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의 무더위는 혹독했다. 추석 연휴에도 푹푹 쪘고 9월 하순까지도 이 더위는 계속됐다. 전혀 꺾일 것 같지 않던 기온이 어느 순간 뚝 떨어졌다. 가을 없이 겨울로 접어들 것만 같은 기세다. 이제 기후 변화는 현실이고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보다 기후변화를 더 빨리 감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빙하의 상태다. 지난 8월 세계의 유튜브를 달군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영국 사진작가 던컨 포터(Duncan Porter)는 스위스 빙하의 현재 모습과 15년 전 모습을 담은 두 장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눈물을 흘리게 한 시간 여행’이라는 캡션을 단 이 두 사진은 알프스 론의 빙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쪽 사진에는 론의 빙하가 잘 담겨있지만 다른 한쪽에는 빙하가 완전히 녹아내려 호수를 이루고 있다. 이 사진..
경기도 공공청사의 1회용컵 사용률이 90%를 넘기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다. 우리 사회에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1회용컵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는 한때 상당한 기세로 확산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사용 중단을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고삐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1회용품 사용을 삼가는 분위기를 다시 진작시켜야 한다. 경기도 공공기관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모범이 긴요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공청사 내 1회용컵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경기도 지역 공공청사의 사용률이 90.5%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외부에서 공공청사 내로 반입된 음료 컵 10개 중 9개는 1회용 컵이었던 셈으로 충청권(19.3%), 울산권(65.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다만 경기도청 복합청..
1929년 평안도 운산에서 태어났다. 소년은 열네살에 5년제 경성공립공업학교(현 서울공고)에 입학한다. 4학년때 해방을 맞았다. 이듬해에 국립해양대학에 들어간다. 공업학교와 해양대학은 국비였다. 가난한 청년이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대학을 마치고 안동중학의 영어선생이 되었는데, 바로 내전(6.25)이 터져서 군에 들어간다. 유엔군 연락장교가 되었다. 1957년 소령으로 제대할 때까지 7년간 주로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벤 플리트 유엔군사령관 등 주요장성들 통역을 했다. 예편과 동시에 합동통신 기자가 된다. 대부분 서울대학 출신들이었던 당시 외신부에서 그 누구도 선생의 영어를 따라오질 못했다. 그 탁월함으로 미국대사관의 공보담당이나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매체들의 민완기자들과 신뢰와 교분을 쌓았다. 그로써, 5.16 이후 1960년..
사회는 구성원의 행동을 규제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통제 방식을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낙인 효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정 행동이나 특성이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규정되었을 때, 그 행동을 한 개인은 사회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고립되거나 배제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사회적 낙인을 받아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고, 그 정체성은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체 내에서 지속적으로 확인된다. 이를 통해 사회는 규범을 위반하는 행동을 억제하며 집단의 질서를 유지하려고 한다. 타투(문신)에 대한 낙인 효과는 이와 같은 사회적 통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 타투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여겨졌다. 기독교 전통에서 신체는 신성한 것으로 간주하였고, 타투는 이를 훼손하는 행위로 해석되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범죄자에게 타투를 새..
17년째 공전 중이던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가시화 되고 있다. 10일 화성시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명근 화성시장,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장, 마리 막스(Marie Marks) 파라마운트 엔터테인먼트 부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성국제테마파크 글로벌 브랜드 유치 선포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는 파라마운트사가 화성국제테마파크의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로 결정됐다는 공식 발표도 나왔다. 따라서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화성 서부권에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자 글로벌 콘텐츠 지식재산 보유사인 파라마운트의 브랜드를 활용한 아시아 최대 규모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화성시는 2007년 세계적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가 화성국제테마파크에 들어온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사업은 순탄하게 추..
지난 추석에 받은 선물 중에서 아주 맛있게 먹은 것이 바로 곶감이다. 곶감을 만들어 먹는 식문화는 우리 나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널리 퍼져서 한국 음식이 되었다. 곶감의 어원 중에서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 시골에 가면 할머니가 꼬챙이에서 곶감을 빼서 주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의 곶감의 역사는 고려시대인 12~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즘은 완전히 말린 건시보다 반쯤 말려서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반건시가 인기가 있다. 곶감의 효능을 찾아보니 의외로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기침이나 가래를 낫게 하고 목소리를 윤택하게 하는 데에 좋으며, 어린이들 설사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식이 섬유가 많아서 변비를 예방하며, 포도당과..
살맛 돋는 가을이다. 가을바람은 추석을 앞세우고 왔다. 그 바람이 목을 껴안아주고 피부를 만져주면 마음은 얻는 것 없이 상쾌해지고 몸 컨디션은 상승된다. 그 기분으로 숲길은 걸으면 가슴속에서는 나도 모르게 익숙하게 불렀던 노래가 재생되어 입 밖으로 나온다.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초가집 뒷산길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추억은 가슴속 열차를 타고 빛바랜 색으로 달려온다. 위의 동요를 부르거나 들으면 나이 따라 헐거워진 눈물주머니 탓인지 눈가에는 눈물이 맺힌다. 특별히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에서 마루 끝에 나와 앉아 ‘엄마를 불러 봅니다.’라고 나는 바꿔 불렀다. 그러면서 흐르는 눈물을 그냥 흐르게 했다. 이것이 내 영혼 1번지 고향..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입에 윤석열 정권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김건희 여사가 주연급으로 등장한다. 연일 강도를 높이며 검찰과 여권을 향해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는 명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쩔쩔매는 대통령실과 여권, 머뭇거리는 검찰. 최저치를 경신하는 대통령 지지율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은 2022년 6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 측에서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다. 녹취록 등에 따르면 공천 청탁의 핵심 경로는 김건희 여사와 당시 공천라인을 장악하고 있언던 ‘친윤’ 정치인들이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부터 대통령실과 검찰이 머뭇거리고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과 검찰이 머뭇..
국정감사가 사흘 전 시작됐다. 다음 달 1일까지 4주 동안 이어진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활동상을 유권자에게 알리는 절호의 기회다. 언론의 구미에 맞는 보도자료도 넘쳐난다. 과장되기 일쑤다. 언론의 냉정한 검증 필요성이 그만큼 커진다. 그런데 검증은 차치하고 기자가 의원실 자료를 선정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정감사 보도에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거대 플랫폼 유튜브가 조선일보로부터 범죄의 방조자라는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이 신문은 9월 26일 1면에 ‘정부 세금 안 내는 유튜브(구글 포함)에 연 674억 광고 줬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2023년 유튜브의 정부광고 수주액은 2022년 정부 광고 전체 1위였던 KBS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플랫폼인 네이버와 다음을 합친 금액보다 많다고 했다. 수주액이 2019년 대비..
한 노부부는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고 절약하여 두 채의 아파트를 장만하였고 그 중 한 채의 아파트는 노부부가 공동으로 소유를 하였습니다. 노부부는 상의하여 노후에는 두 아들에게 각 한 채의 아파트를 주기로 하였고, 아들들에게도 그렇게 자신들의 의사를 전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였고 가족을 알아보고 간단히 본인의 의사를 표시할 수는 있었으나 온전한 의사소통을 하기에는 힘든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둘째 아들에게 주기로 약속한 아파트가 마침 재건축이 되었고 할아버지는 절세를 목적으로 그 소유권을 둘째 아들에게 이전해주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소유의 지분이 문제였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자신들이 계획하였던 바와 같이 둘째 아들에게 할머니의 지분을 이전해 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