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지하철 노선을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해 하남경제발전연구원에서 지하철유치특별분과(지하철 특위)를 설치하고 주민 서명운동을 시작하면서 불이 붙은 것이다. 하남지하철은 올해 타당성용역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지만 타당성조사에 앞서 노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하남시의 하남시청안과 지하철특위의 검단산안이 논란거리다. 지하철특위는 그동안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를 상대로 발품을 팔았다. 예산이 많이 들어 안 된다는 정부부처의 주장을 거꾸로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수도권 도시 중 유일하게 하남시에 지하철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들이었다. 그렇게 애원해서 다른 국책사업을 제치고 용역조사 대상사업으로 우선 선정됐다. 그러나 하남시가 국토부에 협의 없이 일방적인 의견서를 냈고, 국토부는 지하철특위의 노선 재협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16일 회의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하남시는 지난 13일 시청까지 우선 추진하겠다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이날 오후 이교범 시장은 김문수 지사를 만나 검단산역까지 지하철이 들어 오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전후 사정을 들여다 보면 행정의 앞 뒤도 맞지 않다. 노선에 대한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하남시
모라토리엄(moratorium)은 라틴어로 ‘지체하다’란 뜻의 ‘morari’에서 파생된 말로 대외 채무에 대한 지불유예를 말한다. 신용의 붕괴로 채무의 추심이 강행되면 기업의 도산이 격증해 수습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안정을 위한 응급조치로서 발동된다. 원래 프랑스에서 비롯된 제도인데 세계 각국에서 채용하게 됐다. 국제적인 예는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배상금지불과 관련된 것으로, 당시 배상금은 1천320억 마르크라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독일은 연차적으로 분할지급하고 있었으나 자금의 대부분은 외국으로부터의 단기차입금으로 충당됐다. 1931년 세계공황의 심각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대통령 후버가 유럽 제국의 대미전채에 대해 1년의 지불유예를 한 것이 그 예인데, 이를 후버 모라토리움이라고 한다. 국제법상 채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전쟁은 금지돼 있다. 모라토리엄을 선포한 순간 모든 것은 현찰 거래만 가능해진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때에 모라토리엄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석유 수입부터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성남시장에 취임한지 2주일도 안돼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모라토리엄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2.00%인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상승분이 0.25%p에 불과하지만, 향후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장에 끼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경기가 위축되고 물가상승이 억제된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저축은 늘어나고 대출은 줄어든다. 반면 금리인하는 저축을 감소시키고 대출을 증가시켜 투자를 촉진시키게 되는데, 지나치면 물가상승과 중복투자로 인한 거품 및 투기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경제 위기로 전이되자 5.25%의 기준금리를 2.00%로 낮췄고, 이러한 초저금리 상태가 무려 16개월 동안 지속돼 왔다. 그런데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향후에도 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데에 있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올해 안에 금리가 3%대 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금리가 상승했을 때, 우리 경제에 끼칠 파급효과이다. 금융위기 이후 악화됐던 무역수지와 주가지수 등의 거시 경제지표들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지만, 실물경기는 전혀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가계부채는 2
심각한 자금난을 겪던 쌍용자동차가 회생을 위한 기회를 맞았다. 쌍용자동차 소유 안성 공도출하장 부지 20만1천303㎡(6만894평)을 신세계측에 1천40억원에 매각키로 합의, 경영자금은 물론 신차 연구비 등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14일 김문수 경기지사와 박영태 쌍용자동차 사장, 황은성 안성시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경기도청에서 만나 ‘쌍용차 경영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안성 공도 진사리 일원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지난 2월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난 박영태 쌍용자동차 사장과 김규한 노조위원장이 자금확보를 위해 쌍용자동차 소유 부동산의 매각을 부탁한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는 매각대금을 우선 신차 프로젝트 비용과 밀린 임직원 급여 등에 사용할 것으로 고려중으로 보인다. 신차 프로젝트는 쌍용자동차의 미래를 열어나갈 투자이고 밀린 임직원 급여 해결은 당장의 임직원 사기 및 생계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내달 산업은행에서 빌린 구조조정자금 1천3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연장이 불가피 하다. 자칫 산업은행의 만기연장이 불발될 경우 매각자금이 고스란히 채무변제에 들어가 쌍용자동차의 현재와 미래를 불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주경기장을 당초 원안대로 서구지역에 지을 것인지, 아니면 남구의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할 것인가를 놓고서다. 이를 두고 송영길 인천시장은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신축을 재검토하고 있어 서구 지역주민들의 반발은 물론 이로 인한 갈등이 장기화 할 경우 자칫 대회 준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송 시장은 지난 9일 서구 주민들을 만나 인천시 재정위기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주경기장 건설과 서구 발전을 위해 대안을 찾자고 설득했다. 송 시장은 “내년 말 인천시의 예상 부채가 10조원이 넘어 원안대로 서구에 주경기장을 신설하려면 전체 경비의 30%는 국고보조를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장 출신인 이학재 국회의원(한나라당)은 “시의 순수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3천343억 원인데도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개최로 예상되는 13조원에 달하는 경제유발효과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주민들도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주경기장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서구 주경기장 신설과 문학경기장 보수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는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여학생에게 자퇴를 강요하는 것은 차별행위라고 했다.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해당 학교장은 교육청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임신을 이유로 자퇴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학습권 침해로 청소년 미혼모에게도 교육 받을 권리는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임신 때문에 K여고에서 자퇴해야 했던 K(19)양이 제기한 진정 결과도 공개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교사의 75%가 임신 학생이 주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재입학을 요청하면 ‘어떻게 임신한 학생이 우리 학교를 다닐 수 있느냐’며 ‘미혼모들은 퇴학 안당하고 소문 안 나려면 자퇴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최근에는 아이를 직접 기르는 미혼모들이 늘어나 지난해 82%가 양육을 선택했다. 2000년까지만 해도 20~30%에 불과했던 양육이 3배나 늘어났으며 입양은 18%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를 입양 보낸 미혼모는 6개월~1년 정도 심하게 방황을 하며 술을 먹고 정신 질환을 앓기도 한다. 자신을 학대하다가 청소년 미혼모들은 금세 두 번째 임신을 하는 경우도 많다. 2008년도에 19세 이하 청소년의 출산은 공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지난 6월 11일 개막해 한달 간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프로리그를 보유할 정도로 상당한 축구실력을 갖춘 스페인이 왜 지금까지 우승하지 못했을까 궁금증이 쌓이기도 했으나 80년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축구 역사를 새로쓴 스페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나라는 이번 월드컵에서 승패를 떠나 박진감 넘치고 역동적인 경기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고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의 염원에 보답을 했지만 8강 진출 좌절에 선수들과 붉은 악마들은 아쉬운 눈물을 흘려야 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북한, 일본, 호주 등 아시아 국가들은 약진하면서 세계축구사에 아시아 팀은 더이상 만만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각인 시켰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언제쯤 월드컵 우승국가가 탄생할 것이며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따라잡고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유럽에는 UEFA(유럽축구연맹)에 가입 국가들 중 리그의 6위안에 드는 팀들이 출전하는 UEFA Cup, Champions League와 UEFA Cup 우승자들이 단판 승부로 펼
소서(小暑)가 지나면서 무더위와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농촌에서는 김매기에 한창일 때로 비라도 내리면 하루 공치는 날이고, 막걸리 추렴이라도 하며 힘든 농사일을 견뎌내곤 했다. 이 때쯤이면 유난히 밀가루음식이 당긴다고들 한다. 생각해보면 누구나 한 번쯤 여름철에 땀을 뻘뻘 흘리며 칼국수나 수제비를 먹던 추억이 있다. 선친께서는 칼국수를 ‘장국’이라 부르며 즐기셨는데, 밀가루를 반죽해 홍두깨로 얇게 민 다음 애호박을 숭숭 썰어 넣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먹었다. 비록 먹을 것이 흔한 요즘이지만 바지락이나 멸치로 낸 국물도 아닌, 그저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췄을 뿐인데도 산해진미(山海珍味)가 부럽지 않던 시절이었다. ‘도문대작(屠門大嚼)’이란 말이 있다. ‘도살장 문 앞에서 크게 입맛을 다신다’는 뜻으로 탐내고 부러워하는 바를 실제로 가질 수는 없지만 얻은 것처럼 만족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許筠,1569~1618)에게도 같은 제목의 책이 있다. 이 책은 1611년(광해군 3년) 허균이 바닷가인 전라북도 함열(咸悅)로 귀향 가 있던 시기에 지은 것으로, 유배지에서 거친 음식만을 먹게 되자, 이전에 먹었던 맛있는 음식을 생각나는 대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삼이 재배되고 있지만 세계인들이 전통성과 효능을 인정하는 것은 단연 우리 고려인삼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총회에서 인삼이 국제규격식품으로 등록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수출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인삼이 국제 규격식품으로 등록된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동안 인삼은 대부분 국가에서 의약품으로 분류해 수입을 규제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각종 비관세 장벽이나 불공정 거래로 인해 수출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고려인삼이 국제적인 식품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무역분쟁 해결이 가능하고 국제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져 수출확대의 중요한 전기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려인삼이 세계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은 농진청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앞으로 더욱 다각적인 연구개발과 소비촉진에 몰두 해주길 바란다. 고려인삼은 한약 개념으로 주로 소비돼 오다가 최근 기능성 홍삼제품 개발에 힘입어 소비가 증가되고 있는 만큼 효능의 표준화가 이루어진다면 세계시장에서 그 가치를 더욱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인삼은 경기도 개성, 강화와 충남
성남시가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5천200억원에 대해 지급유예선언(모라토리엄)을 했다. 분당과 판교를 포함하는 성남시는 전국 250여개 지자체 중에서도 소문난 부자 도시여서 이번 선언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신임 시장이 취임한지 불과 10여일만의 결단이어서 갖가지 억측이 무성한 것도 사실이다. 현 시장이 현재 발생한 재정위기가 전임 시장의 잘못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으나 이는 지나친 정치적 해석으로 보여진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정산이 이달 중 완료되면 LH공사와 국토해양부 등에 5천200억원을 내야 하지만 현재 성남시 재정으로는 이를 단기간 또는 한꺼번에 갚을 능력이 안돼 지급유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우리에게 모라토리엄은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다. 금융위기를 겪던 지난 1998년을 전후해 IMF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 전, 우리나라 정부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라는 악성 루머에 시달렸었다. 국가 부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외신들의 아우성과 치솟는 환율,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증시 등은 국민적 위기감을 불러왔었다. 따라서 국가는 물론 기업의 신인도를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트리는 모라토리엄은 극단적인 최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