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7일 오후 10시쯤 119상황실로부터 긴급하게 출동벨이 울렸다. “구급출동!~구급출동!~ 약물복용환자로 복통과 구토가 심하다고 함.” 약물복용 환자라는 상황실 지령을 듣고 나는 출동 중 보호자와 통화를 하고 딸이 과산화수소를 먹었다는 것을 알았다. 5분 후 현장에 도착하여 환자를 살펴보니 의식은 있으나 얼굴이 창백하고 식은땀으로 온 몸이 젖어있었으며 위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생체활력징후를 측정하고 환자를 들것에 옮겨 병원으로 이송하며 환자 발생 경위를 부모에게 듣고서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었다. 보호자인 엄마 말 인즉 아빠가 과산화수소를 200배 희석하여 수시로 치료 목적으로 음용하고 있었다고 했다. 딸이 소화가 안되고 복통이 있다고 말하자 아빠는 본인이 음용하는 희석된 과산화수소를 종이컵에 반잔 정도 부어서 딸에게 먹였다는 것이다. 그것을 먹은 딸이 갑자기 구토를 하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아빠는 당황해하며 딸에게 먹인 과산화수소를 확인해 보고난 후 그 과산화수소는 희석된 것이 아니라 희석 전 원액의 과산화수소였던 것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똑 같이 생긴 병에 담겨있었던 원액을 아빠가 착각하고 딸에게 먹인 것이었다. 병원 이송
아직도 무단횡단 하세요? 인류문화가 발전해가며 자연스레 교통문화도 거듭해서 성숙해가고 있다. 요즘은 1가구당 1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는 추세이며 여기저기서 개발붐이 일며 수많은 도로가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교통환경이 점점 발전해가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런데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지 않는 무단횡단이라는 아주 위험한 교통질서 위반이 있다. 횡단보도가 바로 눈앞에 있어도 여기저기서 횡단보도까지 가기 귀찮다는 생각에 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냥 건너가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아이 손을 붙잡고 위험천만한 무단횡단 모습을 보여주는 어른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어린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책임한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자신들의 목숨을 내걸고 길을 건너고 있다고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지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고 싶게 만든다. 요즘 횡단보도에서 손을 들고 길을 건너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가끔가다 보일 정도로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할 것 없이 차량이 없는 도로에서는 무단횡단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특히 편도 1차선의 폭이 좁은 도로에서는 더욱 심한 것 같다. 1년간 교통사고 사망사건 중 무단횡단으로 사
80년대 초 사나이다운 직업 1위는 대통령이었다. 2위는 프로야구감독, 3위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4위는 영화감독…. 젊은이들 사이에 회자되던 유행어였는데 그 속은 짯짯이 들여다보면 역시 젊은이다운 풍자와 패러독스가 밉지 않게 숨어있다. 대통령의 상징은 최고 권력이다. 정치가의 대표주자, 모든 정치인들의 꿈은 대통령이라 할만하다. 따라서 정치인, 선출직 의원들은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꼽는다. 직업 정치인이라는 말도 생겨났고 장관이 직업인 정치인도 출현했다.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정치인들을 보는 시각도 크게 달라졌다. 선거 때만 되면 굽실거리는 검은 양복의 기름진 사내들이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하는 일도 별로 없고 목소리 큰놈이 장사라고 어깨 힘주고 목울대만 세우는 것이 정치인들의 초상이라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국회의원을 직업분류군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들고 나섰다. 교과서 개선 요구 자료에 따르면 문광부는 국회의원을 제외하고 연예인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엄청난 세태의 변화다.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가 이렇게 나타나는가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방의회 의원들은 어떻게 되는가도 궁
최근 한국소비자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유통되고 있는 수입 식품 가운데 멜라민 성분이 검출된 제품 판매와 검사 중인 제품을 구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소비자 안전 경보를 발령했다. 어쩌다 아이들에게 과자도 마음 놓고 사 먹이지 못하는 지경이 됐는가. 대형 동물에서 멜라민 독성이 공식 확인된 것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지난 2004년과 2007년에 멜라민이 든 사료를 먹은 개와 고양이 5천여 마리에서 급성신부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면서부터다. 사람에서 독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 중국산 멜라민 분유 파동이 처음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멜라민을 섭취하게 되면 이들 물질은 신장을 통해 결정의 형태로 배설된다. 이 과정에서 몸에 생긴 멜라민이 체내 물질과 반응해 쉽게 결석을 만든다는 것이다. 먹거리 관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대처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식품안전 기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적용에 엄격해야 한다. 또 생산시설과 관리를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강화하고 식품위생법 등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음식에 첨가될 수 있는 국내외의 공업용 물질에 대한 통제관리를 철저하게
10월 1일 날씨 쾌청(快晴). 쩡쩡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날것 만 같다. 맑고 투명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진짜 가을하늘이었다. 종로에서 성남 방면으로 경기지방경찰청을 좀 지나 왼쪽으로 한국서예박물관에 이르는 작은 언덕에는 서예박물관에 기증한 국내 서예가들의 혼과 백 그리고 열정이 담긴 서예작품을 실사(實寫)한 수 백의 대나무 깃발이 만장의 행렬처럼 도열해 있었고 개관식에 모여든 시민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으며 모두가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 테마박물관 ‘한국서예박물관’ 개관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수많은 서예인과 시민들이 모였다. 필자는 이처럼 많은 서예인구에 놀랐고 우리나라 유명 서예인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한 그 저력에 또 한번 놀랐다. ‘인연,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구나’하는 작은 감동이 가슴을 설레게 했다. 2003년인가, 그 즈음 필자가 사무총장으로 있던 경기문화재단에 중진 서예가이자 근당현대서예연구원 원장인 근당 양택동 선생이 찾아왔다. 지역사회 기여도나 많은 봉사활동을 통해 서로를 잘 알고 있는 터여서 허심탄회한 대화들을 많이 나눴던
국민 경제의 생산 현장인 도로에서 자동차는 도로 교통 활동의 운송서비스를 창출해내지만 교통사고와 정체 등으로 국민 경제에 대한 생산성을 절하시키거나 감소시킨다. 특히 교통사고는 국가의 소중한 자원인 인명과 재산의 손실, 이로 인한 좌절과 슬픔 등의 정신적 손해, 차량 정체로 인한 도로 효율성 저하 등 경제적 손실을 동반해 국민의 경제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지난 5년간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평균 3.6%씩 증가하는 등 교통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늘어났다. 또한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인구 10만명 당 12.7명(일본 5.7명, 영국 5.4명), 자동차 1만대 당 3.1명(일본 0.9명, 영국 1.0명)으로 일본과 영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현대는 도로에서의 교통안전이 국민의 행복과 국가경쟁력 평가의 중요한 지수가 되었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는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로에서의 교통안전에 막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인명피해가 많은 일반국도 및 시·군도와 건당 평균 사상자 비용이 높은 고속도로에 대한 집중적인 교통안전 투자와 비사업용…
2004년 한국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쓴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가 있었다. 개봉 3개월 여 만에 1100만명 이상의 관객이 찾아들게 한 이 영화는 우리 민족사의 아픔 중의 하나인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진태(장동건 분)와 진석(원빈 분)의 가슴 절절한 형제애를 다룬 이 영화는 개인의 삶이 한국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굴절되어갈 수 있는지, 특히 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기꺼이 할 수 있는 형 진태의 모습 속에서 사상과 이념이라는 거창한 그 무엇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한국전쟁의 이면을 볼 수 있는 영화였다. 4년이 지난 지금, 뜬금없이 이 영화가 떠오른 이유는 이 영화에는 진태의 애인인 영신(고 이은주 분)이 쌀을 준다는 얘기에 보도연맹에 가입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 쌀은 곧 생명이나 다름이 없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그 행위의 결과가 어떨 것인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영신과 같은 행위를 했을 것이다. 지난 주 고양시에서는 영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국민보도연맹사건과 맥을 같이 하는 ‘고양금정굴학살 희생자 제58주기(제16회) 위령제전’이 있었다. 고양금정굴학살은 1990
한자(漢字)가 생긴지 4000여년이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황제(黃帝)라는 태고 적 제왕 시대 때 기록을 담당했던 창갈(蒼?)이란 사관(史官)이 새와 짐승의 발자국에서 힌트를 얻어 발명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황제의 이름은 헌원(軒轅)이고 오제(五帝) 가운데 첫째로 꼽히는 제왕으로 중국 민족의 조상신으로 승배되는 신화상의 제왕이다. 협서성(鋏西省) 황릉현에는 황제릉이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자는 중국 최고(最古)의 왕조인 은(殷)나라 때인 기원전 1300~1000년 경에 쓰인 갑골문자(甲骨文字)이다. 갑골문자란 거북의 등과 소 뼈다귀 등에 색인 글씨를 말하는 것으로 오늘날의 한자로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진화과정이 있었다. 중화문화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뒤에도 한자를 상용문자로 썼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한자가 우리말 속에 녹아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광복이 되고 나서도 소학교와 중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쳤기 때문에 웬만한 한자는 쓰고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70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한글 전용시책을 펼치면서 국민학교에서 한자 교육이…
한국 문학의 작품성은 세계 어디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우수하다. 하지만 노벨 문학상은 다 한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왜? 작품성만 따진다면 정말 우수한 작품이 많겠지만 노벨 문학상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번역에 관한 문제가 가장 크다. 우리나라 문학의 특수성을 외국어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우리 민족만의 정서와 풍습이 있다. 우리나라의 말. 훌륭한 우리의 한글이 아름답고 풍부한 표현력 때문에 다른 나라의 언어로 번역이 됐을 때 감성이 반감되는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하 성은이 망극하나이다’를 영어로 표현하면 ‘Thanks Sir’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또 조지훈의 시 ‘승무’를 보면 ‘고이접어 나빌레라’는 부문이 있다. 나빌레라를 영어로 번역하면 ‘Butterfly’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조금 다른 표현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한글의 감성이 교류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니 번번히 노벨 문학상은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한글 중에 존경어와 색깔(붉으스름, 푸르딩딩 등) 등은 영어로 번역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