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담겨있는 아름다운 서커스가 펼쳐진다. 과거 서커스에서 보았던 이미지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 재롱떠는 원숭이와 강아지도 없고 사람과 일심동체로 움직이는 코끼리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라이브 음악에 연극, 무용, 마임, 기계 체조 등 아름다운 인간의 몸짓이 무대를 수놓는다. 이것이 예술 장르로 승화된 ‘아트 서커스(Art Circus)’의 공연 모습이다. 각 예술 장르가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가운데 서커스도 예외는 아니다.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해 새로운(누보) 서커스의 원류로 자리잡은 프랑스 바로크 서커스단이 신작 ‘트로이’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16~19일까지 나흘간 공연되는 이 작품은 아시아 초연, 게다가 지역 공연장에서 기획초청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한다. 이번 공연에는 프랑스 누보 서커스의 거장이자 연출가인 크리스티앙 다케씨(65)를 비롯해 총 16명으로 구성된 서커스 아티스트가 무대에 오른다. ‘트로이(Troi)’는 호머의 ‘일리아드’ 가운데 ‘트로이전쟁’ 부분을 서커스로 재해석한 것으로 전통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저글링과 트램블린 묘기 등 절묘한 기술은 관객을…
▲ 한국의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의 공연을 앞둔 소감은. 안산의 관객들과는 이미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 안산과의 인연이 이어져서 기쁘다. ▲ 안산 공연에서 관객이 만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레이터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 등장보다 서커스를 통한 배우들의 숨소리가 중점이 될 것이다. 관객들이 서커스를 통해서 주제와 자연스러운 감동을 얻어가길 바란다. 굳이 이 작품의 줄거리라면 호메르는 인간이 삶을 배웠을 거라 생각하고 3천년이 지난 후 지상에 내려온다. 그런데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랑과 전쟁이다. 결국 관객이 감동 받는 것은 배우들의 몸을 통해서다. 몇 백번, 몇천번의 연습을 통해 숙련된 배우들의 몸짓이다. 이런 것이 바로 감동 아니겠는가. ▲ 다양한 국적의 배우, 연출가들과 일해 왔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러한가. 브라질의 두 배우와 칠레의 배우까지 외국인 세명과 함께한다. 외국인이라 다를 것은 없다. 그들의 작업방식과 기량이 가장 중요하다. 내년 아비뇽 공연으로 함께 할 커플은 스위스 광대와 그네곡예가 특기인 북한의 여배우다. 북한은 국립 서커스를 통해 세계 각지로 배우들을 진출해 내고 있다. 이 북한의 여배우 역시 스위스에서 10
“나는 누구인가? 내 존재란 무엇인가? 우주 안에서 인간의 길을 찾아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지요.” 양혜숙(45)씨의 작가관이다. 22년간의 경기지역 초등학교 미술교사생활을 접고 올해부터 전업미술가의 삶에 매진하고 있는 양 작가는 2004년 부천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8일 자신의 두번째 개인전을 끝낸 그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3단계로 이야기했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그는 ‘야생의 근원을 찾아서’ 구상작업에 열중했다. “불투명한 자기 존재의 깨달음에 대한 열망과 진정한 자유인이 되고자하는 내면의 몸짓이었죠. 정규미술교육이 아닌 오직 직관과 감수성에 의존한 그림그리기는 혼돈과 방황의 연속이었어요.” 구상작업에 회의를 느끼며 창조적 에너지마저 고갈됐을 때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리고 유화작품 외 물감과 시멘트, 모래 등 이질적 사물을 대입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당시 인식전환으로 2003년부터 축적된 시간에 대한 성찰과 인간존재와의 관계를 연작 ‘존재-시간의 층’으로 풀어냈다. 추상작업으로 선회해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해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다. “우주와 인간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시간에 대한 탐
사람들은 그를 부를 때 다니엘 헤니(27)라는 풀 네임보다 ‘헤니’라 부른다. 특히 여성들이 “헤니”를 부를 때의 뉘앙스는 굉장히 친근하고 부드럽다. 대부분 무조건적인 호의를 띠고 있다고나 할까. 한국인의 피가 섞인 이 잘생긴 혼혈 배우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봄의 왈츠’를 거쳐 스크린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내달 7일 개봉하는 ‘Mr. 로빈 꼬시기’(감독 김상우, 제작 싸이더스FNH)에서 그는 타이틀 롤을 맡아 상대 역인 엄정화의 유혹을 받는다. 개봉을 앞두고 13일 오후 광장동 멜론X에서 열린 ‘Mr. 로빈 꼬시기’의 제작보고회에서 헤니는 “나를 꼬시려면 잘 웃고, 재미있고, 유머 감각이 있어야 한다”며 웃었다. 그는 “나도 평범한 사람이다. 재미있고, 농담 잘하고 유머 감각 있는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질문은 통역의 도움 없이 알아듣는 모습을 보였고 간단한 대답은 한국어로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의사소통이 자유롭지는 않았을 터. 극중에서 헤니는 영어를 구사하지만 엄정화를 비롯, 제작진과의 소통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는 그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친구
“입시부담 털어버리고 공연장으로 떠나자!” 경기도국악당은 지난해에 이어 2006년 입시시험을 마친 중·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을 위한 특별프로그램 ‘청소년 전통문화소풍’을 마련한다. 내년 2월까지 신청에 따라 수시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무대 예절교육과 무대체험교실, 창작국악뮤지컬 ‘한국의 美-wedding’ 관람, 전통민속놀이 체험 등으로 이뤄진다. 참가를 원하는 학교 또는 단체는 전화(031-289-6421~7)로 신청가능하며, 생활보호대상자 자녀와 장애우 등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관람료) 전석 5천원. /류설아기자 rsa@
부천시립예술단은 부천시립청소년합창단 신입단원을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39명으로 지원자격은 만 13세부터 24세, 중·고·대학교 재학자에 한한다. 접수기간은 20~23일까지로, 부천시민회관 내 부천시립예술단 사무실로 우편접수하면 된다. 지원서류는 응시원서 1부(부천필 홈페이지), 재학증명서 1부, 응시료 1천원이다. 전형은 25일 오후2시 부천시민회관 내 청소년합창단 연습실에서 열리며, 반주자와 자유곡 1곡, 초견곡을 준비하면 된다. 예술단은 29일 합격자를 개별통지하고, 절차를 거쳐 부천시립청소년예술단비상임단원으로 위촉할 계획이다. 문의 부천시립예술단사무국 (032)320-3481. /류설아기자 rsa@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다른 종교를 갖고 살아간다. 하지만 다른 신앙임에도 그 근본은 같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정신문화 양식의 하나인 종교가 인간의 정신적 버팀목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종교적 색채가 짙게 묻어나긴 하지만, 마음의 위로를 안겨주는 책 두 권이 출간됐다. 강원도 영월 괴골마을에 사는 ‘서강지기’ 최병성 목사가 내놓은 ‘살아있어 기도합니다’와 불교 이해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황명찬 교수의 ‘개구리가 참선을 한다’가 바로 그것이다. ‘살아있어….’의 속 페이지는 화려하고 아름답다. 자연을 담은 생생하고도 아름다운 사진과 영혼에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는 시들이 엮여 있다. 기독교적 단어들이 타 신앙인들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만, 생명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전하는 사진들이 그 장애를 가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노래하는 삶에 대한 희망은 종교를 떠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개구리가….’ 또한 불교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기본은 희망을 전하는 삶의 지침서다. 저자는 30여 년간 자신이 마음을 다스리며 불교공부와 스행을 하면서 자녀들과 제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글들을 엮었다. 제목은 사소한 것이라
경인시조시인협회가 제18사화집 ‘경인시조문학’(유신기획)을 발간했다. 제5회 정운엽시조문학상 수상작 ‘눈높이풍경19-이사하는날’(최오균)과 제5회 경인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작 ‘불혹이후'(오숙경)등 회원 21명의 시조와 평론 등 91편이 실렸다. 정운엽시조문학상 김월한 심사위원은 “‘눈높이풍경19’가 시조형식의 의미율을 잘 살려 4수1편이 일관돼 시상의 흐름이 자연스러웠다”고 평했다. 사화집에는 서른 아홉살 아들을 앞세운 엄마의 절규 ‘떠나버린 분신’(정기명)과 ‘유서’ 연작(진성열)이 읽는이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한편 경인시조시인협회는 1986년 창립 후 ‘수원상설시조학교’와 ‘수원청소년시조강좌’, ‘시조낭송대회’ 등을 열어왔다. 149쪽, 7천원. /김재기기자kjj@
고운기(45) 연세대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최근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윤동주의 삶과 문학’을 내놓았다. 윤동주 시인에 대한 저자의 사랑고백 편지를 살짝 들여다본다. 윤동주 시인에게. 망한나라의 미래는 어두운 밤 같았지요. 그 어두운 밤길에서 당신은 별을 보고 길을 찾으려 했고 그 막다른 곳에서 생을 마쳤어요. 오직 시 쓰는 일 하나로 시대의 운명과 한계를 몸으로 체득한 거죠. 당신을 처음 만난 건 제가 중학생이던 시절이었어요. 당신의 시를 경전처럼 외우며 그런 시인의 삶을 동경하게 되었어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시를 쓰게 된 것은 전적으로 당신 때문이에요. 지난해 제가 당신을 만난 지 서른해, 당신이 세상을 떠난지 예순해가 됐어요. 문득 그동안 당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 돌아보고 싶어졌지요. 그래서 당신의 생애를 담은 책을 썼어요. 해방후 당신을 민족시인이니 저항시인이니 하는 과대평가와 그에 반해 의도적으로 평가절하 하는 평론도 있었지요. 하지만 당신은 당신일 뿐, 자신의 생애를 시로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 당신의 시가 이해의 실마리를 줬어요. 당신의 일생을 일곱으로 나누고 각 시대를 대표할 시 두 편씩을 골랐어요. 시를 읽고 해설하다보니…
‘그 다음에는요? 데비가 말했다. 다음에, 다음에는, 시몽이 말했다. 그럼 문제가 아주 심각해지나요? 데비가 말했다. 심각이라, 심각, 아니요. 시몽이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데비가 말했다. 그래요, 그래요, 시몽이 말했다. 아, 그래요. 데비가 말했다. 네, 그래요. 시몽이 말했다. 아, 그래요. 데비가 다시 말했다. 네, 그래요. 시몽이 다시 말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했다. 데비는 아, 그래요를. 시몽은 네, 그래요를.’-111p. 짧은 문장이 끊길 듯 그러나, 이어진다. 같은 의미의 단어를 주고받지만 그 뜻은 변한다. 마치 재즈피아니스트가 순간의 감정에 따라 변주하고 있는 듯 하다. ‘재즈클럽’의 문장은 단순한 듯 하지만 복잡하다. 주인공들의 짧게 반복되는 대화를 통해 섬세하고도 복잡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재즈를 알지 못하는 독자도 장르가 가진 특성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단어를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듯 말이다. ‘재즈’가 이 장편소설의 주제는 아니다. 소설에서 재즈는 주인공이 외면하려 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이다. 주인공 시몽 나르디는 담배연기로 뿌연 재즈바에서 그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