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상 그리고 언젠가는 경찰은 수사, 검찰은 기소로 분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믿을 수 있는 검찰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부여하여야 한다.’ 일제 치하 이후, 1954년 국회에서 의결된 내용이다. 험난했던 격동의 역사 한복판에서 경찰은 권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으며, 특히 일제시대 경찰은 식민지배의 중추기관이였다. 광복 이후 경찰의 부정선거 개입과 이어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이한열 열사 사망사건 등, 역사적 사건에서 경찰은 인권침해의 근원(根源)이였으며, 결국 국민들은 경찰을 신뢰하지 못했고, 그러한 이미지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참담했던 경찰의 인권역사를 되풀이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 지금 경찰 전체에서 부는 인권에 대한 내부 개혁의 바람은 참으로 놀랍고 그 참여도는 대단하다. 인권영화 제작과 영화제 개최, 국가 인권위 진정(권고)에 대한 이해를 위한 각종 노력들(내부 성과 반영, 사례 중심별 교육 추진 등)…. 단순히 고문·가혹행위·폭행 등만 하지 않으면 인권보호 의무를 다했다는 소극적인 인권개념에서 벗어나 적법절차 준수는 물론 범죄로부터의 보호, 사회적 약자 보호 등…
저는 소방관입니다.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던 때 소방관이 되었고 소방서의 많은 일들 중에 건축물을 지을 때 설치되는 소방시설이 적법하게 설치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소방시설 완공필증’을 발급하는 업무를 맡게 되면서 저는 우리가 사는 집은 안전한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마음 놓고 생활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공간은 안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공간은 얼마나 안전할까요? 저는 아직도 강원도 주택화재 시 화재신고를 한 어린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매스컴을 통해 들었던 그 아이의 순수한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의 부모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지, 지금 한 가정의 가장인 저는 그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2014년 전국화재 중 주택화재는 1만860건으로 25%를 차지했으며, 이 수치는 우리가 흔히 화재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은 산업시설(공장, 창고, 작업장, 발전시설, 지중시설, 동식물시설, 위생시설) 화재를 합한 것보다 2배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이런 아픔을 가지고 2011년 8월4일 소방관계법령을 개정, 주택에도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하여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만이라도 안
지난 10월20일부터 24일까지 자매도시 미국 유타주 시더시(市)의 초청을 받아 미국 서부개척시대 카우보이 문화를 재현한 라이브스톡헤리티지 축제에 참여하였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가평전투에 참여한 미(美)제213야전포병부대원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날 참전용사 한분이 들려준 이야기가 여전히 나의 가슴을 찡하게 한다. 미 제213포병부대원들은 정규훈련을 받은 군인들이 아니었어요. 대부분 학생들이거나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던 젊은이,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의 형, 동생들이었어요. 아마추어 군인들인 우리들은 1951년 5월26일 밤 중공군의 춘계공세 때 가평의 홍적리 계곡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르게 되었어요. 지형은 낯설고 날씨는 춥고 통신선은 끊기고 총성이 콩 볶는 듯하고 포성이 지축을 흔들었지요. 꽹가리와 북을 치며 어둠속에서 수천명의 중공군이 함성을 지르고 밀고 왔어요. 19~20세의 어린 우리들은 공포에 휩싸였지요. 방아쇠를 당기고 또 당기고 포를 쏘고…. 드디어 새벽이 되자 가평군 북면 홍적리 계곡에 총성이 멈췄어요. 그날 하루밤 사이에 적 사살 350명, 생포 800명, 그러나 600명의 우리 제213야전포병부대원들은 한명의 희생자도 없
안성시가 지난 11월6일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를 통해 법제처에서 발표된 불합리한 지방 규제 정비 순위에서 ‘전국 1위’에 랭크되었다. 이번 순위는 지난해 12월부터 국무조정실과 행정자치부, 법제처 등 12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굴한 불필요한 지방규제 6천440건의 정비에 대해 그 결과를 비교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정비율이 53%, 3천445건에 그친 데 비해 안성시는 29건의 개선 과제를 100% 완료해 1위를 기록했다. 저성장 시대, 투자 없는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 개혁’은 가장 분명하고 가장 빠른 답이 되었다. 대통령께서도 규제 개혁에 대한 속도전을 주문하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에 대한 폐지와 개선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성시는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규제개혁추진단’을 신설했다. 안성시의 개발 가능 지역의 80%가 규제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도시의 발전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것에 대해, 시와 시민들의 공감대가 오래전부터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추진단은 그동안 법령과 규정상의 허가 또는 불가 등만 판단해 결
현장의 압박감과 출동대기의 무거움 속에서 우리가 소방관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 타인을 도와주었다는 봉사적 만족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2013년 8월20일 새벽 4시경 비상전화를 받고 택시를 타고 소방서로 부랴부랴 출근을 하였다. 개인안전장구류를 착용하고 차량에 탑승하여 현장에 출동하니 포일동 숲속마을 지하주차장화재였다. 임용되고 처음으로 겪어보는 대형화재였다. 대원들은 뜨거운 열기가 방화복을 뚫고 들어오는지 서로의 몸에 물을 뿌려주며 진화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몇 시간이 지난건지 진화작업이 마무리작업에 들어갈 때쯤 해는 이미 머리위에 있었고 밖에는 숯 칠을 한 듯 검게 그을린 대원들이 진이 빠진 듯 앉아있었다. 약 8시간정도의 긴 진화작업이 끝나고 모두가 장비를 챙겨 터덜터덜 복귀준비를 하고 있을 때, 현장을 지켜보던 모든 주민들이 대원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수고하셨어요”라고 말해주었다. 그 순간 직원들의 지쳐있던 표정에는 생기가 보이기 시작하며 드문드문 미소가 번져갔다. 그때 나는 따뜻한 감정을 느끼며 ‘지금 이 순간이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가장 보람찬 순간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국민들의 안전을…
정부는 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근절하고자 약 3년 간 경찰에서는 4대 사회악을 근절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범죄들도 국민들의 생활을 힘들게 하고 위협하지만, 4대 사회악만큼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범죄도 없을 것이다. 이런 4대 사회악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하여 경찰에서는 현재 학교전담경찰관이라는 제도를 운영하며, 학교폭력에 대한 전문성과 섬세함을 더했으며, 가정폭력전담경찰관을 발대하여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가정과 그 구성원들을 보듬어 주고 지원해주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여성청소년수사팀을 발족하여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등 불량식품을 제외한 4대 사회악 관련 분야의 수사를 전담하기 시작했으며, 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는 각종 기획수사를 통해 불량식품 유통사범에 대한 적극적인 검거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현재 경찰은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4대 사회악이라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범죄를 예방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음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고,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정부 혹은 경찰 혼자만의 힘으로는 완벽한 근절이란 있을 수
반월공단 내 제조업체 S사는 재직·퇴직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을 허위로 신고해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자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공모해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 사례가 적발돼 3천여만원과 함께 형사 고발됐다. 실업급여는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전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주는 제도로 1995년 고용보험제도 도입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해 전국의 실업급여 지급액은 4조1천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실업급여를 악용해 부정수급한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사업주와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부정수급액이 2014년 131억원에 이르는 등 부정수급에 따른 재정 누수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산지청(안산·시흥 관할)의 경우도 올해 실업급여 부정수급이 잇따라 적발돼 현재까지 3억9천만원에 달하고 있으며, 2012년 2억1천만원, 2013년 2억4천만원, 2014년 2억7천만원으로 실업급여 부정수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우리사회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부정수급자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잘 갖추어진 제도적 장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선진 국민의식 함양으로 실업급여 정당수급의 정착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그간
인천항은 동북아시아 물류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주요 에너지원을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유조선, 화물선 등 3만5천363척의 선박이 입출항했으며 올해는 9월 말 현재까지 2만7천343척의 선박이 인천항을 찾았다. 이처럼 선박 통항이 잦은 인천항 내에서는 부주의나 날씨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선박충돌과 같은 해상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위험물을 운반하는 선박의 사고는 대형 해양오염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작년 통계를 보면 인천해역에서 발생한 해양오염사고는 11건이다. 다행히 유출량이 1㎘미만인 오염사고가 10건(90%)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형 화학물 운반선이 다수 통항하는 인천항에서 대형 환경오염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라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인천해경은 해양오염에 대한 골든타임을 ‘현장 30분 내 도착’으로 설정하고 ‘24시간 신속대응체제’를 가동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13일 7시45분쯤 영종도와 작약도 사이 해상에 예인선 모호(32t)에서 중질성 선저폐수 650ℓ가 해상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해경은 방제정 등 16척
미국의 연방법원 판사였던 존 누난이 1984년에 쓴 ‘뇌물의 역사’란 책을 보면 기원전 15세기 고대 이집트 시대 때부터 이미 뇌물은 사회의 골칫거리였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시 이집트 왕조는 뇌물을 ‘공정한 재판을 왜곡하는 선물’로 규정하고,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선물을 살포하는 행위를 단속했다고 이 책은 기술하고 있다. 그만큼 뇌물의 역사는 길다. 또한 영어로 뇌물을 뜻하는 브라이브(bribe)의 어원은 자선이나 자비심을 베풀 때 쓰는 선의의 금품을 뜻했다. 뇌물을 부정한 선물로 보는 인식은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자 뇌(賂)의 유래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뇌는 조개 패(貝)에 각기 각(各)을 결합해 만든 조어로, 문자 그대로 하면 ‘개별적으로 유통되는 재화’란 뜻이다. 조개껍질이 화폐로 통용되던 시절 공적으로 유통되지 않고, 사적으로 오가는 조개껍질이 있었으니 곧 몰래 주고받는 선물이었다. 이처럼 뇌물이 미명을 가식하는 데는 동서양이 따로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 사회의 부패도가 그 사회의 청렴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우리나라 공무원법에도 청렴의무를 법령으로 정하고 있고
나는 지금 동두천 깊은 산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산 속에서도 일자리는 숱하게 많다. 동두천은 시 전체의 75%가 숲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숲에 관련된 일자리가 생각 외로 많다. 숲 치료사가 있고 숲 해설사가 있다. 청소년들을 숲으로 데려와 놀이를 지도하는 놀이 지도사가 있고 골짜기마다 무리 지어 살고 있는 곤충들을 먹이는 곤충사육사가 있다. 산약초나 야생화를 기르는 재배사가 있는가 하면 골짜기 평지에 밭을 일구어 과일나무나 채소를 기르는 농사꾼이 있다. 동두천 우리 마을에는 숲 속에 트리하우스(Tree House)를 지었다. 나무 위에 아담한 집을 지어 가족들이나 청소년들이나 어린이들이 자고 놀고 배우고 즐기게 하는 집이다. 어린이집 아이들로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이 숲속 체험을 와서는 집에 가지 말고 여기에서 살게 해 달라고 떼를 쓴다. 골짜기에 반딧불이 날고 개울에는 가제가 살고 있다. 숲에는 달팽이가 있고 나무에는 새들이 노래한다. 나무 사이사이로 약초밭이 있고 다람쥐들이 오간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 뒷산에는 머위나물, 둥굴레차, 돼지감자, 야생 뽕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머위나물은 치매예방에 특효이고 돼지감자는 이눌린 성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