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하면 대개의 사람들이 보약(補藥)을 떠 올린다. 한국사람만큼 보약을 좋아하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멀쩡한 사람도 보약을 먹고 있으니 말이다. 바야흐로 보약시즌이 왔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니 만큼 사람도 몸을 보해 추운 겨울을 이겨내야 된다는 월동의 개념이다. 보약 한 두 제 안 먹으면 큰일이나 날 것 같은 강박관념으로 여유가 덜 한 사람도 보약을 찾는다. 보약의 기본은 십전대보탕에서 시작한다. 여기에다 먹는 사람의 상황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녹용 등 약제를 첨가한다. 십전대보탕은 사물탕과 사군자탕에 황기와 육계를 더한 것이다. 사물탕(四物湯)과 사군자탕(四君者湯) 모두 원기를 북돋우는 것이다. 원래 보약은 병후 또는 산후에 들게 돼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건강한 사람이 보약을 복용하고 있다. 양기를 보하겠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먹을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건강한 사람들이 찾는 것은 아무래도 동기가 불순하다. 허기야 보약이 영문으로는 RESTORATIVE로 표기되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보약은 물론 치료약까지 한약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데 있다. 치료약의 경우 재료값의 10배에서 많게는 44배까지 받는다니 해도 너무들 한다. 칼만 안 들었지…
공공기관인양 행세해 온 전국전세버스 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이 무인가 된 유령조합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경악케 하고 있다. 이 공제조합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건설교통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되는데 6년간이나 이행치 않아 사실상 불법 유령단체임이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이 공제조합은 합법을 가장하여 전국의 전세버스에 대해 공제회가입을 받아 대당 200만원의 연간 조합비를 거두었다. 현재 공제회에 가입한 버스는 2만4천대로 연간 400억여 원의 공제회비를 법적근거없이 부당하게 받은 셈이다. 과거 압제시대에나 있을 법한 불법이 투명사회를 표방하는 민주시대에서 일어난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 공제조합은 터무니없는 공제조합비를 거두어들이고서도 적립금은커녕 127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 조합원들의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공제조합은 조합원들이 조합비를 미납할 경우 조합원들의 밥줄인 전세버스를 압류하는 등 고압적인 행정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말하자면 불법기관이 선량한 시민을 법치국가라는 이 땅에서 마구잡이로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전세버스공제조합은 사고시 운송사업 조합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 111개 초·중·고등학교 급식소에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납품해온 납품 비리가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서 확인됐다. 가짜 한우를 납품 받은 111개 학교 가운데는 경기지역 5개교, 인천지역 6개교가 포함되어 있다. 가짜 한우 납품은 지난 2000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3년 동안 계속됐다. 놀라운 것은 납품회사들이 중소업체가 아니라 지명도가 높은 유명 대기업이라는 사실이다. 가짜 한우를 한우로 둔갑시킨 수법도 교활하다. 한우 갈비와 뼈 70%에 수입 갈비와 뼈 30%를 혼합한 뒤 한우 고기 값을 받아 부당 이익을 챙겼다. 국감자료를 분석한 국회교육위원회 안상수(한나라당)의원 측은 부당 이익이 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마디로 놀랍고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일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학생들은 우리의 미래이자, 나라의 동량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공급되는 식사는 가능한한 우수한 식재료를 쓰고 가장 위생적인 것이어야 한다.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식중독사고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라도, 급식의 위생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어떤가. 그토록 감시 감독을 하고, 사건이 발생할적마다 학부형과
도내에 산재한 고구려유적들이 방치되어 있거나 관리를 한다고 해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고구려유적에 대한 푸대접은 신라유적과 비교가 되고 중국의 고구려역사왜곡과 맞물려 소명의식이 없는 문화재정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문화재청·경기도 등에 따르면 연천군 장남면 임진강변에 위치한 호로고루성(城)과 은대리 토성 등은 남한 내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고구려성곽인데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 훼손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관계기관은 이 성의 보수·관리 등을 위해 금년예산에 국비·지방비 등의 예산이 전무, 관심조차 보여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호로고루성은 군사적 요충지로 고구려가 신라와 또 신라가 당나라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곳으로 성벽이 대부분 훼손되어 복원·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다. 경기도는 이 성의 문화유적 가치를 인정하여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했으나 재정적 지원을 외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관계당국이 예산을 투입 관리하고 있는 도내에 있는 모든 고구려문화유적의 경우도 소요자금이 턱없이 부족하여 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연천 당포성의 경우 국비
평택항이 두쪽 나게 생겼다. 헌법재판소가 당진군이 제소한 평택항 경계분쟁에 대해 당진군의 손을 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당진군은 평택항 전체 면적 607만평 가운데 57.7%에 해당하는 350만평을 차지하게 되고, 97개에 달하는 선석(船席) 가운데 37개를 차지하게 돼 항만의 소유 및 운영권이 사실상 둘로 나뉘는 괴이한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뿐만 아니다. 평택항 건설 초기부터 아웅다웅했던 항만 명칭 변경과 항만분리 문제는 한층 더 격렬해질 전망이어서 단순한 항만 관리·운영권 다툼이 아니라 평택시와 당진군 간의 지역분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현재 평택지역 주민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하역 노조에 대해 당진군측이 별도의 노무 공급권을 주장할 경우 노-노간의 마찰 역시 불을 보듯이 뻔하다. 여기에 더해 지역 감정까지 뒤엉키게 되면 평택항이야말로 국제항으로서의 기능 발휘는 뒷전인채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영일이 없어질지 모른다. 그래서 걱정이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이제 겨우 국제항 구실을 하기 시작한 평택항이 내부 혼란 때문에 국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선석 소유권에 변동이 생기면 운영권이 바뀌게 되고, 운영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어느새 10월이다. 시월은 열번째 달로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전단계의 달이기도 하다. 십 또는 ‘열(十)’은 모든 수를 갖춘 기본이자, 동서를 의미하는 ‘一’과 남북을 나타내는 ‘ㅣ’이 합쳐진 것으로 사방과 중앙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수이다. ‘十’은 모든 수를 낳는 모태(母胎)의 자리이므로 하도(河圖)에서 토(土)로 배정된다. 토는 흙이고 지(地)로도 표기되는데 하도는 옛날 중국 복희씨(伏羲氏) 때 황하강에서 용마(龍馬)가 지고 나왔다는 쉰 다섯 집의 그림을 말한다. 십은 절대적으로 완전한 수이고, 꽉 차서 넘치는 수이기도 하다. 또 ‘一’과 ‘十’은 거의 동일시 되는데 一이 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열’은 기간을 나타내는 단위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을 뜻한다. 부귀영화가 오래 가지 못함을 십년 세도(勢道)없다 하고, 열흘 동안 피는 붉은 꽃이 없다해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였다. 오래 기다린 보람이 없을 때 “십년 과수로 앉았다가 고자 영감 만난다”고 한다. 반대로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을 때 “십년 묵은 체증이 가신다”라 하고, 변화하는 세상 이치를 나타낼 때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였다. 아주 가까운 친구 가운데도 신의를 저버리고 해를 끼
60년대까지만 해도 조기는 너무 흔해 천덕꾸러기였다. 어로기인 매년 4~5월이면 연평도는 조기로 뒤덮이고 파시(波市)가 섰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집집마다 조기로 젓을 담그고 담장·지붕은 조기를 말리느라 빈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저장시설이 별로 없어 절여 말리거나 젓을 담그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렇다 보니 어획기인 늦은 봄에는 괄시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이같이 흔한 조기는 우리 민족과 애환을 같이했다. 마침 어획기가 보릿고개이어서 더욱 그랬다. 때문에 조기를 둘러싼 일화도 많다. 조기어장이었던 연평도에는 임경업장군(효종 때 북벌론으로 유명)의 사당이 있다. 임장군은 뱃길로 청나라를 가는 길에 고기를 잡았는데 이것이 조기잡이의 효시였다. 연평도 어민들이 이를 기리기 위해 임경업장군 사당을 짓고 조기출어 때마다 풍어제를 올렸다. 고려중기 때의 척신 이자겸은 인종의 외할아버지인데 난을 일으키다가 실패하여 영광 법성포로 귀양 갔다. 이자겸은 말린 조기를 임금에게 진상, 고기이름을 묻자 굴비라고 했다. 굴비의 어원이다. 이자겸은 외손자에게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굴비(屈非)라고 했다는 야담이다. 또 구두쇠의 상징인 자린고비 야화도 전해내려 온다. 이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대형할인매장과 카페 등이 유치된다는 전언이다. 이와 함께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은 경영적자를 메꾼다는 명목으로 서울 동대문 의류시장과 같은 전문의류 도매센터를 조성하여 임대수입을 올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이하 월드컵재단)의 돈이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시정잡배와 같은 발상에 말문이 막힌다 하겠다. 월드컵재단은 월드컵경기장 부지 12만 8천여 평 가운데 6800여 평에 할인매장을 유치하여 연간 32억 6천여만 원의 임대수입을 올리기로 했다. 또 이 재단은 주변 2~3천여 평에 동대문 의류상가단지와 같은 저가품 상권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중앙광장에서 의류중심단지와 대형할인마트로 통하는 연결도로에는 카페거리와 각종상가를 조성 임대하고 대형 전시장도 마련한다. 또 월드컵재단은 번지점프장 등 놀이시설까지 조성하여 결국은 혈세로 건설한 월드컵경기장의 정체성을 훼손 복합 상가로 변모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7년 월드컵경기장 유치당시부터 월드컵경기 이후의 월드컵경기장의 유지관리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경기장 건축비도 당시에는 수원시의 큰 부담으로 대두된 상태에서 강행, 반대여론이 비등했었으나 국가대사라는 측면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늘 이 맘때면 듣던 말이다. 그러나 올 추석에는 이 말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추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 많아서이다. 우선 한가위를 즐길만큼 세상 분위기가 좋지 않다. 가장 큰 원인은 2년 째 계속되고 있는 경제 침체다. 정부는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보다 2.5% 포인트 올라 5.4%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경제 위기’는 잘못된 인식이라고 무안을 주고 있다. 정부의 주장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경제 외형이 커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그 반대면을 바로 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8월 현재 4.8%로 작년 동기보다 1.8% 포인트 높아졌고, 올 6월까지의 명목 임금 상승률은 4.5%로 작년 같은 기간(10.6%)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물가가 오른만큼 임금이 오르든지, 임금이 낮아졌으면 물가가 내리든지 해야 정상인데 올해의 가계 구조는 거꾸로다. 뿐만 아니다. 벌써 몇 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업률은 올 8월 현재 3.5%를 기록, 지난해 8월의 3.3%보다 0.2% 포인트 올랐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작년 8월의 6.9%보다 0.4%…
많은 사람의 입은 막기 어렵다. 이를 중구난방(衆口難防)이라고 한다. 은(殷)나라를 멸망시키고 무왕(武王)이 세운 주(周)나라는 오만하고 자인하여 사치를 일삼는 여왕때 매우 어지러웠다. 그는 아무도 자기를 비판하지 못하도록 함구령을 내렸다. 그 때 소공(召公)이 이렇게 충고했다. “백성들의 입을 막는 것은 강물을 막는 것 보다 더 어렵습니다. 강물을 막은 둑이 무너지면 많은 사람이 다치듯이 백성도 또한 둑과 같습니다. 강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고, 백성들이 바른 말을 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됩니다.” 백성의 입을 틀어 막는 것은 강물을 막는 것과 진배 없으니 자칫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여왕은 소공의 말을 듣기는 커녕 부질없는 걱정이라며 핀잔까지 줬다. 소공의 충고를 무시한 여왕은 즉위한지 3년만에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달아났다. 그리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채 고독한 죽음을 맞이했다. 귀가 엄청나게 큰 왕이 왕관으로 귀를 가렸다. 그러나 왕의 이발사만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비밀을 누설하면 죽이겠다고 위협했지만 입이 근질근질해진 이발사는 대나무 숲에 들어가 소리쳤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바람이 불 때 마다 대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