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경기도서관 건립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도 최초의 광역 대표 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은 도 전체 도서관 정책을 총괄한다. 총 사업비 약 1100억 원을 들여 광교신도시 경기도청이 있는 경기융합타운에 들어선다. 내년 10월까지 연면적 2만 7775㎡,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되는데 이곳에는 도내 최대 규모인 약 90만 종의 장서를 보관할 계획이다. 경기신문이 지난 4월 18일자 사설 ‘기대되는 광역 대표 경기도서관’을 통해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도는 경기도서관이 도민 모두가 편안하게 찾고, 독서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창작의 기회를 경험하는 장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서관이 운영되기 시작하면 공공도서관 309개, 작은도서관 1676개 등 약 2000개 정도의 도내 모든 도서관 정책을 담당한다. 도는 경..
최근 청년층의 장기 실업률 등의 원인이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늘려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인데, 실질적인 대책은 없는 듯해 아쉬움이 크다. 우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실업률을 살펴보자. 통계청은 8월 실업자가 56만4000명으로, 이 중 구직기간 6개월을 넘긴 ‘장기백수’는 20.0%인 11만3000명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장기실업자는 25년만에 최고 수준이며,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8월 전체 실업자 수는 이전보다 감소해 1.9%를 기록했다. 즉, 실업률은 역대 최저, 장기실업자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셈이다. 두 번째로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난해 지역별 청년인구(15~29세) 순이동 수의 경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하면 대전과 세종 지역만 청년인구가 유입됐고, 반대로 강원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은 청년인구가 순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원지역에서 유출된 청년인구는 3949명으로, 이는 전년동월보다 23.4% 늘어난 규모로 확인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이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일자리의 양적 공급보다는 질적 수준 차원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적지 않은 청년인구가 지역을 떠나는 상황에서 인력양성을 통한 지역혁신 이룩은 무의미하며, 청년인구의 이탈이 늘어나면 혁신 동력이 상실될 거라고 경고했다.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가 결국 폐업에 이른 2030세대 자영업자 규모를 보면 심각성은 더 크다.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공개한 국세청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개인사업자 중 폐업률은 9.5%이며, 이 중 20대의 폐업률은 20.4%로 가장 높았다. 30대 폐업률은 두 번째로 높은 14.2%였다. 창업에 나선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가 불황과 경쟁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폐업하지 않고 사업을 운영하더라도 소득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는 더 많았다. 2022년 국세청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분 1146만4368건 중 75.1%인 860만9018건은 연간 소득이 1200만원 미만, 월소득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소득이 전혀 없다고 신고한 경우는 94만4250건으로 8.2%에 달했다. 회사가 싫거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결국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말을 피부로 느끼게 되는 셈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하나같이 ‘양질의 일자리 공급’을 꼽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해결책을 ‘양질의 일자리’라는 한 마디에 모두 우겨넣고 있는 건 아니냐고. 양질의 일자리란 높은 월급과 워라밸, 안정된 고용형태가 보장되는 개념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1만원을 넘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양질의 일자리’와 현실의 그것은 너무나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아득한 환상처럼 느껴지는 ‘양질의 일자리’ 말고 피부로 느낄 만한 구체적인 대안을 원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까. ‘실업’의 고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점점 크게 다가오고 있다.
1960년대 근대화시기에 미국의 경제학자 로스토우(Walt Whitman Rostow)는 이렇게 말하였다. 경제발전단계는 전통적 사회에서 선행조건을 갖추고 난 후 도약(take-off) 단계를 거친다. 도약단계는 마치 비행기가 날아올라 비행하느냐 아니면 추락하느냐는 전환점이다. 날아오른 경제는 성숙단계를 거쳐 최종 고도의 대량소비단계에 이르게 된다고 하였다. 한국경제는 도약하여 짧은 기간에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우리나라는 1996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여 선진국에 진입하였다. 그 후 2019년 ‘30-50클럽’의 회원국가가 되고, 2023년 기준 1인당 총국민소득(GNI)이 일본을 앞질렀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고 대량소비사회가 되었다. 그러면 우리의 삶의 질은 어떠한가. 고도 경제성장으로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
경기도 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9년 이후 미미하게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오존 농도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초미세먼지 못지않게 인체에 해로운 오존에 대한 일반의 낮은 경각심이다. 오존은 폐를 중심으로 인간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2차 오염물질이다. 초미세먼지뿐만이 아니라 오존에 대한 주의력 환기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이 시급하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경기도 대기질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9년 26㎍(마이크로그램)/㎥에서 2020년 21㎍/㎥, 2021년 21㎍/㎥, 2022년 20㎍/㎥, 2023년 21㎍/㎥로 2019년 이후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2019년 46㎍/㎥, 2020..
내년부터 AI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고 한다. 당장 5개월 뒤인 25년도 신학기부터 바뀐다는데 가르쳐야 하는 교사는 뭐가 뭔지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작은 학교라 이미 학생당 하나씩 태블릿이 보급된 상태인데 거기에 앱으로 교과서가 들어오는 건지, 다른 기계가 들어오는 건지 정확히 모른다. 당연히 AI 교과서로 뭘 활용할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큰 예산을 들여 만든 교과서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수업 시간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도 썩 좋지 않은 듯하다. 얼마 전 2학기 상담 때 학부모 한 명이 꺼낸 이야기를 보면 그렇다. 우리 반 아이의 중학생 형 공개수업 때 태블릿을 활용한 수업을 봤는데 굉장히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실망한 이유를 묻자 그 수업에서 아이가 뭘 배..
금년 8월에 무더위가 한창일 때, 언론에서는 ‘건국절’과 ‘뉴라이트’, ‘친일파’와 ‘밀정’이 회자되었다. 일제식민지 시대 “한국민의 국적이 일본이었다” 라고 버젓이 말하는 지도자를 바라보면서 일제 강점기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간 세 여성들을 생각해 본다. 먼저 석주 이상룡 애국지사의 손주며느리 허은과 이회영 애국지사의 부인 이은숙이다. 허은의 회고록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와 이은숙의 회고록 '서간도 시종기'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1910년 8월 29일 불법과 강요되었던 일한병탄조약으로 대한제국은 나라가 없어져 수많은 국민들은 토지를 빼앗겼으며 탄압을 받게 되었다. 이런 일제의 폭압을 피해 수많은 사람들이 서간도로 이주하였다. 남자들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총칼을 들고 항일운동에 나서게 되었고, 아울러 군자금을 마..
해양쓰레기 문제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다. 대표적인 것이 ‘쓰레기섬’이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로써 부유성 쓰레기가 북태평양의 환류를 타고 모인 지역이다. 90% 가량이 썩지 않는 비닐과 플라스틱류로 이루어져 있는데 심각한 것은 쓰레기 섬이 점점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쯤엔 남한 면적의 절반 정도였지만 2018년경 한반도면적의 약 7배, 남한면적의 약 15배 크기인 155만㎢까지 불어났다고 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뿐 아니라 지구 바다에서 곳곳에서도 쓰레기섬은 발견된다. 이 면적을 합치면 지구 표면의 25%나 된다니 끔찍한 일이다. 이 해양 쓰레기들은 해양생물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주둥이가 장어잡이 통발에 낀 하와이 뭉크물범, 빨대가 코에 껴 피 흘리는 바다거북이 발견됐다. 죽은 향..
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도 불어주어 찜통더위는 완전히 물러간 듯하다. 가을이다. 외로움을 느끼는 계절이 왔다. 왜? 가을은 잎이 떨어지는 계절이고 잎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 나무가 생애 주기 중 생명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무는 겨울이라는 죽음에서 봄이 되면 다시 생명을 활성화해 찬란하게 부활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을은 한 해의 마무리 단계를 준비하는 시기이고 이 준비의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살아온 한 해를 돌아보는 성찰이다. 이렇게 성찰할 때 내가 이뤄낸 것들도 떠오르겠지만 가장 먼저 나 자신의 “존재”를 보게 된다. 존재 자체를 돌아보면 그리 대단한 것이 없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사진 찍을 때마다 까치발을 하며 키를 높이거나 자신에게 대중..
충무로 대한극장이 9월말 폐관했다. 대한극장은 1958년 개관 당시 미국 20세기 폭스사가 설계를 맡아 70mm 원본 필름을 그대로 상영할 수 있도록 했고, 우리나라 최초로 빛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한 무창극장이었다. 컴퓨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최첨단 시설을 갖춘 대한극장은 관객들에게 웅장한 스크린과 생생한 음향으로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킬링필드와 같은 대작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극장의 형태가 영화만 보는 게 아니라 쇼핑과 오락, 식사까지 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로 바뀌어가자 대한극장도 건물을 철거한 뒤 2001년 12월, 7층 건물에 11개 상영관을 갖춘 지금의 영화관으로 재개관했다. 이 시기에 한국 영화들은 주로 대한극장에서 시사회를 했으며, 외국 배우들의 내한 행사도 거의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대한극장이 영업종료를 알리자 영화의 한 시대가 저물고 추억이 사라진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다. 대형 멀티플렉스가 급성장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었으며, 코로나 팬데믹을 겪는 동안 극장 관객이 현격히 줄었으니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대한극장 폐관이 순전히 경영 문제 때문이라고 해버리면 그것은 영화사업자의 소명을 폄하하는 것이 아닐까. 대한극장을 설립한 고 국쾌남 세기상사 대표는 다른 사업체를 매각하거나 축소하면서까지 대한극장 운영에 집중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그는 극장이 사람들에게 전쟁의 상흔을 잊고, 꿈과 희망을 품게 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신념이 있었을 것이다. 우양산업개발이 세기상사를 인수했던 2021년은 이미 극장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때다. 그런데도 대한극장을 인수했다면 우양산업개발은 극장산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우양산업개발은 힐튼 경주 등 호텔업 외 우양미술관도 운영하고 있는데, 대한극장을 인수하며 문화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인식이 있었을 것이다. 대한극장은 최근 도심 속 옥상 정원 씨네가든에서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으며, 특별히 독립영화를 꾸준히 상영해왔다. 2022년 10월에는 WDG와 함께 7층 11관을 리모델링하여 300석 규모의 WDG e스포츠 스튜디오로 개장하는 등 문화 확장의 시험적 운영을 이어왔다. 대한극장은 폐관 후 문화예술공연 시설로 리모델링하여, 2025년 4월 세계적인 이머시브 공연 ‘슬립노모어’와 함께 돌아올 예정이라고 한다. 이머시브 공연은 건물 전체를 무대로 사용하며, 관객은 배우를 따라 다니면서 자유롭게 관람하고 스토리에 참여한다. 즉 관객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소비하도록 짜여 지는 공연이다. ‘슬립노모어’는 2003년 런던에서 초연하였고, 현재 뉴욕과 상하이에서 공연하고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일했고,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역임한 이승엽은 극장 경영에 관한 그의 저서 '극장에 대하여'(2020)에서 ‘모든 극장은 특별하다’고 말한다. 극장 자체는 지극히 실체적 존재이지만, 극장은 예술가와 관객뿐만 아니라 권력, 시민, 언론, 기업 등 다양한 주체로부터 발현되는 다양한 욕구와 욕망이 현실적인 조건과 만나 영향을 주고받으며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만들어지는 실체라고 묘사한다. 한국 영화계를 ‘충무로’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대한극장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극장으로 한국 영화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그런 대한극장이기에 폐관 이후 우리나라 공연 예술계를 어떻게 새롭게 견인해갈지 기대하게 된다.
의정 갈등 여파로 인해 응급환자 관리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이 응급실에서 폭행이나 폭언 피해를 본 사례가 최근 3년간 2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폭력이 증가하는 것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 (응급의료 등의 방해 금지) 등의 강화 조치만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이 입증된 셈이다. ‘응급실 안전’을 답보하기 위한 실효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응급의료종사자가 응급실에서 의료행위와 관련해 폭행 등 피해를 본 사례는 2021년 585건, 2022년 602건, 지난해 707건으로 최근 3년간 지속해서 늘었다. 지난해 응급실에서 벌어진 의료인 폭행 등 피해 사례 707건을 행위별로 보면, 폭언·욕설이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