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 옷가게가 있고 식당이 있고 대포집이 있다. 없는 게 없다. 꼭 한 가지 책방은 별로 없다. 대학가 서점도 눈 씻고 애써 찾아야 한 두 곳쯤 눈에 뜨인다.주변 호화로운 카페나 옷 가게에 비해 초라한 모습이다. 젊은이들의 독서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말 도서구입비 지출액은 가구당 1만3천 원 선, 자장면 세 그릇 값도 안 된다. 장신구 구입비 6만 원 선에도 못 미치는 세계 최하위권이다. BBC인터넷 판에 보도된 내용이다. 책은 교양의 표식이요, 지식의 저장매체다. 책이 주는 지적상상력보다 치기어린 외양의 멋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 젊은이들의 사고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책 읽기는 지성을 갖추는 첫째 조건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삼다’의 원칙은 오늘날에도 적용된다. 책 읽기에 정해진 규범은 없다. 많이 읽을수록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꼭 학문에 뜻을 두어야만 책을 읽는 것이 아니란 말로도 풀이할 수 있는 것이다. “너희들이 만일 책을 읽지 않는다면 이는 나의 저서가 쓸모없게 되는 것이다. 나의 저서가 쓸모없게 되면 나는 할 일이 없게 되고 병이 들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너희들이…
오늘 개최되는 남북 간 제2차 개성 실무회담 결과가 크게 주목된다. 지난 4월 21일 제1차 개성공단 사업 관련 당국자 간 접촉 때 북측은 우리측이 요청한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면담을 무시하고,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들의 노임 인상, 개성공단 ‘토지 임대차 계약’의 재계약, 2014년부터 징수하기로 했던 토지사용료를 2010년으로 앞당기는 것 등 우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채 접촉을 끝낸 바 있다. 접촉이던 회담이던 만남의 형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회담은 양측 합의로 이뤄지는 것인만큼 양측 모두에게 현안에 대한 문제 제기와 요구 기회를 줘야 하는데 북측은 우리측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 유감스럽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하지만 남측과 영원히 결별할 생각이 아니라면 회담 방식만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회담이 어떤 결과를 거둘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북측이 4.21 접촉 때 우리측에 통고했던 개성공단 관련 조건들을 재확인하는 최후 통첩을 할지, 아니면 우리측의 수용 여부를 묻는 유화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할 수 있다. 또 우리측이 일관되게 요구한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면담 문제에 대해 긍정적 답
시국선언과 반시국선언으로 이어진 노 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과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2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조짐 등으로 나라가 극도로 혼란스럽다. 그런데 여야간의 주도권 잡기 기싸움은 말할 것도 없고, 각 정당 내부의 갈등과 분열로 정신없는 정치권은 문제 해결의 기대를 주기보다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을 뿐이다. 작년에 시작된 미국 발 경제 위기가 다소 상승하는 기미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최근 실업자 수가 3백만에 가깝다는 통계가 말해 주듯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런 와중에 강남의 한 클럽이라는 곳에서 수 십 명의 젊은이들이 무더기로 마약 파티를 열다 붙잡혔다는 뉴스가 터져 나와, 대다수의 일반 국민들을 힘 빠지게 만들었다. 이런 뉴스들을 접하며 지금 우리나라가 제대로 갈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심히 걱정이 된다. 선박건조, 컴퓨터 보급률, 반도체 생산에서 세계 1위인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OECD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한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사실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지금 우리가 가
틀린 글자, 잘못 쓴 글자를 오자(誤字), 빠진 글자를 탈자 또는 낙자(落字)라고 한다. 단행본, 잡지, 논문집, 교재, 신문에 이르기까지 글자가 쓰이는 간행물에 숙명적으로 따라다니는 것이 오자와 탈자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오·탈자는 용납될 수 없다. 그래서 출판 또는 인쇄업계 종사자들은 오·탈자가 불량상품이라는 인식 아래 오·탈자 없는 간행물을 만들려고 애쓰지만 줄기는 커녕 증가하는 추세다. 그래서 생긴 말이 “교열에 왕도(王道)는 없다”인데 따지고 보면 핑계거리 말장난에 불과하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인쇄 기술은 전근대적 수준이었다. 기자(작가)가 쓴 원고를 문선공이 한 자, 한 자 채자해서 식자(植字)한 뒤 조판(造版)해서 지형(紙型)을 뜬 다음 인쇄하는 방식이어서 오·탈자가 생길 소지는 너무 많았다. 오·탈자는 엄청난 사건이 되기도 했다. 1955년 3월 17일 당시 공보실장 갈홍기는 동아일보 취체역 사장 최두선과 발행인 국태일 앞으로 한 장의 공문을 보내는데 다름아닌 ‘정간처분 통지서’였다. “동아일보는 1955년 3월 15일자 1면에 ‘한미석유협정초안(韓美石油協定草案)은 이 대통령의 귀경을 기다려 최종적인 재가를 받으리라고 한다’라는…
지난 5월은 슬픔이 큰 달이었다. 전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많은 국민들이 애도하였다. 고인이 남기신 말씀에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구절이 남은 사람들을 숙연하게 하였다.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군가가 살아 있는 동안 많은 일을 하고 많은 업적을 쌓았다고 하더라도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아쉬움이 남고 회한이 느껴진다면, 행복한 삶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사는 동안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풍족함을 누렸다고 하더라도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고독하고 외로웠다면 죽음을 맞이하는 당사자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 힘들고 괴로울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냐 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두어 달 전부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존엄사에 대한 문제도 행복한 죽음에 대한 것이다. 치료가 어려운 병을 얻어 기계와 약의 힘으로 생명을 이어갈 것이냐, 아니면 다가올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할 것이냐의 문제가 법의 준수와 정당성과 상치되면서 발생한 것이다. 기존의 법 테두리에서는 의학적으로 생명 연장이 가능한 환자에 대해서 의료행
국내에서 마약 복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몰라도 너무 몰랐던 마약실태를 뒤늦게 알게 되어 더욱 충격적이다. 서울, 젊음의 거리로 알려진 강남지역 유흥가들이 마약의 온상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아직은 마약의 안전지대로 믿어왔던 터라 그 충격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아편전쟁을 역사에서 배우면서 ‘마약=아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편쟁이’들은 무섭고 추악한 범죄자일 뿐 선량한 시민들과는 전혀 다른 세상 사람들로 젖혀두고 있었다. 지난 4월 연예인들의 마약스캔들이 몰고 온 사회적 파장이 이렇게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니 아연실색, 경악스러울 뿐이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마약을 상습적으로 사용해 온 이들이 대부분 상류계층의 젊은이들이었고 이들은 마약복용에 대한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냥 평범한 일상 속의 한 부분처럼 술 마시고 떠들고 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마약을 사용해 왔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고 두려울 뿐이다. 일부 업소에서의 공공연한 마약제공도 믿기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 범죄조직이나 일부 특수층에서만 통용되는 줄 알았던 갖가지 마약들이 이제는 우리 생활 속에까지 깊숙이 침투하게 된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지자체별로 추진하고 있는 출산장려 정책들은 한마디로 별 실효가 없는 것들이다.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장려금의 규모라든가 그나마 지급기준일을 명시해 지급을 회피하는 사례는 문제의 중요성을 감지하지 못한 정부측의 안일한 대처라고 말할 수 있다. 출산장려 정책이란것이 어디 지자체별로 둘쭉날쭉 해야할 사안인가. 수원시는 지난해 3자녀 이상 출산 시 50만원 상당 유아용품 구입상품권을 지급하는 제도를 지난 1월1일부터 현금지원으로 개선했다. 둘째 자녀 낳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마당에 셋째 자녀부터 그것도 고작 5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이 수원시의 출산장려 정책이다. 이외에 자치단체별로 특성에 맞는 여러가지 사업들을 펼치고 있지만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본보 9일자 보도) 남양주시에 사는 한 산모가 둘째 아이를 출산했지만 남양주시에 이사온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출산장려금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산모가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구리시에서는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그러나 결과는 ‘노’다. 구리시도 현재 주소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출산장려금 신청자격에서 제외시켰다. 결국 이 산모는 출산장려금을 지급받지 못했
몇 년 전 시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인으로 문태준씨가 선정됐다. 참으로 본인에게는 어떤 큰 상보다 영광스러웠으리라.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인데 동도(同道)의 길을 걷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건 무엇보다 유쾌한 일이다. 그런데 이 문 시인이 “대학시절 다른 건 그만두고 신경림의 농무(農舞)만 부지런히 읽으면 최소한 중간치 시인이 될 것이다”며 문학 동아리 선배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도대체 신경림 씨가 누구이기에... 호기심이 생겨 일찍 농무를 읽어 본 적이 있다. 장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오동나무에 매어 달린 가설무대/구경꾼들이 돌아가고 난/텅 빈 운동장/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주 집에서 몰래 술을 마신다/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중략) /보름달이 밝아 어떤 녀석은/꺽정이처럼 울부짖고/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헤헤대지만/이까짓 산 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중략) /한 다리를 들어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문학, 특히 시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교본(敎本)이 된 농무의 일부분이다. 시를 좋아하지만 평가 할 정도의 소양(素養)에는 턱도 못 미치지만 뭔가 가슴에
권력을 쥔 자가 세상을 움직이는 사례는 비단 정치판에서만 빚어지는 일은 아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도매시장에서도 수십 년간 이어져 왔고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야채 중도매인들에게 물건을 공급해주는 도매법인들이 일례다. 도매법인들은 시장이 들어선 이후 16년이 넘도록 농수산물 관련법에 따라 최소한의 물량을 공급해왔다며 중도매인들의 물량확대요구를 외면해왔고 이로 인해 야채 중도매인들은 매일같이 새벽시간에 서울 가락동이나 구리도매시장으로 2~3시간에 걸쳐 왕복해가며 부족한 물건을 구입해오는 고충을 겪어왔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본지가 지난 1월부터 5차례에 걸쳐 집중보도하는 과정에서 공론화를 이끌어내면서 도매법인의 물량확대와 관리사무소의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이행 합의서를 도출했다. 합의 내용이 앞으로 잘 지켜진다면 야채 중도매인들은 잠도 못자고 타 시장을 왕복하거나 매출저조로 벌금을 물고 쫓겨나는 등의 삼중고를 더 이상 겪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충분한 물량으로 매출증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도매법인도 수익이 높아져 시장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년간 그래왔듯이 관리사무소의 체계적인 관리 없이는 권력을 쥐고
공원은 자연공원과 인공적으로 조성한 도시공원으로 나눈다. 자연공원은 국립공원과 도립공원으로 분류한다. 도시공원은 도심지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을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원이다. 도시공원은 깨끗한 공기와 푸른 녹지의 필요성에 따라 심신을 휴양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졌다. 뉴욕의 중앙에 있는 센트럴파크가 그 좋은 예인데 340ha의 광대한 넓이로 조성되어 있다. 그후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도시의 내부 또는 주변에 공원을 설치하게 되었고 근대도시계획에 의한 공원의 개념이 확립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의 일이다. 한국도 세계적인 공원조성 추세에 따라 공원법이 1967년 3월 3일 법률 제1909호로 제정 시행됨으로써, 1967년 12월 29일자로 지리산 일대 438.92㎢를 국립공원으로 처음 지정·공고했다. 1988년 국립공원은 대소 20개소에 6,097.04㎢(육지 3,757.67㎢, 해상 2,339.37㎢), 도립공원은 1970년 6월 최초로 지정된 경상북도의 금오산도립공원을 비롯하여 대소 21개소에 면적 799.19㎢에 이르렀다. 그후 국립공원의 재조정을 통해 현재 국립공원 면적은 총 6,580㎢에 이른다. 80년대 들어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심지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