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부안군수가 원전센터 유치신청을 낸 것이 지난 7월 14일. 어느듯 5개월이 지났다.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이 깊은 상처만 남았다. 김군수는 반대 주민의 돌팔매로 입원해야 했고, 이후 계속된 반대 시위는 끝이 없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은 시위에 2만2000여명의 주민이 참가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연인원 8000명의 경찰이 투입됐다. 한때는 계엄령하의 저항군과 진압군간의 대결장 같은 상황도 없지 않았다. 사태의 책임은 정부 탓이 컸다. 되지도 않을 현금보상을 운운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돈이면 만사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은 황금만능주의가 위도 주민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군수가 유치신청을 내면서 주민의 의사를 십이분 반영하지 않은 것도 실수지만 은근히 내비친 소영웅주의도 문제였다. 이제 위도 원전센터는 백지화된거나 마찬가지다.일부주민들이 유치 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반대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부각되지 않는다. 건진 것 없이 나라안을 소란하게 만들었던 윤진식 산자부장관이 물러나고, 이희범 서울산업대총장이 장관 자리에 오른 것이 변화의 전부다. 이제 원전센터는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새로운 유치신청을 받기로 했지만 선뜻 신청할 곳이 있을지 의문이
경기문화재단이 중·장기적인 문화정책 개발과 그의 실행방안 마련을 위해 ‘문예진흥을 위한 연구 공모’를 실시한다. 이번에 실시되는 ‘연구’공모는 재단 설립 이래 처음으로 실시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공모의 결과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공모 과제 선정도 심화연구와 기초연구 부문으로 나눠 이후의 실행가능성을 높이려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심화연구 과제는 예술인 창작촌 등 문화예술인의 창작환경 개선과 도민의 문화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지역문화기반시설 조성 및 운영방안이다. 또 기초연구는 재단의 지역통화 활용방안을 비롯해 분산형 네트워크 아카이브 구축(재단 자료실 운영관련), 경기도 무형문화재의 전략적 발전방향, 문화예술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 가능성과 효용성 등이다. 심화, 기초 두 부문 모두 매우 중요하면서도 시급히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들로 보인다.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 가능성과 효용성에 대한 연구과제 선정은 참신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의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과제의 대부분이 문화재단의 존립근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재단은 그동안 재단이 해야할 업무의 기본개
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됐다. 이로써 실제 전쟁보다 더 지루하게 이어지던 이라크 내 저항세력들의 기세가 한층 약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안전상의 문제로 이라크파병을 고심하던 우리 정부도 어느 정도는 반사이익을 얻게 되었다. 이라크 전쟁 발발 직후부터 도피행각을 벌여 무려 9개월 간이나 숨어지내던 후세인의 모습은 몹시 초췌해 보였다. 얼굴을 위장하기 위해 붙인 수염은 마치 그간의 고생 덕분에 생긴 진짜 수염처럼 보였을 정도다. 후세인을 체포하는 과정에서는 총 한 발도 발포되지 않았고, 후세인은 자살의 기회가 있었지만 자살을 감행하지 않았다. 아직도 삶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을만큼 독한 성격이 못돼는 것인지... 그가 24년간 폭정을 저질렀던 독재자라는 걸 상기해 보면 순순히 붙잡히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석연치 않아 보였다. 그러나 털복숭이 모습의 그가 실제의 후세인이라는 결정적 단서는 DNA검사를 통해 확인됐다. 그가 생포된 은신처는 많은 사람들이 상상했던 거대한 지하벙커나 거미줄처럼 얽힌 정교한 터널이 아니라 한적한 농가의 2m 땅속에 겨우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말 그대로 ‘거미구멍(spider…
강남과 일부 신도시의 아파트값 안정화 정책의 하나로 추진된 재산세 인상안의 불똥이 지방으로 튀면서 도내 시·군마다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재경부와 행자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르는 강남과 일부 신도시의 집값을 억제하기 위해 양도세를 비롯한 제세(諸稅)를 인상하는 강수를 마련 중이다. 문제는 그 영향이 고스란히 지방까지 미치고 있는데 있다. 행자부는 공동주택재산세 13%, 신축건물 기준가액을 1㎡당 17만원에서 18만원으로 인상하는 공동주택 재산세 인상 개편안을 확정 발표한 바 있다. 행자부는 여기에 덧붙여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위임되어 있었던 과세조정 범위를 현행 50%에서 10~30%로 대폭축소하고, 과표결정권을 정부로 환수하는 지방세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바꾸어 말하면 재산세 인상폭을 행자부안대로 강제하고, 과표 결정권은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들이 관철될 경우 시·군은 두가지 고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첫째는 집값의 등락과 부동산 투기는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른 데도 일률적으로 인상할 경우 주민의 조세 저항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성남시의 경우 아파트 평형에 따라 낮게는 20~30%, 높게는 90
불법대선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공멸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정치권에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새로운 분위기 조성의 주역은 역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다. 먼저 선수를 치고 나온 건 노 대통령이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의 발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거침없는 직설화법으로 자신의 불법대선자금 문제를 정면돌파하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10분의 1이 넘으면 대통령직 사퇴와 정치권을 떠나겠다는 그의 발언은 자칫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 또한 그 같은 발언은 가뜩이나 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불신에 빠져 있는 국민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들 뿐이다. 한편 불법자금 모금이 속속 드러나면서 당의 실무자가 구속되거나 수배되고,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들이 연일 검찰의 소환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결국 이회창 전 총재가 직접 나서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제 마침내 이회창 총재가 굳은 표정으로 당사에 나타났다. 기자회견에 임하는 그의 표정은 시종 어두웠다. 그러나 그의 표정 어딘가엔 무언가 결연한 의지 같은
인간의 편견은 누구도 못 말린다. 한번 기다 하면 기고, 기가 아니다 하면 아닌 것이다. 그 예 가운데 하나가 도서(圖書)에 관한 편견이다. 우리는 동화(童話)를 어린이들만 보는 읽을 거리로 여긴다. 책이름 그대로 동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식이야말로 편견이다. 동화는 분명 어린이들을 위해 지은 글이고, 책이지만 어린이에게는 그 글에 담긴 뜻을 곰삭일만한 이해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어른이 먼저 읽거나, 함께 읽어야만 한다. 때문에 동화는 어린이의 읽을 거리면서 어른의 읽을 거리인 것이다. 최근 동화작가 윤수천씨가 동화책 ‘행복한 지게’를 펴냈다. 동화의 줄거리는 대충 다음과 같다. 시골에 사는 덕보는 순진무구(純眞無垢)하지만 머리가 조금 우둔했다. 어느날 외삼촌댁에 간 덕보는 외삼촌이 외할아버지를 자가용차에 태워드리고, 자동차를 타고 한바퀴 돌고온 외할아버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본다. 덕보는 집으로 돌아와 농사질 때 쓰는 지게를 가져다 놓고, 나이 연만하신 아버님이 마다하는데도 지게에 태운 뒤 ‘뛰뛰 빵빵’하며 동네방네를 돌아다닌다. 덕보가 “뛰뛰”하면 아버지가 “빵빵”하면서 말이다. 그러기를 몇해 동안 지내다 보니, 덕보에겐 예쁜 딸이 생기고, 늙으
지난주부터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정국은 다시 소용돌이에 휩쓸렸고, 국민들 또한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은 정쟁에 여념이 없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검찰이 짜고 자신들만 수사하고 있다며 억울해 한다. 그에 대해 청와대는 물론 다른 야당에서도 후안무치라고 비꼰다. 그런 와중에 지난주말 노무현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도 수억원의 불법선거자금 모금이 있었다는 단서가 포착되었다. 검찰은 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386 참모 두명을 즉각 소환·조사하고 있다. 어느정도 구색은 맞추고 있는 셈이다. 어제 노 대통령과 4당 대표가 회동을 가졌다. 취지는 이라크 파병안에 대한 의견교환을 목적한 것이었으나 막상 회담장에서는 불법대선자금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우리가 쓴 불법 자금의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만 넘으면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수사가 마무리 된 뒤에 내 자신과 관련된 대선자금 수사에 관해서는 국회에서 별도로 특별검사 도입을 하면 수용을 하겠다”는 말도 했다. 한나라당의 비리에 이어 자신의 측근들이 검찰조사를 받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지난 1987년 4월에 착공, 1994년 1월에 방조제를 완공하면서 3254만평의 간석지와 거대한 시회호가 생겼을 때만해도 시화호는 후손에 물려 줄 수 있는 위대한 유산처럼 보였다. 그러나 1997년 시회호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가 최고26ppm까지 올라가면서 ‘죽음의 호수’로 변하고 말았다. 이후 정부는 담수화를 포기하고 제방수문을 개방해 오늘날에는 바닷물 저수지가 되고 만것이다. 한마디로 ‘실패작’이었다. 그러나 수문 개방이후 일부 생태계가 살아나면서 지난날의 뼈아팠던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가 싶었는데 또 다시 대규모 개발계획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국토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경기개발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은 12일에 가진 공청회 석상에서 ‘시화지구장기종합계획’의 대강을 발표하고 계획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연구기관이 제시한 종합계획을 대별하면 1단계 사업으로 조력발전소·멀티테크노벨리·주거·관광레저단지 등을 2013년에 완공하고, 2단계 사업으로 학술·연구단지·생태문화체험파크 등을 2020년에 완공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연구기관의 주장대로 환경에 문제가 없고 우리나라 최대의 ‘레저·연구·신도시’가 될 수
“세상에 비자금 주고받으면서 이자까지 쳐준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다. 삼성이 한나라당에 국민주택채권을 주면서, 채권을 할인할 때 빠지는 이자분으로 12억원의 이자까지 더 얹어주었다고 한다. 정말 자상하고 사려깊은 삼성이다.”(인터넷언론 ‘오마이뉴스’의 논설위원 유창선 칼럼 中) 삼성은 역시 불법선거자금 제공에서도 재계 1위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액수도 1위지만 무엇보다 자금 전달의 방법에서 타 기업을 한발 앞섰다. LG가 2.5톤 트럭을 차량째로 안기는 무식한 ‘차떼기’ 방법을 쓴 것과는 달리, 삼성은 현금이 아닌 국민주택채권을 한권의 책처럼 포장하며 부담없이 건네주었다. 역시 ‘글로벌디지털’ 기업의 면모를 보인 셈이다. 불법대선자금의 전모가 쏙쏙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그저 절망감만 느낄 뿐이다. 우선 이 사회의 지도층을 자처하는 법률가 출신의 두 인사가 한나라당의 불법정치자금 모금에 깊숙이 개입한 것이 충격적이다. 그도 그러하려니와 그 액수의 어마어마함, 전달방법, 그리고 지난 대선에 이어 또 다시 엄청난 불법을 저지른 이회창의 뻔뻔스러움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이라고 깨끗한 건 아닐 것이다. 선거의 패러다임이 그러할진데 노 대통령이라
연말을 맞아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각종 민생범죄가 느는가 하면 거리는 온통 불야성을 이룬다. 그런 가운데 이따금씩 훈훈한 얘기들도 들려 온다. 추운 겨울날 사람들의 몸을 녹여주는 게 두꺼운 외투라면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건 역시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이다. 엊그제 허름한 차림의 익명의 50대가 거리의 자선남비에 무려 3752만원을 넣고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 구세군본부에 의하면 그 액수는 우리나라에서 구세군 거리모금을 시작한 이래 최고로 많은 금액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의 시흥시에서는 돈으로 측량할 수 없는 훈훈한 인간애의 실천 사례가 있기도 했다. 시흥시 정왕동의 한 마을에 살며 같은 교회를 다니는 신도들의 열두 가정에서 부모에게 버림받아 복지시설에 수용돼 있는 아이들을 잇달아 15명이나 입양해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어 화제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시흥시 정왕동의 ‘사랑의 마을’이 이처럼 많은 아이들을 입양하게 된 것은 한 교회 목사의 인도에 의해서 였다. 화제의 주인공인 이경원 목사는 2년전 태어난 지 한달도 안돼 버려진 은빈이를 대한사회복지회에서 만나면서부터 사랑의 입양 운동을 시작했다. 이 목사는 우선 자신부터 한 아이를 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