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밝아오면 한 해 동안 실천할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1년 동안 달성하고 싶은 목표들로 리스트를 채우는데 코로나가 심해지고 나서는 학교에 하고 싶은 수업들도 목표 리스트에 포함한다. 2년째 목록에 올라 있지만 달성 완료 쪽으로 넘어가지 못한 수업들은 대체로 거리 두기와 관련이 되어 있다. 올해는 2021년을 시작할 때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니 전면등교도 폭넓게 가능해질 거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오면 하고 싶은 수업은 스포츠 클럽 활동이다.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려면 시정표가 코로나 전으로 돌아가서 40분 중간 놀이 시간이 있어야 한다. 평소에 점심시간이 길게 있지만 밥을 먹고 뒷정리하고 나면 20분 남짓한 시간만 남기 때문에 꼭 중간놀이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 때문에 쉬는 시간까지 줄이는 단축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스포츠..
조희팔은 2000년대 희대의 사기 사건 주범이죠. 그는 지난 2004년부터 4년여 사이 전국에 10여 개 다단계 판매 업체를 차려 무려 5조 원을 가로챘지요. 검경(檢警)은 조희팔이 2011년 12월 중국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결론 지었지만, ‘죽음’마저도 사기극일 개연성이 높다는 의심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지요.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사기 사건은 34만7675건으로서 전년 대비 무려 14.2%나 늘어났대요. 같은 기간 전체 범죄 중 무려 21.9%나 된다니 가히 국제적으로 ‘사기 공화국’이라는 딱지가 붙을 만해요. 대체 사기범죄가 이렇게 넘쳐나는 요인은 뭔가요? 최근 사기꾼들의 범죄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걱정이에요. 피해대상도 노인이나 아이, 퇴직자, 취업준비생 등 경제적 취약계층으로 확산하..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고 그분의 사업을 성취하는 데 있다”고 예수는 말했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우리를 보내신 분의 일을 성취하기 위해 할 일이 있다. 우리는 신이 우리를 통해 이룩할 사업의 전모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모를 수가 없다. 지혜의 법칙을 아는 자는 그것을 사랑하는 자보다 못하고, 그것을 사랑하는 자는 그것을 실천하는 자보다 못하다. (중국 잠언) 나는 괴롭다. 나는 신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내가 신을 섬겨야 하는 것이지 신이 나를 섬겨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를 깨닫는다면 괴로움은 절로 가벼워질 것이다. 이 지상과 천상 사이에 심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신이 우리에게 준 주거가 영원히 악과 이기주의와 압박의 지배 아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신성 모독..
개인방송과 블로그, 짹짹이와 얼굴책에다 무슨 튜브까지 어마무시 많은 매체(미디어)들이 대중매체(매스미디어)의 왕년 역할을 잠식한다. 돈벌이 짱짱했던 방송사 신문사들 얼굴 샛노래진다. 상상이나 했을까. ‘시민 모두 기자다.’ 외친 오마이뉴스를 넘어, 할 말 있는 모두가 언론사가 된다. ‘언론과의 전쟁’이랄 만큼 일부 매체, 특히 조선일보와 맞짱 뜨기 마다않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모두 언론사가 되어 도와 달라.’고 호소할 정도다. 정치까지, 개벽 같은 변화다. 내 뜻, 내 권리 으르는 집회 많아진 것도 비슷한 맥락일 터. 그 앞줄의 ‘약방의 감초’가 이것이다. 보기 중 ‘이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귀하는 무엇을 고르실까? △플랭카드 △프랭카드 △플랜카드 △프랑카드... 실은 10년 전 쯤 필자가 ‘미디어오늘’에 썼던 글의 주제..
매클루언의 통찰 가운데 어쩌면 가장 논쟁적이고 수용하기 어려운 것은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의 구분일 것이다. 미디어 연구자들은 미디어를 핫(Hot)과 쿨(Cool)로 구분하는 발상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는 엉뚱한 발상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까? 국제학술지 《유럽공중보건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39개 나라 10대 청소년들의 음주량이 부모 세대의 젊은 시절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스웨덴의 연구진은 여러 나라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토대로 청소년 음주 감소에 영향을 준 4가지 요인을 확인했다.(한겨레신문 2021년 12월 27일자) 그중 하나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람들과 교제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꼽았다.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교제하기보다는 소셜 미디어 등 인..
처음으로 오피니언의 필자로 원고의 한 지면을 맡았을 때 새해에도 이어서 지속적으로 글을 쓰게 될 줄 몰랐다. 감사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쓰려했으나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2021년을 돌아보며 우선 경기신문에 감사드리며 2022년에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다는 것을 다짐한다. 그동안 겪었던 좌절을 여기에 모두 적을 수 없지만 2021년은 특별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포기하고 절망했을 때, 원하는 길은 아니었으나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 행동에 옮기였을 뿐이다. 그런데 그 어떤 해보다 값지고 보람 있는 것들을 얻었다. 귀한 경험을 얻었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있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물론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다. 생업을 포기해야 했고 그만큼 가난해질 용기가 있어야 했다. 반듯한 길을 가면 좋지만..
새해 잇따라 나온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럼에도 판세를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들이 많다. 대선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주요 후보 누구도 40%를 넘어 50%대에 접근하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윤 후보가 하락‧주춤하는 사이 지지율이 10% 안팎까지 오르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 또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3~5% 수준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지지 후보를 바꾼다거나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적지않은 유동층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대선정국은 정책대결이 거의 실종된 채 네거티브 공방 중심으로 흘러왔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투표율..
상반신의 여인 모나리자. 그녀의 살짝 머금은 미소는 백만 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그 미소를 찾아 파리 루브르 박물관으로 모여드는 세계인은 하루 평균 2만 명이 넘는다. 500살이 넘는 그녀. 하지만 여전히 젊고 찬란하다. 이 신비의 여인을 탄생시킨 장본인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Léonard De Vinci). 다 빈치는 프랑세스코 델 지오콩도(Francesco del Giocondo)의 부인 플로랑틴 리자 게라르디니(Florentine Lisa Gherardini)를 보고 이 유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불어 이름은 모나리자가 아니고 조콩드(Joconde)다. 이 조콩드를 프랑수아 1세는 매우 사랑했다. 예술의 왕 프랑수아 1세에게 스카우트된 다빈치. 조국 이탈리아를 떠나 프랑스 뚜렌느(Touraine)로 왔다. 그는 여기서 말년을 보내며 왕의 수석 화가이자 기술자·건축가로 명성을 날렸다. 그의 직업은 이 밖에도 과학자, 발명가, 해부학자, 조각가, 도시계획가, 식물학자, 음악가, 시인, 철학자, 작가 등 어마어마하다. 인간이라기보다 신에 가까웠던 다 빈치. 그의 수많은 예술작품과 발명품은 혁명 그 자체였다. 그가 살았던 르네상스 시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우리의 테크놀로지 세상은 다 빈치가 없었다면 존재하기 어렵다. 이러한 다 빈치와 뚜렌느는 불가분의 관계다. 파리 남서쪽 250킬로 지점에 있는 뚜렌느. 이 도시는 프랑스 왕국의 중심지로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예술과 건축술을 최초로 발전시켰다. 문화와 예술에 심취했던 프랑수아 1세는 제위 32년 중 절반을 여기서 보냈다. 그 위력은 뚜렌느의 성들로 나타났다. 수많은 성들로 가득 찬 뚜렌느. 프랑스 최대의 성 집성촌이다. 이 중 샹보르(Chambord) 성은 가장 유명하다. 유럽에서 가장 큰 산림공원 한가운데 있는 이 성은 규모도 크고 아주 우아하다. 게다가 이 성에는 이중의 나선형 계단이 설치돼 있다. 다빈치가 바로 이 신비한 계단을 만들었다. 샹보르 성 외에 다른 성들도 물론 빼어나다. 그중 슈농소(Chenonceau) 성은 정말 기발하다. 강 물 위에 성이 둥둥 떠 있고 그 아래로 조각배가 다닌다. 정말 아름다워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여성이 건축하고 여성들에 의해 다듬어진 성이어서인지 더욱 섬세하고 아름답다. 이 성에는 루이 14세를 비롯한 왕들과 왕비들의 방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하지만 뚜렌느의 성들이 늘씬한 실루엣을 뽐낼 수 있게 뒷받침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자연환경이다. 반짝이는 강물들, 거대하고 우아한 돌들, 사방팔방으로 펼쳐진 특이한 경치와 풀 냄새, 잘 보존된 동물들의 서식지. 그리고 확 트인 자전거길과 산책길, 거리의 생기 넘치는 예쁜 꽃들. 거기에 “프랑스를 여전히 꽃피게 한다”는 뚜렌느의 사명까지. 이 모든 조화는 뚜렌느를 성의 도시이자 꽃의 도시로 만들었다. 2016년 프랑스는 뚜렌느를 꽃의 도시로 라벨링 했다. 이처럼 조상과 후손이 함께 공존하고 노력해 가는 뚜렌느. 이 도시의 경이로움을 어느 봄날 구경할 수 있다면 그 인생은 얼마나 향긋할까.
이번 대선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에 대해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의 흠집이 너무나 많고 치명적이라고 서로 공격하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지닌 흉터는 흠집이 아니라 상처를 입은 흔적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상처는 흠이 생겨 온전치 못한 흠집과 다르다. 흠집은 결락을 지닌 하자다. 하지만 인간이 지닌 상처는 그가 무엇인가를 한 흔적이다. 일하거나 싸우지 않은 사람에게 상처는 없다. 상처가 많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많은 일과 싸움을 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상처가 많다는 사실이 하자가 될 수는 없다. 그가 한 일과 싸움이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오히려 그것은 영광일 수도 있다. 지금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루미는 이렇게 말했다. ‘상처는 빛이 인간에게 들어오는 통로다.’ 루미의 문장을 빌리면 상처..
2022년 새해가 밝았다.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빈다. 가슴에 품은 새해소망이 다 이루어지길 바란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가 종식돼 모두 마스크를 벗은 채 반가운 이들과의 모임도 갖고 여행도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음식점이고 노래방 할 것 없이 모든 영업장에 손님들이 꽉꽉 들어차 그 동안의 돈고생 마음고생이 씻겨나가면 좋겠다. 새해가 되면서 기대 되는 일들이 있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국가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새 대통령 선출 등이다. 경기·인천지역에서도 누가 새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이 될 것인지 기대감을 갖게 된다. 특례시가 되는 수원시가 기대하는 것 중의 하나는 지난해 착공해 올해 마무리되는 ‘수원화성행궁 2단계 복원정비사업’이다. 행궁은 임금이 행차할 때 머물던 곳이다. 2단계 사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