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끔찍한 산업재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어렵사리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는 준비가 제대로 되었다는 증거가 아직 없고, 정부에서도 예측되는 혼란과 모순을 신속히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산업재해 근절이라는 대의를 존중하여 차제에 경영철학을 바꾸는 계기로 삼는 게 맞다. 정부나 정치권 역시 경영계의 합리적인 우려와 보완 요청을 허투루 들을 일이 아니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현장에서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칠 경우 사고 예방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직접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이 법은 사망 1명 이상,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어머니! 엷은 먹물로 그린 그림처럼 당신이 보입니다. 마지막 먼 산은 이미 지워졌고 붉은 옥사가 연분홍으로 물들어가네요 이대로라면 저는 제 안의 먹방으로 고요히 가라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곳이 저의 처음 당신의 품이겠지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깊고 험한 길을 돌아 당신에게 가는 길입니다 시야가 점점 좁아지네요 묶인 손을 내밀면 만져질 듯한 데까지 보입니다 보이던 것들이 안개처럼 사라지는 자리에 어머니 품에 안기는 아기 저의 모습이 짙어집니다 비로소 이별 없는 깜깜한 밤이 옵니다 눈 감지 않고 이대로 당신의 품에서 아들의 생을 멈추겠습니다 - 1930년 3월 서대문형무소에서 아들 이○○ 올림
대선이 71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가족 리스크와 선대위를 둘러싼 내홍으로 지지율 위기를 겪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성장·복지·일자리 정책 공약 발표를 시작으로 정책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5일 제1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윤 후보는 그동안 현장 방문 등을 통해 단발성의 정책을 제시하긴 했다. 하지만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국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약의 제시는 사실상 이제 가동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대 여당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일찍부터 기본시리즈 공약을 필두로 발빠른 정책 움직임을 보인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정치에 입문한 시간이 짧은 윤 후보가 각종 리스크로 우회하다가 이제라도 후보 자질의 중요한 척도인 공약 제시로 방향을 잡은 것은 다행스럽다. 이를 계기로 여야 정치권은..
아마도 이 지면을 통해서 한번 얘기한 바 있을 것이다. 일본 석학 다치바나다카시 얘기다. 『그는 도쿄대생은 죽었는가』라는 저서에서 “세상은, 결코 스페셜리스트가 지배하지 않는다, 제너럴리스트가 이끈다”고 했다. 이 말을 요즘처럼 뼈저리게 느끼는 때도 없다.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 씨가 그 점을 상징처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는 역설적으로 지금의 한국사회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기는 중이다. 윤석열 후보와 같은 스페셜리스트는 자신이 필요에 의해 쌓은 지식 공학의 범주에서만 세상을 보고, 또 잣대를 만들어 낸다.(모든 사람들은 잠재적 범죄자이다. 사모펀드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그래서 ‘조국은 나쁜 놈’이라는 생각이 주입돼 있었다.) 스페셜리스트들은 대개 수직주의자들이다.(주 120시간 노동시간 발언.) 엘리트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계급과 계층에 대한편견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자유를 알지 못한다는 발언.) 반면 제너럴리스트는 광범위한 지식을 구하려 노력한 덕에 그래도 세상을 균형있게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제너럴리스트들은 응당 수평주의자가 되며 세상에서 평등과 함께 분배에 대한 올바른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으며 살아간다. 그들은 대체로 남의 말을 많이 듣거나 그러려고 노력한다. 무엇보다 사람을 지식으로 차별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제너럴리스트에 가깝다. 그의 국정 지지도가 비교적 건강한 데는 그런 이유가 있다고 본다. CBS 라디오 大기자 출신으로 현재 YTN의 ‘뉴스가 있는 저녁’이라는 시사 프로그램에서 앵커를 맡고 있는 변상욱 씨는 최근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란 에세이를 냈다. 마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이념의 균형론을 얘기하는 내용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연상될 만큼 온통 명언과 경구로 가득 차 있는 책이다. 특히 그는 수십 년 간의 방대한 독서량을 보여 주듯 수많은 작가, 예술가, 학자의 책들을 인용하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의, 일종의 과학 철학에서부터 에밀리 디킨슨의 시, 피카소의 예술론, 이집트의 페미니스트 전사 후다 샤으라위, 미국의 진보주의자 하워드 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초대 대통령으로, 실패했지만,사회주의 농업경제의 부흥을 꿈꿨던 줄리어스 니에레레에 이르기까지 그의 지적 국경은 끝간 데가 없다. 톰 행크스가 제작한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 우리 영화 ‘벌새’ 등등 영화에 대해서도 일가견을 피력한다. 정치적 지도자가 그처럼 광범위한 지식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겠다.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자격 요건을 다소 완화시켜 준다 한들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1) 청년기에 인문과학에 대한 접근성이 좋았던 사람이거나 그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던 사람이어야 한다. 2) 부족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틈틈이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3) 역사/ 철학/ 사회학/ 문학/ 소설/ 영화/ 연극/ TV 드라마/ 컴퓨터 게임 등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버리지 않고 최소한 그러한 문화예술적 활동을 하는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 혹은 그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어야 한다. 한 마디로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1야당이라는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잦은 말실수, 흔히들 얘기하는 망언을 일삼는 것은 위의 1, 2, 3 항목에 다 비껴 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후보는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무릇 국가 운영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씩 조금씩 고도화/ 전문화/ 분업화돼야 함은 물론 무엇보다 문화적으로 세련되어야 한다. 후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국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게들 떠들어 대는 이른바, 국격(國格)이 만들어지지가 않는다. 프랑스 현대영화를 대표하는 브루노 뒤몽의 신작 《프랑스》는 유명 여성 앵커 ‘프랑스 드뫼르’에 대한 이야기이다. 왜 주인공 이름을 굳이 ‘프랑스’로 했고 그걸 또 제목으로 갖다 썼을까. 브루노 뒤몽 같은 자연주의자들은 알고 보면 면도날 같은, 무엇보다 매우 구체적인 일상의 에피소드를 동원해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을 드러낸다. 이번 작품을 가지고는 한 저널리스트와 그녀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이라는 설정을 통해 지난 20년간의 프랑스 현대사회를 되돌아보려 한 것으로 느껴진다. 프랑스는 20년 동안 니콜라 사르코지(그는 내무장관 시절인 2005년 파리 북부 빈민가 방리유의 소요사태를 폭력적 경찰력으로 진압했고 그것으로 우파의 지지를 받았다.)에서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지지율이 4%까지 떨어졌었다.)까지 실망과 좌절을 겪었다. 유능한 인재로 차기 대통령감이라 여겨졌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은 IMF 총재 자격으로 뉴욕에 갔다가 호텔 메이드를 겁탈하려다 정치·사회적으로 멸종됐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한 젊은 대통령이 마크 롱이었던 바, 그에 대해서도 다소 신통찮아 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브뤼노 뒤몽은 영화에서 ‘이제 진보는 없어. 이상 따위도 없어. 사람들은 더 이상 국가라는 것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없어’라고 일갈한다. 그저 현실을 충일하게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 토론이라고 하는 것이 1회 정도는 이런 인문학적인 수다로 질의응답을 채워 보면 어떨까 싶다. 후보들을 경쟁적으로 앞세워 TV 오락 프로그램이나 버라이어티 쇼에서 노래나 춤을 추게 하지 말고. 그 무슨 꼭두각시 모양새인가. 그런 아이디어는 과연 누가 내는 것인가. 좀 세련되어졌으면 좋겠다. 이제 그럴 때도 됐다. 정치가 천민화하는 ‘꼴’을 보는 것도 이제 지긋지긋하다.
시인 정지용의 고향 충북 옥천에는 서울의 주류언론을 압도하는 '옥천신문'이 있다. 옥천은 한겨레신문 초대 사장을 지낸 청암 송건호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12월 21일 옥천우체국에서 옥천FM공동체라디오 개국식이 열렸다. 옥천FM은 송건호기념사업회와 '옥천신문' 그리고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쏘아 올린 새로운 풀뿌리 미디어다. 공동체라디오란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를 방송 권역으로 하는 소출력(10W 이하) 비영리 방송이다. 전파 도달범위가 반경 5km 내외인 작은 미디어로 지역의 노인과 청소년, 장애인과 이주민 등 주류미디어에 잘 등장하지 않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누구나 참여하여 ‘우리동네이야기’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국내 공동체라디오는 2004년 시범사업이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서울의 관악..
한 곡의 노래가 200명 가까운 사람을 죽게 했다. 1930년대 헝가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충격적이고 불가해한 사건은 소설로 쓰였고 소설은 영화를 탄생시켰다. 1988년, 독일 작가 닉 바로코프가 쓴 소설도 1999년 롤프 슈벨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도 노래와 제목이 같다.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 도대체 어떤 노래이길래 수많은 이들을 자살로 치닫게 했을까. 모두 나 같은 물음표를 달고 영화를 보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 내용보다 노래가 궁금했다. 영화 전반부는 삼각, 아니 사각 관계의 러브 스토리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작은 레스토랑을 무대로 펼쳐지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여자와 그녀를 둘러싼 네 남자의 소리 없는 난투극. 레스토랑 사장 자보, 그곳에서 피아니스트로 고용된 안드라스, 고객 독일인 한스...... 모두 일생을 걸고 일로나를 사랑..
"한국 정부는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를 더욱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사회적경제 기본법', '사회적 가치법', '사회적경제 판로지원법' 등 사회적경제 3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지난 1일 대통령이 밝힌 바 있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은 19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된 후, 20대까지 5차례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경제기본법과 함께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천을 촉진하는 사회적 가치 기본법”, “사회적경제 판로개척 및 공공조달지원법” 또한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저성장,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역을 근간으로 사람 중심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가 활성화하기 위해선 법 제도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정과제 중 하나인 사회적경제기..
‘수원화성 야간관광’이 ‘2021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됐다. 2012년 ‘수원화성’, 2015년 ‘무예 24기’에 이어 세 번째로 선정된 것이다. 한국관광의 별은 국내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제정한 상이다. 한국관광 발전에 이바지한 관광지, 방송 프로그램 등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본상과 특별상으로 나뉘어 있는데 수원화성 야간관광은 본상으로 선정됐다. 수원화성 야간관광이 관광의 별 본상으로 뽑힌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수원시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시는 과거 ‘경유형 관광지’에서 ‘체류형 관광지’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연간 60..
올 한 해가 일주일여 남았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았지만 ‘위드 코로나’가 다시 방역강화로 전환되면서 어느때보다 엄중한 상황이다. 하루에 7000명 안팎의 신규 확진, 1000명대의 위중증 환자, 수십명 이상의 사망자 발생에 밤 9시가 넘으면 거리는 적막이 흐른다. 누적 확진자가 60만명에 이르러 우리나라 총인구(5175만명)를 감안할 때 100명 가운데 한사람 이상(중복 감염 포함)이 코로나에 감염됐다. 생명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 경제적‧정서적 고립으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속에 신음하고 있다. 예전같은 연말이면 이웃을 살피는 각종 미담과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잠시나마 삶에 지치고 얼었던 마음을 녹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2년째인 올해는 그마저도 눈과 귀에 잘 와닿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세상을 보려는 우리의 생각이나 삶의 자세가 웅크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든 어두운 곳을 찾아 보듬어야 할 사회지도층의 일그러진 모습과 그들의 세계관은 국민들을 더 절망속에 밀어 넣고 있다. 대선 후보와 가족리스크가 연일 뉴스 전면을 장식하고 그것도 모자라 측근들과 정부 고위 인사들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그 대열에 경쟁적으로 합류한다. 최근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아들이 취업을 위해 ‘아빠찬스’를 사용하려 했다는 논란 끝에 물러났다. 그런데 박범계 법무장관은 ‘김 수석은 투명하다’는 식으로 두둔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장남의 재산 문제를 해명하던 선대위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를 해도 3000만 원은 벌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코로나 장기화로 하루 3~4시간의 땜질형 ‘초단기 알바’에 내몰리는 청년세대의 공분을 낳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선대위에 영입된 인사는 젊은 남성들의 성 역차별을 로스쿨 출신 아들의 군법무관 계급을 놓고 언급해 역시 취업절벽에 절규하는 일반 2030세대와는 이질적인 공감능력을 보였다.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사이의 갈등으로 촉발된 국민의힘 내홍은 국민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누구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내부에서 힘자랑을 하는 것인가. 현 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흠뻑 젖어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럴 수 없다. 선거에서 오만은 최대의 적이다.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지난해 4·15 총선과 올 4·7 재보선을 목도하지 않았나. 오만과 군림은 어느 순간 좌절과 패배로 돌변한다. 2000년 전 예수는 태어나 말구유에 뉘었고 천한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건네며, 왕이 되면 한자리하겠다고 생각하는 제자들에게 발을 씻겨줬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낮아짐과 섬김으로 진정한 리더가 되는 길을 실천했다. 국민은 군림하는 왕이 아닌 섬김의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 겸손을 좇아 서민의 손과 발이 되어줄 참모들도 보고싶다. 내로남불로 치닫던 여야 정치권이 선거때가 되면 갑자기 ‘민심’에 눈높이를 맞추려 한다. 공감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야당 후보는 ‘극빈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 ’구직 앱‘ 발언 등으로 또 국민에게 상처를 안겼다. 평상시 겸손과 섬김, 소통이 몸에 익어야 한다. 성탄의 메시지를 다시 읽어보자.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외투를 입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터키의 옛 노래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노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먼 북소리’를 통해 알려졌다. 심신이 지쳐있던 하루키는 내면의 북소리에 펜을 던지고 유랑길에 올랐고 3년간의 유럽여행 후 그 책을 썼다. 북소리를 번역기로 돌리면 ‘ 힘들고 외롭고 지친 당신, 변화가 필요하다. 떠나라!’ 정도가 아닐는지. 내게는 노래가 먼 북소리다. 헝가리 가수 마르타 세베스첸(Marta Sebestyen)의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세베스첸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이슬람교의 아잔 소리가 떠올랐다. 신도들에게 예배시간을 알리기 위해 울리는 아잔은 인간만사, 희노애락에 오욕을 품어주면서 초탈로 이끈다. 폐부를 긁으면서 종내 세상 끝에 선 것처럼 쓸쓸하게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