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는 때아닌 자전거 열풍에 휩싸였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지난해 2월 전국 어디서나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2018년까지 1조2456억원을 투입, ‘전국 자전거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전거도로 신설 등 자전거 관련 정책들을 경쟁하듯 쏟아냈다. 관내 출장을 갈 때는 청사 내에 비치해 놓은 자전거를 타고 업무를 보도록 했다. 경찰은 자전거를 타고 관내를 순찰하는 모습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누구도 자전거를 타고 업무를 보거나 보려 하지도 않는다. 청사 내에 비치되어 있었던 자전거는 온데 간데 없어졌고 자전거 출퇴근을 하면 인센티브를 준다던 발표도 슬그머니 꼬리를 감춘지 오래다. 경기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오는 2020년까지 총 1조472억원을 투입, 1천910㎞의 자전거 도로 신설 계획을 세웠다. 도는 우선 접경지역 자전거 도로를 비롯, 도내 곳곳을 연결하는 자전거 전용 도로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후 도는 소요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해 사업을 추진해…
우리의 대기업이 지난 한 해 10조원 이상의 수익을 낳았다고 한다. 과정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어찌되었든 국가경제 측면에서 축하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여 가고 있음에 주목한다. 그러한 지표나 결과에 이르게 된 데에는 한두 가지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요소들이 작용하였을 것이고, 또한 그러한 상승세의 무드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도 감히 점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나라가 퇴보적이거나, 후퇴하지 않고,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서 역동적이고, 발전적으로 세계무대에서 발돋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 기운에 국가적인 면에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과거 그리스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을 당시 그리스에는 수많은 철학자, 과학자들이 서양철학과 과학의 근저를 이루는 금자탑을 이룩한 바 있었다. 중세의 암울한 시기를 벗어나서 화려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던 데에는 종교를 개혁함으로써 새시대를 맞는 정신혁명의 뒷받침이 있었다. 미국은 청교도의 실험정신과, 로크의 자유사상, 그리고 공리주의에 토대한 개척정신이 국가를 설립하는 데 기초를
지난해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전직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우리나라 역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는가 하면 신종플루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질병이 창궐해 나라전체를 공포에 빠트리며 국민들을 움츠리게 했다. 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용산 화재 참사도 국민들을 우울하게 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기쁨을 준 일들은 있었다. 바로 김연아의 그랑프리 7연속 금메달 획득과 세계 신기록 200점 돌파 소식이다. 또 있다. 오래된 우리 고유의 술이지만 항상 농민이나 노동자, 서민의 술로 인식돼 천대를 받아 오던 막걸리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막걸리의 열풍은 실로 놀랍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상이다. 도시변두리 작은 슈퍼나 시골 구멍가게 한구석에 놓여져 있던 막걸리는 이제 편의점이나 백화점, 대형마트 할 것 없이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것도 버젓이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젊은이나 여성들이 많이 가는 와인점이나 호프집에서도 팔리고 있다.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막걸리의 변신도 눈에 띈다. 콜라부터 각종 과일 쥬스, 복분자까지 섞어 마시는 퓨전막걸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제 막걸리는 20대부터 70대까
오래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오신 할머니에게 ‘아기가 어디가 아파서 오셨느냐’고 질문을 시작하니 ‘의사가 알아맞히어 치료를 해야 되지 않느냐’고 큰 소리를 치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병을 진단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이용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문진이라고 하여 환자나 보호자와 이야기하면서 얻어지는 정보로 진단에 가장 중요하다. 이 문진으로 진단은 거의 내리게 되고, 이것을 좀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하여 진찰이나 검사 등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문진은 아기의 상태에 대해 어머니가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주느냐에 달려있다. ‘아기가 어디가 아파서 오셨나요?’하는 질문에 ‘열도 나고 기침도하고 콧물도 나고 설사도 하고 소화도 안 되고 밥도 잘 안 먹고 기운도 없어하고...’ 하는 등 끝없이 계속 말씀하시는 분이 종종 계신다. 구체적으로 ‘열이 언제부터 났느냐’고 여쭈어 보면 ‘오래됐어요’, ‘얼마나 오래되었느냐’고 하면 ‘한 열흘 되었어요’, ‘열흘
가평은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고장이다. 물 맑고 산세가 수려해 휴가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대표적으로 가난한 지자체로 꼽히는 것도 사실이다. 인구수도 적고 기업체도 적다. 가평군의 올해 총 예산은 2천924억여원으로서 재정 자립도는 27%이다. 면적은 서울시의 1.4배인 846.46㎢이지만 지난해 11월 말 인구수는 5만8천527명에 불과하다. 굳이 인구수로만 따져 본다면 수원시 영통구 영통2동(5만179명)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 가평이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것도 축제를 통해서다. 지난해 열린 제6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까지 무려 60만여명이 축제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자라섬 페스티벌은 비록 시작된 지는 얼마 안됐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즈페스티벌로 성장했다. 그 자라섬이 이번 겨울에는 얼음축제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가평군은 지난 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제2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를 열고 있는데 관광객들이 가평천에 마련된 얼음 낚시터를 가득 메운 채 송어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지난해 열린 제1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에 14만명이 다녀갔다는데 올해
새해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는 기업들이 만들어야 한다. 기업들은 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만큼 그들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초 우리 경제에는 밝은 소식과 어두운 소식이 교차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경기회복세와 투자 확대 가능성 속에 신규 인력 채용을 늘리는 방안을 앞다퉈 검토하고 올해 소비 회복세가 본격화되리라는 소식은 우리 경제의 숨통을 터줄 것이라는 기대를 높인다. 반면 새해 벽두부터 원화 환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마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금리 부담도 가중되는 등 이른바 3고(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은 정책 당국이나 기업들을 긴장시킨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실물경기가 회복되리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얼마간 늘린다 해도 청년실업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긴 어렵겠지만 암울한 처지에서 취업을 준비해온 청년들에게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일자리 창출이 올해 민관의 최대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전경련은 오는 14일 올해 첫 회장단 회의를 연다고 한다
누구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부러운 친구가 반드시 한두 명 있는 법이다. 고등학교 동창 가운데 말솜씨 싹싹하고, 노래 잘 부르고, 공부도 고만고만하고, 적당한 용돈도 조달해 줄 부모가 있고... 이런 3박자, 아니 4박자를 모두 갖췄으니 단연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요즘 말로 ‘짱’인 친구가 있었다. 대기업에 무난하게 입사하더니 영국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친구 가운데 가장 먼저 자기 집을 마련했다. 하여간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귀국 후 회사의 주요부서 부장(部長)으로 일했는데 상사와 갈등으로 끝내는 회사를 그만 두고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그 친구는 골프 티칭프로, 부인은 YWCA 수영강사. 이민이 어디 쉬운 일인가? 국내 출장을 며칠 다녀와서 집에 도착하면 그렇게 포근할 수 없고, 단기간 외국출장의 경우에도 광고 문구처럼 “집 나오면 개고생”이란 말이 혀끝에 맴도는데 하여간 그 친구의 결단에 우리 모두 놀랬다. 찬사와 우려가 반반씩 섞어 조촐한 환송연을 하고 떠났다. 어찌됐건 그 당시 우리에겐 선구자였다. 일년에 한 번 오는 엽서배경은 푸른바다, 요트, 한가로운 낚시풍경. 하여간 팔자좋은 친구, 부러운 친구였다
얼마 전 생판 모르는 번호가 핸드폰에 떴다. ‘누굴까?’ 그 번호가 누구인지를 몇 초 동안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떠오르는 인물이 없었다. ‘혹 스팸전화일까’ 스팸전화일거라며 받지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내 곧 나를 찾는 누구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받았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옛 목소리다. 예전 모 정당에 당직자로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오랜만이라며 반갑게 나의 이름을 불러줬다. 나도 오랜만이라며 반갑게 그의 목소리를 환대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은 자신이 이번에 어디 지역에 출마할지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오랜만에 전화한 그는 자신이 곧 출마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내 “알았다”며 “건승을 기원한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잊혀졌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그야말로 선거 때만 들려오던 목소리였다. 그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모르지만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문득 이런 전화가 나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다른 기자들에게도 물어봤다. 그런데 다른 기자들도 잊혀졌던 사람들에게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선거의 계절, 잊혀졌던 목소리 다시 들린다 귀농은 새 인생의 시작을 의미한다. 또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각광을 받은지 오래다. 흔히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살려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아예 일찌감치 농사꾼이 되려는 젊은이들도 넘쳐나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명예퇴직을 당한 이들을 중심으로 귀농에 대한 붐이 일었다가 경기가 회복되던 2002년 참여정부 때부터 차츰 사그라졌고, 최근 들어 다시 귀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해 경기농림재단과 함께 실시한 ‘경기귀농·귀촌학교’에는 40대 중반부터 60대까지 지대한 관심을 보여 귀농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유년기를 농촌에서 보낸 경험이 있어 다시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려는 마음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렇지만 귀농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르는 이들이 많아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서 ‘귀농’이라는 단어가 올해 인기 검색어 3위에 오르는 등 정보를 갈구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20대 젊은 층이 아예 직업으로 농업을 선택하고 농촌생활을 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것이 특색이다. 농촌진흥청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인생2막 귀농열차에 탑승하세요’
“안중근을 역사(행적)에서만 근거하여 평가할 때 어떤 사람은 그를 몸 바쳐 나라를 구한 지사(志士)라 하였고, 또는 한국을 위해 복수한 열렬한 열협(烈俠 : 義烈士)이라고 하였다. 나는 이러한 말로만은 안중근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안중근은 세계적 안광(眼光)을 갖고 평화의 대표자임을 자임한 사람이다. 어찌 그를 한국의 원수만을 갚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으랴.” 이것은 독립 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백암 박은식 선생이 1914년 상해에서 펴낸 ‘안중근전’에 수록된 그에 대한 평가이다. 올해로 안중근 의사가 뤼순감옥에서 순국한지 꼭 100년이 됐다. 그동안 그에 대한 내외의 역사적 평가는 역도, 흉도, 의사, 의병장, 평화사상가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왔다. “바로 오늘 이토 공작이 하얼빈에서 흉악한 역도에게 화를 당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놀랍고 통분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삼가 똑같은 마음으로 지극한 뜻을 표시하는 바입니다.” 이글은 이토 히로부미가 안 의사에게 저격당한 1909년 10월26일 당일에 대한제국의 순종황제가 일본천황에게 보낸 전보로 조선왕조실록 순종실록에 실려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