을 지향하고 있어 만점자가…
일부 국민들은 인도적 대북지원을 ‘퍼주기’라고 비난한다. 또 지원물품이 실제 북한주민에게 지원되기보다는 군수용 등으로 쓰일 것이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통일부는 지난 7월27일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북지원 구조를 단순지원이 아닌, 남북협력사업을 지원하는 개념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처럼 단순히 식량, 비료 등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 ‘농축산’ ‘산림환경’ 등에서 남북협력 사업을 해야 지원하는 형태로 바꿀 것이라는 것이다. 또 남북교류협력법 상의 대북지원사업 지침에도 ‘민생협력사업 제도’를 신설,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의 구호·지원 차원의 대북지원이 개발·협력 차원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추진해 온 모자 보건사업, 복합 농촌단지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대북 협력사업을 모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는 경기도다. 경기도는 북한 내에서 심각한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지원, 개성한옥 보존사업, 국제양궁대회,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등 지자체 최대 규모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북 지원문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고, 광역지자체 남북교류협력 거버넌스 구축을 주도하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