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者必滅(생자필멸)’ 모든 동물은 죽어 그 주검을 남긴다. 초원의 제왕 사자의 주검은 자연계의 순환에 따라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또 일부는 분해돼 완전히 사라진다. 사람도 동물인 이상 그 순환의 궤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사람에게만 있는 인지(認知)가 생겨난 이후 사람의 주검은 자연의 순환과정과 좀 다른 궤를 걷기 시작했고, 여기서 탄생한 것이 무덤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덤은 같은 기능을 지닌다. 외부 환경과 물리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시신을 보존하고, 또 시신으로 인해 다른 이들이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입지 않도록 한다. 또 다른 기능은 메모리얼(memorial) 즉, 숭배와 추모 기능이다. 돌이켜보면 무덤은 농경사회의 전형적인 장법(葬法)이었다. 산속 양지바른 명당(?)에다 조상의 산소를 마련하고 농사일 틈틈이 봉분을 손질하며, 한여름을 넘긴 산소에 벌초를 한 다음 가을철 풍성한 결실을 거둬 조상에게 감사의 예를 표해 왔다. 추석을 앞둔 요즘, 전국 산하에는 조상의 산소에 벌초를 하는 예초기 소리가 울러 퍼지고 있다. 주말이면 벌초와 성묘차량으로 인해 전국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는다. 농경사회에서 전해진 유산이 면면하게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총리는 국회의원 중에서 국회의 의결에 의해 지명된 뒤 일왕에 의해 임명되며 임기 제한은 없다. 그러나 1885년 초대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부터 95대 총리로 취임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일본 총리들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단명했다. 2009년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벌써 세 번째 총리다. 역대 일본 총리 가운데 최장수 총리는 1964년부터 1972년까지 7년 8개월간 재임한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다. 그의 친형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로 역시 총리(1957~1960)를 지냈다. 사토는 1974년에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非核) 3원칙을 내세운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 다음으로 장수한 총리는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1878~1967)로 1946년부터 1955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7년 2개월간 재임했다. 전후 일본의 부흥을 이끈 요시다는 한국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세삼창을 불렀다는 일화가 전한다. 노다 총리의 미꾸라지를 빗댄 ‘서번트(servant) 리더십’이 화제다. 이를테면 ‘전방위 저자세’ 전술로 단명 총리가
놀라셨죠? ‘화장하는 아이가 웬일로?’ 그러셨죠? 교장선생님께는 면구스럽지만 사실은 요즘엔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저처럼 화장하는 아이가 많아졌기 때문이에요. 이젠 웬만큼 표가 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기도 해요. 휴일에 동네 공원이나 시내 곳곳에 나가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것 같고, 중학교 1학년인 저희 반만 해도 반 정도는 화장을 해요. 중·고등학생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초등학생 중에도 피부색 보정용 선크림에 간단한 아이라인을 한 아이도 눈에 띄고, 심지어 마스카라에 붙임 속눈썹, 볼터치까지 하는 아이도 있으니까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이 네다섯 명씩 편의점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자신이 써본 화장품의 좋은 점, 나쁜 점을 서로 얘기해주기도 해요. 그러다가 함께 화장품 로드숍에 쇼핑을 하러 가기도 하구요. 그런 가게에 가면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맞이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니까요. 사실은 간단해요. 인터넷에서는 ‘학교에서 안 걸리는 화장법’ ‘시내 나갈 때의 아이라인법’ ‘얼짱 화장법’을 다 볼 수 있고, ‘화장 선배’들은 친절하게 ‘초등학생을 위한 화장법’을 올려놓기도 하니까요. 초등학생들은 구체적인 정보가 없으면 기초화장이 뭔지, 포인트 메이
혹시 정치적인 ‘쇼’였다고 할지라도 좋다. 현직 지방 정부의 수장이 일주일간 곡기를 끊고 물만 마시며 단식을 한 의지가 중요하다. 김윤식 시흥시장이 지난 4일 일주일간의 단식을 끝냈다고 한다. 그는 ‘석고대죄(席藁待罪)’라는 표현까지 썼다. 석고대죄란 지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 바닥에 거적이나 돗자리를 깔고 용서할 때까지 잘못을 빌며 기다리는 행위다. 용서 해주지 않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어야 한다. 김시장은 일주일만에 스스로 단식을 중단했지만 시흥시 공무원들과 시민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가 일주일동안 단식을 한 이유는 시흥시의 잇따른 공무원비리 때문이다. 건설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과장과 6급 직원이 구속되고 검찰수사가 확대됐다. 시흥시청 5급과 6급 공무원이 지난달 건설업체 현장소장으로부터 각각 800만원과 7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조사를 받는 등 시흥시 공무원 비리가 잇따르자 단식에 돌입했던 것이다. 김 시장은 단식소식은 주변에서도 몰랐다고 한다. 지난 1일 월례조회를 통해 신임 공무원들에게 시민들을 위하는 참다운 공직자가 되라는 의미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전달하면서 단식
우리 사회에서 학력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진국은 대졸자 비율이 30~50%대에 그친다. 우리의 대학진학률은 80% 안팎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러다 보니 어렵게 대학을 나와도 절반이 백수로 떨어지는 등 고학력 실업자만 양산된다. 이러한 사회적 낭비와 폐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부실·비리대학에 대한 구조조정과 퇴출은 과감하게 추진돼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5일 국내 346개 대학(대학 200개, 전문대 146개)중 43개를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했다. 평가순위 하위 15%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구조조정을 시작하겠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43개 대학 중 대학이 28개, 전문대가 15개이고, 수도권 소재 대학이 11개, 지방 소재 대학이 32개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대학 9곳과 전문대 8곳 중 17곳은 학자금 대출이 제한된다. 특히 루터대, 동우대, 벽성대, 부산예술대, 영남외국어대, 건동대, 선교청대 등 7곳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출제한대학이 돼 신입생뿐 아니라 2학년생도 대출을 제한받는다. 교과부는 국립대에 대해서도 이달 중순 평가결과를 발표하며 6개는 특별관리대학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억수 같던 비가 새벽에 그쳤다. 서둘러 아내와 성묘 길에 나섰다. 애들이 외국에 나가 있어 이번 추석에는 우리 둘뿐이다. 이른 아침부터 차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들녁은 노란빛이 감돌고 길가의 코스모스는 가을을 재촉한다. 벌써 공원묘원에는 성묘객들로 장마당을 이루었다. 성묘를 끝냈으나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차머리를 서해(西海)쪽으로 돌렸다. 고속도로에는 꼬리를 문 자동차들이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작은 포구, 홍원 항에는 수족관 마다 은빛 전어가 여유롭고, 고삐 묶인 어선들이 휴가 중이다. 등대 끝, 쪽빛바다를 붉게 물들이다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낙조를 즐기며 한가한 추석을 보낸다. 내가 어렸을 적, 추석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음력 8월이 시작되면 할머니는 커다란 독에 막걸리부터 가득 담그시고 장을 보러 다니셨다. 초사흘쯤에는 친척들이 모여 곳곳에 흩어져있는 산소에 벌초를 하러 간다. 나도 어른들을 따라 포푸라가 줄지은, 자갈투성이 신작로와 벼가 키만큼 자란 논두렁길을 종일 걸었다. ‘이제 다 컸다’는 어른들 말씀에 다리가 아파도 내색하지 못하고 억새풀에 손을 베이며 힘들게 산길도 올랐다. 벼이삭 사이를 뛰노는 메뚜기를 잡기도, 익어 가는 감나무, 밤
2010년 6월 인천서구는 뜨거웠다. 다름 아닌 2014년 아시아 경기대회 주경기장 서구 건설의 원안 사수였다. 우리인천은 주경기장을 포함 각종 경기를 치를 경기장 시설을 16곳에 건설이 계획 돼 있었고 현재는 모두가 건설을 시작하였다 서구 주경기장을 비롯해서 드림파크경기장, 강화경기장, 계양양궁장, 계양체육관, 십정경기장, 송림경기장, 숭의경기장, 남동경기장, 선학경기장, 문학수영장 등을 신설하고 인근 목동, 부천시, 안양시, 성남시, 수원시등에 소재한 경기장도 이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아시아 경기대회가 끝나면 각종 신설 경기장에 대한 사후 활용을 얼마만큼 현실적이면서, 지역주민의 복지실현과 수익의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느냐에 있다. 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는 상업적 임대시설, 생활체육시설, 문화복지시설 등 크게 3가지 정도로 사후 경기장 운영방향을 설정하고, 각 경기장별 특성을 살려 대형판매시설, 극장 및 공연시설, 박람회등 문화행사장소, 체육 및 수련시설 등으로 활용함으로써 수익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성공적 아시아 경기를 통해 지역과 시민을 위한 시민 참여의 철저한 준비와 경기 시설의
요즘 들어 기업에서 유능한 인재가 정부의 공공단체나 공기업으로 전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보수나 대우, 사소하게 볼 수 없는 것을 훌훌 던져 버리고 나랏일을 하는데 까짓것! 하면서 기꺼이 참여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다. 어찌됐던 간에 관(官)에서 민간 기업으로의 변신은 전관대우니 뭐니 해서 오해의 겨를이 있지만 사기업에서 관으로 이동은 참신하다. 얼마나 잘 견디어 성공할는지는 자못 걱정이지만……. 그러나 민간 기업에서 개혁전도사라고 칭송받던 이도 어찌된 일인지 옷을 바꿔 입으면 맥을 못 추는 경우가 허다하다. 텃세를 비롯해서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빨리 정착이 됐으면 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며칠 전 ‘눈물의 이임식’이란 기사가 있어 졸업식을 떠올리고 미담의 주인공이 학교 교장선생님 퇴임식인 줄 착각했다. 그룹회사의 유능한 CEO로 알려졌던 이가 “우리 주변에 깨진 유리창이 없는지” 당부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고 설명했다. 정들었던 동료들과 이별하는 것과 혹은 뜻한 바 모두 이루지 못한 아쉬움에 약간 축축해진 것을 과장해서 눈물의 이임식 어떻고, 저떻고 제목 붙인 것은 참으로 못마땅했다.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약간의 과장은 필요할지 몰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 제조기로 유명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놓고 말들이 많다.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심리를 대변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직까지는 안 원장의 파괴력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어느 언론기관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는 기존 정당 후보들의 2배를 뛰어 넘는 높은 지지도를 보이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가히 ‘안철수 현상’ 이라고 할 정도로 그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안 원장은 지금까지는 어느 정당에도 관여하지 않겠다며 무소속을 고집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그래서 여야의 고민이 깊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5일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야권 대통합의 시발점이고 시금석”이라며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한배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에 관한한 후보 단일화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발언으로 들린다. 홍준표 대표는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 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당 의원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다자간 구도가 되면 좋다. (안 교수와의 대결은) 우리도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