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재계는 물론 법조계·언론계 인사들에 대한 국가안전기획부의 광범위한 불법 도청내용이 담긴 X-파일 공개로 온 나라가 도청 파문에 휩싸여 있다. 국민들 마저 자신의 일상적인 전화 대화가 도청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에 떨고 있다. 게다가 너도나도 입이 있는 사람이나 조직들은 책임없이 이 사태에 대해 백가쟁명식으로 주장하고 마녀사냥식의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는 등 정치게임의 상황이 국가적인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일반국민들은 이같은 사태에 대해 건국이래 발생한 국가적 위기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사태를 현행법에 근거해 현명하게 극복하려 하지 않고 군중심리와 정치적인 논리로 해결하려 한다면 건국이래 최대의 국가적 재난일수 밖에 없다. 먼저 전·현직 정부 및 정치지도자들은 이러한 불법 도청이 왜 발생했는가와 관련해서 남탓하기 전에 스스로 뼈 아픈 반성과 솔직한 고백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우리 국민들도 그러한 도청이 자행되도록 불법을 철저히 감시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고 국민 모두가 다시한번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의 국가적 혼돈과 위기는 국가정보원만의 문제만도 아니고 정치적인 문제만도 아니라는 점을…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그 파장이 국내외 경제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경제의 동력 역할을 하는 미국의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물가 상승과 소비감소가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소비감소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의 대미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에너지의 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가뜩이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터에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기업들의 생산 위축은 물론 수출 감소라는 악성 시나리오까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 추세의 시발점은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과 이에 따라 악화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그 배경이었다. 여기에 2004년 상반기부터는 석유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이라는 석유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요인들이 가세됐다. 특히 고도 경제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석유 수요는 그 증가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세계 석유 수요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석유 수요도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고 있다. 석유 공급의 측면에서는 여러 제약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우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추가공급 능력과 석유 정제설비 능력이 매우 취약하다. 세계적으로 석유수요가 늘어났으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신선한 충격을 맛볼 때가 있다. 이럴 때면 각박한 세상살이 속에서도 사는 맛이 느껴지고 삶의 의욕이 되살아나게 되는 法이다. 며칠 전 육군 모 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일어난 어느 중대장의 이야기가 바로 이 같은 일이 아닐까 한다. 이 부대에 신병으로 입대한 훈련병들은 일주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모두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이 입대해 훈련을 함께 받으며 동고동락했던 동료훈련병이 알고 보니 소속 중대 중대장이었기 때문이었다. 서로 반말을 하며 욕설이나 힘든 이야기도 털어놓고 온몸을 부대끼며 함께 훈련받았던 동료가 하늘같은 중대장이었다니 아마도 하늘이 노랗게 느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황당한 일은 결국 신병들의 기본권보장에 관심이 높았던 강병규 중대장의 잠행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밝혀졌다. 강 대위는 극비에 부치고 까까머리를 깎은 채 번호표가 붙은 훈련병 강봉구라는 가명으로 조교의 묵계아래 똑같이 훈련을 받아 훈련병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함께 땀을 흘리며 동고동락하면서 흉금을 털어놓고 지냈던 신병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정말 궁금하기가 이를 데 없다. 훈련병들은 서로 반말로 있는 것…
‘2005 경기 방문의 해’를 맞아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세계평화축전’의 핵심 행사인 ‘2005 비무장지대(DMZ) 국제포럼’에서 “분단 현장인 비무장지대를 세계적인 에코관광지로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와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DMZ 자연생태 보존과 평화적 이용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 포럼에서 테드 터너 전 CNN 회장과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제안한 ‘DMZ 평화공원 조성’ 의견이 그것이다. 터너 전 회장은 “한국전쟁이 남북한을 둘로 갈라 놓으면서 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에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DMZ라는) 중간지대를 낳았다”며 “비무장지대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면 세계적인 에코(자연생태) 관광지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 간 평화조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비무장지대 안에 매설돼 있는 지뢰를 모두 제거하려면 약 10억 달러가 소요되지만, 1~2년이면 매설 지뢰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비무장지대를 자연생태 보전지역으로 보호하여 에코 관광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위원회에서는 이 지역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금 우리나라 코앞인 서해 건너 산둥반도 일대와 그 부근 해역에서 1만명에 가까운 중국 러시아 육·해·공군이 대잠수함 함정과 구축함, 최신 장거리 전략폭격기, 전투기, 각종 최첨단무기 등을 대거 동원한 가운데 실전에 가까운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군이 한·미 연합군에 앞서 북한을 제압하기 위한 훈련”, “미국이 일본과 손잡고 동중국해를 봉쇄했을 때 후방인 한반도 서해를 통해 포위망을 빠져나오는 훈련.” 중국과 러시아의 사상 첫 합동군사훈련이 갖는 목표를 해외 군사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한다. 그러니까, 러시아의 태평양함대가 뜨고 첨단장비로 무장한 러시아 전투기와 전폭기, 미사일이 투입된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 8천여명을 포함한 총 1만명이라는 엄청난 병력이 동원되어 대규모 낙하훈련과 상륙훈련이 실시되는 이번 중·러 초유의 합동군사훈련은 그 실전 목표 대상지가 다름아닌 한반도라는 얘기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의 이번 합동군사훈련이 “제 3의 특정 대상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극구 강조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은 중국과 러시아의 본격적인 군사동맹의 신호탄”이며 “앞으로 한반도를 축으로 하는 동북아 전략구
영국의 공리주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죤 스튜어트 밀은 ‘배부른 돼지 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삶의 가치를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쾌락보다 정신적 쾌락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가 ‘웰빙’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건강과 외모문제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천하를 다 가졌다고 생각한 진시황도 불사장생의 묘약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고,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들도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죽지 않는 방법을 찾는 사람은 없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에 대해 관심들이 많아지자 여기저기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검증도 되지 않은 갖가지 방법과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이어트에 관한 한 한국이 가히 천국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비만이 건강의 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건강에 문제를 줄만큼 심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외모 지상주의에 빠져 다이어트에 목숨까지 걸고 뛰어든다. 그렇다고 다이어트를 하게 된 사람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와 물욕에 눈이 먼 일부 의약 관련자들의 행태에 기인
추석을 앞두고 값싼 외국산 농수축산물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이들 수입 농수축산물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원산지 표시를 속이는 사례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본보 8월 18일자 ‘못믿을 먹거리와의 전쟁’ 제하 보도 내용은 우리의 식품문제를 다시한번 걱정하게 만든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에 의하면 최근 원산지 표시를 속여 폭리를 챙기는 악덕 수입업자들의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고 한다. 올 상반기 중 원산지 표시를 위반해 적발된 건수는 전국적으로 총2,154건에 달한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가 248건으로 가장 많고, 곶감 112건, 소고기 10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적발된 건수는 많지 않지만 외국산이 국산으로 둔갑되는 대표적인 식품은 김치다. 한국산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인 중국산 김치는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김치 수입국가로 전락시켜놓고 있다. 작년 한해 중국에서 들여온 김치는 7만2000톤, 올 들어서도 인천항과 평택항으로 매일 280톤씩의 중국산 김치가 들어온다. 이 중국산 김치가 전국의 음식점과 급식업소에서 국산으로 둔갑, “식당김치의 90%가 중국산”이라는 얘기가 상식이 된 요즘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70년대 이후 사용이 금
민주노총이 최근 아시아나 조종사노조의 파업에 대해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데 항의해 이달 중에 대대적인 총파업을 실시하겠다고 천명했다. 노사문제에 정부가 매번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이 정부의 직권개입으로 중단된 데 대해 노동계가 긴장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조종사 노조는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없는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세워 극한적인 투쟁을 고수하다가 정부의 개입을 자초했다. 물론, 긴급조정권은 직권중재와 더불어 국제노동기구(ILO)의 개정을 권고받고 있을 뿐 아니라 노동계에서는 이를 노사간 자율교섭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긴급조정권 발동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치거나, 국민의 일상생황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경우’로 엄격히 한정되어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긴급조정권 발동이 ‘전혀 긴급하지 않은’ 민간사업장의 분규에 노동부장관이 개입하여 오히려 노·정간 극단적인 대립을 부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나 조종사노조의 장기파업으로 인해 당해 항공사가 입은 피해는 차치할지라도, 이 나라 전체 산업계가 입은 재정적 피해
이번 광복 기념일과 ‘민족축전’을 전후해서 북한 대표단이 일으킨 ‘북한 바람’과 이에 따른 친북단체들 및 부박(浮薄)한 일부 젊은이들의 행태는 굳이 보수적 시각이 아닐지라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취약하며 저들이 얼마나 자신감이 붙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부쩍 표출되고 있는 친북적 언동들은 이번 광복절을 전후해 성시를 이루었다. 남측의 친북단체들은 때를 만난 듯 ‘민족공조’를 신이 나서 외치고 “조국은 하나”라면서 반미,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더욱 크게 외쳤다. 학생과 시민 수천명이 태극기 아닌 국적불명의 한반도기를 흔들어대면서 경기장에서 길거리에서 이런 구호를 쏟아내고 있는 광경을 보면서 북측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북한 사회주의 전제체제에의 동조나 친북·공산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말하는 “조국은 하나”라는 개념은 남한도 북한식 사회주의 전제체제가 되어 김정일정권 통치 아래 하나의 체제, 하나의 조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땅의 친북세력과 일부 젊은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조국은 하나다”하니까 그게 물인지 술인지도 분별하지 못한 채 덩달아 “나도!”하는 식으로 춤을 추고 있다. 북
7월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충남 남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년 보훈캠프를 개최한 적이 있다. 그 때 “국가와 보훈”이란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남서울대학교를 조금 지나오다 무궁화 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본적이 있다. 요즈음 무궁화꽃은 개량종이 많아서 인지 해충도 없는 것 같고 꽃도 큼지막하게 펴서 우리가 생각했던 무궁화꽃 이미지가 아니라 저게 무궁화 꽃인지 아닌지, 의심이 나서 직접 가까이가 확인해 본 기억이 난다. 올해는 광복 6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다. 누가 얘기하기를 ‘우리민족은 아리랑고개를 울며 힘들게 넘어온 민족’ 이라 했던가. 참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일본 제국주의에 국권을 침탈당하고 우리 선조들은 중국, 일본, 연해주, 러시아, 하와이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며 인고의 35년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이 땅에 자주 독립의 감격을 맛보았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세우기도 전에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기도 하고 자유ㆍ민주ㆍ평화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반 독제 체제에 도전하여 민주화가 정착하기까지 우리선배들은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생명을 조국을 위해 바치며 아리랑고개를 울면서 넘기도 하고, 여러 번 넘어지기도 하면서 그 험난한 길을 넘어왔다. 그리고 고도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