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투신자살은 개인과 가족의 불행인 동시에 우리 경제계의 큰 손실이다. 고 정 회장은 남북협력사업의 선두 주자로서, 경직된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는데 일조를 했을 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건설 등을 통해 일부이긴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그는 대북사업에 관한한 1인자였고, 그가 확보해놓은 영역 또한 독무대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 그가 왜 갑자기, 그것도 투신자살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했을까. 자살 동기에 대한 추측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대북 사업의 부진과 실패 때문에 누적된 자금압박설이고, 다른 하나는 특검을 거쳐 대검으로 넘어간 ‘150억 +α’ 사건과 관련해 말 못할 ‘비밀’을 저승까지 가지고 갔을 것이라는 설이다. 자금 압박설은 이미 세간에 알려진 일이다.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은 초기 단계부터 정부 지원 아래 이루어졌다. 금융은 물론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 지원까지 정부가 도와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DJ 정권 퇴장 이후 사사건건 교착상태에 빠지기 시작했고, 아주 최근에 와서는 북핵의 영향까지 받았음직하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불거진 150억원 비자금 사건은 고인을 괴롭힌 결정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므로써 22만명의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가 구제되고, 외국인의 합법 취업이 가능해졌다. 산업연수생제도가 함께 존속되기 때문에 기업은 두가지 제도 가운데 어느 한가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산업연수생 제도를 존속시킨 가운데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면 외국인 근로자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산업연수생 제도의 폐지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어찌되었거나 갈팡질팡하던 외국인 근로자 취업문제가 법적으로 보장 받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지금까지 입에 올리는 것 조차 꺼려했던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까지 적용 받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노동문화의 이미지를 높였다는 점에서 평가할만하다. 그렇다고 해서 만사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들은 제도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인금 인상 요구가 불을 보듯이 뻔하고, 노동 3권까지 내걸고 집단행동을 할 경우 영세 중소기업으로서는 대응할 방도가 없다며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 같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절대 다수가 취업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그 파장이 클 것 같다. 따라서 이 문제는 법이 시행되는…
납세는 국민의 의무다. 반대로 징세는 국가의 권리다. 의무라고는 하지만 뜯기는 입장인 국민으로서는 즐거운 일이 아니다. 뜯어내는 정부의 입장이 어떤지는 경험한 바가 없어서 알 수 없다. 납세를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세금을 낸 까닭에 나라살림이 되고, 본인 역시 알게 모르게 혜택을 받게 된다고 생각하면 보람과 함께 자부심을 느낄만하다. 문제는 정부가 세금을 거둠에 있어서 공정, 투명하게 과징을 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유효적절하게 쓰고 있는가에 있다. 얼만전 경기도내의 각종세 미징수금이 천여억원에 달하고, 과오납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내야할 세금을 내지 않는 배짱 체납자도 문제지만 당연히 거둬들여야 할 세금을 거둬들이지 못한 공무원의 책임도 크다. 세정도 시대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다. 그래서, 1923년도의 수원면 예산을 알아봤더니 수입이 3만733원, 지출 역시 같았다. 수입을 충당하려면 세금을 매기고 거둬들여야 하는데 세목 가운데 ‘특별부과금’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에 해당하는 업종은 57개 업종인데 26개 업종은 과세하지 않았다. 과세 해당업종 가운데 기생은 매월 3원, 작부 2원, 인력거꾼 1년에 3원 50전, 자전거 1대당 2원, 승마용
각박한 세상인심 과는 다르게 최근 경기도에 아름다운 선행과 미담이 줄을 잇고 있다. 안양시 소재 삼덕제지의 전재준 회장이 300억원대의 공장부지를 시에 기부한 것을 시발로, 수원에서 40여년간 문구백화점을 경영해온 이홍종 사장은 100억원대의 재산을 복지재단 건립에 써달라며 쾌척하기도 했다. 선행과 미담이 진정으로 값진 이유는 그 자체로 사회를 밝게 해줌은 물론 또 다른 선행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두 선인의 뒤를 이어, 경기도 안산에 사는 정순덕·순봉씨 형제는 육영사업을 펼치다 고인이 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5억원을 도민장학회에 불우학생들의 장학금으로 기부,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고귀한 미담들이 속속 전해지는 가운데 안타까운 소식도 함께 들린다. 음성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가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는 검찰의 발표가 있었다. 올바른 기부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봉사활동에 매진한다는 것은 엄청난 자기희생을 감내하지 않고는 감히 엄두조차 못 낼 일이다. 오 신부는 자기 희생과 함께 잠자고 있던 사람들의 선한 마음씨를 일깨워 우리 사회에 희망의 등불을 밝혀준 시대의 선인이었다. 오웅진 신부가 세속의…
선거에 있어서 이슈선점은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전략의 핵심요소다. 클린턴의 재선을 이끌었던 선거전략가 ‘딕 모리스’는 『신군주론』에서 “대안을 끌어낼 수 있는 이슈 중심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더구나 그 이슈가 정치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면 더할나위 없다. 지난해 양대 선거에서 이슈선점의 중요성은 확실하게 증명됐다.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 이명박 현 시장은 ‘청계천 복원’이라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들고 나와 상대 후보를 압도할 수 있었다. 대선 또한 ‘新행정수도론’으로 이슈를 선점했던 당시 노무현 후보가 상대후보의 집요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쾌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밖에도 작년 양대 선거에서 공통적으로 작동됐던 주요 이슈가 또 있다. 상향식 공천제의 도입이 그것이다. 각 당의 후보를 과거처럼 하향식 밀실공천이 아닌 국민과 당원이 함께 참여한 국민참여경선제로 뽑는 것 역시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항이었던 것이다.당시 민주당은 대선후보를 국민참여경선제로 선출하기 위해 전국투어 국민경선을 전격 실시하여 선거전의 이니셔티브를 획득했다. 그것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요인 가운데 하나였음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
노무현 정부에 대한 ‘2003년 상반기 정부업무평가’는 미흡과 긍정으로 나뉘었다. 국무총리 심의기구인 정책평가위원회는 참여정부의 역점 추진 과제 가운데 18개 정책과제를 선정해 문제점과 개선방향 등을 제시했다. 이번 업무평가는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기대속에 출범한 노무현 정부의 초기 국정수행능력과 업적을 두루 짚어 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지적된 것 가운데 눈길을 끈것은 위기관리능력에 관한 것이었다. 화물연대 파업 등 대형 사회갈등 현안에 대해 관계부처간의 역할분담과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이다. 이는 참여정부가 대화와 타협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법적 대응이 밀려났다는 지적과 상통한다. 두번째는 북핵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계획을 둘러싸고 확고한 입장과 정책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이 주변국가와의 관련성이 강한데다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쾌도난마격으로 단안을 내릴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일부 애매한 말바꾸기와 혼선 때문에 국민이 불안감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또 위원회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6개 과제를 선정해 평가했는데 특별히 눈길을 끈 것은 청년층 실업, 노인복지,
예전 같았으면 너나없이 더위를 쫓느라 부채질을 할 계절인데 요즘은 부채질 하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 선풍기와 에어콘이 ‘부채자리’를 점령한 탓이다. 부채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있어서 좋고, 자연과 가까운 멋 때문에 친근감이 있으며 소박한데다 실용적이어서 누구나 가까이 했다. 그래서인지 부채에 얽힌 설화가 꽤 많다.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왕위에 오르자 견훤(甄萱)이 하신(賀臣)을 보내 축하하고, 태조 3년 9월에 공작 깃으로 만든 공작선(孔雀扇)을 바쳤다. 이는 정적관계이던 견훤이 왕건의 통치권을 인정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고려 의종(毅宗) 5년 4월부터 7월까지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자 임금은 부채를 쓰지 못하도록 금휘선(禁揮扇)의 영을 내린 적이 있었다. 이는 부채가 농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비와 구름을 날려 보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수령이나 무관 등은 연중 부채를 휴대하였다. 이는 더위를 쫓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가락이나 말 대신의 지휘 도구였다. 부채를 내려치면 견책이나 응징을 의미하고, 폈다 접었다를 거듭하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부채는 군신간의 애정과 신뢰의 매개 역할도 했다. 단오날을 앞두고 임금께 부채를 진상하면 임금은 진상 받은 부채를
경기도가 올해부터 100억원을 투자해서 산림 1만8천700여㏊에 대한 숲 가꾸기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그동안 산림녹화 차원에서 심어놓은 나무를 가지치기와 솎아베기 등을 통해 경제성 있는 산림자원을 육성하기 위해 실시된다. 도(道)는 올 사업을 시작으로 앞으로 매년 10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2만㏊ 가량의 숲가꾸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조림사업으로 도내 54만2천여㏊ 임야의 녹화는 대부분 이뤄졌으나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경제림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기도는 그동안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산림훼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던 곳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전국적으로 농지조성이나 공장 등의 건설사업 때문에 여의도 면적(2.94㎢)의 22배가 넘는 661㎢(2억평)의 산림이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에서도 산림훼손이 가장 심했던 곳이 바로 경기도였다. 경기도의 산림훼손 면적은 1천725.6ha로 타 시도에 비해 가장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는 곧 경기도의 개발열기가 다른 지역보다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자연을 훼손하는 난개발을 지양하고 친환경적 개발이 시대적 화두로 등장하고 있음을 유념
참여정부는 국가의 균형발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말 그대로 지역과 계층을 차별하지 않고 균등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니까 기대할만 하다. 일찍이 우리는 영남정권 시절 영남 우대, 호남 홀대라는 극단적인 지역주의를 체험한 바 있다. 이 같은 독식주의는 호남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종식되지 않아 마치 정권이 한풀이를 하고 있는 듯했다. 때문에 참여정부가 내건 균형발전정책은 신선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관련법을 개·제정하면서 선(先 ) 지방, 후(後) 수도권이란 괴상한 논리를 앞세워 수도권에 대한 혜택을 모조리 배제하고 있어서 신 차별주의 등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도는 엊그제 공식 성명을 통해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은 본질을 상실했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수도권에 대한 홀대와 차별을 계속 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역차별의 부당성을 성토하고 나섰다. 우리는 경기도의 주장과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말로는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수도권의 시민과 각계각층이 겪고 있는 피해와 고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공리공론에 가까운 대처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수도권이라고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이라는 용어가 정치권에 본격 등장한 건 아마도 지난 16대 총선 전(前)이었을 것이다. 당시는 소위 ‘바꿔열풍’이 휘몰아치던 때였다. 기성 정치인들의 부패상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정치권에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와중에 각광을 받은 게 바로 386정치인들이었다. 386의 선두주자는 김민석 전 의원이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래 최연소로 국회에 진출한 운동권 출신 386이었다. 그의 뒤를 이어 숱한 386들이 16대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무사히 국회입성에 성공한 이도 있었고, 선전했지만 아깝게 떨어진 이도 있었다. 16대 총선직후 허인회가 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 큰절을 올리는 장면은 386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어쩌면 순진한 것일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게 했다. 국민들은 386 역시 정치적 소신보다는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권력에 아부하는 또 하나의 정치부나방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의혹을 갖게 됐던 것이다. 16대 국회 개원 후에도 386은 여전히 여론의 시험대 위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광주술판’을 시발로, 서투른 정치행보로, 김민석 전 의원의 잇단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