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교 신도 살해 암매장사건은 엽기적인 ‘살인행각’ 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 같다. 수원지검은 엊그제 안성의 한 야산에서 2구의 사체를 발굴했으나, 7~8명이 더 암매장되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영생교 교주 조희성씨를 긴급체포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어서, 사건 전모가 밝혀지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그리고 언론이 이 사건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것은 사건 자체가 너무나 엄청난데다 반인륜적이기 때문이다. 알려진 대로 영생교의 교리는 교명이 말해 주듯이, 영생불사(永生不死)한다는 것이다. 교리는 종교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고,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 차이를 앞세워 전교(傳敎)의 수단으로 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유사종교일수록 교리는 달콤한 법이다. 이를 감언이설(甘言利說)이라하여, 경계해왔지만 어리석은 인간은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제물이 된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1994년 스위스와 캐나다의 ‘태양의 사원’에서 있었던 집단자살, 1995년 일본 열도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오움진리교회의 너죽고 나죽자식의 살인행위, 1997년 미국의 ‘천국의 문’…
심 훈(沈 薰)의 소설 ‘상록수’가 세상에 선보인 것은 1935년 8월 13일이다. ‘상록수’는 동아일보가 창간 15주년기념사업으로 마련한 소설 공모 당선작으로, 시판되자마자 장안의 인기를 독점했었다. 그런데 상록수의 여자 주인공 채영신(蔡永信)의 모델이 농촌계몽가 최용신(崔容信)이라는 것과 그녀가 온몸을 바쳐 개척한 농촌이, 옛 수원군 반월면 4리, 일명 천곡(泉谷) 또는 샘골부락인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박동혁(朴東赫)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심 훈의 본디 이름은 심대섭(沈大燮)이다. 그에게는 두 형이 있었는데 둘째형 우섭(友燮)이 감리교회 목사로, 심 훈에게 최용신에 관해 이야기 해준 것도 형 우섭이었다. 소설의 남자 주인공 박동혁은 우섭의 아들로 본디 이름은 심재영(沈載英)이다. 재영은 경성농고를 졸업하자 충남 당진으로 내려가 소설 속의 박동혁과 같은 농촌생활을 했다. 결국 심 훈의 상록수는 살아있는 농촌운동가 최용신과 자신의 조카를 모델로 한 소설인 것이다. 상록수는 소설의 배경, 여자 주인공의 활동무대가 수원이었다는 점에서 수원과 관계가 깊다. 심훈은 다재다능한 지식인이었다. 영화 ‘장한몽’에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제도) 폐지를 놓고 경제부처와 영화계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한국영화가 외화 수입이 자유화된 1985년 이후 7월 기록 중에서는 가장 높은 45.9%의 관객 점유율을 나타냈다. 최근 5년간 7월의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99년 16.5%, 2000년 27.3%, 2001년 32.1%, 2002년 27.7%에 그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월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독무대로 일컬어져 한국영화들이 맞대결을 기피하는 현상을 빚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싱글즈’, ‘똥개’, ‘원더풀데이즈’, ‘청풍명월’ 네 편이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인 ‘터미네이터3’ 등과 맞대결을 벌였다. 극장가의 최대 성수기인 7월에 한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거두절미하고 기쁜 일이다. 이는 한국영화의 질적 고양을 의미하는 것이며 동시에 관객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애착이 그만큼 커진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약진은 스크린쿼터 축소를 주장하는 미국에 새로운 빌미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 그동안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줄기차게 주장해오던 미국과 우리 경제부처의 주장에 의하면 “한국영화의 자생력이 향상되었으니 스크린쿼터는 무용지물이 아니겠느냐”
노무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과 조선·동아·중앙·한국일보를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그 자체가 헌정사상 최초의 일이어서 정치권과 언론계는 물론 국민들까지 놀라고 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노대통령은 “장수천사업 등과 관련해 근거 없는 사실을 제기하고,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손배소 제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황으로 미뤄볼때 노대통령과 야당은 전면 대립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반면 제소당한 언론사들은 아직 이렇다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조만간 자사 입장을 밝히는 대응책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과 일부 언론사의 관계는 불편한 단계를 뛰어 넘어 한층 악화될 공산이 커졌다. 미리 말해두지만 노대통령의 손배소 제기는 노대통령 자신의, 그것도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법적 대응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시야비야할 수는 없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이 야당과 일부 언론사와의 관계가 악화되리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시민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송사만은 피하라’고한 전래의 권유를 외면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
근래 검찰이 보여주는 일련의 강성기류에 대한 각계의 반응은 말그대로 제각각이다. 특히 정치권 전반에 만연한 각종 비리사건에 대한 각종 수사가 활기를 띠면서 정치권에서는 강성검찰에 대해 연일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사실 정치권의 이런 반응은 말이 우려 표명이지 속내는 불평 늘어놓기에 다름 아닐 뿐이다. 과거의 검찰 같으면 엄두도 못낼 일을 지금의 검찰은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정치권과 권력자들이 격세지감을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추상같은 검찰의 사정칼날 앞에 맥을 못추고 있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하다. 한편 느닷없는 강성검찰의 출현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과거 권위주의정권 시절의 공안정국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지나친 강성검찰상에는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가운데 근래 투신자살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에 대한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은 하루 속히 진의가 밝혀져야 할 일이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한 데다 검찰권 남용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왕 의혹이 제기되었으니 검찰로서는 자체 조사를 통해 진실을 세세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검찰은 자기점검과 자기반성의 계기도 만들어야 한다. 과거 일
한총련에 대한 국민, 정부, 정치권의 비판은 따갑다. 지난 7일의 미군 장갑차 점거농성이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직 한총련 뿐이다. 한총련 지도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스트라이커부대의 한국 현지훈련이 명백한 대북 군사위협이며 한반도 전쟁계획의 노골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는 마치 평양정권이나 할 수 있는 말을 대변하고 있는 꼴이다. 아무리 미군의 군사력이 막강하기로서니, 1개 소대규모의 스트라이커부대가 실시하고 있는 한국 현지훈련이 대북위협이 되고, 전쟁계획의 표현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그렇다’라고 강변한다면 이는 논리의 비약이 아니라 억지일 뿐이다. 한총련은 자신들의 행동이 옳았다고 주장하지만 아주 중요한 대목을 간과하고 있다. 군사에 있어서 훈련은 곧 실전이고, 실전은 곧 훈련이라는 개념을 인지하지 못한 점이 그것이다. 또 군대에 있어서 무기는 곧 군사력 자체이면서 군인의 생명이기 때문에 장갑차 점거는 곧 미군의 무장해제 요구와 다름이 없었다. 이는 한총련이 주장하는 한반도 전쟁계획과는 전혀 별개 문제다. 만약 스트라이커 부대원들이 감정에 치우쳤거나, 신중하지 못했다면 발포도 불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한미군이 미국의 이익을 위한 측면이…
산업혁명 이후 과학적 실증주의가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실증주의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접촉할 수 있는 것 만을 실존으로 인정한다. 이를 다른 말로, 과학신앙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과학신앙도 한계에 다달았다는 것이 종교 지도자들의 말이다.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禪宗)에서는 ‘좌탈입망(坐脫立亡)’을 선승(禪僧)의 이상적 죽음이라고 말한다. ‘좌탈’이란 좌선을 한채로 숨을 멈추고 저승으로 가는 것이고, ‘입망’이란 선채로 숨을 거두고 이승을 떠남을 뜻한다. 선승의 세계에서 인간의 최후, 즉 죽음은 수행의 끝이면서완성을 의미한다. 그래서 고승들의 임종은 속세의 인간과 다른 경우가 많다. 일본의 무문노사(無文老師)는 “나는 80년 동안 쌀밥만 먹었기 때문에 이제 실증이 났다.”며 죽만 조금 입에 댄 후 입적했다고 한다. 오늘날 프랑스 대통령으로 있는 시라크가 오래전 일본에 갔을때 “일본에는 선불교라는 진기한 종교가 있다는데 선승을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무문노사에 안내했다. 시라크가 물었다. “나이가 몇이십니까.” “····”, “무엇을 드십니까.” “····”, “언제 출가하셨습니까.” “····”. 멋쩍게된 시라크는 10분쯤 앉아있다가 “실례했
북한 핵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6자회담이 오는 27일부터 3일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다고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북핵문제의 해결책 모색을 위한 첫 시도가 이루어지게 된 셈이다. 참가국인 남, 북한과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는 27일 시작될 공식 회담에 앞서 26일 저녁 만찬을 겸한 비공식 접촉을 가질 예정이며, 회담의 실제적인 주최자인 중국이 관계국들과 협의를 거쳐 일정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이번 회담 참석자의 면면 또한 결코 만만치 않다. 그만큼 각 국의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를 읽을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와 북한, 중국, 러시아는 차관급에서 회담 참석자를 결정할 예정이며, 일본은 외무성 아시아·태평양국장을 참석시킬 계획이며, 미국은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의 주요의제는 나라마다 다른 표현을 쓰고 있지만 그 내용은 공통적이다. 바로 북한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즉 북핵포기와 그를 전제로 한 경제적 지원과 북-미간의 상호불가침조약 체결이다. 특히 북한은 북-미간 불가침조약 체결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을 수용하기까지 일관되게 주장해…
수원시가 3개구(區)체제에서 4개구청 체제로 바뀌게 됐다. 즉 기존의 장안구, 팔달구, 권선구에 이어 영통구가 신설된 것이다. 행자부는 12일 7개과 정원 68명의 영통구 분구 직제를 승인했다. 우선 수원시의 증구(增區)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다. 수원은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가 1789년(정조 13) 양주 땅에 있던 생부 사도제자의 묘인 영우원을 화산(花山)으로 이장하면서 군치(郡治)를 수원으로 정했고, 이어 1794년 화성(華城)을 축성하면서 읍치(邑治)를 팔달산 기슭으로 옮기므로써 오늘의 수원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따라서 수원시는 올해로써 개기(開基) 209년 째가 된다. 당시의 수원군 전체 인구래야 1만호가 채 안되었으므로 수원에는 사실상 상주 인구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을 것이다. 정조는 화성을 축성하면서 조선 8도의 부호와 수원 근방의 주민들에게 까지 수원 이주를 권장하는 인구증강책을 써서, 인구를 조금씩 불려나갔다. 그로부터 200여년이 지난 오늘날 수원시는 인구 103만의 대도시로 발전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4개구청체제를 갖추게 되었으니, 경탄할 일이다. 신설되는 영통구는 1990년대를 전후해 개발된 인구 25만여의 신도시로, 도시계
장학생은 말그대로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다. 그런데 장학금을 받는 학생하면 우선 떠오르는 이미지가 ‘공부는 잘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다. 예로부터 전사회적으로 교육열이 높았던 우리나라에는 각종 장학기금과 장학제도가 봇물을 이루었다. 지역장학생, 문중장학생, 동문장학생, 각종 재단 및 사회단체의 장학생 등등… 그중 낯설면서도 익숙한 장학생이 있는데, 소위 정치장학생이다. 정치장학생이란 ‘정치적 장래는 보이지만 돈이 없는 정치신인이나 정치지망생’에 대해 유력 정치인이 정치적 후견인을 자처하며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데서 비롯된 말이다. 우리정치권에서 개인적으로 장학생을 선발, 관리해왔던 정치인은 몇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살벌하기 그지없는 정치판에서 자신 한 몸 돌보기도 힘든데 다른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나 입지가 확고함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장학생을 둔 정치인은 소위 계파 보스 정도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정치보스도 아니면서 스스로 정치장학생을 두고 관리해왔던 인물이 있어 화제다. 엊그제 검찰에 전격 체포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장본인이다. 사실 ‘권노갑장학생’은 실제적으로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