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방’이란 게 있다. 돈을 내고 얼굴 모르는 여성과 키스를 하는 업소이다. 처음에는 손님과 여성이 이야기를 나누고 키스를 하는 수준이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유사성행위를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2009년부터 생겼다고 하는데 이제는 전국체인망을 갖춘 업소도 등장했다고 한다. 2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 ‘키스방 등 신변종 성매매 업소 경찰 단속현황’에 의하면 지난 2010년 2천68건에서 2013년 4천706건으로 3년 새 2.3배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까지 3천620건이 적발돼 연말엔 5천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신변종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 건수는 늘고 있지만 영업정지나 폐쇄와 같은 행정처분은 할 수 없다고 한다. 유흥업소나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등은 ‘식품위생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의 적용을 받아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형사처벌과 영업소 폐쇄 등의 조처가 가능하지만, 아예 등록이나 신고를 하지 않은 키스방 등 신변종 업소는 행정처분을 내릴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주의 이름만 바꿔 영업을 지속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경기도…
수년 전 오사카의 텐신바시(天神橋) 상점가를 방문했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상점가로 약 3㎞에 이르는 긴 상가 길이 유명한 곳으로 오래된 명가 점포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나는 상점가 대표에게 100년 넘게 영업한 점포를 보고 싶다 했더니, 뜻밖에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유인즉 100년 넘은 점포는 너무 많아서 고를 수가 없으니, 오래된 점포를 보려면 400년 넘은 곳과 200년 넘은 곳 중에서 몇 곳을 보여주겠다 했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2대 이상 내려오는 오래된 점포를 로호라 부르는데 명가점포라는 뜻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본에는 500년 이상 된 점포가 32개, 200년 이상은 3천100여개 정도 있다고 한다. 로호는 그냥 오래되었다고 얻는 이름은 아니다. 상품의 독창성이 있으면서 품질이 뛰어나고, 어떠한 때에도 쉽게 문을 닫지 않으며, 고객을 대하는 마음이 가족을 대하는 것과 같은 정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로호들이 공통적으로 지키고 있는 정신을 나타내는 것이 ‘노렌(暖簾)’이다. 노렌은 점포의 상호가 새겨진 무명천으로, 상점의 처마 밑에 걸어 놓고 신용과 품위를 표시하는 것이다
재활의학과 진료실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긴장하면 어깨가 뭉쳐요.’ ‘몸의 균형이 안 맞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운동을 어떻게 하면 되지요?’ ‘아픈데 걸어도 되나요?’ 등 몸과 관련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질문하는 사람들은 통증이나 기능이상을 해결하기 원하거나 척추나 다리의 변형이 호전되기를 원하거나 운동량을 증가시켜 예상되는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기를 원합니다. 가끔은 예술가나 운동선수처럼 기능향상을 위한 방법을 문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몸과 관련한 다양한 요법과 운동법들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헬스, 요가, 마사지, 사우나처럼 잘 알려진 방법들 외에도 필라테스, 크로스핏, 스피닝, GX, 단전, 호흡법 등 몸을 관리하기 위한 공간과 서비스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받는 느낌은 몸과 관련해 수요와 공급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요구를 가진 사람들이 원하는 운동 방법과 주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 서로 매치되지 않아 보입니다. 주변에서 운동을 시작했
엊그제 우연히 ‘가요무대’를 보았다. 집사람은 옆에서 ‘웬 궁상맞게 뽕짝’이라며 핀잔을 주었지만 오랜만에 듣는 멜로디가 정겨워 흥얼흥얼 따라 부르기까지 했다. 내용이 가을을 주제로한 노래들로 꾸며져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이내 기분이 화창하지 않음을 느꼈고,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슬픔에/ 눈물은 향기로운 꿈이었나/…/ 눈물로 쓰여진 그 편지는/ 눈물로 다시 지우렵니다.’라는 패티김의 노래가 나올쯤엔 시쳇말로 ‘가을’까지 탓다. 그래서 그런지 거실도 설렁했다. 몇일 전까지 더위에 베란다 문을 열어 젖혔었는데.. ‘가을이 오긴 왔나보다. 그렇치’라며 집사람을 쳐다보니 공감의 표현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보면 가을이야말로 잔인한 계절이다. 분명 하늘은 맑고 바람도 선선하고 날씨도 청량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가을의 열매와 은총 속에서도 순간순간 마음이 무너지고 땅 속으로 꺼지는 듯한 심란함이 이어지기도 하며 푸른 하늘을 보면서도 마음은 캄캄한 동굴로 내려가는 경
춘추좌전에 있는 말인데 卑讓이란 자기 자신은 낮은 곳에 몸을 두고 한걸음 두걸음 뒤로 물러서서 상대방에게 길을 터주는 것이 바로 讓(사양할양)이며 바로 德의 근본이라고 공자는 말했다. 모든 고전을 보면 덕은 곧 군자이며 군자라고 하면 바로 덕이 떠오른다. 그만큼 학문(仁)과 덕을 실천하는 것에 따라 대인과 소인이 나뉘게 되고 곧 소인은 이익을 위해서는 자기밖에 없다는 것을 나타내게 된다. 升高必自下(승고필자하)란 말이 있다. 높은 데 오르게 되면 반드시 내려온다는 말인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보다. 사람들이 오르는 것만 좋아하고 떨어진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 같다. 한번 국회원에 당선되면 끝까지 국회의원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떨어져도 이름은 영원한 의원님이다. 그리고 그 무리들과 어울리면서 보살이 낮은 곳을 바라보는 진정한 의미 같은 것은 잊어버린 지 오래고 알지도 못한다. 그런 그가 4년이 가까워지면 잠시 표를 구걸하기 위한 거지 근성이 발동되어 지근거리에 허겁지겁 나타날 뿐이다. 당 태종을 있게 한 위징은 居高思墜持滿戒溢(거고사추지만계일)이라는 말을 했다. 높은 데 오르고 나면 꼭 내려온다는 것이고, 생각이 虛하지 않게 하며 매사는 넘치지 않게…
‘군사부일체’,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말라’는 옛말이 있다. 스승은 제2의 부모로서 공경해야 하며, 그 은혜는 부모와도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은 문자 그대로 옛말이 된지 오래다. 이를 방증하듯 교권침해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관석 의원(새정치·인천남동을)이 입수한 최근 4년간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지역 학교현장에서 모두 700건의 교권침해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89건, 2011년 103건, 2012년 225건, 2013년 283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유형별로는 폭언·욕설이 477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업진행방해 135건, 기타 43건, 교사성희롱 21건,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10건, 폭행 7건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통계에서도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행위가 최근 5년간 6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5년새 64.2%가 늘었으며 20년 전에 비해서는 15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접수되지 않은 사례까지 합하면 실제 교권침해 건수는 이보다 더 많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지난
어느 도시나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은 그 지역의 얼굴이다. 여행객은 역이나 터미널에서 그 도시의 첫인상을 각인한다. 역 앞에서 도시의 냄새를 맡고 미각을 맛보며 사람들의 인심을 느낀다. 그런데 경기도의 수부도시이자 120만 광역시급 특례시를 꿈꾸는 수원시의 경우 첫인상이 좋지 않다. 수원역 앞의 집창촌 때문이다. 붉은 조명 아래 낯부끄러운 차림으로 행인들을 유혹하는 여성들과 비틀거리며 주변을 배회하는 취객, 떼로 몰려드는 외국인근로자들로 인해 이 일대는 반세기 이상이나 기피지역이었다. 문화도시 수원시의 치부였다. 수원역은 수원의 관문으로서 눈부신 발전이 거듭되고 있다. 하지만 수원역 맞은 편 집창촌으로 인해 주변은 중심상권이라고 보기 민망할 정도로 낙후돼 있고, 청소년 유해환경으로 인해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지역 활성화에 걸림돌로서 그동안 시민들의 많은 항의가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수원역 앞 집창촌은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유지돼 왔다. 도시이미지를 훼손시키면서 도시 발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하루 속히 재정비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그런데 드디어 ‘수원역세권 성매매집결지 정비사업’이 본격 추진되는가 보다. 수원시는 지난 16일 제2부시장을 비롯해
지난 7월4일 출범한 ‘더 큰 수원 시정혁신단’은 두달여간의 기간 동안 많은 논의를 거쳐 9월1일 ‘안전한도시 수원건강한 도시 수원, 따뜻한 도시 수원’등 3대 목표, 9대 전략, 100대 과제를 정리한 후 수원시장에게 전달했다. 민선 6기는 민선 5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참여와 소통을 강화하고 통합과 안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시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생명·안전’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수원시는 시정혁신단이 제출한 민선 6기 혁신·약속사업 보고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 수렴이 한창 진행중이다. 재정운영 전략적 감축관리 민선 6기 재정운영 방향중 복지예산 총액관리제 실시와 함께 민간이전경비 증가율에 대한 제고(2013년 9.08%, 2014년 19.82%)가 제시되었다. 민간위탁사업의 우선순위 및 센터 등 산하기관의 사업우선순위를 점검, 중복사업 배제 및 우선순위가 낮은사업 10% 감축안이다. 업무과정 단순화 및 재구성을 통해 인건·물건비 감축과 불요불급한 산하기관의 설립을 억제한다는 내용도
커다란 양푼이에 흰 밥을 쏟아 넣고, 이맘 때 추석이면 제 맛을 낼 줄 아는 여린 조선배추 북북 찢어 갖은 양념으로 쓱쓱 비벼 낸 비빔밥. 앞 접시마다 한 주걱씩 퍼 나르면 금세 동이 난다. 대청마루 그득히 차 앉은 집안 대소가, 대가족이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다. 간이 짜니, 참기름을 더 넣자는 등의 훈수를 들어가며 여자들, 사촌지간 여덟 동서들이 양푼이 째 숟가락 들락거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주방은 또 다른 세상. 물론 처음엔 어색하고 생소한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워한 동서들도 있었지만 밥상머리에서 정이 피어오를 거라던 작은 아버님의 말씀대로 여덟 동서들과 가족들은 벌써 몇 년 째 화기애애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한 자리에 가족 친지들이 모두 모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 이른 봄 가장 먼저 노랗게 피어 숱한 사람들 불러들이는 고향 산수유마을의 산수유축제도 불러들이지 못한 친인척. 그저 뿔뿔이 흩어져 내 어머니 만나러 한 번씩 들어왔다 나가면 그만이라, 길 가다 만나면 5촌도 몰라보는 건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지 오래. 수십 년째 제자리 지키는 벽걸이 흑백 사진 속 주인공처럼 서서히 색이 바래지고 있는 친인척의 의미, 그 그림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 중 일부가 연루된 폭행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이 문제의 발단은 대리운전 기사를 30분 정도 기다리게 한 점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이 있었으니 기가 막히다. 물론 김현 의원이 폭력에 직접 연루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현 의원 본인이 “나는 사건 당시에 다른 사람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어서 현장상황을 목격하지는 못했다”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폭력사태 이전의, 사태의 단초에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데 있다. 여기서 SBS가 보도한 김현 의원과 대리기사의 말을 비교해 보자. 먼저 대리기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 25분에서 30분 정도 지체가 됐기에... 제가 손님한테 가서 키를 주면서 저는 시간이 너무 지체돼서 이동을 못하니까 ‘다른 기사님 불러서 가세요’하고서는 키를 다시 돌려주고 왔습니다... 그러니까 소속 회사가 어디냐, 얼마나 기다렸다고 그렇게 가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 그런 식으로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대리기사들한테도 인격적으로 좀 대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오래 기다렸으면 죄송하다는 얘기를 하든가 뭔가 얘기를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