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가들의 궁극적인 목적이란 결국 예술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찍는 일일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작품이 예술의 역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명작으로 남길 바랄 것이다. 클로드 로랭(Claude Lorrain, 1600~1682)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잔잔하고 아득한 풍경 위로 한 시기의 위대한 역사가 막을 내리는 듯한 영감을 받는다. 1662년경에 제작된 <아폴론에게 제물을 바치는 풍경>에서는 황금빛 햇살과 수증기를 가득 품은 대기가 너른 초원 위에 드리워져 있다. 고대의 신전은 햇살을 받아 노랗게 반짝거리고 있고 주변의 나무들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신전 앞에 서있는 사람들은 분주해 보이지만 크기가 너무나 작아 이 거대한 풍경을 잠시 스쳐 지나가는 존재로만 여겨진다. 나무는 신전보다 더 크고 웅장하며 자신의 아래로 묵직한 그림자를 내리고 있다. 클로드 로랭은 프랑스 출신의 화가로, 이탈리아의 풍경에 매료된 이후로는 평생 이탈리아를 배회하며 살았다고 한다. 고대 로마의 위대한 건축물들 그리고 지역별로 시시각각 변하는 다양한 기후와 자연 풍경은 그를 무한한 영감으로 이끌었다. 오늘날의 우리가 클로드 로랭의 작품을 바라보면 그다지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정호승 나는 희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 희망에는 희망이 없다 희망은 기쁨보다 분노에 가깝다 나는 절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졌을 뿐 희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 나는 절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 희망은 절망이 있기 때문에 희망이다 희망만 있는 희망은 희망이 없다 희망은 희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보다 절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이 중요하다 희망에는 절망이 있다 나는 희망의 절망을 먼저 원한다 희망의 절망이 절망이 될 때보다 희망의 절망이 희망이 될 때 당신을 사랑한다 - 정호승 시집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중에서 ‘희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니, 이 모순의 형용을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희망은 앞날에 대한 기대이며 누구나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정신적 물질적으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반짝이는 희망은 현재 시제 안에서는 실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언제나 결핍의 상태로 현재에 속한다. 언제나 미래 시제에서 살고 있는 희망은 ‘현재 시제’와는 거리가 있다. 그 거리가 멀든 가깝든 희망은 ‘현재’와 거리를 두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취약한 보안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해킹 공격에 뚫려 고객 자산을 도난당한 가상화폐거래소 ‘유빗’이 파산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상화폐 해킹이 발생한 것은 네 번째다. 야피존이 지난 4월 전자지갑을 해킹 당해 55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도둑맞았고, 6월에는 국내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회원 3만6천여 명 정보 유출)이, 9월에는 코인이즈(21억 원 상당 가상화폐 도난)가 해킹을 당했다. 야피존에서 이름만 바뀐 유빗은 해킹 피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던 와중에 다시 해킹을 당했다. 국내에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하루 조(兆) 단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지만 사실 거래소의 보안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10곳을 보안 점검했는데 모두 낙제점으로 나왔다. 하지만 조치는 개선 권고에 그쳤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킹에 취약한 것은, 겉으로는 개인 간 거래 같아도 실제로는 거래소 컴퓨터 안에 가상화폐를 보관해 놓고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상화폐 해킹이 북한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정보원은 올해 들어 국내에서 발생한 일련의 가상
본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 사설을 통해 정부에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와 지방자치 분권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기초지자체 중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는 경기도 수원시와 고양시, 용인시 그리고 경남 창원시다. 이 중 수원시 인구는 125만여 명으로 광역시인 울산시 118만6천여 명보다 많은 전국 최대 규모의 기초자치단체다. 그런데도 행정체제는 기초자치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역급 도시엔 광역급 행정시스템이 필요한데도 중앙정부는 획일적 기준으로 지방정부의 조직·인원·예산 등을 통제했다. 무늬만 지방자치인 셈이다. ‘덩치 큰 어른에게 어린아이의 옷을 입히고 어린아이만큼만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했다는 비유는 적절하다. 그러니 부작용이 생긴다. 우선 대 시민 행정서비스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삶을 질 향상을 위한 도시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출 수 없고 도시의 미래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공공연한 차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했는데도 행안부는 지금까지 소극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100만명 이상 기초지자체들은 헌법에 지방분권형 국가를 명시하고, 지방재정 안정성 강화, 재정 자율성 확보, 자치입법권 보장,
드라마 ‘도깨비’ 속의 명대사인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는 2017년 유행어가 되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이다. 또 다른 2017년 한 해의 유행어 중에 하나는 ‘꽃길만 걸어라’는 것이 있다. 무거운 짐 지고 가고 있는 가시밭길인 인생에 있어 희망의 메시지만 보라는 것일 것이다. 모든 사물이라는 것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관심을 갖는 것만 보이게 마련이다. 그리고 자신이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으면 다른 것이 별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인간은 원래 자신에게 유리한 것, 자신에게 닥친 것만 보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정작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기피하고 보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상대방에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을 정작 자신은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 한다. 그러나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세상은 정말이지 살만한 곳이다. 결국 살아가는 것은 스스로가 어떻게 하는냐에 달렸다고 생각을 한다. 요새 꿈속에 어릴 때 살던 사당동 산동네가 나타난다. 사당2동 산 15번지인 이곳은 남성시장
앞으로 닷새 후면 아기예수가 탄생한 성탄일이고 열흘 후면 새해 2018년이 시작된다. 예수가 나사렛이라는 가난한 시골구석, 그것도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것과 불과 33세에 십자가상에서 사망하신 것은 그 분의 거칠고 힘든 인생여정을 말해 준다. 성경에 기록된 내용을 글자 그대로 믿지 않을지라도 이 내용이 어떤 근거도 없이 기록되지는 않았을 터이므로 성경을 통해 대략 그의 인생을 추측해 볼 수는 있다. 예수가 정말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돌아가신 것일까, 또 사흘 만에 부활하셨을까? 그러나 일반 시민들에게는 이러한 교리적 신앙고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당시 예수가 로마에 항거한 젊은 유대 독립투사였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유대인들의 영웅이 될 수 있겠지만 주님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추측컨대 예수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강한 어떤 영적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던 사람이었음이 분명하다. 성경에 기록된 그의 어록을 보면 그런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1980년대 국내에서 한참 연구되었던 해방신학과 흑인신학, 민중신학은 기독교 이 천년 역사 동안 교리로 포장된 예수의 옷을 벗기고 그가 무엇을 했던 분인지에 관해 본격적으로 연구한 것이다. 결론은 예수는 가
아버지의 구두 /강경호 아버지 돌아가시고 누님이 유품 모아 불태워버렸는데 내 구두인줄 알고 놔둔 고흐의 구두 같은 흙 묻은 구두 논두렁 밭두렁 당신의 생처럼 질척거리는 길 걸었을 내 마음보다 한 치수 품이 넓은 구두 닦아도 쉽게 빛이 나지 않는데 아버지의 지문처럼 뒷굽 닳은 구두를 신고 내 길을 가면 마치 아버지의 등을 밟은 것 같아 구두 꺾어 신지 못하고 함부로 돌멩이 차지 못해 조심스럽게 길 건너갈 것 같은 구두 철모르는 아들 안 잊혀 이승에 남아 함께 길을 걷는 낡은 아버지의 구두 - 시집 ‘잘못 든 새가 길을 낸다 이승을 떠난 이의 유품은 늘 아리다. 더구나 그 유품이 부모님의 것임에랴. 시인은 누님이 아버님의 유품을 시인의 것으로 잘못 알고 남겨둔 구두를 통해 돌이킬 수 없는 회한의 마음을 절절히 드러낸다. 누구에게나 부모님 사후에야 그분들의 삶을 짚어보게 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분들의 질척거리던 삶을 생전에는 일부러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가족이라는 굴레로 맺어진 인연은 오히려 너무 가깝기에 애증으로 얽혀있기 십상이다. 그러기에 그 회한은 더욱 절절하리라. 돌이켜보면 언제나 내 마음보다 품이 넓었던 아버지, 이제야 닳은
교육부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자사고 전환이나 폐지정책이 쉽지만은 않은 일인가보다. 자사고들의 반발이 극심해지자 결국 정부가 당근을 들고 나왔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지난 1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 자사고 등의 재정지원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자사고 등이 일반고 전환을 결정하면 이전에 입학한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기존 수업과정과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일반고 수업과정을 병행하는 ‘전환기’가 발생하기에 3년간 재정지원을 하기로 했다. 시행령이 의결되면 1차년도 3억원, 2차년도 2억원, 3차년도 1억원 등 한 학교당 모두 6억원을 지원하도록 금액을 정한 시행규칙 개정안도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 기준 경기도내 자사고는 2개교, 외고는 8개, 국제고 3개교 등 모두 13개 학교로 전체 지원규모는 78억 원이다. 이 소식을 들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고·국제고 교육현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밀어붙인다면 반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수 백억 원을 쏟아부었는데 일반고로 전환하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전망보다 1년 앞선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2026년이면 인구의 25%가 노인인 초고령화 사회를 맞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람이 장수한다는 것은 축복받을 일이 분명하지만 고령화 사회는 저출산과 함께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다. 저축과 투자 감소, 노동력 부족, 연금지급액 증가 등으로 국가 경제가 어려워진다. 특히 노인 질병과 빈곤, 소외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 최근 OECD는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엔 한국 66~75세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42.7%나 된다고 한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0.6%의 네 배이며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세대를 비롯한 장·노년 대부분은 자녀 양육과 교육, 결혼 등 가족부양 의무에 허덕이느라 정직 자신의 노후설계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옛날처럼 키워준 자식이 늙은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도 아니어서 고민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고령화 대비 정책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
기업 입사를 위해서는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한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경력기술서를 추가로 준비해야 한다. 신중년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력설계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의외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지 않다. 한 직장에서 정년을 앞두고 계시거나 특히 공무원으로 정년 퇴직을 하는 경우에는 자기소개서 작성 경험이 전무하다. 경력직 재취업에서는 경력기술서만큼 중요한 것이 자기소개서다.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은지 이해하는 건 재취업을 위해서 중요하다. 많은 신중년들이 자기소개서 작성을 어려워한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어려워하다 보니 대필 업체에 의뢰하는 신중년들도 있다. 신중년은 글을 잘 써야 된다는 부담감이 앞서다 보니 자기소개서 작성이 더욱 어려워 지는 것이다. 기업에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원한다면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 출신을 뽑으며 되지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닌 일을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 이런 본질을 잘 이해하는 의외로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자기소개서는 일 잘한다는 이미지로 ‘나’를 포장해서 회사에다 파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