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대풍년을 맞았다. 가격이 끝도없이 떨어지면서 국정감사에서 국회는 농림수산식품부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호통을 치고, 농업인들은 수확을 앞둔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으며 대북지원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농민들의 ‘쌀값대란’ 대책마련 요구에 대해 정부가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농민들의 불안감이 심화됐다. 게다가 지난달 18일 워싱턴포스트지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낼 목적으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보도까지 잇따라 정부의 대북쌀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 농민의 시름은 더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쌀 수확량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초과된 생산량 23만t을 추가로 매입해 시장격리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의도적으로 ‘허위 예측’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농심은 더더욱 흉흉해 지고 있다. 수확기 이전부터 전문가들과 농민단체 등이 올해 작황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풍년으로 분석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청만이 재배면적 감소 등을 이유로 전년보다 19만t이나 적게 전망했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근본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
안산시 선감동은 바닷가다. 이곳에서는 매일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탄도에서 누에섬을 연결하는 물길이 하루에 두번 열리는 것이다. 대부도와 제부도 물길은 통과시간이 길어 자동차로 가야 하지만 누에섬 물길은 1.1㎞에 불과한데다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오직 걸어서만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시멘트로 포장해 놓아 걸어 들어가는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6시간만에 한번 열리는 물길 주변에는 질게잡이를 하는 관광객들이 시간 가는줄 모른다. 바지락과 낙지도 잡을 수 있어 갯벌 체험장으로 그만이다. 누에섬(蠶島)은 멀리서 보면 누에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산시 선감동에 위치한 작은 무인도인 누에섬은 전체 면적이 2327㎢다. 안산시는 누에섬 정상부근에 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해 17m 높이의 등대와 함께 전망대를 지난 2004년 개관했다. 전망대 1층에는 누에섬과 바다, 등대를 소개하는 전시공간이 마련됐으며 2층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등대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층 전망대에서는 탄도와 누에섬을 둘러싼 대부도, 제부도, 선감도, 탄도 등 주변의 아름다운 섬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누에섬 입구에서 맛보는 바지락을 듬뿍 넣
지난 9월 8일 경기도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설립 이후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장애인 직장운동부를 창단하겠다고 밝혔다. 도가 밝힌 장애인 직장운동부의 종목은 사격이었다. 도의 장애인 직장운동부 창단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는 강원도가 장애인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한 데 이어 전국 두번째지만 장애인체육발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직장운동부 창단이라는 점에서는 처음이었다. 도가 장애인사격팀을 창단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장애인의 스포츠 능력 개발을 통해 유능한 사회인을 양성하고 장애인체육을 활성화하며 장애인사격팀을 통해 우수선수를 발굴, 육성해 ‘세계속의 경기도’라는 슬로건에 맞는 위상을 제고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사격은 지난해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하며 국제무대에서 높은 경쟁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도의 선택을 받았다. 실제로 장애인 사격은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사격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 등에서 2관왕을 차지한 이지석(남양주) 등 전국적으로 200명에 달하는 등록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 팀 창단시 국내는 물론 국제대회에서 경기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남녀간 성비율의 불균형으로 인해 오는 2014년 우리나라 남성의 약 20%가 신붓감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도가족여성연구원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결혼적령기(남성의 경우 29~33세, 여성의 경우 26~30세) 남성은 197만9천70명, 여성은 190만8천494명으로 남성이 7만576명 많지만 내년에는 이의 두 배 가량인 13만4천204명에 달하고 2012년에는 32만6천997명, 2014년에 이르면 38만1천300명에 달해 남성 10명에 2명 정도는 신붓감을 찾기 어려워진다고 한다. 이런 성비불균형의 원인 중 하나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남아선호 사상이다. 2005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한해 35만건의 인공 임신중절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한해 출생아 45만명(2008년 출생아수 46만6천여명)에 버금가는 숫자라는 것이다. 또 2000~2005년 사이 우리나라 미혼여성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한데 있다. 이 5년간 미혼여성의 비율은 25~29세는 39.7%에서 59.1%로, 30~34세는 10.5%에서 19.0%로, 35~39세는 4.1%에서 7.6%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단다. 실제로 통계청…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미디어 중 인터넷은 단연 독보적 존재다. 12월 방송통신위원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1904만명이던 인터넷 이용자가 올해 3658만명으로 92.1% 늘어났다.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09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네티즌 40%가 인터넷으로 TV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 이제 전 국민의 미디어로 성장했고 자리잡았다.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은 여러 가지 역기능을 초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이다.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행복 추구에 대한 권리가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인터넷상의 인권유린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인터넷상의 익명성을 악용하여 타인의 근거없는 사실을 무분별하게 비방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퍼 나르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지난해 악의적인 사채설 관련 국민배우 최진실씨의 자살, 일명 개똥녀 사건, 얼마전 교사를 폭행하는 학부모나 여교사를 희롱하는 학생 등의 내용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진 사건은 인터넷상의 개인 인권 침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필자가 알고 지내는 한 후배도 인터
경기도내 시·군에서는 불우 이웃돕기 기금 마련의 하나로, 폐휴대폰 수집운동을 펼친 바 있다. 그런데 안산시의 경우 시민과 각급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준 데 힘입어 예상밖의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시는 지난 10월부터 폐휴대폰 수집 목표를 3만3000대로 잡고 거시적인 수집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 초기만해도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의문이 없지 않았는데 두 달만에 4만811대가 모아져 목표 대비 124%의 대성과를 올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3사 가입자는 12월 현재 3천800만명, 사용 대수는 4천775만대에 달한다. 이미 1인 1대 시대가 된 것이다. 이토록 수요가 늘면서 다른 한 쪽에선 쓰지 않거나 쓸 수 없게 된 이른 바 ‘장롱폰’이 늘게 마련인데 그 숫자는 수백만대가 될지 모른다. 폐휴대폰 모으기 운동을 해야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폐휴대폰 한 대 안에는 평균 금 0.0034g, 은 0.2g, 구리 10.58g이 들어 있다. 이 귀금속을 분리 추출해 팔면 1천여원의 돈이 된다. 이런 사정을 안다고 해도 개인이 처리할 수는 없고, 딱히 사주는 점포도 없으니까 본의던 본의 아니던 설합이나 장롱 속에 처박아 둘 수밖에 없는 것이
인천에서 세계도시를 체험하고 미래도시의 비전을 공유하는 80일간의 긴 여정이 끝나고 이를 시작점으로 이제는 세계일류 명품도시로 한층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시점이 되었다. 개항이라는 시대적 파고를 넘어 근·현대사의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온 인천은 경제자유구역개발과 구도심 재생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 수 년 간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해왔고 그 모습을 하나 둘 현실로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을 인천세계도시축전을 통해 국내외 많은 인사들이 직접 방문하여 눈으로 보고 체험했으며, 이제는 이러한 우리의 경험을 배우려 하고 있다. 세계도시축전의 성과에 대해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새로이 건설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세계에 알리고 미래 도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도시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새로운 세계경제의 축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포함하여 아시아 주변의 크고 작은 도시들이 경쟁적으로 비즈니스와 과학기술 거점 지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이라는 도시브랜드를 알리고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세계의 자본과 창조적 인재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률은 지난 1990년대 초반까지 20%를 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98년에 27.5%로 상승했고 2005년에 들어서 처음으로 화장률이 매장률을 넘어 52.6%에 달했다. 그 후 매년 3% 이상 상승추세를 보여 지난해 전국 화장률은 61.9%였고 앞으로 2~3년 내에 약 7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화장률 증가의 주된 요인은 매장처리비용, 화장시설 및 봉안시설의 현대화, 자연장 제도 도입 등 장사시설의 환경 개선 등에 있다. 이밖에도 저출산·고령화, 핵가족화 등 인구구조 변화도 화장을 선택하게 하는 것으로 보건복지가족부는 분석, 추정하고 있다. 이제는 인간이 묻힐 수 있는 땅이 대폭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선영이 마련된 극소수의 국민들을 제외하곤 매장 시에 드는 많은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전통적으로 뿌리 깊은 명당의식도 이젠 희미해져 가고 있다. 사실 명당은 이미 별로 남아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풍조도 매장보다는 화장을 선택하게 하는 이유다. 산에 무덤을 만들어도 벌초를 해주고 관리해줄 후손이 없을 바에야 차라리 화장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장기기증은 생명의 재탄생과도 같다.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일생일대의 선물이다. 장기기증은 두렵고 어려울 것만 같지만 의지만 있다면 꼭 그렇지도 않다.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이 충만한 사회가 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올해 장기기증 신청자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한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전국의 병원과 공인 장기기증등록단체에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이름을 올린 희망자수가 17만7천여명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본보 12월 7일자 1면 보도) 이는 지난해 전체 서약자 7만3천여명과 비교해 볼 때 11개월만에 2.4배로 늘어난 수치다. 연말에다 성탄절까지 끼어있는 12월의 신청자까지 집계하게 되면 올해 장기기증 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기증 운동이 우리 사회에 정착돼 가는 것 같아 반갑기 짝이 없다. 올해 장기기증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2월 선종(善終)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덕분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김 추기경이 당시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막을 기증하자 그의 아낌없이 나눠주는 삶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감동을 일으켰고 이에 종교
제법 차렸다는 요리상에는 어김 없이 등 꼬부러진 새우가 등장한다. 붉으스름한 큰 새우를 대하(大蝦)라 하고, 중질은 중하, 아주 작은 것은 소하라 부른다. 대하는 비교적 깊은 바다에서 잡히는데다 많이 잡히지 않아 값이 호되다. 요리상에 새우 요리를 올리는 것은 새우처럼 등이 꼬부러질 때까지 오래 살라는 뜻도 있다. 하지만 요즘 노년층은 별로 즐겨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콜레스테롤이 많다해서다. 일본의 동양사 연구가이면서 평론가인 야스오카 마사히로(安岡正篤)씨는 그의 저서 ‘운명을 만든다’에서 새우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식물은 가을이 되면 씨앗을 토해 내고 잎을 떨군다. 겨울잠을 자기 위해서다. 그러나 새우는 가을에도 껍질을 벗는다. 껍질이 딱딱해져서 자신의 몸이 경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젊은이는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미래를 책임질 동량이다. 그런데 현대 젊은이들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 젊어서 한창 일할 때인데 쓸모가 없게 된 것을 약후(若朽) 현상이라고 말한다. 새우처럼 경직을 스스로 방지하지 못하면 자초한 경직 때문에 할 일도 못하고 폐기처분 당한다는 경고의 뜻이다. 인간은 웬만한 처지가 되면 평안한 쪽을 택한다. 그 결과 값싼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