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4차 유엔 세계검찰총장회의 축사에서 “대한민국은 압축 성장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정의와 공정성의 가치가 다소 훼손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공정 사회의 기본은 법의 지배, 법치주의로서 엄정한 법 집행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희망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발행되는 워싱턴포스트(WP)는 “경쟁과 추진력으로 상징되던 한국에서 최근 ‘공정(fairness)’이 새로운 사회적 가치로 떠올랐으나 현실적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최근 학생들이 공정사회를 외치고, 장관들은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며,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대통령에게 실행이 늦다며 다그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WP는 “이 같은 현상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놀라운 명성을 갖고 있는 이 대통령이 한국에서 지지율이 20%대 후반에 머무르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 경쟁구도속에서 그간 등한시 해 왔던 공정사회에 대한 염원이 이제 우리 주변에 팽배해 있지만 아직은 요원하다고 보고 있는 원인분석과 현실인식은…
지난달 26일부터 3일 간 수도권에는 말 그대로 물폭탄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섭게 내리는 비를 쳐다보며 제발 모두들 무사하길 빌었지만 애꿎게도 다음 날 처음으로 접한 소식은 전역을 한 달 앞두었다는 꽃다운 나이의 고(故) 조민수 순경의 사망 소식이었다. 시민의 생명을 위해서 자신의 몸은 돌볼 틈도 없이 살신성인의 투혼을 발휘했던 고인의 용기와 헌신에 이 자리를 빌어 말로 다 할 수 없는, 한없는 찬사를 올린다. 더불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몸을 던져 노력해주신 동두천 경찰서 소속 경찰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3일 동안 675mm라는 어마어마한 비가 쏟아졌던 동두천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깊은 슬픔과 피로에 지쳐버린 주민들을 위로해주고 희망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자원 봉사자들이었다.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마치 전에 큰 은혜라도 입은 사람 마냥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은 고마움을 넘어서 목이 메일만큼의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심지어 계획했던 여름휴가를 대신해서 이 곳 수해지역을 찾은 사람들을 보면, 정말 존경할 사람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토사와 쓰레기로 범벅이 되어…
12일 화성시 병점에 위치한 유앤아이센터에서 지난 12일 제3회 전국 청소년 성평등 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청소년 성평등영화제인 이날 행사에는 500여명의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올해 영화제에는 다큐멘터리, 극영화, 애니메이션 등 여러 장르의 작품들이 전국에서 출품됐는데 출품자들은 중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우리나라 영화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작품들의 수준도 높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이날 최종 경쟁작 6편이 상영됐는데 대상의 영예는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2학년 김정연 염규훈 고은비 황수빈 학생이 공동 연출한 애니메이션 ‘새 신을 신고’에게로 돌아갔다. 이 작품은 신발을 인간의 인생으로 빗댄 수작이었다. ‘아이 신발이 겪는 성폭력을 세상의 무심한 이미지와 교차편집하여 사회에 아동성폭력에 대한 강렬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을 받은 송탄고등학교 홍성경 김은희 김혜지 구건호 이혜인 학생들이 공동창작 극영화 ‘비타민 닥터’도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성 역할에 대한 편견으로 발생하는 오해와 갈등해소를 통해 여성과 남성이 조화롭게 사는 방향을 주제로 했다. 이밖에도 우수상
필자가 어릴 적, 학교에서 돌아오면 나를 반기는 사람은 늘 할머니였다. 아이의 부모가 된 지금은 할머니께 감사한 마음뿐이지만, 그 시절 어린 마음에는 엄마가 서운했다. 다른 친구들처럼 나도 엄마가 반겨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당시에는 맞벌이가 그다지 보편적이지 않아서였던지, 전업주부 엄마를 둔 친구들이 부럽기만 했다. 좀 더 크고 나서는 어머니를 이해하게 됐고, 어머니께서 당신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지금 나의 어머니는 내게 있어 가장 좋은 조언자이자 친구이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직장을 다녔던 내 어머니는 늘 바빴다. ‘난 절대 엄마처럼은 살지 않을 거야’라고 외치던 사춘기 딸은 이제 엄마가 되었고, 또 그 때의 어머니처럼 직장을 다닌다. 그 당시는 어머니의 희생이 마냥 당연한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내가 그 자리에 서고 보니, 어머니의 인생이 달리 보인다. 그러면서 좀 더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된다. 물론 어머니가 나를 키우던 때와는 많은 여건들이 바뀌었다. 그때보다 생활은 좀 더 편리하고 풍요해졌고,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그리고 집안일이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물가와 취업난 등으로 생활이 팍팍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의 신용등급하락과 유럽쪽의 국가재정난 등 작금의 국제 정세도 우리의 현재를 압박하고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두 달째 기준 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를 보면 금리 정상화가 긴급한 상황이지만 한은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불확실성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뜻하지 않은 대외충격에 다시 ‘성장’이냐 ‘물가’냐의 딜레마에 빠졌다. 이달 금리 동결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정상화가 지연될수록 물가 안정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 불안은 이미 서민층에겐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7개월째 4%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라 2009년 5월(3.9%) 이후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일, 채소, 육류, 계란 등 식탁물가는 지표 물가보다 더 고통스럽다. 지난달 신선채소류 물가를 보면 전월 대비 21.5%를 기록,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5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공무원임용시험령 제17조에는 학력제한을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 공무원이 되는데 학력 따위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래전 공무원 조직이 기업조직에 비해 일의 효율측면에서 크게 뒤졌다. 단지 조직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능률을 따라잡지 못했다. 소위 말하는 인재들은 기업을 선호한 것이 사실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면 으레히 듣는 말이 “공무원이나 해라”라는 말이었다. 응시원서를 제출하고 적당히 시험을 보면 공무원이 되는게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1997년 말 IMF 경제위기가 우리나라를 엄습하기 시작하던 그 무렵부터 공무원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이제는 이시대 최고의 안정적인 직업으로 솟아 올랐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공무원이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지방자치단체의 9급 공무원 중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경우가 3.4%에 그친 반면 대졸 이상은 83.4%에 달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방 일반직 9급 공무원 1만6천827명의 최종학력은 중졸이 3명, 고졸이 577명인데 비해 4년제 대학교 졸업은 1만3천679명, 대학원 재학 이상은 362명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는 지방 9급 공무원 1만
지난 주는 날씨가 매우 불순해서 마음마저 영향을 받아 칙칙했는데, 두 가지 경험 때문에 일기예보처럼 한때는 흐렸다가, 한때는 맑았다, 오락가락했다. 퇴근길 국도변에 대학 옥수수라고 가로, 세로 1미터 가량의 광고 널빤지를 붙여놓고 노변에서 장사를 하는 남녀가 있다. 아주 어려 보였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났는데 매번 남녀가 키들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금슬 좋은 부부구나……. 단순하게 생각을 했다. 확 트인 국도라 항상 제한속도를 넘어 빨리 달렸다. 언젠가는 그들이 행복해하는 이유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차! 매번 지나치고 나서 후회한다. 그날 따라 비가 억수로 쏟아져 평소보다 훨씬 서행을 할 수밖에 없는데 멀리서 간판이 보였다. 마음먹고 차를 세웠다. 비오는 날 손님은 귀한 법인데 손님은 제쳐두고 무엇이 좋은지 지네들끼리 깔깔대고 웃다가 부스스 손님을 맞이했다. 그러나 결혼하기에는 앳되보였다. “부부 사이입니까” 화들짝 놀라면서 “아니, 아직은 아니에요. 올여름에 돈 벌어서 가을에 식 올릴 겁니다.” 자세한 답이 필요 없는데... 숱하게 오가는 뜨내기손님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 정직했다. 슬슬 싱거워졌다.“그럼 장사 마친 후 각자 헤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이제 세계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 봤던 시발택시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일본 도요다 자동차와 기술제휴 한 신진자동차로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된 이래, 현재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 등 5개 국내 메이커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금년 상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319만 대를 판매한 현대·기아 그룹이 세계 5위의 판매량을 달성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림으로써 우리나라는 이제 자동차 강국의 대열에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수입자동차 역시 막강한 위세로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다. 금년 7월 매출액 기준으로는 수입차가 약 6천 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 24%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GM 대우가 무늬만 국산이지 실제로는 GM의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수입차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자동차가 세계로 진출하는 만큼 외국 자동차도 국내로 밀려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성장한 자동차 산업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실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회사들, 특히 현대·기아
땅에서 하늘까지 이어진 세상에서 가장 긴 끈 1.2센티미터 2.8센티미터 3.5센티미터로 끊은 하나도 같은 크기로 끊은 게 없는 랜덤의 극치 무작위의 절정 카오스의 완성인 세상에서 가장 긴 끈을 수천수만 수억마디로 토막 낸 땅에서 하늘까지 잘라 놓은 끈들이 수직으로 떨어진다 끈이 끊어졌다 길게 이어졌던 끈 누군가 수없이 다양한 찰나의 속도로 칼을 들어 밴 머리와 가슴팍에 떨어진 짧게 아주 짧게 패대기쳐 조각난 비수처럼 수직으로 꽂히는 날까로운 비 적이 던진 표창처럼 칼날을 번뜩이며 천둥과 번개 사이 머리와 가슴에 꽂힌 비 온몸이 빗줄기에 흥건히 베였다 시인 소개: 1958년 서울 출생.1992년 <월간 현대시>, 1996년 <계간 문예중앙>으로 문단 데뷔 고려문화 편집위원과 출판 기획자로 활동 시집으로 <가난한 천사> <시공장공장장> <기인한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