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통시장의 상인들이다. 안 그래도 휴가철이라 손님이 뜸한데다 그나마 장을 보려는 사람들은 찜통 같은 전통시장 대신 냉방시설이 잘 갖추어진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몰린다. 설상가상으로 각 지자체의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 조례에 대한 소송에서 최근 법원들이 대형마트 측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일요일 휴무에 들어갔던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정상영업을 재기했다. 요즘 전통시장에 가보면 고객 숫자보다 파리 숫자가 많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전통시장의 붕괴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는 문제가 없었을까? 지금까지의 전통시장 대책은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장경제주의에 입각한 ‘경쟁’의 부추김이었다. 대형마트에 대한 적절한 규제나 조치도 없이 약자인 전통시장에게 시설현대화와 경영현대화 지원 등 약간의 영양제만 보충해주고 예전과 ‘같은 룰’을 통해 대형 유통공룡들과 경쟁을 계속하기를 권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필사의 노력을 하는 동안 강자인 대형마트는 거대한 자본력으로 마케팅을 혁신하고 인터넷, 통신, 방송매체를 이용하여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런던 올림픽이 한창이다. 영화계에 올림픽 감독이란 말이 있다. 올림픽이 4년마다 열리듯 4년에 한 편 꼴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감독이 누군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 감독이 몇 년 만에 어떤 영화를 찍었고 개봉했는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감독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영화 한편을 만드는 일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과는 달리 감독에게서 영화를 만드는 일은 4년이 될지 아니면 10년이 될지 또는 영영 영화판에서 내 영화가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얼마 전 성공한 ‘화차’의 변영주 감독은 8년 만에 영화를 내놓았고, 성공했다. ‘후궁’의 김대승 감독은 ‘번지점프를 하다’란 명작을 남겼지만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오는데 7년이 걸렸다. 왜 이렇게 오래들 걸리는 것일까. 일반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감독들은 투자를 받고 캐스팅이 이뤄질 때까지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다듬는다. 이 시간이 흘러흘러 4년, 7년 8년이 가는 것이다. 영화감독이란 직업을 가진 자들 치고…
중세 유럽은 부패한 신본(神本)주의에 눌려 인간이 숨쉬기 힘든 세상이었다. 이때 인본주의적 가치를 깨닫고 ‘인간다운 삶’을 추구한 것이 르네상스(Renaissance)였다고 요약된다. 인류사에 끼친 영향을 감안하면 ‘문예부흥’으로 번역되는 우리말 표현이 많이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르네상스와 요즘 대세인 모바일(Mobile)이 만나 ‘모네상스’라는 신조어로 탄생했다. 모네상스는 그동안 모바일의 발전이 기계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인간이 소외됐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무엇보다 과거 산업혁명이후 문명발달이 그래왔듯 모바일 역시 인간에서 멀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자각이 깔려있기도 하다. 우리와 가장 친숙한 휴대폰만 살펴도 그렇다. 빠르고 다양한 콘텐츠, 그리고 고기능이 접목돼 시대의 총아로 불리고 있지만 노인들이나 일부 계층에서는 ‘너무 복잡한’ 기계보다 ‘사용이 편한’ 휴대폰을 요구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속도, 기능, 다양성 등 기계중심으로 계속된 업그레이드가 일부 인간들에게는 불편하고 혼란스런 낙후성을 나타낸 것이다. ‘모네상스’의 기계는 좀 다르다. 방대한 기본 자료는 작은 기계 속에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화된 클라우드에 넣어두기에 기계는 작고
글을 잘 아는 자라도 반드시 무예를 알아야 진정한 학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잘 갖추고 일가견이 있다 하더라도 한 쪽에 치우치면 완전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인간의 편견을 경계하는 말이다. 공자가 재상을 지낼 때 일이다. 윗사람의 물음에 신(臣)이 듣기는 문사(文事)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무비(武備)가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문(文)과 무(武)의 일은 서로 떨어질 수가 없다(臣聞有文事者 必有武備 文武之事 不可相離)라고 했는데, 문사란 전쟁이나 전투를 제외한 모든 행정적 일, 평화적인 행사라 할 수 있다. 무비란 언제든지 전투에 임할 수 있는 준비를 말하는데 이를 묶어 보면 평화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의 성공을 위해 항상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전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평한 시대엔 문사가 세상을 지배해 나가지만 위급한 때에는 군인의 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자의 말을 드려다 보면 이 말은 문관(文官) 우위의 입장을 주장하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문관도 반드시 병법(兵法)을 알아야 함을 강조한다. 오늘날에는 대체로 문민 통치가 이뤄지고 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돼 있지만 아직도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않은 나라일수록 무력을 가진 자들의…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보존하는 일은 미래에 얻어질 가치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보험과 같은 것이다. 생물다양성협약과 ABS(Access and Benefit Sharing)협약에 따라 생물자원 확보를 소홀히 할 경우 이들을 선점한 국가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의 이용 부담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생물자원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21세기 국부창출의 새로운 영역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5년 9월 해양수산부, 환경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와 공동으로 생물·유전자원 국가종합관리 방안을 마련,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생물자원과 유전자원의 현황 파악과 통계 유지를 위해 지난 2006년 3월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를 개소했다. 생물자원 독점적 확보 경쟁 치열 2007년 3월에 국가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21세기 전략산업인 생물산업(BT)의 육성지원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환경부에 국립생물자원관을 설립했다. 또 다양한 해외생물자원 확보를 위해 중국, 중남미, 동남아, 아프
지난주는 올해 여름휴가의 피크였다. 7월이 끝나고 8월이 시작된 지난 주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와 산, 강과 계곡을 찾아 여름휴가를 즐겼다.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서 휴가는 자연과 벗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지친 몸을 쉬게 하는 좋은 휴식이다. 그런데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때도 장소도 아랑곳없이 벌어지는 술판과 취사 금지구역에서도 버젓이 행해지는 음식 조리행위, 그리고 술병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몰지각한 행락객들 때문이다. 이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국인들은 ‘한국 사람들이 술과 고기에 굶주린 사람들 같다’고 한다. 술집은 물론 구멍가게 앞이나 공원, 길바닥에 주저앉아 술판을 벌인다는 것이다. 또 무조건 집밖으로 나갔다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불을 피우고 연기를 내며 고기를 구워 술과 함께 먹는 모습이 흔하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물론 외국에도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술을 마신다. 그런데 이는 캠핑장이나 바비큐 에어리어 내에서 만이다. 우리국민처럼 공원이나, 취사가 허용되지 않는 청정구역에서는 아니다. 이런 행위는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밤에 공
한국경제가 기로에 서 있다. 국제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대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경기도 소비심리 둔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우리의 성장 잠재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조업 활성화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제조업 경쟁력 회복은 결국 양질의 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산업생산성을 높이고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은 30.5%로 중국의 40.7%를 제외하고는 미국 12.7%, 일본 19.4%, 독일 20.7%, 브라질 15.8%, 인도 14.2% 등 주요 경쟁국을 상회한다. 제조업의 건실한 성장이야말로 우리경제의 근간임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근래 들어 우리 제조업은 필요한 현장기술인력 부족, 임금인상과 생산성 둔화라는 三重苦를 겪고 있다. 특히 산업현장에서의 고용 미스매치 및 잦은 이·전직은 제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안정적인 기술 인력의 공급과 생산성 증대야말로 제조업 발전, 고용안정 및 성장잠재력 확충에 핵심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결국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하
“이제 가을이다”라고 외치면 욕먹기 십상인 날씨다. 10일째 계속된 ‘열대야’로 심신이 지치고 만사가 괴롭다. 그런데 오늘이 진짜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가 맞기는 맞다. 사전에는 입추를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라며,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칠월칠석을 전후하므로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우리 눈앞에서 펼쳐진 녹아든 아스팔트와 비오듯 쏟아지는 땀, 그리고 잠 못이루는 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혹자는 자연환경을 훼손한 지구의 역습이라고 한다. 갈수록 짧아지는 봄과 가을을 감안하면 틀린 말은 아닌듯 하지만 보다 설득력있는 진실은 24절기를 따지는 기후의 기준지역이 중국의 화북지방이라는데 있다. 화북(華北) 지방은 현재 베이징시와 텐진시 등이 위치한 중국의 북쪽지방인데, 우리나라가 왜 화북지역 중심의 24절기를 쓰는지는 민족사적 문제로 추후 논의할 문제다. 단, 우리나라가 기준 시(時)를 일본의 동경(東京) 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과거 약소국의 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단군이래 광활했던 우리민족의 영토의식이 담겨 있음으로 우선 해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여튼 중국 화북지방 중심의 24절기중…
곤충 중에는 썩은 동물질과 식물질, 동물의 배설물 등의 부식성 물질을 먹이로 이용하는 것들이 매우 많다. 이들은 자연에서 항상 발생되는 썩은 물질을 분해시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게끔 해주는 분해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같은 습성을 가진 곤충군 중 집약 농업이나 인위적인 활동을 통해 발생되는 유기성 폐기물을 적극적으로 정화하거나 이런 활동에 투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대표 곤충으로 동애등에를 들 수 있다. 동애등에는 파리목의 동애등에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미국, 인도, 호주, 베트남, 한국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동애등에 유충은 유기성 폐기물인 동물사체, 가축의 분, 식물 잔재물, 음식물쓰레기 등을 먹이로 해 서식한다. 성충은 데이지, 당근꽃, 풀잎 등에서 휴식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옥 내에는 침입하지 않으며, 물거나 성가시게 하지도 않는다. 현재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들은 환경의 위생을 고려하지 않아 악취 등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여름철인 요즘엔 더 심하다. 이에 친환경적으로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동애등에다. 분해자 역할 대표곤충 ‘동애등에’…
서민 경제가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특히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자영업자수는 583만7000명이나 된다. 1년 전보다 16만9000명이나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수는 720만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포화상태이며 기형적인 구조라고 진단한다. 이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 시장은 오히려 급팽창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3년 내 폐업하는 자영업자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평균 생존율은 1년차 72.6%, 2년차 56.5%, 3년차 46.4%란다. 이에 전국의 지자체들은 영세 자영업자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을 실시하기도 했으나 대형마트와 SSM이 낸 영업제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영업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보다 못해 정부차원에서 대형마트 규제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동시에 조례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재시행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