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야권의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국무총리가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는 청문회에서 “대통령이 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대선후보로 거론될 당시에는 맘껏 몸을 부풀리는 인상까지 줄 정도였다. 어찌되었건 그는 국회 인준 절차를 힘들게 거쳐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정 총리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김지하 시인이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정운찬씨를 좋아한다”, “안 된 것은 자기들 자신이 대권 후보로까지 밀었던 사람을 천만원으로 잡아먹겠다고 벼르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이라고 말해 대중의 큰 관심을 끌자 진보 논객 진중권씨는 ‘지하 보다 경영’이라는 글에서 “사회적 망각에 저항하는 처절한 투쟁이 정말 눈물겹다”고 김지하 시인을 비판했다. 아직도 야당측은 인사 청문회에서 거론됐던 사안들에 대해 국정감사를 비롯해 정기국회 운영과정에서 계속 쟁점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청문회를 지켜보며 실망하고 안타까워 했던 많은 국민들을 위해서도 정 총리는 앞으로 국정운영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정 총리 내각은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제2기 내각이다. 국무총리로서 걸맞은 업무능력을
지역 중소기업 문제와 재래시장의 위축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국가 안보를 지키던 국방위원회에서 서민 경제를 지키는 지식경제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후 필자의 첫 일정은 관내 재래시장 방문이었다. 9월 17일 화성시 소재 사강시장을 시작으로 23일 발안시장, 24일 남양시장, 29일 조암시장을 방문했다. 재래시장은 민심을 대변한다고 한다. 시장 주변의 다양한 업종의 점포가 묶여 상가를 형성하고, 지역공동체의 중심으로 지역경제의 뿌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재래시장은 과거의 명맥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올 7월 현재 726개의 대형마트가 전국에 입지해 있고 최근에는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재래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는 상품권 발행 및 시설·경영현대화 등을 통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재래시장 활성화는 비단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경제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지역별, 시장별 특화된 전략을 가지고 재래시장의 특성화를 지원해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수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논에는 벼가 풍성하게 익어가고 밭과 과수원에는 곡식과 채소, 과일이 대풍이다. 앞으로 태풍 등 자연 재해만 입지 않는다면 근년 최대의 풍년이라고 할 만하다. 날씨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의 주간예보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다음달 2~4일 전국에 비가 내리지 않아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만에 가족과 재회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풍년을 맞았지만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농부들의 시름도 그들의 주름살만큼 깊어지고 있으며, 신종플루라는 악재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여행사 등 사업자들의 한숨소리도 크다. 이번 추석에 특히 우려되는 것은 추석연휴 민족 대이동으로 인한 신종플루의 전국적 확산이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종플루 감염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사람이 11명, 감염자 누계는 1만5천명을 넘어 섰다고 한다. 특히 이번 추석 인구 대이동으로 인한 체력이 쇠한 농촌지역 노인들의 전염이 가장 우려된다. 따라서 도시에서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 손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추석에 고향에 갈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 임금체불 등 경제
굶주린 농민에게 빵과 영농자금이 없는 농가에 농기구와 씨앗을 주고, 영세 상인에게 운영자금을 지원한 자활자주 운동을 주도한 것은 독일의 라이파이젠(1818-1888)이었다. 우리나라의 협동 운동의 뿌리는 두레, 품앗이, 계, 향약(鄕約) 등에서 찾을 수 있는데 두레는 신라 때부터 시작되었으니까 서양보다 앞선다. 1961년 5.16쿠데타 이후 재건국민운동에 이은 70년대의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의 현대 협동 운동의 백미(白眉)였다. 이후 변형된 협동 운동이 이어지고 있으나 박진감과 연면성이 예전 같지 않다. 인간은 보다 쉽게, 보다 좋게, 보다 아늑하게, 보다 즐겁게, 보다 보람차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자면 더불어 사는 인보협동과 상부상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산업화와 자본주의에 의한 시장 원리가 심화되면서 개인주의와 빈부격차가 심화돼 강자는 살고 약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사회가 되고 말았다. 지난 28일 정부는 291조8천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을 확정했다. 저소득층 지원 등 친(親)서민정책을 위한 복지예산을 대폭 늘렸다. 소외계층을 도와줘서 삶의 희망을 주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가난과 좌절은 정부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열쇠는…
인생에 비하면 역사는 무궁하다. 우리의 아름다운 세시풍속은 민중 속에서 유구하게 살아 있다. 세시풍속이 아름다운 나라는 반드시 흥하고, 퇴폐하고 타락한 나라는 언젠가 망하고 만다. 때문에 세시풍속을 그 나라의 정신과 문화의 소산이라고 말한다. 곧 추석(한가위)이 닥친다. 옛 문헌에 보면 추분이 지나면 이때부터 우룃소리가 나지않고 동면할 벌레들이 집을 만들며 땅위의 물들이 마른다고 했다. 단풍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추석만큼 풍성한 명절은 없다. 수확한 오곡백화가 넘치고 계절 또한 덥지도 춥지도 않으니 활력이 넘칠 수밖에 없다. 한가위(10월 3일) 달은 유난히 밝다. 그래서 달의 명절이라고도 한다. 남자들은 씨름을 하거나 줄다리기, 소놀이, 거북놀이 등 역동적인 놀이를 즐기지만 여자들은 강강술래나 길쌈 놀이 따위의 정적인 놀이를 했다. 하지만 옛 얘기가 되고 말았다. 제사나 차례를 놓고 종교 관계로 불화를 겪는 가정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예컨대 교회에 다니는 며느리가 우상숭배라며 제사나 차례 때 절하기를 거부하는 경우다. 웬만한 가정에선 양해하는 선에서 넘어가지만 독실한 유교 집안에서는 이를 용납하지 않아 즐거워야 할 한가위가 ‘분노의 장’으로 바뀌는 경
국민의 혈세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공무원들이 통합노조를 결성한 이후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의 3개 공무원노조가 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 문제를 두고, 지난 21, 22일에 걸쳐 치뤄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88% 이상의 찬성으로 3개의 노조를 통합을 결의하고, 70%에 육박하는 높은 찬성율로 민주노총에 가입을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조합원 수 11만명이 넘는 초거대 공무원노조가 탄생하였고, 연이은 산하 노조의 이탈로 위기에 봉착했던 민주노총은 강력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전국공무원노조, 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의 3개 공무원노조의 통합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3개의 노조로 산재되어 있는 공무원들의 힘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교섭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구조조정 문제는 물론이고, 그들의 주요 관심사인 임금이나 연금 문제 등에 대해서도 공무원들의 이해를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결정에 대해서는 3가지 이유로 우려된다. 첫째, 공무원은 노동3권중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인정되지만 단체행동권은 법으로…
한동안 존엄사 논쟁이 신문과 방송을 뜨겁게 달구더니 최근에는 잠잠해졌다. 언론의 주목을 받던 김모 할머니는 지난 6월 23일 인공호흡기를 떼어냈고, 곧 사망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인공호흡기를 뗀 후에도 자발적으로 호흡을 하며 현재까지도 ‘생명의 박동’을 계속하고 있다. 김 할머니에 대한 판결이 있기 전까지 그동안 우리 대법원은 존엄사를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 1997년에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입원환자의 부인이 경제적 이유로 퇴원을 요구하자 의사가 이에 응하였고 이로 인하여 의사와 환자 부인이 살인죄로 기소되었다. 두 사람은 모두 2004년 6월 24일 대법원에서 살인과 살인방조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일명 ‘보라매’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에서 퇴원을 요청한 부인은 물론 의사까지도 처벌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대법원은 존엄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 보였다. 2008년 1월에는 식물인간 상태인 아들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내 죽게 하여 살인죄로 기소된 아버지에 대하여 광주지방법원에서 집행유예의 유죄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역시 존엄사는 인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번 김 할머니 사건에 있어 존엄사를 허용하
해도 참 너무들 한다. 공무원과 일반인 등 696명이 수년 간 나랏돈을 빼돌린 것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본보 29일자 8면 보도) 우리가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부끄럽다. 나랏돈을 횡령한 부류는 공무원뿐만이 아니다. 군인, 농민, 성직자, 대학교수, 시민단체 활동가, 중소기업 대표 등 다양하다. 검찰은 지방자치단체 복지예산 비리를 단속해 전국적으로 수사를 벌여온 결과 국가 보조금과 출연금을 가로챈 152건을 적발해 636명을 처벌했으며 이 중 133명은 구속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가로챈 국가예산은 무려 1천여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짓들을 했다. 서울 양천구와 전남 해남군에서는 장애인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에게 지급돼야 할 보조금을 도둑질했는가 하면 육군 원사와 양곡 도매업자가 서로 짜고 군량미 3천550가마를 빼내 되팔았다. 농기계 실적 보고서를 위조해 면세유 8억6천만원어치를 받은 농민도 있고 한 종교의 지도자급 인사는 가짜 서류로 국고 보조금 60억을 타낸 혐의가 드러났다. 교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납품업자들과 짜고 사지 않은 실험 기자재를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정부 출연 연구자금 8억7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10.28 재선거 한나라당 공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광근 당 사무총장은 공천확정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원 장안구 재선거 후보로 박찬숙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정치신인인 박흥석 전경기일보 편집국장에게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여론조사 경선을 한번 더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박 전 국장은 이를 단호하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해봤자 결과를 뒤짚을 만한 상황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인지도가 높은 인사에게 우월적인 지위를 확인해 주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점을 모르는 이는 없다. 공천을 하는 기준에는 개인적인 정치철학, 걸어온 길, 사회적 경험, 덕망, 도덕성, 또 지역구를 책임지고 이끌만한 리더쉽과 포용력 등 여러가지 평가기준이 있겠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10.28 재선거에서는 여론조사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애시당초 여야 모두 거물급 인사를 들먹이며 낙하산 공천 움직임을 보인 것과도 연결된다.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켜 정책대결보다는 바람을 통한 몰표를 노리는 선거전략에 불과하다. 즉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음을 의미한다. 이번 10.28 재선거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흔하게 등장하던 경선을 거친 곳은 단 한 곳도 없
궂은비 내리는 날/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리 들어 보렴/···중략.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느냐마는/왠지 한 곳에 비어 있는/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중견가수 최백호씨의 히트곡 ‘낭만에 대하여’ 가사중 일부분이다. 평일은 웬만하면 밤 11시 전에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만 일요일은 12시를 넘긴다. 70·80년대 스무살 무렵의 처녀총각이었던 선남선녀들을 위한 프로그램 ‘콘서트 7080’이 방송되기 때문이다. 11시 반쯤 프로그램이 끝나지만 옛날 청순하던 가수에게서 세월의 흔적이 흘러간 뚜렷한 얼굴로 열창하거나,혹시 노랫말이 가슴에 와 닿는 것 이라도 있으면 뭔가 뚜렷하지 않은 과거를 회상하느라 약간 멍한 상태로 12시를 넘기게 된다. 며칠전 이 프로그램에 최백호씨가 출연했다. 분명히 웃는 눈인데 우수에 차 있고 우수에 차 있지만 웃는 눈이다. 웃음 또한 활짝이 아니고 슬쩍, 씩 웃는다. 분위기도 닮았다. “아마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가 젊은 날과 차츰 멀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