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성폭행 살해 사건이 신문과 방송의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2008년 12월 안산에서 국민들을 분노케 한 조두순사건 발생 1년여가 흐른 지난달 부산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목숨을 빼앗은 김길태 납치 살해 사건이 발생했다. 김길태는 15일 경찰에서 자신의 범행을 대부분 시인해 남은 건 현장검증을 거쳐 구속 송치될 것이고 국민들을 경악케 한 사건인 만큼 무기 또는 사형 등의 중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21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하며 ‘싸이코패스를 인격자’를 전국민에 대두시킨 살인범들은 모두 사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형집행은 지난 12년간 단 1건도 집행되지 않았다. 김길태 사건을 두고 최근 여당 대표의원은 형사 소송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증거가 명백하고 범행이 흉악한 성폭행 살인범, 연쇄 살인범을 선별해 신속히 사형집행을 해야 한다는 주장했다. 주관부처인 법무부는 12일 “중립적 입장에서 사형집행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국민들로 이같은 흉악범들에게는 사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뚜렷하지만 사형폐지론자들의 반대 주장이
춘추시대 때 제나라의 수상 관중(管中)은 백성들의 의식주를 넉넉하게 만들고 나라를 튼튼하게 하여 환공(桓公)이 패자가 되도록 도왔다. 공자는 그의 공적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그의 말과 행적이 많이 수록된 책 ‘관자(管子)’에 이런 구절이 있다. “창고에 곡식이 가득차야 예절을 알게 되고 먹는 것과 입는 것이 넉넉해야 명예와 수치를 알게 된다.” 즉 ‘의식족즉지영욕(依食足則知榮辱)’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돈다. 비싼 외화로 수입한 밀가루, 옥수수도 넘쳐나기는 마찬가지다. 생산과 수입은 자꾸 느는데 소비가 줄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까지만해도 보리고개라는 것이 있었다. 식량이 동이나 굶기 일쑤였다. 대안은 초근목피(草根木皮)였다. 관중은 먹을 것이 넉넉하면 예절을 안다했는데 우리는 예절 따위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배고파 죽겠다던 탄식이 배터져 죽겠다로 바뀌었지만 동방예의지국은 동방무례지국으로 변하고 말았다. 예절은 배워야 익힐 수 있다. 그런데 예절을 가르치는 곳은 찾아 볼 수 없다. 옷도 남아돈다. 옷이 날개라고 너나없이 좋은 옷만 골라 입다 보니 붕어빵 같다며 옷벗기 경쟁이 시작됐다. 많이 벗어서 노출 부위가 많으면 많을수록 몸값이 오른다.…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눈물이란 본시 훈훈한 사람과 어울리지, 매사 메마른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데……. 어쩐 일인지? 뒤늦게 김연아 스토리를 보다가, 극장에서 재소자들의 합창단, “하모니”란 영화를 보다가도, 인순이가 “거위의 꿈”을 열창하는 모습을 보다가도 줄줄 흐르는 눈물.내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는,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공감(共感)과 인연(因緣)에 대한 재인식(再認識)!” 이제 철이 좀 드는가 보다. 며칠 전,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15년 전 쯤, 출입하던 만두집 안주인이었다. 내용인 즉, 갑자기 전화를 해서 미안하다고 전제한 후, “절대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아마 축의금 때문 인 듯) 저의 둘째 아이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아시다시피 저희들이 외롭기 때문에 평소 고마운 분을 모시고 싶어서 결례를 무릅쓰고……. 중소도시의 번화가에서 만두집을 하는 화교(華僑)였다. 긴 인연은 속세(俗世)에 때 묻기 쉽다. 후딱 지나가는 짧은 인연이 오히려 소중할 수도 있다. 윗대는 한약종상이었고, 2대는 주 업종은 만두였지만, 손님들이 청하
극도의 불안감과 공황상태에 놓인 범인들과 대화하는데는 특단의 기술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모양 납치 살해사건의 피의자 김길태의 심리상태는 더할 것이고 그의 자백을 이끌어 내는 데는 강도높은 수사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란 추측이 든다. 범인 김이 피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애를 태우던 경찰이 프로파일러(Profiler)의 도움으로 자백을 받아낸 것이다. 김이 범행현장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 은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 검거에 일조한 프로파일러가 자백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이번 사건해결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인 김길태의 심문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파일러 권일용 과학수사센터 경위가 주인공이다. 권 경위는 지난 9일 “고정형 성범죄자는 멀리 가지 못하고 집 근처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곧 잡힐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피의자 김씨는 범행장소에서 불과 300m 떨어진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에서 검거됐다. 강력사건의 일선에서 해결사로 등장하고 있는 프로파일러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프로파일러는 범죄심리, 행동분석 요원이다. 프로파일러는 2007년 3월 제주에서 실종됐다 40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양모(9) 양
나라의 흥망성쇠는 집권자의 국민통합 역량과 국가경영 능력 여부에 달려 있다. 그리고 리더십 발휘를 위해서는 그 정권의 밑바탕에 정통성이 있어야 한다. 정통성 없이는 도덕적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효율성도 극대화시켜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집권자의 실천적 의지와 추진력이다. 정부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강력한 여당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민주적 통제 하에서 이루어져야만 선진민주주의라 할 수 있다. 지금껏 야당생활을 하면서 요즘처럼 야당이 무시 받던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제3공화국과 제5공화국에 이어 노태우 정권, 김영삼 정권 때 야당은 나름대로 인정을 받았었다. 독재시절 정권은 정통성이 없었기 때문에 구색 맞추기를 위해서라도 야당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 그러나 500만표 차로 당선된 이명박 정부는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 가장 강력한 권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실제 그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더구나 불도저식 밀어붙이기에 정평이 난 이명박 대통령의 성격 자체도 무소불위의 권력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주의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우수한 정치제도로 입증됐고, 어느 누구도 이를 부정할 수 없다. 다만 민주주의는 효율성보다는 비효율성을
등산은 현대인에게 가장 보편적인 레저이자 스포츠로서 비용이 저렴하면서 최대의 육체 및 정신 건강증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등산은 험한 산이 아닐 경우 가벼운 복장을 하고 누구라도 쉽게 다닐 수 있고 자신의 신체 조건에 따라 완급을 조절할 수 있다.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등산 인구는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도시 근처는 물론 유명한 전국의 산들은 등산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도내의 경우 수원에 있는 광교산이나 안양의 관악산, 그리고 고양의 북한산 등 인근의 산에는 주말에는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등산로 체증현상이 일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쉽게 산에 들어간다는 데에 있다. 안전 장비 없이 입산하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봄철을 맞아 날씨가 풀리면서 경기도내 등산로에 산행객들이 몰리고 있는데 각종 산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보도다. 물론 산에 자주 가는 사람들은 장비를 항상 지참하기 때문에 큰 사고를 당하지 않는다. 문제는 일년에 한두 번 놀이삼아 가는 사람들이나 산을 유원지로 알고 술에 취한 채 비틀거리며 걷는 일부 등산객들이다. 특히 요즘처럼 눈이나 얼음이 녹아 미끄러운 산길에서는 더욱 사고가 나기 쉽다. 산에 자주 가는…
새학기를 맞아 학습 찹고서를 구입하는 학부모들이 터무니 없이 오른 가격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가뜩이나 불어나고 있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허리가 휜 마당에 참고서 가격마져 큰 폭으로 오르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지난해 1만6000원하던 중1 영어 자습서 가격이 올해는 3만3000원으로 갑절이나 올랐다. 대부분의 참고서 출판사들이 같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가격 담합의혹을 사고 있기도 하다. 중학교 1, 2학년 영어, 수학 과목의 교과서가 바뀌면서 국내 유명 학습 참고서 상위 10개 출판사들이 일제히 3만원대의 영어 자습서를 출시하면서 참고서 가격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일부 과목의 참고서는 두 권으로 쪼개기 해 한권으로 통합해 팔 때보다 오히려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1·2학년용 언어, 수리1, 외국어 영역 교재의 경우 보통 1만 5천원~2만 1천원의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참고서 제작용 펄프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는데 유독 참고서 가격만 인상되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한 제지용 펄프의 소비자가격은 7.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에서 잇따라 터진 교육비리와 관련, 평교사 10명 중 7명은 ‘교육비리는 전국적으로 만연해 있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최근 평교사 598명을 대상으로 ‘교육비리’ 관련 설문조사를 해 1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발생한 장학사들의 ‘매관매직’ 사건에 대해 70.8%(중복응답)가 ‘전국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학교비리 유형을 제시하고 ‘직접 경험했거나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률이 상당히 높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학생성적 비리 34.1%, 근무평정 비리 68.3%, 보직교사 임용 학내 인사 비리 62.7%, 수학여행 리베이트 수수 58.4%, 비정규직 직원 채용 관련 상납요구 55.7%, 학부모 대상 불법 찬조금 수수 57.6%, 교과서ㆍ부교재ㆍ사설모의고사 채택료 수수 44.7% 등이었다. 참교육학부모회, 참여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30여개 시민ㆍ사회단체들이 수집해 10일 공개한 교육계 비리는 가히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다. 교장ㆍ장학관 승진과 주요 보직인사 청탁, 교원 임용이나 물품ㆍ납품업체 선정과 맞물린 향응이나 뒷거래, 수학여행지 선정과
서울시의 예술공장(Art Factory), 경기창작센터, 인천 미술창작공간인 아트플랫폼, 창작스튜디오, 등을 비롯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08년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산업유산재창조로 예술창작벨트 조성사업, 생활문화공동체사업,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어촌 신문화공간조성사업 등이 도시에서의 문화공간, 예술공간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도 폐교를 예술인촌으로 조성하는 등의 이와 유사한 사례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예전에 주목받지 못하던 문화공간, 예술공간에 관심을 갖는 것은, 거창하게는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작게는 지역의 관광자원으로서의 효과를 얻기 위해 조성하는 인식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이러한 사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내용들의 공통점은 도시내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거나, 오래된 공간이나 시설을 손질하여 지역의 문화공간으로써 기능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부분 이러한 공간이나 시설이 해당 지역의 낙후된 공간에 있는 경우가 많으며, 외진 곳에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택하고 있는 방법은 해당 공간이나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거나, 시민들의 문화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으며 많은 사람에게 수고만 끼치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라.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며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법정스님이 지난 11일 열반했다. ‘무소유’를 실천한 이의 마지막답다. 그분의 제자를 자처했던 소설가 정찬주씨는 한 매체에 발표한 글에서 ‘관념적이고 맹목적인 선(禪)을 거부하신 스님이야말로 한국의 수행자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를 말없이 보여준 분’이라며 ‘스님께서 보여주신 맑은 모습 속에 한국불교가 다시 태어나는 길이 있다고 확신 한다’고 밝혀 공감을 얻었다. “일체의 장례의식을 거행하지 말라”는 법정스님의 평소의 말에 따라 뜻에 따라 조계종과 법정스님의 출가본사인 송광사, 법정스님이 창건한 길상사 에서도 별 다른 장례행사 없이 13일 오전 11시 송광사에서 다비식을 거행 했다. 그러나 법정스님을 그리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천리 먼 길을 마다않고 송광사까지 가서 그분의 몸이 이승에서 한줌 재로 돌아가는 현장을 지켜봤으며 일부는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에서 분향을 했다. 한 승려의 열반에 왜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슬퍼하고 아쉬워할까? 그것은 그분이 무소유의 철학을 삶의 바탕으로 올곧은 수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