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경영자총협회, 노동부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노사정 협상이 난산 끝에 결론을 이끌어냈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거듭한 노사정 3자가 도출해 낸 합의내용은 원칙을 살리면서 노동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고심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연말까지로 정해진 협상시한을 넘기지 않고 합의점을 찾아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노사정이 발표한 합의 내용에 따르면 복수노조는 당초 예정대로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시행시기를 2년 6개월 유예토록 했다. 또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관련해서는 2010년 7월1일부터 법적으로 규정하는 노조활동에 대해서만 임금을 지급하는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제도)를 적용키로 합의했다. 이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부합하는 시스템이므로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도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정리된 셈이다. 주어진 6개월의 시간 동안에는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와 관련해 사업장 단위의 실태조사를 벌이도록 했다. 이와함께 복수노조 설립규제 폐지로 야기될 수 있는 부작용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사 교섭창구는 단일화하되, 구체적인 방법, 절차, 교섭비용…
협궤철도 수인선이 지나가던 교량인 소래철교가 불법쓰레기 및 안전문제로 철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천 남동구와 시흥시의 입장이 달라 대책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 문제의 소래철교에 대해 시흥시는 매일같이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월곶 신도시지역이 무질서한 주차와 쓰레기 무단투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천 남동구는 보강공사를 거쳐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역사적인 근대문화재적 가치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도 다리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래철교가 철거될 경우 인천 소래포구 지역의 상권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어, 인천 남동구와 상인들은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흥시는 관광객들로 인한 불법주차와 쓰레기들로 많은 행정력이 소모되고, 다리 위에서 좌판을 깔고, 영업을 하는 상인들과 이로 인한 비위생적인 음식판매에 대한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또 시흥시는 현재 손실이 심각한 수준에서 사람의 통행을 전제로 무조건 보전하자는데는 동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보행통로를 폐쇄하고 근대 문화재로 보존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최근 시흥시 구간에 있는 교대와
인천항이 개항된지 올해로 124년째가 된다. 세계 각국의 산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이 때 부터다. 이 무렵 주목을 끈 상품 가운데 하나가 베트남에서 수입한 안남미(安南米)였다. 이전에 흉년이 들면 호미(胡米), 즉 중국 쌀을 들여와 식량난에 대처한 적은 있었지만 안남미를 수입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1901년 7월 흉년으로 쌀값이 치솟으면서 밥 굶는 사람이 늘어나자 안남미 30만 석을 수입해 시장에 풀었다. 굶주림은 면할 수 있었으나 미질이 나빠 불만의 소리도 적지 않았다. 1902년에도 10만여 포의 안남미를 수입했는데 안남미 수입은 흉년 탓도 있지만 우리나라 쌀을 일본인들이 인천항 등을 통해 본국으로 빼돌림으로써 쌀 재고가 줄어든 탓도 컸다. 맥주와 커피도 이 때 처음 수입됐다. “맥주를 마시지 않는 자는 개화인이 아니다.”라는 광고가 나왔고, 주로 개화를 추구하는 지식인들이 마셨을 뿐 서민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커피는 주로 왕실과 상류층에서 마셨는데 고종이 가끔 양식에 곁들여 커피를 즐겼다. 그런데 1898년(광무 2) 9월 고종이 마시는 커피에 독약을 넣어 시해하려는 ‘김홍륙(金鴻陸) 독다사건’이 발생해 세인을 놀라게 했다. 이 사건
최근 약국에 피임약 및 임신진단시약 등을 사러 오는 여성들을 만나보면 사용방법을 올바로 이해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피임약, 배란진단시약, 임신진단시약에 대한 사용방법 및 여성호르몬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피임약을 이해하려면 여성의 생리주기를 이해해야 한다. 난포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을 에스트로겐, 난포의 벽이 허물어져 생긴 것을 황체라 하고, 황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을 프로게스테론이라고 한다. 물론 이 황체에서도 에스트로겐, 안드로겐도 분비하지만 주로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한다. 난포의 벽을 허물어 배란을 유도하는 호르몬을 LH(황체형성호르몬)라 한다. 14일을 배란기라 가정할 때 1~13일까지는 난포가 커가는 과정이라고 해서 난포기, 14~28일 생리 직전까지를 황체기라 한다. 난포를 크게 하려면 우선 뇌에서 명령을 내리는데, 뇌의 시상하부에서 성선자극유리호르몬(GnRH)이 분비하면, 시상하부 밑에 있는 뇌하수체에서 FSH라는 난포자극호르몬이 분비하여 혈액을 따라 돌면서 난소에 들어와 난포를 크게 한다. 이때 커가는 난포에서 에스트로겐이 분비한다. 에스트로겐 최대 농도 24~36시간 후, 또는 난포의 벽을 허물게 하는 LH 최대 농도 10~
경기미는 예부터 질이 좋고 맛이 있기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이천과 여주에서 생산되는 쌀은 특급품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는 자채쌀이라고 하는 독특한 품종의 쌀도 있어서 옛날 임금님의 수랏상에 오르기도 했다. 요즘은 화성 남양 간척지에서 생산되는 쌀도 밥맛이 좋고 알칼리 성분이 많아 경기미 중 우수한 미질을 자랑하고 있다. 김포쌀도 명성이 나 있다. 김포 통진면 가현리에서 약 401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탄화미(炭化米)가 발견되기도 해 우리나라 농경문화의 근원지이자 경기미의 본향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가능케 한다. 한마디로 경기도는 맛있고 품질이 우수한 쌀을 생산하기 위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국에서 알아주는 경기미도 재고량 증가 등으로 가격이 하락,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생산된 쌀은 모두 50만2천잨이라??한다. 이 가운데 정부와 농협 등이 수매한 양이 27만여잨이??나머지 23만여잨??각 농가에서 자가소비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경기도가 쌀 생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 8월말까지 올해 수매된 경기미를 전량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수매가 안 된 23만여잨??
아동 성범죄자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유기징역의 상한을 최대 50년으로 연장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조두순 사건 후 성범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의 법 감정을 수용한 것이다.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해 영구 장애를 일으킨 조두순 같은 흉악범이 징역 12년을 마친 후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다시 활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2일 열린 당정회의에서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현행 15년인 아동 성범죄 유기징역 상한을 30년으로 하되 가중처벌시 50년까지 연장, 음주 상태의 아동 성범죄 감형 금지, 피해자 동의 없이도 검찰 기소 등 성범죄 대책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야당과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극약 처방에 가까울 정도 강력한 대책이다. 국민 전체의 법 감정과 상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수원지법 재판부도 이날 여덟 살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해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제2의 조두순 윤모씨에 대해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석방 후에는 7년 간 위치 추적 전자발
일반대안학교가 인가, 미인가 모두 합쳐서 무려 100개를 넘고 있고, 기독교계열의 대안학교도 이에 못지않게 80여개에 이르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 두 세력이 우리나라 대안학교의 판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일반대안학교 진영은 기독교대안학교를 그리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 둘 다 공히 우리 공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지만 지향하는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에 이상하게도 일반대안학교 진영과 기독교대안학교 진영 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일반대안학교 진영은 자신들이 규정해 놓은 틀에 따라 기독교대안학교를 대안학교의 영역에서 배제시키기도 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을 규정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기독교대안학교는 형태와 운영 주체, 교육이념, 교육과정 등에 따라 그 유형이 너무나 다양하다. 물론 그 중에는 대안학교로 부를 수 없는 학교도 있고 그리고 공교육의 대안적 모델이 되기에는 역부족인 학교들도 있다. 필자는 29년 동안 공교육에 몸담고 있다가 기독교대안학교에 뜻한 바가 있어서 지난 11월 2일자로 공교육을 떠나 기독교대안학교 현장으로 일터를 옮기게 되었다. 이제까지는 현장 밖
첫 주민 직선 교육감의 공약이 경기도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번번히 좌절되고 있다. 특히 수십년 동안 도교육계에 몸담은 경기도교육위원들이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예산 심의를 거친 사업 예산을 주민직선 교육감 선거 이후 도의회는 존중하기보단 마구 손질했다. 그러나 김상곤 교육감 취임 이전엔 도교육청의 특정 예산항목을 도의회가 전액 삭감한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주민 직선제로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 후부터 도의회는 여·야로 극명하게 갈려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여당은 김 교육감에게 ‘창’을 견주는 반면 야당은 여당의 김 교육감에 대한 창에 ‘방패’역할을 자청해 맞서고 있다. 이로인해 김 교육감의 교육정책 추진이 여·야로 이견이 극명하게 갈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교육감은 자신이 내건 공약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여당 도의원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교육감이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교육정책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추진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내뱉는 반면 야당은 “지난 4월8일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
지난 2006년 11월 정부는 불법 폭력 집단행위 관련자 처벌을 엄단하겠다며 강경 대응방침을 들고 나왔다. 당시 윌리엄 J.브래튼 전 뉴욕경찰(NYPD)국장의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았다. 1994년 뉴욕 경찰국장에 지명된 브래튼은 줄리아니 뉴욕시장과 ‘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무관용)을 선포하고 노상방뇨 등 경범죄와 윤락, 구걸행위 등을 집중 단속해 2년만에 뉴욕 최고 우범지대였던 할렘의 범죄율을 40%나 떨어 뜨렸다. 무관용 정책은 ‘깨진 유리창’이론에 바탕을 깔고 있다. 브래튼은 깨진유리창이 있는 건물을 그대로 두면 사람들은 그 건물이 방치돼 있다고 여기고 다른 유리창을 부수면서 절도, 폭력행위를 일삼게 된다는 범죄학자 조치켈링의 이론을 철저히 따랐고 그 결과 성과를 거뒀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총기난사, 마약범죄로 골머리를 앓던 빌 클린턴 정부는 무관용 정책을 학교에 도입했고 일선학교들은 규율을 대폭 강화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가 노동계, 교육계의 불법 시위에 무관용이란 칼을 빼든 데는 그대로 방치하면 불법시위가 전체 사회로 확대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지난 1일 전국공무원노조(옛 통합공무원노조) 본부와 서울지부 사무
중국의 CCTV를 비롯한 각 성의 방송국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부쩍 장대한 사극을 방영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 일본이 중국에 막대한 자본은 투자하여 ‘돈황’과 같은 장대한 사극을 만들던 시절이 끝나고 이제는 중국이 자체 역량으로 장대한 사극을 제작할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필자는 최근 케이블 TV를 통해 몇 편의 중국 사극을 보았다. CCTV에서 제작한 ‘옹정왕조(1997)’, ‘강희왕조(2000)’, ‘건륭왕조(2002)’, ‘교가대원(2005)’, ‘한무대제(2003)’, ‘주원장(2006)’, ‘월왕구천(2007)’과 섬서성 방송국에서 2006년에 제작한 ‘대진제국’이 바로 그것들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최근 10여년 간에 제작한 이런 사극들은 과거에 자주 방영하던 홍군의 영웅적 투쟁과 공산당의 헌신적인 대민 활동을 그린 드라마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너무 자주 방영해서 시청자를 짜증나게 만들고, 스토리의 전개가 뻔히 예견되는 도식성을 가지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