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31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 독식에 대한 우려는 언론을 비롯해 모든 유권자들이 걱정하던 바였다. 아니나 다를까 민선4기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채 두 달도 되기 전에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들이 하나둘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수해골프’ 파동이었다. 당시만해도 우리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비난을 하루하루 쏟아냈었던 것 같다. 이후 한나라당 내에서 자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가 싶더니 8.15 광복절을 앞두고 광주시의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정모의원이 술에 취에 종군위안부의 아픔을 간직한 할머니들 앞에서 추태를 부렸다는 얘기가 보도됐다. 당시 사태에 대해 정모 의원은 “술은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과연 그 말을 믿을 유권자가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지방선거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던 때 유권자들은 열린우리당의 무능에 치를 떨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 등 우여곡절 끝에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전체를 휩쓸었다. 일각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승리는 유권자들의 믿음이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렇
올 3월 한 신문에서 기혼자 7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20대 중 맞벌이부부가 89.2%이고 30대가 63.2%, 40대가 65.7%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얼추 한 집 건너 한 집 이상의 부부가 함께 생활전선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셈이다. 주위를 돌아봐도 이제는 맞벌이가정이 대세다. 사실 요즘같이 고물가에 생활 수준과 교육 욕구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혼자 벌어 산다는 것이 웬만한 상류층들을 제외하고는 버거운 실정이다. 자의든 타의든 집에 있어왔던 전통적인 엄마의 상이 바뀌어 가고 있다. 그래서 요즘 까탈스런(?) 엄마들은 아이가 친구네 놀러간다고 하면 그 집에 어른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아이를 보낸다고 한다. 아이들만 있는 집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맞벌이 주부 입장에서는 그런 까탈스런 엄마가 못내 섭섭하다. 요즘 부모가 직장을 나간 뒤, 집에 홀로 있던 아이들이 화재로 혹은 나쁜 사람에게 험한 일을 당하는 사건들이 적잖게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수면 위로 올라온 ‘사건’말고도 수면 아래에서도 ‘무수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성인용 비디오 보기를 비롯하여 그 이상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해방된지 61주년을 맞는 날이다. 광복절 경축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거리마다 태극기가 휘날린다. 일제가 패망하고 조국이 해방을 맞은 지 벌써 반세기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일제치하의 오욕과 잔재는 여전한데 매년 경축행사는 특별한 자성 없이도 매년 되풀이 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처럼 시도한 과거사 정리는 어이없는 정쟁 끝에 흐지부지되고 친일파들의 잔재는 여전히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300여 분의 독립투사들이 국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그 후손들의 생은 아직도 혹독한 댓가를 치르고 있지만 반역의 역사에 동참한 후손들은 조상 땅 찾기에 열을 올린다. 이처럼 아직도 살아남아 민족정신을 갉아먹는 일제의 잔재 가운데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것이 말과 글이다. 아직도 살아남아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일본어투의 말들이 허다하다. 매점, 단도리, 무데뽀, 사물함, 만땅, 기라성 등은 우리말처럼 쓰이지만 모두 일본어투의 단어다. ‘단골노래’라는 뜻으로 쓰이는 ‘십팔번’ 등은 일본 가부키 집안의 가극에 어원을 둔 일본어이고, 도란스, 레지, 멜로 등은 일본식 영어 표현이다. 심지어 부천시를 일컫는 복사골은 일본인 이시하라 주안역장이 소사
참여연대 발표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의원 106명 중 72명(67.9%)이 의원직 외에 겸직을 하고 있으며, 이중 건설ㆍ부동산 관련 업종을 겸직하고 있는 의원이 18명(24.0%)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 발표된 바 있다. 지방자치 시의원의 겸직에 대하여 우려를 하는 이유는 직무와 관련된 겸직으로 인한 이해충돌과 겸직을 통한 영리행위 등을 방지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해충돌이란 ‘겸직 및 보유재산과 자신의 직문 간에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공정한 직무를 의심받게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사적인 직업과 관련된 의정활동에 집중함으로써 개인이 겸직하고 있는 사업 혹은 직종의 이익을 도모하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개인 사업체의 이익을 위해 공공기관과의 직문 관련성을 이용하여 영리추구를 하거나 또는 직업과 관련된 기금을 수혜 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건설ㆍ건축과 관련된 영리행위를 하고 있는 의원들이 건설위원회, 도시관리위원회에 배정될 경우, 약국을 경영하거나 식품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의원들이 보건사회위원회에 배정되는 경우, 중소기업 관련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업체를 경영하는 의원이 재정경제위원회에 배정될 경우 이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빅터 프랭클 박사는 2차대전 때에 히틀러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있었다. 유태인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수용소에 있을 때에 숱한 수감자들 중에 체력이 남달리 뛰어난 동료들을 볼 때면 ‘다른 사람들은 다 쓰러져도 저런 분은 끝까지 살아남겠지’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그런 사람들이 쉽게 허물어지는 것이었다. 또 남달리 민첩하고 살아가는 요령이 탁월한 사람들을 볼 때도 ‘저렇게 민첩한 분들이야말로 끝까지 살아남을 거야’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쉽사리 용기가 꺾이고 죽어나갔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은 예상 외로 겉보기에는 허약하고 어리숙해 보이면서도 자신이 당하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그 고통에 깃들인 의미(意味)를 깨달아 그 의미를 되씹으며 하루하루를 견디어 나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극심한 굶주림 중에서도 병든 동료들에게 자신의 몫인 빵을 나누어 주던 분들이 끝까지 허물어지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었다. 이때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전후(戰後)에 그는 로고테라피(Logotheraphy)란 정신치료 이론을 창안하였다. 우리말로 의미요법(意味療法)이라 일컫는다. 인간은 의미, 곧 뜻을 추구하는 본성을 지녔기
우리 헌법 제74조 ①항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50년 이래 대통령이 국군을 법대로 통수하지 못하는 세계 유일한 나라이다. 6.25남북전쟁이 일어나고 북한군이 남쪽으로 물밀듯이 내려오자 대통령 이승만은 7월 14일, ‘현 적대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유엔군 사령관에게 이양한다’는 공한을 맥아더사령관에게 발송하면서부터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은 유엔군 사령관에게 넘어간다. 그후 1954년 11월 17일, 작전지휘권(인사·상벌·보급 등의 책임)이란 말은 작전통제권이란 표현으로 바뀌게 된다. 작전통제권은 평시작전통제권(약칭 평통권)과 전시작전통제권(약칭 전통권) 두 가지로 나누어 지는데, 평통권은 문민정부 시절 우리나라로 환수되었고, 전통권은 현재 한·미 두 나라 사이에 환수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우리 정부도 이를 환수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미국측도 ‘이제 한국을 자주국가로 대우해야 할 때가 온 것’으로 보고 이양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 남은 문제는 환수 시기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나라에는 몇 차례의 외국군 주둔 시기가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군
최근 경기도와 청와대, 비수도권 지역간 첨예의 대립을 보이는 부분중 하나는 수도권과 지방간 균형발전론이다. 수도권 지역이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져 이제는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어 수도권의 기능을 일부 제한하고 대신 지방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와 비수도권의 논리인 반면 경기도는 오히려 수도권 지역의 각종 규제 정책들을 완화내지는 해제해 동북아 중심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상반된 논리로 맞서고 있다. 균형발전론은 이미 중국 수나라 양제때 사용된 적이 있다. 당시 수나라의 수도는 장안이었으나 나라의 균형발전을 위해선 낙양에 신도시를 건설해야 한다는 논리하에 무리한 공사를 단행했다. 특히 수도 건설에 가장 시급한 것은 물자를 이동할 수로의 건설로 나라가 고르게 발전할 뿐만 아니라 운하 건설을 통해 정권의 기반도 다스릴 수 있다는 두가지 이유를 들었다. 신도시를 건설하며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예산 문제였다. 가혹한 세금과 인력동원은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다. 국민들의 원성은 갈수록 심했다. 급기야 상당수 국민들은 도탄에 빠졌고 반란세력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양제가 이를 간과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수도를 옮긴 뒤 자연히 균형발전이 된 것으로 착각했
지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열렸다. 나는 페스티벌 둘째날인 29일 토요일 오후에 그곳을 찾았다. 그 전날까지 내린 장마비 탓에 농담삼아 머드축제라 부를 만큼 바닥은 발등이 푹푹 잠길 정도의 진흙탕이었다. 쉴 곳이 없어 식사를 했던 30분여 동안을 제외하고는 7시간여 정도를 계속 서 있어야 했고, 화장실이나 세면대 같은 편의시설이 부족해 그곳에 있는 내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예정 시간인 11시를 1시간이나 넘겨 끝나는 바람에 주차장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없어 40분간을 걸어 주차장으로 이동해야만 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적지않은 불편함과 8만원에서 15만원이나 하는 싸지 않은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공연의 질이나 기간에 비하면 싼 편이지만 학생이나 청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3만 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들었다. 쉽게 볼 수 없는 외국의 록 뮤지션들의 연주에 감동하며 흥에 겨워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 뛰고 놀았고 그런 모습에 외국 뮤지션들도 감동받아 준비한 이상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그 전날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속에서도 관객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경기도내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수 격감으로 존립 위기에 놓여 있다고 아우성을 치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 계속되고 있다. 지자체는 말 그대로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이다. 민주주의를 기초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저마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의 조직형태를 갖추고 타 광역, 기초 지자체간 무한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의 무한한 경쟁력이 곧 한 나라의 성장 동력 에너지로 분출되는 원리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성장 동력 에너지는 냉엄한 질서가 엄존하는 국제사회에서 한 나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충분조건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너무도 아이러니한 일들이 참여정부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 미래의 경제대국을 꿈꾸는 중국, 이미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 반열에 우뚝 선 일본의 지리학적 둘러싸임을 극복하며 동북아 경제중심을 표방하는 한국 경쟁력의 근간인 지자체의 기를 꺾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자체들의 세수 감소를 가져오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2일부터 시행한 기반시설부담금제, 부동산 거래세 인하 등이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기반시설부담금제는 건축물의 신·증축 신청의 현저한 감소로 이어져
지난해 말 제정되어 올해 6월 시행에 들어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과 현실의 먼 거리처럼 법과 현실의 거리도 만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왕의 문화 관련 법안처럼 관이 주도하는 정책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과 맞지 않는, 듣기 좋은 조합어가 아닌가, 생존에 허덕이는 사람들과는 관련 없는 것이겠지 등등 우려와 비판의 소리가 크다. 그러나 법의 제정과 시행은 결말이 아니라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다.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란 국민이 문화예술교육을 받고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이다. 정부기관과 각 전문가들의 70여 차례에 걸친 공청회와 연구, 협의의 과정을 통해 법안이 발의된 지 2년 여 만에 시행하게 된 이 법의 우선적인 가치는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가 인정된 것이라는 점에 있다. 이 법안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특수법인화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그 임무와 비전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삶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 열린 문화공동체 구현’, 즉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문화예술교육의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으며,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을 경험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