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내년 예산안이 언제쯤 국회에서 통과될 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여야는 부별 심의와 계수조정을 지금부터 바로 시작한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나마 극적으로 타협이 이뤄진 뒤 세세한 부분에서 막히는 일이 없어야 겨우 마지막날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까 말까 한 상황이다. 여야 지도부도 가슴이 답답하고 애가 타겠지만 국민은 준예산까지 거론되는 요즘의 상황에 절망하고 있다. 준예산이라는 것은 회계연도 개시 전까지 국회에서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할 경우 전년도에 준해 정부가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을 말한다. 이는 지난 1960년 개헌 당시 내각책임제 아래서 국회가 해산되는 상황을 가정해 도입한 제도로, 한번도 실제 편성된 적은 없다. 한마디로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제도이기 때문에 그동안 편성된 일이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준예산은 법에 의해 설치된 기관이나 시설의 유지·운영비, 법률상 지출의무 이행, 계속사업비 등을 위해서만 집행할 수 있을 뿐 신규사업이나 정책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못한다. 따라서 중증장애인연금,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 지원 등의 서민·중산층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 하는 12월 끄트머리로 향한다. 다들 동분서주 바쁘다는 이유로 서로를 지나친다. 한 해 시작에서 다짐했던 결기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그러지고 흩어진다. 앞뒤 주변을 살필 때 쯤 살아온 결과는 자신에 대한 성공이나 질책으로 돌아온다. 대부분의 사람이 겪었을 작심삼일의 낭패를, 어떤 이들은 작심일년의 결과물로 남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개인도 이러한데 조직이나 좀 더 큰 사회체계로 들어가 보면, 결실의 실체에 대해 목을 매고 과중한 업무와 인간관계는 갈등을 만들기 십상이다. 어쩌면 세상살이의 결과물이 보여지는 형태로서 평가하려는 경향이 짙으며, 가려져 있거나 드러나지 않은 것, 진행과정의 인정되지 않음은 ‘유종의 미’를 외치는 연말에 사람들을 초조함으로 내몬다. 작심삼일을 좀 더 확대해서 ‘작심한달’이나 작심일년, 혹은 작심십년 이렇게 이어간다면 아마도 세상사람들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을 것이다. 결과로 세상은 너무 심심하고 재미 없었을 것이다. 생각한대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면 끔찍한 결과가 생겨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다(終則有始)’,…
일본 돈 ‘99엔’은 우리나라 돈 1300원쯤 된다. 일본 정부는 1944년 14세 때 일본으로 끌려가 미쯔비시(三菱) 중공업 공장에서 강제 노역하다 광복 후 귀국해 ‘후생연금 탈퇴수당 지급청구’를 했던 임금덕(80) 할머니 등 7명에게 각각 99엔씩을 지급했다. 그것도 1998년 일본 후생성에 청구한지 11년 만에야 “11개월간 후생연금에 가입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대리인 구좌에 입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금덕 당시 소녀를 일본으로 강제로 데려간 법적 근거는 조선총독부가 제정 공포한 ‘국민총동원법’이었다. 이 법은 1944년 2월 공포된 징용제와 마찬가지로 12세 이상의 남녀를 일본 내 광산과 군수공장에 강제 취업시켜 노동력을 착취한 악법 중 하나다. 일본이 1941년 선전포고 없이 대미(對美)전쟁을 벌이면서 만든 악법은 한 둘이 아니었다. 1941년 2월 소위 내선(內鮮)일체정신대를 조직해 소학교 6학년 조선인 졸업생 600명을 일본의 공장과 사업장에 파견한 것도 모자라, 각급 학교 학생을 연중 30일 동안 근로봉사를 시켰다. 근로봉사에 동원된 학생들은 솔방울 따기, 도로 닦기, 제초작업, 농사짓기, 심지어 군수공장에 가서 잡역까지 해야만 했다. 1942
며칠 전 수원중부경찰서 통합형사팀에 한 사건이 접수됐다. 한 30대 남성이 수원 율전동 일대 노래방을 돌며 “너희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부르는걸 봤다. 신고는 안할테니 그에 따른 사례를 해라”고 협박해 3차례에 걸쳐 금품을 편취해 갔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협박이 가능한 이유는 현행법상 노래방에서의 주류판매 행위와 접대부의 알선 및 고용행위는 불법으로, 이에 대해 신고 시 포상금이 지급되는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일명 ‘노파라치’(노래방 불법영업 신고)라 불린다. 국내에는 약 50개에 이르는 신고포상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꽁파라치(담배꽁초 투기자 신고), 쓰파라치(쓰레기 무단투기 신고), 유파라치(유사휘발유 신고) 의파라치(의약관련 신고), 농파라치(농지 불법전용 신고) 등의 이름이 붙여진 신고포상제는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있어 ‘난립’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각종 신고포상제도가 넘쳐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래 신고포상제의 취지는 신고정신 고취과 공공의 이익 추구 등이다. 그러나 현재의 신고포상제도는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더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와 기획재정부가 지난 12월 15일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에 대한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과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이 합동 연구팀을 구성해 연구했으나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KDI는 영리법인 허용에 적극 찬성 입장을 보였고, 진흥원은 “산업적 측면에서는 기대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보건의료체계적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도 상당한 것”이라며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12월 11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의료계도 어차피 다 돈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영리의료법인 육성이 서비스 발전의 초석”이라는 식의 발언을 했고, 정부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15일에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밀어붙이기식’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까지 했다. 복지부는 신중한 반면 기재부, 지경부 등 경제 부처는 영리병원 도입의지가 매우 높다. 전반적으로 현 정부의 시장만능주의 정책 기조로 볼 때 영리병원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우리 국민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다. 영리병원, 영리(의료)법인
파주 헤이리예술마을은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에 소재한 50만㎡ 규모의 문화예술타운이다. 지난 1998년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미술인,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 380여명의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했으며,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 문화예술공간이 들어서 있다. 현재 이 마을에는 잡지박물관, 도예미술관, 서점, 작가 스튜디오 등 126개의 독특한 디자인 건축물이 들어서 있고 문화 예술인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는 미술·음악·연극·영상·사진·조각·공예·문학·출판·학술에 종사하는 작가 300여명이 모여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창작공간이다. 왜냐하면 창작, 전시, 공연 등의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고 특히 같은 장르, 또는 다른 장르 상호 간의 예술적 교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도 이곳에 가면 다양한 영역의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자연과 더불어 전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국제적인 축제에서부터 계절이벤트, 주말이벤트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볼거리가 연출되며 문화와 예술, 학문을 토론하는 세미나와 강좌도 열리니 우리나라에서
요즘 택시타기가 겁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택시요금 인상 이후 얼마 가지도 않아 쑥쑥 올라가는 메터기로 인해 가슴을 쓸어내린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택시업계조차 요금 인상 이후 택시 승객이 줄어 들었다며 볼멘 소리를 할 정도다.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서도 택시 승강장에 길게 늘어서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기존의 택시요금보다 기본요금이 저렴하고 크기도 작은 경차택시가 성남에서 처음 선보인다고 한다. 성남시는 배기량 1천㏄ 미만의 경차 택시를 전국 최초로 도입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18일 성남시 관내 법인택시 22개 업체에 경차 택시 한 대씩을 증차했으며 업체는 앞으로 2~3개월간 경차 택시 운행등록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경차 택시 차종은 모닝이며 색상은 성남시와 택시업체가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요금은 일반 택시요금(기본요금 2천300원)보다 20~30% 저렴한 1천800원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남시가 경기도에 경차택시요금 산정을 요청했다. 일반적으로 시민들은 혼자타고 다니는 택시가 중형차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고속으로 달릴 필요가 없는 승객들에게는 저렴한 경차 택시가
법원에서 지난 17일 쌍용자동차 회생계획안을 강제 승인함에 따라 평택지역과 재계는 대환영 분위기다. 올 한 해 동안 파산위기에 처했다 새해를 앞두고 회생이 결정된 쌍용차는 경영정상화에 대한 강인한 의지로 경인년을 열어갈 태세다. 쌍용차측은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 3년 내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의 회생 인가는 쌍용차만의 희망이 아닌 협력업체와 지역주민, 그리고 국내 경제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를 실현할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쌍용차는 향후 채무재조정과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 안정을 이뤄야 하며 안정적인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동력을 찾아야 한다. 산업은행은 향후 쌍용차의 매각 대상이 나타나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쌍용차의 인수합병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제3자 매각을 위해 해외의 몇몇 선진업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해외매각사로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독일의 다임러가 거론되고 있다. 쌍용차는 내년 초 매각대상을 선정하고 연말까지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법정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 이내로 한정하면 하루에 평균 8시간씩 노동을 하게 되어 1주일에 5일만 일을 하면 된다. 주5일 근무제는 1주일에 5일 동안 일을 하고, 나머지 이틀은 쉬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1998년 2월부터 주5일 근무제를 추진하기 시작해 2000년 5월 노사정위원회에서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를 구성, 2002년 9월 입법안을 마련해 같은 해 10월 국회에 제출했으나 노사간의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아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다. 그러다 2003년 8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기존의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같은 해 9월 15일 공포하고, 2004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학교의 토요일 휴업일은 지난 2006년부터 주5일 근무제에 맞춰 둘째, 넷째 주에 시행되었다. 그동안 주5일 근무제의 전격 시행에 맞춰 전면적으로 시행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어 왔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용인 상갈초등학교가 내년도 교육과정을 주5일제로 편성해 운영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용인 상갈초교는 2010학년도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수립하면서 그동안 등교하던 토요일을 내년 새학기부터 모두 재량 휴업일로 편성
나는 TV에서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직업들이 존재하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도마 썰기 달인이나 음식 손맛 고수는 당연하고, 전 부치기 달인, 가죽 땋기의 달인, 포장의 달인, 굴삭기나 지게차의 달인 등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수많은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달인들의 실력과 노력에 절로 경외심이 든다. 방송에서는 한 자리에서 최고 고수의 경지에 오르기까지 노력하는 과정이 다 그려지지는 않지만, 세상에 어느 것도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그분들이 이룬 경지는 땀과 노력의 결실이라는 교훈을 얻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달인들에게선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남들이 어렵다고 포기할 때 수십 년 한결 같이 한 우물을 파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 매진하였다는 점이다. 또 남들이 보기에는 고되고 힘들어 보이는 일도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일해 온 분들이라는 점이다. 달인들은 대부분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을 사는 것 같다. 남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도 땀을 흘리고, 새벽별을 보며 퇴근하기 일쑤다.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쏟아 붓는 것이다. 달인들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