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기도를 상대로 한 도민들의 민사 또는 행정소송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행정 처리에 대한 도민들의 불만이 행정소송이라는 보다 적극적인 행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도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도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높은 인권의식을 가진 민주사회로의 이행과정 속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긍정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공무원의 업무 소홀이나 착오로 부당한 결과가 도출됐다면, 마땅히 법에 호소해 구제를 받아야 한다. 그것은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도민의 권리만을 지나치게 내세우며 ‘묻지마’식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행정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전년도에 접수돼 이월된 건수를 포함한 도 상대 소송은 2007년 369건에서 2008년 429건으로 16.3%, 지난해에는 639건으로 2008년에 비해 49.0% 증가했다. 2007~2009년 확정 판결된 소송 611건 가운데 529건(86.6%)을 승소하고 82건(13.4%)을 패소했다. 도는 이같이 도를 상대로 한 소송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 각종 개발사업의 증가와 주민들의 법 및 권리의식
어떤 주선(酒仙)이 “술은 우아하고 호쾌하다. 그러나 추잡하면서 난잡한 것도 술이다.”고 했다. 술의 양면성 탓이 아니라 사람의 변덕스러움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들었다. 딴엔 그렇다. 술은 인간을 신선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개찬반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를 경계하기 위해 생긴 것이 주도(酒道)인데 세상이 바뀌면서 있으나마나한 것이 되고 말았다. 중국의 고조 탕루쑨(唐魯孫)은 그의 회고록 ‘주화연편(酒話連篇)’에서 여덟가지 음주벽을 소개했다. ①독서나 글을 지울 때 마시는 독작(獨酌), ②호롱불 켜놓고 다정한 친구와 주고 받는 천작(淺酌), ③푸른 산 맑은 물 벗삼아 마시는 아작(雅酌), ④마음이 통하는 친구끼리 의기투합하여 마시는 호음(豪飮), ⑤격정이 솟구치는대로 마시고 뒷일일랑 생각하지 않는 광음(狂飮), ⑥주량이 바다와 같아서 한 되 술도 좋고, 두 되 술도 좋은 여음(餘飮), ⑦일이 잘되어 기분 좋아 마시고, 일이 꼬여 답답해 마시는 통음(痛飮), ⑧잔칫집이나 고희연에서 가위보 따위로 술을 마시며 즐기는 창음(暢飮) 등이다. 앞의 작(酌)자가 붙은 셋은 매우 점잖고 우아한 고전적 음주법인데 뒤의 음(飮)자가 붙은 다섯가지는 떠들썩하고 품위가 덜한 술판이다
새해 첫날 부푼 가슴으로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가도 어느새 나른한 일상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는 이처럼 참으로 연약한 존재이다. 그래서 서로 연약함을 인정하고 보듬어주며, 위로해주고 손잡아 일으켜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 한 구석에 욕심과 이기심의 보따리를 차고 있지만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들으면 금새 가슴이 뜨거워지고 타인에 대한 사랑이 솟아나는 감성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늘 서로 사랑을 나누고 희망을 이야기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연약한 우리가 다시 일어서고, 부끄러운 우리가 다른 사람의 삶에 감동받아 연쇄적으로 사랑과 희망의 물결이 퍼져나가도록 한다. 요즘 필자는 어둡고 척박한 아프리카 수단의 땅에 신부님으로, 의사로 사랑과 희망을 심다가 하늘로 가신 이태석 신부님의 삶 때문에 계속 마음이 훈훈하다. 한 사람의 위대한 삶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이처럼 주위에 아름다운 전염을 일으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쉽게 갈 수 있는 편한 길을 버리고 외롭고 의로운 길을 가는 사람은 타인에 대한 사랑과 진리에 대한 신념이 있었기에 그 길을 걸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제대로 먹지 못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수단 주민들을 본…
119구조·구급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조직인 동시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는 공직자들이다. 2009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구조대 211개대 2천838명, 구급대 1천286개대 6천167명이 국민의 생명수호를 위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119구조활동을 분석한 결과, 총 36만1천483회 출동하여 25만7천766건의 구조활동으로 9만349명의 생명을 구조하고 16만7천417건의 안전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교할 때 출동은 8만5천819회(31.1%), 구조 활동은 7만5천147건(41.1%), 구조인원은 5천790명(6.8%)이 각각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한 해 동안에 출동건수가 31.1%나 증가한 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119구급대에 의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119구조대는 하루 평균 990건의 구조출동, 248명을 구조해 지난해 국민 1만 명 당 18명이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119구조대가 인명구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구조 활동 가운데는 비긴급 생활민원형도 많다.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본 사람들은 그들이 얼마나 성심성의를 다해 구조 요청자를 돕는지 알 것이다. 이
6월 2일 실시되는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2일부터는 시·도지사 및 교육감, 19일부터는 시·도의원, 구·시의원 및 시장·구청장, 3월 21일부터는 군의원 및 군수 예비 후보들이 등록을 마치고 5월 14일엔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들어간다. 그런데 19일부터 등록하기로 되어 있는 교육의원은 국회 교육과학위원회가 정당 비례대표제로 할 것인지, 직선제로 할 것인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차질이 우려된다. 전국 동시지방선거는 선거로 인해 파생되는 경비·인력·갈등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따라서 6·2 선거에서는 선거사상 처음으로 1인 8표제가 시행된다. 투표에 따른 시간과 인력 소모는 크게 줄겠지만 무더기 투표가 기대에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경기도의 관심은 도지사와 교육감, 주요 도시의 시장 선거에 모아지고 있다. 도지사 예비 후보 등록에 앞서 민주당은 주류 김진표 의원과 비주류 이종걸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 경합이 불가피해졌고, 진보신당은 심상정 전 대표를 후보로 확정한 상태다. 가장 강력한 후보로 지목받는 한나라당 김문수 현 지사는 공식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여러 차례 출
가평군의 겨울축제가 수도권과 전국의 대표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인기가수들의 희망콘서트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제2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는 개막일인 지난달 9일에 2만5천여명, 이튿날인 10일엔 4만여명이 참여하는 등 31일 폐막일까지 총 79만여명이 운집해 추운 겨울날씨를 무색케할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1회째 겨울축제를 업그레이드해 보완할 점을 충분히 검토해 얼음낚시에서 잡아올린 송어를 즉석에서 구워먹는 시식코너와 추위를 잊게 하는 간이 천막 속 오뎅과 떡볶이, 잔치국수 등 먹을거리가 있는 곳에는 발조차 디딜 수가 없을 정도로 연일 포화상태였다. 학생들의 방학기간과 휴일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평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가 이제는 강태공들의 휴식공간으로, 어린이들의 놀이마당으로 거듭나게 됐다. 입맛을 만족시키며 체험의 시간도 갖고 중간중간 재즈와 인형극 등의 공연은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낭만을 선사했다. 대성황리에 마치게 된 자라섬 겨울축제는 600여 공직자와 6만 군민이 호흡을 맞추며 결집된 힘을 보여준 쾌거라 볼 수 있다. 개막식날 흰 눈이 서서히 내리며 겨울축제 개막을 알리는 음악소리에 2만5천여명의 인파는 연을 날리고 폭죽을 터트리며 환호성을
선거과정에서 생긴 빚 62억원을 해결하지 못해 오근섭 전 양산시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 2007년에는 청도군수 재선거 때 후보자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주민만 5천여명에 달하는 일까지 있었다. 지금도 일부 단체장들이 선거과정에서 빚을 지는 바람에 당선된 뒤 그 빚을 갚기 위해 돈의 유혹에 빠졌다가 사법처리되는 일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오는 6월 2일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들의 등록이 지난 2일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특히 시도지사와 교육감뿐 아니라 이달 하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광역·기초의원(지역·비례)과 기초단체장, 교육의원 선거까지 한꺼번에 치러져 유권자 1명이 8번 투표해야 하는 선거여서 역대 최대 규모의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되고 있다. 뽑아야 할 사람이 4천명을 육박하고 후보로 나설 사람도 1만5천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벌써부터 선거운동 과열에 따른 각종 불법·부정행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지만 공명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선거법이 지켜지고 국민의 의사가 선거결과에 왜곡됨이 없이 반영되어야 한다. 후보자는 선
폭설이 쏟아진 올 1월 4일 한국물리학회 신년하례식이 열렸다. 놀랍게도 이 자리에 물리학계의 최고 원로이신 89세의 윤세원 박사님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셨다. 윤 박사님은 한국전쟁 중인 1952년 국내 물리학 발전을 위해 한국물리학회를 창립하는데 주동적인 역할을 담당하셨던 큰 어른이시다. 개인적으로는 2002년 한국물리학회 50주년 행사를 준비하며 알게 된 분이다. 이날 축배 제의를 받으신 윤 박사님께서는 작년 12월 초 47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원전)를 수주한 쾌거를 언급하며 감격해 하셨고 급기야 윤 박사님의 선창으로 참석자 모두 만세를 외치며 짧지만 한국과학의 발전을 자랑스러워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간 언론 보도를 통해 윤세원 박사님의 행적이 알려졌다. 서울대 교수로 근무하던 그가 국비유학생 1호로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가 아르곤연구소에서 1년간 원자력 발전 연수를 마친 후 신설된 문교부(현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과의 과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승만 대통령의 원자력에 대한 비전과 집념 때문이었다. 이후 정부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1962년 국내 첫 연구용 원자로 TRIGA-MarkII가 완성되었고 1978년 국내 첫 원
우리나라 농촌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첫 번째는 노동력의 고령화이다. 젊은이들이 거의 떠나버린 농촌에서는 노인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 노령화된 농민들만 있고 그 뒤를 이을 영농후계자가 없기 때문에 노동력이 크게 부족한 것이다. 두 번째는 WTO로 인한 농산물의 개방이다. 이제 농산물은 개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국농산물과의 가격과 품질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이나 남미, 유럽 등은 현대화되고 기업화된 대규모 농업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해내고 가격 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이다. 거기에 비해서 한국의 농촌은 대부분 소규모의 영농에 지나지 않아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다가 정부의 농업정책도 체계적이지 않아 배추나 무, 마늘, 양파, 양배추, 쌀 등의 작물이 풍년을 이루거나 과다 생산되면 판로를 잃고 피땀 흘려 경작한 생명같은 농산물을 논밭에 그냥 갈아 엎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매년 반복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자료는 우리나라 농업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해 주고 있어 희망적이다. 농촌진흥청의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사업(탑프로젝트)이 농가소득 증대와 수입개방에 대한 농업
건축한지 4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매머드 공공기관들이 ‘에너지 먹는 하마’로 분류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도대체 이들 청사들이 계획단계에서부터 시공과정을 거치는 동안 친환경 에너지 건축물에 대한 관계기관 검증절차를 한 차례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 호화판 청사들이 한결같이 ‘친환경 건축물’을 자초해온 점을 감안할 때 실망감을 넘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자체 청사 246개(광역 16개, 기초 230개)의 지난해 에너지 사용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에너지 사용량 상위 30개 기관 가운데 10개가 지난 2005년 이후 신축된 청사였다. 최근 지자체들이 신청사를 지으면서 외벽을 유리로 치장하고 청사 내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등 지나치게 호화판이라는 비판이 왜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인해주는 것으로 공직세계의 근본적인 의식개혁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함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지자체 청사중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높은 곳은 용인시청으로 3천375kgoe(석유환산킬로그램)이었고, 2위는 이천시청(2천198kgoe), 3위는 천안시청(1천916kg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