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 인근 수역 해저탐사계획으로 촉발된 양국간 충돌직전의 긴장이 외교적 협상 타결로 일단 고비를 넘겼다.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과 서울을 찾아온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차관과의 4차례에 걸친 힘겨운 회담 끝에 일본측이 4월부터 시작하기로 한 해저지형조사를 중단키로 하고, 한국 측은 6월에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회의(IHO)에 해저지명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극적인 타결을 보았다. 이번 한-일간의 해양분쟁은 한국이 일본의 독도 인근 해저탐사를 영유권 침해로 규정한 강경 입장과, 일본측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지역에서의 순수한 과학조사라는 주장이 맞선 가운데 일어난 것이다. 일본의 역사왜곡을 통한 교과서 검인정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으로 양국간에 감정이 악화된 시기에 일어난 사건으로 한때 무력충돌의 위기로까지 치닫던 양국관계가 외교적으로 해결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양국간의 EEZ 경계확정 협상이나 1998년에 체결한 이른바 한-일 신어업협정의 재론문제로 한-일간의 외교적 충돌은 재연될 불씨를 안고 있다. 더욱이 한-일 양국은 식민지시대의 불행한 역사적 잔재와 더불어 각기 국내 정치적 의도까지 결부되어 있는 것이
한국의 대북정책에는 북의 권력실세 비위 맞추기와 평양의 주석궁 주변만 비춰주는 ‘햇볕정책’, 그리고 ‘두려움’ 때문에 끌려가는 ‘민족공조’만 있을 뿐 정작 ‘북한의 주체’인 북녘 동포들의 고통을 헤아리고 이를 덜어주려는 인도주의는 없다는 비판이 오래 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물론 북한 민중의 인권상황엔 눈을 감으면서 동포를 굶주리게 한 평양의 권력과 협력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민족공조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북과의 교류및 공조를 위한 노력을 중단하거나 포기할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이 북한 동포의 인권이다. 대북정책의 궁극적인 ‘이상’은 무엇인가. 남북한 동포들이 더불어 좀 더 사람답게 살도록 해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대북정책 수행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북의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는 일은 부담스럽고 난처하다. 이게 현실이고 풀기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할 때 정부가 부담스러워하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내 인권단체들이 정부를 대신해 제기하고 개선시키려 하는데 대해 정부는 고마워해야 옳다. 엊그제 신언상 통일부차관이 국내의 북한인권단체들을 ‘말만 앞세운 무익한 부류’로 폄훼했다. 신 차관은 민족통일중앙
노동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전투경찰을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경찰관들까지 시위대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해 줄줄이 병원으로 실려가는 등의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경남 창원 노동자 시위사태는 한마디로 이 나라 공권력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시위대의 집단폭행으로 경찰관 4명이 얼굴을 찢겨 5~6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고 팔꿈치 인대가 늘어나 전치 3주의 진단을 받는 등 큰 상처를 입었는데도 본인들은 물론 경찰 수뇌부조차 “법 절차에 따라 공권력을 집행하다 잘못돼 시위대가 다치기라도 하면 폭력경찰 운운 하는데 그런 소리 듣는 것보다는 차라리 몇 대 맞는 게 속 편하다”며 쉬쉬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요즘 경찰은 불법시위에 대해서조차 될 수 있는 한 적극적인 대처를 피하려 한다.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불법시위를 막아선 전경들은 길길이 날뛰는 시위대에게 방패와 헬맷 등 보호장구를 빼앗기고 끌려가 무차별 집단폭행을 당하기 일쑤다. 이 나라 공권력이 이토록 형편없이 추락한 것은 지난해의 농민시위 진압 여파에 기인한다.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불법폭력 난동을 벌인 시위대엔 관대한 채 오히려 공권력
어느날 은행에 볼일이 있어 간적이 있다. 창구에 앉은 직원이 마치 자기 일을 처리하는 냥 친절하게 상담을 하고 처리해 주어 기분이 좋았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모습을 보면 우리는… 하는 생각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본래부터 친절한 사람이었을까 교육을 받아서 그렇게 되었을까 전혀 가식이 없고 자연스러운 일처리 솜씨가 감탄에 더해 부러운 생각이 든다. 며칠전에는 8시경 병원에 간적이 있다. 간호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일반인의 진료시간은 9시부터 인데 이렇게 일찍부터 서두르는가? 우리는 어떤가 되짚어 보았다. 물론 입원환자도 돌보아야 하고 3교대 근무를 하니까 우리와의 업무시작 패턴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것에 의문과 부러움을 가지면서 우리 동의 민원실에 줄을 서 있는 민원인의 모습을 보면 왜 우리는 이렇게 줄을 서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다. 우리 동사무소는 민원이 많은 편에 속한다. 인구가 3만8천명에 이르고 시화공단에서도 쉽게 올수 있는 거리이고 대로변에 있다보니 우리 동의 주민만이 오는 것이 아니다. 자연히 줄을 서게 되고 그렇게 서서 기다리는 민원인을 보면 왠지 미안하고 좀 더 빨리 일을 보
지방선거와 관련된 갖가지 공천 비리와 흑색선전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시의회 의원 연봉이 6천804만원으로 책정돼 지나친 고액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면서 선거 후 지방의원과 지자체장의 처우문제에 대한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의회 의원 연봉 규모는 전국 지방의회 의원 보수 책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방의원은 공무원과 교사, 공기업 임직원을 제외하고는 다른 직업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유능한 지역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지만, 제한된 회기와 겸직을 할 수 있는 특성 등을 감안할 때 지방의원 연봉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에 책정된 지방의원 연봉은 앞으로 해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인상될 연봉의 산정 표준이 된다.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 경제현실에서 시민의 혈세로 지급하게 되는 지방의원 보수를 여론조사나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이처럼 높게 책정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지방의원 연봉 규모와 함께 우리가 주목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공관이다. 우리나라 공관은 일제가 식민통치를 위해 한국에 부임한 자국 관료들에게 숙소를 마련해준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러한 공관은 해방 이후…
최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같은 정세 변화는 한국과 주변 관계국들 간의 북핵문제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북핵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대미·대일 외교의 엇박자가 계속되면서 6자회담에 대한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 외교는 점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외교는 이제 ‘전략적 균형’ 개념에 입각해 정책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에 있는 것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후 주석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협조관계를 굳힘으로써 미국의 대중국 불신과 포위전략을 완화시키고 중국의 안정적인 경제발전 환경을 다질 방침이다. 중국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중국은 결코 미국을 라이벌로 간주하지 않으며, 영국이나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처럼 미국과의 평화증진 외교에 바탕한 동반성장을 지향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미국은 ‘대중 무역적자 2천억달러’로 상징되는 무역불균형 해소와 위안화 절상, 지적재산권의 투명성 강화 등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아울러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원유와 지하자원을 싹쓸이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지
이번 5·31지방선거에서 최대의 화두는 중앙이 ‘읍참마속’인 반면 지역은 ‘토사구팽’일 것이다. 이는 최근 유권자가 느끼는 중앙과 지방의 정치수준과 현실에 대한 체감격차를 가장 잘 대변하는 말로 보인다. 정당지도부는 연일 터져나오는 대형 악재에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며 머리를 조아리고 있으나 지방에서 벌어지는 정치현실은 이와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어 향후 전개될 지방자치에 대한 우려가 앞선다. 지방선거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의 실험대일 수 없다. 정당은 최근의 혼란을 공천권의 지방이양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 축소시키고 있다. 모든 폐해에 대해 유권자의 양해를 구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취할 자세가 아닐뿐더러 지극히 아마추어적 발상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역민의 여론이나 후보에 대한 신중한 검증과정 없이 입맛대로 ‘일꾼(?)’을 선별하겠다는 현역의원들의 오만한 태도다. 민심을 저버리고 독선에 사로잡힌 채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논리로 ‘정의사회 실현’을 외쳐본들 공감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최근 불거진 일련의 공천관련 문제들을 보고 있노라면 현역 지방의원들이 무보수명예직의 당당함을 버리고, 지방의원 유급화라는 달콤한 유혹에 현혹되어 행자부와 국회에
5.31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벌어지는 정당의 흑색 폭로, 상대방 흠집 내기 행태가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자체 후보 경선과정에서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된 2명의 중진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고 추가로 이와 유사한 의혹을 밝히겠다는 자구책이 발동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야당 지자체장에 대한 비리폭로는 저질의 정치게임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미 며칠 전에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한나당 주요인사에 대한 국민들이 경악할만한 제보가 들어왔다”면서 중대한 폭로를 예고한 끝에 나온 폭로 사실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이른바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라는 의혹과 관련하여 별장에서 여자들이 함께한 모임을 가졌다는 것과, 이미 검찰에 고발된 사건으로 알려진 박맹우 울산시장의 이권 개입 관련 의혹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코미디에 다름 아니다. 당사자인 이 시장과 박 시장, 그리고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등을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강력 대응을 하고 나섰다. 오늘날 우리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청산해야할 구태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아직까지 정당 간에 선거 전략의 특효약
한명숙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가 이틀간에 걸쳐 실시되었다. 국회 인사 청문회 때마다 지명권자의 뜻에 따라 반복되는 여당의원들의 후보자 감싸기와 야당의원들의 공격적 질문은 여전했다. 국회 인사 청문회가 여당의원의 내편들기 행태로 고위 공직자의 자질과 도덕성, 국정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헌정사상 최초의 정식 여성총리가 된다는 시류에 영합하고 후보자의 부드러운 이미지에 말려 자질 검증을 위한 질문의 공세가 무디었던 것은 청문회 위원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정부에서 여성총리 서리로 장상 씨가 있었지만 인준을 받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러나 한 후보는 현재의 국회 환경으로 볼 때 무난히 인준될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 청문회에 참여한 여당 의원들의 소극적인 검증태도는 더욱 아쉽게 여겨진다. 여당의원들이 한 후보의 가족이 연루된 통혁당 사건과 당사자가 연루되어 옥고를 치른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에 대해 과거 독재정권의 폭정을 지탄하면서 민주화운동으로 미화하는 태도는 후보자에 대한 의문을 밝혀야 할 청문위원의 할 일이 아닐
4월 한달 동안은 우리들 곁에 꽃이 있다. 언제 어디서나 꽃을 볼 수 있는 특혜와 교훈의 달이기도 하다. 꽃다운 나이 가신 이들의 숨이 찬 숨결로 숨져간 그들의 피고 지는 꽃을 보면 부끄러움이 앞선다. 그곳에 비추어 자기 모습을 그려보면 우리의 멋쩍은 미안한 마음에 때를 씻어 보았으면 한다. 40년이 훨씬 넘은 그날의 피를 토하는 함성(喊聲)은 우리의 혈관에 새로운 역사의 피를 수혈해 우리 민족이 새롭게 다짐하자는 21세기의 힘찬 도약의 총력을 기울일 때다. 우리는 오늘이 있기 까지 4월의 그날의 의미는 정녕코 우리 산하에 피고 지는 꽃들도 5천년의 유구한 역사의 고통스럽던 시기마다 꽃잎같이 떨어져간 무수한 충심(忠心)들이 새로운 봄마다 꽃잎이 되어 다시 살아오는 그 모습을 본다. 그날의 꽃빛 정열은 핏빛이 되어 중압(重壓)에 짓눌려 애절한 절규만이 그날의 거리를 불태웠던 4월의 혁명은 꺼지지 않는 거대한 불꽃이었다. 함성 소리는 동포여 잠을 깨라 짓밟힌 민주주의를 위해 내일의 조국의 안녕을 위해 일어나자던 청춘의 꽃들은 카빈(carbine 銃)의 총성에 검은 아스팔트 거리를 붉게 물들이는 슬픈 운명으로 바뀌어 놓고 말았다. 꽃피는 4월은 수 십번 왔다 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