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인류는 이 나라, 저 나라 할 것 없이 길을 잃기 시작하였다. 문명은 발전한 듯하였는데 그 문명이 길 잃은 문명이 된 것이다. 이런 처지를 살핀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가 한 말이 있다. “오늘의 인류는 목표는 있다. 그러나 그 목표에로 나아갈 길이 없다” 길은 희망이자 도전이다. 한 시대의 역사이며 문명이기도 하다. 개인에게도 민족과 국가에게도 아무리 고상한 목표가 있을지라도 그 목표에 도달할 길이 없다면 그 목표는 헛되이 사라지고 만다. 로마제국은 돌을 고르게 깔아 길을 건설하였다. 그 길이 이태리 반도에서 독일까지 이어졌으니 그들의 수고와 집념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로마제국의 길은 누구도 그 길을 벗어날 수 없는 시작과 끝이 정해진 길이었다. 중간에 막히게 되면 목표에 갈 수 없는 길이었다. 그러나 유목민들이 닦은 실크로드는 달랐다. 곳곳에 쉼터(역)가 있고 사람들이 그 쉼터 사이를 오갈 수 있는 길이었다. 한 곳이 막히면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길이었다. 로마의 길이 보병의 길이라면 유목민의 길은 기병의 길이었다. 로마의 길이 중앙집권형이었다면 유
112신고는 비상벨이다. 경찰의 비상벨은 범죄나 사고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아주 특별한 수단이다. 비상벨은 언제 사용해야 할까. 경찰의 도움이 절실할 때 사용해야 옳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귀가하는 가족이 조금 늦어지고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로 신고하고 휴대폰 위치추적을 요구한다. 달리는 차량이 과속을 한다거나 서행하니 눈에 거슬린다고 하지도 않은 음주운전으로 신고한다. 이런 신고는 ‘아니면 말고’라는 무책임한 신고다. 지난달이었다. 신고자의 딸이 동료들과 모임을 갖고 귀가 시간이 지나도록 들어오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출동하고 휴대폰 위치추적까지 들어갔다. 신고자의 딸은 노래연습장에 들러 노래를 불렀고 음악소리가 커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범죄로부터 피해는 없었다. 며칠 전에는 이런 신고가 있었다. 앞서 달리는 차량이 음주운전을 하니 출동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차량번호와 색상을 알려주고 진행 방향까지 알려준다. 관할 지구대와 가까운 경찰서에서 동시에 출동해 확인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여성이 늦은 밤까지 귀가하지 않는다면 범죄를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가는 차량의 운전습관을 탓
하루가 멀다 하고 난폭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및 형사사건들이 언론보도에 등장하고, 인터넷상에는 자기 차 앞으로 끼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화를 주체못해 도로에 내려 싸우는 운전자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넘쳐나고 있다. 예전에는 막상 가해자를 처벌하려고 해도 법규가 정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고 처벌 수위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2월 12일부터는 새롭게 바뀐 도로교통법이 시행됨에 따라 난폭운전자의 처벌수위는 상당히 높아질 예정이다. ‘난폭운전’이란 ▲신호 및 지시위반 ▲진로변경 금지위반 ▲중앙선 침범 ▲급제동 금지위반 ▲속도위반 ▲앞지르기 방법 및 방해금지 위반 등이다. 이같은 행위를 두가지 이상 연달아하거나 한가지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구속이 될 때는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형사입건시 벌점 40점, 특별교통안전교육이 실시된다. 이번에 바뀐 난폭운전자 처벌 규정은 미국의 처벌 수준과 동일하게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해운전자에게 특별교통안전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과 달리 미국은 정신과 치료를 의사와 일대일(1:1)로 받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한번 집고…
귀가하는 길에 마주친 그저 평범해 보이는 10대 남자, 오빠 같은 이 사람이 갑자기 중3 여학생의 가슴을 더듬고, 교복 치마안쪽으로 손을 뻗었다면…. 경찰에 임용된 뒤에 처음으로 받은 신고 내용이다. 여러분의 자녀, 조카, 동생이 이런 피해를 당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쉬쉬하고 있다. 혹시나 위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 집안망신, 앞으로 장래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만 신경이 곤두서지, 직접 피해를 당한 당사자에 대한 배려는 지나칠 정도로 순위밖에 있는 듯하다. 당사자는 죽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찢어질 것이며, 가해자를 죽이고 싶을 것이다. 이제 막 피어나는 새싹과 같은 이들이 무참히 짓밟혀 혼자 일어서지 못할 정도임에도 그저 주변인들은 주위에서만 맴돌고 있다. 더욱이 위와 같은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경우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재범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성범죄가 으슥한 곳, 남들의 시선이 덜 가는 곳, 조명이나 외부인의 도움이 덜 한 곳 등에서 이뤄짐에 따라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곳에 경찰력을 투입하여 순찰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그것만이 최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고 이것은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이러한 행복, 가치, 존엄은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의 재물이나 재산을 함부로 탐해 몰래 취한다면 그것은 법에 어긋나는 행동이며 그에 따른 처벌과 책임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이렇듯 범죄자들은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오늘도 우리의 주변에서 먹잇감을 노리며 거리 곳곳을 활보한다. 이러한 자들에게 빈틈을 보인다면 우리는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고,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발생하는 범죄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숙지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의 예는 타인의 재산을 노리고 침입 절도를 하는 자들에 대한 대처이다. 첫째, 저층 아파트나 고층 아파트를 가릴 것 없이 외출 시에는 항상 베란다 창문이 잠겼는지, 장기간 여행이나 외출 시 꼭 확인하는 습관을 생활화 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외출 전 자신의 집 앞 현관에 있는 신문함이나 우편물 함을 비우고 외출해야 할 것이다. 장기간 출타로 인해…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미 경륜과 재주를 겸비한 여러 인재들이 앞으로 4년 동안 20대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저마다 헌법이 부여한 신성한 소명을 어떻게 완수할 것인지 포부를 밝히면서 선거에 뛰어든 상태이다. 우리 유권자들은 이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평가하여 신성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그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이러한 선거는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의 담지자’인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고 그에게 권력을 위임하는 신성한 의식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정치일정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생기는 부분이 몇 있다. 우선 국회의원선거의 기본 뼈대가 되는 선거구획정안이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되어야 한다.’라는 공직선거법의 규정을 어겼을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시한인 2015년 12월 31일까지 훌쩍 넘어 선거를 불과 40여일 남기고 결정된 것은 너무도 아쉽다. 물론 선거를 치르는 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나 이는 유권자를 배제하고 선거를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용납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유권자가
국민이 절박한 위험상황에서 112를 통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면 경찰은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 범죄를 예방·제압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매년 급증하는 112신고로 인해 위험에 처한 국민이 제때 구조받을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경찰이 국민들의 필요요소를 모두 해결할 수 없는 시점에 직면해있다. 1980년대 미국에서는 급증하는 신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차별적 경찰대응’을 최초 도입, 신고 상황에 따라 ‘긴급성과 대응수준을 등급화’해 불필요한 출동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출동대체 수단’을 마련했다. 우리 경찰도 15년 11월부터 급증하는 112신고에 대한 경찰대응의 효율화를 위해 긴급성을 토대로 한 ‘출동·비출동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코드분류를 세분화’하여 우선순위에 따른 차별적 대응을 강화하고 긴급신고사건에 대한 역량을 집중, 단순 민원성 신고는 출동치 않는 112신고 경찰대응 효율화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세부적 내용으로,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거나 우려되
교통조사계에 근무한지 이제 1년이 지났다. 지구대에 근무할 당시 오토바이관련 신고를 많이 접했었지만 내가 직접 사고를 조사하게 되니 얼마나 안전모 착용이 중요하고, 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 일 수 있는지 크게 느끼게 되었다. 도로교통안전공단에서 조사한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승용차 교통사고는 연평균 0.7% 증가한데 반해, 이륜차 교통사고는 4.7%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중 이륜차 사고를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승용차 교통사고에 비해 약 2.7배 높고, 사망자의 35.4%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머리손상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73%로 가장 많았다. 그나마 겨울철에는 날씨가 추워서인지 여름보다는 안전모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도 여러 가지 이유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거나 설사 착용을 하더라도 턱 끈을 잘 조이지 않은 채로 운전하는 운전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오토바이 운전자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고용주도 종업원들에게 안전장비를 착용토록 함과 동시에 안전장비 구축과 안전운행을 하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안전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느끼며,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 多重知能)에서 학습과 관련된 두 가지 지능은 ‘언어지능’과 ‘논리 수학지능’이다. 언어지능은 구어와 문어에 대한 민감성, 언어학습능력,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언어 활용 능력 등을 포함하고 있다. 법률가, 웅변가, 작가, 시인들이 상당히 높은 언어 지능을 소유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이나 말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유창하게 표현하고, 말과 글로 표현된 내용을 잘 기억하는 지적능력을 말한다. 물론 사람은 특별한 장애가 없는 이상 말을 할 수 있기에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언어지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언어지능이 높은 사람은 언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농담을 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 남을 웃게 만들고, 말이나 글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강점을 보이기도 한다. 개그맨 김영철은 지난 2001년 캐나다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영어에 능숙하지 못했던 탓에 제대로 된 말 한 마디 못하고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글로벌 개그맨’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
노인학대가 사회문제로 이슈화되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노인인구의 증가, 노인부양에 대한 인식 및 형태변화, 가족구조의 변화 등 사회문화적 변화와 함께 2004년 개정된 ‘노인복지법’에 노인학대를 법제화하고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운영되면서 본격화되었다. 노인복지법에서는 “노인학대라 함은 노인에 대하여 신체·정신·정서·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노인학대란 노인을 스스로 자기를 돌보지 않거나 노인의 부양이나 수발을 담당하고 있는 부양자가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노인에게 신체적·정서적·성적·재정적 손상을 가하거나 부양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인학대의 80%가 가까운 가족에 의해 발생하며 학대 장소 또한 80% 이상이 가정 내부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신체적 학대보다 무관심, 멸시 등 외부로 노출되기 힘든 정서적인 학대가 더 많다. 도움이 필요한 힘든 시기에 가장 위로를 받아야 할 가족에게 학대를 받는 노인들이 증가하면서 정신적·신체적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