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를 저질렀거나 행정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해 지역주민이 ‘탄핵’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도내 소환대상 1호가 누가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보 5월 16일자 참조) 정부가 1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민소환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의결함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이 제도가 시행되지만 임기 개시일 1년 이내, 임기만료일로부터 1년 미만, 소환투표를 실시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는 소환투표를 청구하지 못하므로 이제도의 사실적 시행을 7월 1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제도는 주민이 자신의 손으로 뽑은 선출직 공무원을 해임시키는 제도이므로 일단 당선되면 임기가 보장되었던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장치로 작용할 것이다. 이 제도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도편추방제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광범위하게 실시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너거의 등장이 바로 주민소환 된 전임 주지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주민소환제는 일찍부터 도입이 추진되었으나 정치권의 소극적 태도로 차일피일 미루어지다가…
작년 가을 햇살을 받을 때마다 은빛으로 빛나며 출렁이던 나뭇잎들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산 아래 사람 사는 세상에서부터 차 올라와 산 정상까지 덮었던 눈이 녹아 내린지도 제법 오래건만 쉐난도(Shenandoah)의 숲은 아직 쓸쓸했다. 4월의 끝을 지나고 있건만 숲길은 아직 외로웠다. 빈 나뭇가지들만이 찬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움츠린 때문인지 나무들도 외로워 보였다. 아직도 이 숲을 떠나지 못한 채 그 곁에 머물러 있던 겨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빛바랜 겨울이 숲길 서성이며 아직은 지나는 이 없는 길을 지나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하얀 얼굴이었다. 나도 바라보았다. 숲처럼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나처럼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지난 가을 온 산을 불태우듯 타오르던 나뭇잎들을 한 잎도 남겨두지 않고 거두어 간 이 겨울도 나처럼 여린 새싹 움트는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제 갈 길로 떠나기 위해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숲길을 따라 걷는다. 저만치 의자가 보인다. 지난 가을 오랜 동안 앉아 쉬었던 의자이다. 겨우 내내 찾은 이가 없는 듯 쓸쓸해 보인다. 낙엽조차 떨어져 있지 않다. 물끄러미 바라본다. 샛노란
독일을 방문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14일 베를린에 있는 독일외교협회 청사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여 “노무현 정부는 6자회담과 연계하거나 병행해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8.15)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으며,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지난 정권에서 남북한 정상이 만난 데 이어 노무현 정부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그래야 다음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함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를 제창하여 이목을 받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한 문제를 북한핵 문제 해결과 연관지어 6자회담의 틀 안에서 검토하고 남북한 정상회담을 희망하되 서두르지 않는 노무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그 시한을 8월 15일로 못 박아 시기론으로 훈수하는 한편 남북한 정상회담을 대통령들이 정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촉구함으로써 자신이 터놓은 이 회담을 역사 속에 각인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획기적인 기틀을 마련했으며,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5일,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BDA)의 북한 자금 송금이 실현되면 2.13합의에 따른 핵 시설 가동중지 조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핵 시설 가동 중지 후에는 미국과 불능화 단계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표는 미국이 이른바 BDA해법을 제시한 이후 북한 측의 공식적인 첫 반응이어서 사태 해결의 길이 열린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북한 측의 반응으로 봐서는 아직도 송금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만일 송금이 실현된다면”이라는 표현은 미국의 해법이 정말 최종적이고 완벽한지를 지켜보고 있다는 뜻도 담겨 있다. 미국 측 언론은 그 동안 BDA해법과 관련, 너무도 많은 추측 보도를 해 왔다. 지난 4월에는 북한이 은행 앞에 트럭을 대놓고 돈을 실어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든가, 또는 북한이 돈을 찾아갈 길이 있는데도 일부러 돈을 찾지 않고 있다든가 하는 오보를 예사로 실었다. 이는 미국 일부 언론의 무책임성과 반북 보도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 발표에서 송금 작업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면서 송금이 완료되면 “국제 원자력 기구 실무대표단도 초청할 것이며 미국 측과는 핵 시설 가동 중지 후
올들어 언론들이 대선의 중요성을 여러 각도로 조명해 주면서 매니페스토 운동의 확산, 정책선거를 위한 정치권 및 유권자들의 관심과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 방송들은 방송사의 주요 뉴스시간을 이용하여 짧지만 의미 있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으며 신문들 또한 칼럼이나 대담 등을 통해 각 신문사가 갖고 있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에 대한 의견들을 심심치 않게 소개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한 위원장 신년사를 통해 매니페스토 운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올 한해 대선과정에서 전개될 매니페스토 운동에 적극 나설 것을 언론에 비칠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2007년 대선 매니페스토의 3가지 기본 목표 2007년 대선 매니페스토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기본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먼저 정해진 일정에 맞추어 각 정당의 당 대회 승인을 받은 문서화된 매니페스토가 발표되어야 한다. 즉 유권자인 국민들이 후보자의 매니페스토를 충분하게 토론하여 제대로 알고 선택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국민적 검증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후보자는 정해진 시기에 국민들이 검증 가능하도록 기본요건을 갖춘 매니페스토를 문서로 발표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문서화된 후보자의 매니페스
최근 몇 년간 통신수단 중 하나인 휴대폰이 청소년 및 학생들에게도 매우 급속하게 널리 보급되었다. 휴대폰이 맨처음 등장할 때 청소년들이 무턱대고 사용하여 발생하던 정보이용료 등으로 인한 과다 요금문제와 같은 논란은 이동통신사의 여러 가지 학생요금제도와 사회적 공론화 등의 영향으로 대체로 조용한 편이다. 문제는 학생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사용하는데 따른 면학분위기 저해 등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바라보는 이른바 부작용 문제와 과다사용에 따른 중독현상 문제이다. 사실 현재 우리 어른들만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소지하고 있는 휴대폰 기능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중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몇 가지나 될까? 대다수 어른들에게 휴대폰은 단순히 걸고 받는 것과 약간의 문자를 주고받는 것이 전부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사용하는 항목은 음성통신수단, 문자수단, 사진촬영, 동영상촬영, 녹음기능, 이메일, 인터넷접속, mp3기능 등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그러한 기능들을 곰곰이 살펴보면서 어른들이 느끼는 감정은 이러한 수많은 휴대폰기능이 어쩌면 성인들보다는 청소년들을 소비대상으로 한 게 아닌가 반문해 볼 정도이다. 더군다나 모든 가정에서 부모들이…
중앙선관위가 15일 올해 2.4분기로 각 정당에 지급한 국고보조금을 놓고 정가의 뒷말이 무성하다. 중앙선관위가 이날 지급한 국고보조금은 모두 71억1천929만원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22억4천481만원, 열린우리당 21억9천627만원, 통합신당 12억7천491만원 순이었다. 뒷말이 나오는 부분은 만일 통합신당의 의석수가 교섭단체에 못미치는 19석이었을 경우 국고보조금은 4억2천800여만원에 불과할 뻔했지만, 7일 열린우리당 유필우 의원이 탈당해 통합신당에 합류함으로써 무려 8억4천600여만원의 보조금을 추가로 받게 된 점이다. 또 국민중심당의 경우 이인제 의원의 탈당으로 의석수 5석이 무너져 하마터면 보조금이 평상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억6천여만원 수준으로 급감할 뻔했으나 무소속 권선택 의원이 보조금 지급 하루 전인 14일 입당함으로써 무려 3억7천805만원을 받은 대목이다. 물론 국고보조금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50%를 우선 균등배분하고 그 외의 정당 중 5석 이상의 의석을 얻은 정당에 5%, 5석 미만의 의석을 얻은 정당에 2%를 각각 지급하며, 그래도 남는 보조금은 의석수와 최근 총선 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는 규정이 있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국제법상의 영세 중립국의 지위를 보장받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자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구히 전쟁에 개입하지 않고 전쟁에 개입될 우려가 있는 동맹조약도 체결하지 않을 의무를 지는 동시에, 독립·영토보전 및 중립적 지위를 존중하고 보장해 주겠다는 약속을 다른 조약당사국으로부터 받고 있다. 해방 후 일본에 머물렀던 김삼규씨가 중립화 통일론을 선창하고, 6·25 전쟁 중 북한에 납치된 조소앙씨가 김일성 앞에서 남북한 중립화론을 역설한 바 있다. 박정희 정권이 1970년에 살벌하기 이를 데 없었던 유신독재를 감행하던 시절에는 야당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던 이철승씨가 ‘중도통합론’을 폈다. 그는 권력과 야당이 죽기 살기로 맞서 쌍방 간에 피해를 볼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며 정치하는 세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 현장에서 일리가 있었던 그의 담론은 권력과 밀착한 채 독재정권을 돕는 역할을 했다 하여 ‘사꾸라론’으로 몰리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유신시대에 민주화 운동에 가담하여 정론을 폈다는 이유로 한 때 강단에서 추방당했으며 ‘창작과 비평’이란 진보적 계간지를 이끌었던 서울대 명예교수 백낙청씨가 지
한나라당의 대선 주자의 한 사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4일 경선 규칙의 핵심 쟁점인 여론조사 하한선 보장 조항을 전격적으로 양보한 뒤 “아름다운 경선을 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것은 정치판이 여야당을 막론하고 분열과 쟁투 상황에서 앞날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 국면을 걱정해온 국민의 눈에 고뇌에 찬 결단으로 비치고 있다. 이 전 시장이 이날 자신의 캠프 사무실인 `안국포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힌 뒤 “많은 분들의 뜻을 받았지만 국민들의 여론과 당원들의 간절한 열망이 내 마음을 많이 흔들었다”고 표현한 점은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나라의 운명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민심은 진보냐 보수냐, 개혁이냐 안정이냐, 좌파냐 우파냐 라는 첨예한 화두를 둘러싸고 심각하게 분열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과거의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국민은 전자를 선호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의 지난 4년여의 정치 행태에 실망과 염증을 느끼는 국민은 후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것은 여권으로서는 정권 재창출이라는 배수의 진을 쳐야 하고, 야권으로서는 정권 교체를 실현해야 한다는 상반된 목표의 와중에서 국민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반영하고
국내 재계 9위의 재벌총수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1일 전격 구속됐다. 다른 일도 아닌 폭력혐의로 재계 고위 인사가 구속된 것 자체가 특이하다. 우리는 김 회장의 폭력혐의 자체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말 바꾸기, 경찰의 미심쩍은 수사경위, 한화그룹의 거짓 대응, 조폭 관련설 등 여러 가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인 이러한 도덕의식은 계층 간의 대립을 해소하고 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서 작금의 우리 사회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이다. 영국의 고위층 자제가 다니는 이튼칼리지 출신들은 예외 없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이 중 2천여명이 전사했고 포클랜드전쟁 때는 영국 왕실의 앤드루 왕자가 전투헬기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한국전쟁에는 밴 플리트 당시 미8군 사령관의 아들은 야간폭격 임무수행 중 전사했으며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도 참전했다. 중국 마오쩌둥 아들도 이 때 전사했다. 이 정도는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김 회장 아들의 일탈과 김 회장의 부적절한 처신은 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