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지난 10년 동안의 혹독한 경제불황을 털고 활기차게 일어서고 있다. 세계적으로 미국에 다음 가는 두 번째의 경제대국인 일본이지만 지난 10년은 일본경제에 있어 끔직하고 혹독한 악몽의 ‘잃어버린 세월’이었다.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면서 황금기를 구가하던 일본경제는 어물어물하다가 불황의 덫에 걸려들고 말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열도가 고스란히 가라앉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그래도 일본은 우리와는 달리 쌓아놓은 경제자산이 워낙 크고 많은 나라다. 세계 2위인 일본경제의 체력과 저력은 ‘잃어버린 10년’의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견딜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탄탄한 체력과 저력은 비록 10년만이긴 하지만 일본경제를 다시 수렁에서 빠져나오게 했고 회복의 길로 접어들 수 있게 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외형상으로 볼 때 위기라고 하기에는 성급하다. 국제수지는 흑자가 많이 나고 있고, 외환 보유액도 넉넉하다. 수출도 썩 잘 되고 있다. 그러나 외상보다는 안으로 곪는 속병이 더 무서운 법이다. 우리 경제 형편은 지금 가계부채는 너무 무겁고 투자는 몇 년째 꿈쩍하지 않고 있다. 이미 무거운 가계부채 때문에 소비가 일어나기 어렵게 되어 있고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목표로 한다는 이 나라에 끼니를 잇지 못하는 결식아동이 50여만명에 이른다는 한 조사 통계는 충격적이다. 끼니를 거르는 어린 아이들이 이 정도라면 하루에 밥을 한 두끼씩 굶는 어른들의 숫자는 그보다 더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벼가 들어온 기원전 2300년 무렵 이후 쌀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줄곧 정치 그 자체이자 경제였으며, 문화이고 또한 백성의 목숨이었다. 정치는 ‘백성을 배 부르게 먹이는 문제’를 가장 기본적인 목표로 삼고 출발한다. 정치의 이같은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물질이 풍요로 넘치는 현대라고 해서 크게 수정되지 않았다. 북한 정권은 ‘쌀은 사회주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쏟으면서 “사회주의가 이팝에 고깃국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고 인민을 선동했지만 끝내 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말았다. 북한은 지금 사실상 쌀 문제에 체제와 정권의 운명이 걸려 있다. 지금 그렇지 않아도 쌀 문제가 우리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니 FTA니 하는 등의 다자주의 무역질서 속에서 한국 농업은 생산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직
14일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1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와 역사인식 문제를 지적하고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등 회담 상대국 정상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은 국제외교 관례상 이례적인 일이다. ‘아세안 정상회담’ 중에 열릴 예정이던 한·중·일 정상회담마저 무산되는 등 외교적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마당에, 노 대통령이 국제회의 공식 석상에서 고이즈미 면전에 대고 ‘면박’을 줌으로써 앞으로 한·중·일 3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중국도 본격적인 외교적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다룸에 있어 중국과의 연대를 통해 대처하려는 정서가 있다. 그러나 중국과 연대하여 대응한다면 중국의 아시아 패권을 경계하는 미국과 일본의 불신을 야기하기 쉽고 일본의 우경화를 촉진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한·중·일 관계의 악화는 동북아를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으로 분열시켜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과거사로 인해 북핵문제, 경제협력, 문화교류 등 중대사안에 대한 한·일 간의 협력이 중단되어서는 안된다. 냉철하고 미래 지향적이며 성숙된 외교 자세가
동남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회담에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아세안 포괄적 경제협력에 관한 기본협정’과 ‘분쟁해결절차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인구 5억4000만명의 거대 아세안 시장이 조만간 열리게 됐다. 이만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 달리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을 개방하고 보호할지를 정하는 상품자유화협정 등 여정은 있지만 아세안 수출시장으로의 자유무역의 길이 열린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협정을 반길 수만도 없는 게 또한 우리의 처지다.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은 수출엔 청신호가 되지만 국내 농업부문과 중소산업에는 또하나의 시련을 안겨주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후속협상에서도 농산물시장 개방 문제가 최대 고비가 될 듯하다. 정부는 쌀 마늘 등 주요 농산물은 예외로 한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태국과 베트남 등은 쌀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농촌은 지금 가뜩이나 쌀 협상과 도하 농업협상이란 풍랑 앞에 놓여 있다. 아세안과의 내년 상품협정을 앞두고 공산품 분야에서 좀 양보를 할지라도 농촌 처지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협상
▨ “면죄부 받은 삼성이 검사들 월급줘라?” = 지난 14일 오후 검찰이 ‘안기부ㆍ국정원 도청’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발표는 지난 7월 22일 MBC 이상호기자가 ‘안기부 X-파일’을 특종보도한 이후 5개월 여 만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공운영 전 미림팀장의 집에서 도청테이프 274개를 증거물로 압수한 뒤 수사에 박차를 가한 검찰은 지난 8월에는 사상 초유의 국정원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어 김영삼, 김대중 전직대통령 재임 당시의 국정원장 전원을 소환 조사했다. 미림팀장 공운영씨와 도청 테이프로 삼성에 돈거래를 제의했던 박인회씨가 구속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 2개월ㆍ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김은성씨는 구속 기소돼 1심을 앞두고 징역 5년이 구형됐으며, 임동원ㆍ신건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다. 검찰조사를 받은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은 11월20일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그의 지인들은 김대중 정부 시설 신건원장을 모셨던 그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X-파일 수사는 의혹의 당사자에 대해 면죄부만 줬다
내년 경제를 밝게 보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은 물론이고 OECD에서도 2006년중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인 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중소기업, 자영업자와 일반인들이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지표들을 직접 체감할 수 있을까? 경제지표는 좋아지겠지만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금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5%의 경제성장률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도 체감경기를 우려하는 것은 왜일까? 무엇보다 먼저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와는 달리 잘 나가는 부문 중심으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생산 및 수출만 하더라도 IT산업, 대기업은 호황을 보이는 반면 비IT산업,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중 IT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3%(2003년 기준)에 불과한 반면 비IT산업에의 취업자수는 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의 몫이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중 하나라 하겠다. 다음으로 최
통계청이 공식적으로 파악한 우리나라 실업자는 지난 10월 현재 약 87만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나라 국민 가운데 이 통계수치를 사실로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떻게 집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는 현실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생각이다. 국가기관의 진단이 정확하지 못하면 그 처방 또한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지금 일자리가 없어 좌절 속에 빠져있는 실업자는 거의 한 가정에 한명 꼴이다. 어느 조사기관은 우리나라 실업자가 300여만명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기관에서는 최소 700~800여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어떻든 실업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크고 절박한 현안으로 떠오른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떤 국가 비전이나 정책도 공허할 뿐이다. 정치권은 지금 민심과는 완전히 다른 엉뚱한 곳에서 노닥거리고 있다. 사학법이니 북한 인권이니 과거사 정리니 내년 지자체 선거니 하는 것들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도대체 백성들 먹고사는 문제와 얼마나 상관이 있는 것인지 많은 국민은 알 수 없고 관심도 없다. 멀쩡한 나이에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돈벌이를 못하는 수십만, 또는 수백만
지난 주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는 학정과 기아로 인해 이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북녘 동포들의 참담한 실상이 핵문제 못지 않게 절박하다는 사실을 국민 일반에 새삼 환기시켰다는 데 보다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 대회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내고 “북한 인권을 위해 북한과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하면서 “생존권 없는 인권은 없다. 북한에 더 많은 식량·의약품·비료를 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함으로써 남·북이 더불어 잘 살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면서 과거 어느 정권보다 북한 주민 돕기에 열심인 집권여당이 이처럼 북한 주민의 인권을 돕기 위한 국제대회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동족인 북한 주민의 참담한 실상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식량과 의약품과 비료를 지원해주고 있고, 필요하다면 형편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북한 동포의 ‘세계 최악의 인권상황’도 모르는 척 외면할 수 없다. 그것은 우리와 한 핏줄인 동족의 절박한 당면문제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굶어죽지 않을 권리가 생존권이듯, 고문과 공개처형이 일상화돼
경기개발원에서 위탁·수행한 “지역균형정책이 지역 및 국가 경쟁에 미치는 효과 분석 연구”결과는 경기도민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수도권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할 경우 경기도내 총생산이 최대 2조8천억 원이 감소하고 후생도 최대 1조4천억 원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 때문이다. 서울시 역시 2조2천933억원의 총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지방의 총생산은 증가하지만 국가 전체에서 볼 때 총생산량이 감소되어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게 된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취업자도 7만7천5백여 명이 줄어들어 수도권내 고용감소 폭이 커지는 것은 물론 국가 전체 고용도 연평균 4만4천여 명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동등후생변화, 지니계수, 로렌츠곡선으로 평가한 결과 지역 소득분배는 개선되나 지역후생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관의 이전은 지역간 소득분배 개선에는 도움이 되나 국가경제의 효율성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주의적 가치를 분배정책에 도입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세계화시대에 국가경쟁을 약화시키는 정책이 되어 국민경제 발전과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국가적 손실을 감수하는 공공기관의…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 배려하면서 지켜보고 격려하고 기다려 주면서 칭찬할 수는 없는 것일까? 황우석교수측의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하는 과정에 오류나 실수도 있을 수 있다. 황교수팀이 세계최초로 배양했다는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럴드 새튼 미국 피츠버그대의 배아줄기세포 배양전문가이며 미즈메디병원연구원으로 황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도운 뒤 새튼팀에 합류한 여성연구원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한 핵심 인물이자 자신의 난자를 제공한 사람으로 이번 파문 후 잠적한 상태다.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것 같이 DNA검사를 통한 체세포와 배아줄기세포의 확인작업은 시료(試料)상태나 검사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는 등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잇단 의혹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켜오던 황우석 교수팀이 서울대를 통한 검증방침을 밝히겠다니 늦은감은 있지만 다행이다. 여기의 핵심 인물인 제보자가 누구이며 왜 무엇 때문에 MBC PD팀에 제보를 했는지 우선 풀어야 할 숙제다. 황우석팀도 애초부터 MBC측에 취재를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허용 했든지간에 취재에 응했으면 의문점에 대해 밝혀야 했다. 과학계에서도 이번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