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 번화한 상가를 지나 모퉁이를 돌면 작은 약국이 있다. 어느 날 퇴근길에 이 약국 모퉁이를 돌던 찰나, 골목 끝 으슥한 곳에 한 무리의 아이들이 서성거렸다. 막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한 시간이라 ‘귀가길 아이들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려는데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골목에는 두어 대의 승용차가 주차돼 있는데 차와 차 사이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배를 잡고 고꾸라지는 실루엣이 보였다. “야! 니들! 거기 뭐니?” 아줌마라 그랬는지 아이들은 “당신은 뭐요?”하는 자세로 일제히 나를 노려봤다. 짧은 다리로 총총 걸어갔다. 낯이 익다. 중학교 1,2학년쯤 보이는 그 녀석들도 나를 아는지 금새 표정이 바뀐다. 한 녀석을 괴롭히는 것에 대해 갖가지 이유를 줄줄 댄다. ‘더럽다, 찌질하다, 돈이 있는데도 안 빌려준다. 고자질쟁이, 곁눈으로 째려보았다.’ 이유를 불문하고 물었다. “니들 밥들은 먹었니?” 분식집 형광등 아래서 본 아이들은 지극히 평범한 또래 녀석들이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공공의 적이 주는 스트레스를 들어주며, 또 그 대상자였던 아이의 상황을 들어주며 떡볶이와 순대와 튀김을 먹였다. “아줌마, 앞으로는 저…
흡연할 때 4천여 종의 화학적 성분이 담배에서 생산돼 인체로 흡입된다고 한다. 인체에 유해한 기체성분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니트로사민, 질소화합물, 시안화수소, 암모니아 등이며 미립자 성분의 유해 주요 물질은 니코틴, 타르, 석탄산, 포로늄210(방사성물질), 비소, 크레졸, 벤조피렌 등이다. 한번 흡입된 담배의 유독물질 중 일산화탄소는 전량흡수, 니코틴의 90% 뇌에 도달, 타르의 70%정도가 기도에 축적되어 독성을 나타내게 된다. 하루에 10~12개의 담배를 피울 경우 폐암이 발생할 위험이 비흡연자와 비교해 17배나 높으며 하루 40개피 이상 흡연 땐 100배 이상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루 40개피 이상 담배를 피울 경우 10명 중 1명은 폐암에 걸린다는 통계도 있다. 무시무시한 담배이지만 끊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여건을 차츰차츰 줄여가는 방법도 담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수원시는 시민 건강보호를 위해 금역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를 제정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금연구역 대상은 공원이나 학교정화구역, 버스정류소 등 다중집합장소로 해당지역에서 흡연을 할 경우 10만원 미만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
경인운하는 현재 경인아라뱃길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사업이다. 지난 2009년부터 올해 말까지 사업비 2조2천458억원을 들여 서해와 한강을 수로로 연결하고, 인천·김포 터미널과 배후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일부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로부터 한반도 대운하의 시작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경인아라뱃길은 방수로를 운하로 활용하여 홍수예방, 물류비 절감, 교통난 해소, 문화·관광·레저 활성화 및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위해 실시하는 공사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아라뱃길의 역사는 800여 년 전인 고려 고종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안정적인 조운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당시 실권자인 최충헌의 아들 최이는 손돌목을 피해서 갈 수 있도록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직접 연결하는 굴포운하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운하였으나 원통이고개의 암반층을 뚫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그뒤 지난 1966년 서울 영등포구 가양동에서 인천시 서구 원창동 율도까지 총연장 21km 운하 건설이 추진됐으나 이 역시 중단됐다. 이유는 이 지역의 급격한 도시화와 지역개발 때문이었다. 그 뒤로도 경인아라뱃길은 지난 1995년부터 민자사업으로 선
연맹에 참석하는 일은 무척 즐겁다. 이사들의 얼굴을 맞대하면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벌써 이 연맹과 인연을 맺은 지도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경찰청 ‘무궁화 배구단’을 이끄는 감독을 맡으면서 배구관계자 임원들과 인연을 가지게 댔고, 인간미가 넘치는 배구가족들과 어울리며 홍보이사라는 직책을 맡았다. 순수한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늘 즐겁고 보람됐다. 내 성격 탓도 있겠지만 연맹 사람들이 워낙 변함없는 다정다감한 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긴다. 대다수 현직 일선에서 중고교 감독 일을 맡고 있다. 훤칠한 키에 얼굴마저 번듯해 모두가 미남들이었다. 거기다 고운 마음 씀씀이는 나의 정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구를 했고, 중고교 때는 학교 선수로 뛰었다. 대학팀을 거쳐 실업팀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배구인들이다. 실업팀을 거치면서 나이가 들고, 아끼는 각 학교의 배구 팀에서 그들을 모셔다 후진들 양성에 매진했다. 나의 경우는 이들과는 조금 배구의 길이 달랐다. 나도 고교 때부터 배구를 했다. 성장한 곳이 시골이라 뚜렷한 시합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저 모여서 배구 연습을 했고, 도(道) 단위로 가끔 시합에 참가했
▲ 구자옥 한국농업사학회 이사장·회장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살며 전공을 농학(農學)에 두면서 수원 땅과 인연을 맺고 있다. 이제 내 고향이 된 수원 땅은 우리나라 농학, 즉 농업 과학과 기술의 총본산, 메카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산업사회로 발돋움해 수도 서울의 근교도시로 그 역할을 하게 되고 굴지의 대기업이 들어서 위세를 자랑하고 정조대왕의 꿈터가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어느 결엔가 우리나라의 근대농학을 태동시켜서 녹색혁명의 치적을 쌓았던 서둔벌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진듯한 하다. 더구나 서울대학교 농생명대학(옛 고등농림학교)이 서울로 이전되고, 머잖아 농촌진흥청(옛 권업모범장)의 각 기관들이 흩어져 이전될 운명에 처하면서 이런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생각해 보자. 지난 200여 년 간 수원이 역사적으로 많은 역할을 하면서 진취적인 기능과 기상을 발휘해 왔다. 기실 이 나라 역사와 민족을 위해 구국의 얼과 절대절명의 공헌을 한 것이 있다면 농학의 산실로서 전국의 농촌과 농민, 그리고 농업생산을 진두지휘해 녹색혁명을 성취함으로써 국민 식량의 자급자족을 가능케 했던 공헌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으리라. 근대적 농학의 산…
영어로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은 ‘양동이를 걷어차다’라는 뜻 이외에 ‘생을 마감하다’라는 의미도 있다. 여기서 온 말이 ‘버킷 리스트(bucket list)’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놓은 리스트다. 버킷 리스트의 의미는 삶을 돌아보고 주어진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삶에 지치고 방황하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1817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가 자신이 가장 바라는 삶을 스스로에게 선물한다. 그것은 2년 동안의 월든 호숫가에서의 생활이었다. 그는 고향인 콩코드로 돌아와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기 시작한다. 침대 하나, 탁자 하나, 의자 하나, 벽난로 하나, 책상 하나, 그것이 오두막 살림의 전부였다. 사람들이 ‘성공’이라 부르는 삶에 회의를 느낀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는 일한 만큼만 먹고, 먹을 만큼만 생산하는 자연주의 삶의 방식을 위해 월든 호수를 찾았다.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한 2년 2개월 동안 그가 쓴 돈은 단돈 28달러. 그는 자연으로부터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삶의 경건함을 깨달았다. 숲에서 산 지 1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오두막에서 호수까지 그의…
두 번에 걸쳐 수원시장을 지내고 3선에 도전하려 했으나 공천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칩거해 오던 김용서 전 수원시장이 활동을 시작했다. 수원정치의 중심축에서 한발 물러나 칩거해 오던 김 전 시장은 지난 2월 28일 염태영 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수원FC 이사장에 취임해 정치적 재기의 수순을 밝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궁금증을 낳고 있다. 그를 인터뷰 했다. 우선 정치행보에 대해 물었다. 그의 말은 간단했다. “내가 애타게 나서서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내 나이가 몇인데…. 그러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생각해 보겠다.” 당장 정치를 하기위해 어떠한 행동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상황이 주어진다면 생각해 보겠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이는 지역상황을 고려해 정치권이 자신을 필요로 할 경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적 행보를 넓혀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항간에는 제3자를 팔달구에 출마시켜 현 지구당 위원장을 괴롭히겠다는 말도 들린다”고 하자 김 전 시장은 “그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시장은 “다선의 관록을 가진 국회의원이면 수원시를 위해 국가예산을 끌어오고 또 수원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하는데 수원시민들은 그런 평가를 내리는 것 같지는 않으
우리나라 주택정책은 중앙정부 주도로 시행돼 왔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 과정에서 정부주도형의 주택정책은 주택공급이 확대되고 주거수준이 상당히 향상됐다. 그러나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인 주택공급은 기존 커뮤니티와의 와해, 소득계층간 위화감 심화 등 수요자의 요구를 만족할 만한 주거환경을 제공하지 못했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도의 전면실시로 인해 본격적인 지방화시대가 도래하면서 지역의 실정에 맞고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주택정책수립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최근 들어 지속가능한 발전이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의 방향도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을 조성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첫째, 주택에 대한 선택의 폭이 다양화돼야 한다. 과거에 비해 가구 1·2인 가구의 수가 증가했다. 2000~2005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증가변화를 살펴보면 전국은 29%, 서울은 25.2%, 경기도는 34.1%가 증가했다. 이와 아울러 고령자 가구, 맞벌이 가구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의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인 주거형식으로는 다양한 계층의 주거요구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획일적인 고층고밀아파트 건설을 지양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벨텔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지를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시인소개: 본명은 영종(泳鍾). 1946년경부터 계성중학교·이화여고 교사, 서울대·연세대·홍익대에서 강의. 한국문필가협회 상임위원, 한국문인협회 사무국장,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1962년 한양대 교수로 취임해 1976년 문리대학 학장을 지냄. 1973년 시전문지 〈심상(心象)〉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