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 일요일 아침에 산을 찾았습니다. 햇살이 채 들지 않은 산에 들어 눈 내린 길을 걷는 순간은 더없이 상큼했습니다. 그리고 나뭇가지마다 해맑게 웃고 있는 눈꽃은 세상 어느 꽃보다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세상은 눈으로 뒤덮여 낮게 엎드려 있었지만 산은 온통 눈꽃을 피운 채 산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자연의 힘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눈이 내린 때문인지 평소에 들리던 새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산은 그야말로 적막함 그 자체였습니다. 가끔씩 날고 들치며 사람을 놀래게 하던 청솔모의 모습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산이 정말 산답다는 생각이 머리를 맑게 했습니다. 산에 사람들이 많이 드는 날엔 산의 본래 모습이 없어지고 마치 유원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산이 산다워지려면 思惟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산에 드는 일은 그저 단순히 운동이나 휴식을 위한 시간이 아닙니다. 산에 드는 일은 산이라는 자연 속에서 지난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해보는 소중한 일입니다. 매주 한 두 번은 산에 들어 삶의 근량을 저울질해보고 또 다른 삶의 의욕을
정부가 ‘헌법만큼 고치기 힘든 부동산대책’이라며 호언장담한 8·31부동산종합대책이 불과 석달을 채 넘기지도 못하고 약발이 떨어져 많은 국민을 낙담시키고 있다. 대책 발표 후 급냉각됐던 부동산 시장이 여야의 후속입법 논쟁 등 후속조치 지연으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31대책 발표 직후 두달간 하락세를 보이던 경기도 일원의 아파트 값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지난 한달 사이에 대책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유턴해버렸다. 8·31대책을 발표한 지 석달이 지난 지금 ‘부동산 불패론자’들의 투기바람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고, 집값 안정을 기대하던 실수요자들은 좌절감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8·31종합대책 역시 지난 2003년의 10·29대책처럼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31대책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 관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7일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부동산대책의 핵심인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재경위 소위에서 표결처리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한나라당은 서민을 위한 감세안으로 서민의 환심을 사자
현대를 흔히 물질만능(物質萬能)의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돈이 많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질 사회에서 개인이 개인으로서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은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것이다. 개인은 부자로서나 가난한 사람으로서 일생을 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일생을 산다. 바로 이 점을 확실히 깨닫고 나면, ‘부’니 ‘가난’이니 하는 것은 개인의 사람됨보다 그렇게 큰 비중을 못 가지는 것을 알게 되고, 나아가 우리의 삶 속에서 이러한 빈부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날 것이다. 돈이 많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사람은 누구나, 부자건 가난뱅이건, 정상인이건 장애자건, 사람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그 됨됨이가 온전한 사람이기 위해서는 돈이라든가 신체적 조건이라든가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어떤 다른 결정적인 것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사람이 사람이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 우리는 그것이 무엇이며, 그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70평생 동안 내내 남루한…
북한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의 공론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이 문제를 애써 외면하면서 공개적인 논의를 자제해오던 국내 진보진영이 마침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한다. 북한 인권이 국제적 관심사로 부각되는 등 외부적 환경 변화가 압박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진보진영으로서도 더 이상 이 문제를 모른 채 할수만은 없다는 내부의 공감대가 마련되면서 논의의 물꼬가 터진 형국이다. 이들 진영의 북한 인권 논의 출발점은 지난달 30일 개최된 ‘북 인권 문제의 대안적 접근’ 토론회였다.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이른바 진보세력임을 자처한 6개 시민·사회단체들은 토론회를 통해 “현재 북한 인권을 둘러싸고 흑백논리로 치닫는 대결구도를 극복하고 남북의 인권문제에 대한 대안적 논의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른바 ‘진보’와 ‘양심세력’임을 자처하는 세력이 지금까지 참혹한 북한 동족의 인권 현실에 대해 외면하면서 침묵으로 일관해 온 것은 그들의 정치성과 이중성, 허위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위선적 행위일 뿐 아니라 양심과 도덕성을 포기하는 행위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었다. 이제 뒤늦게나마 “이젠 말해야 할 때가 됐다”면서 북 인권 논의를 시작한 것은 어떻든 그나마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바닥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가운데, 며칠 전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취임 한달 회견에서 “과격한 구 좌파 세력과 분명한 금을 긋고, 수구 우파와도 확실한 차이를 보여 주겠다”고 말해 발언의 배경과 추후 당내 파장이 주목된다. 현실의 갈등을 국가 정체성과 국익에 맞게 조정해 중심을 잡는 것은 집권당의 기본 책무다. 정 의장은 극좌와 극우를 함께 배격하겠노라고 말했지만 실은 ‘극좌’나 ‘극우’ 보다는 ‘좌 편향 배격’에 강조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할 때 과연 열린우리당이 정 의장의 말대로 ‘좌 편향’에서 방향전환을 해 중심을 잡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스럽다. 현 집권세력 안에는 주사파 등 이른바 386 운동권을 비롯한 좌 편향의 이념과잉세력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정운영 기조가 이들의 이념과 주장에 매몰된 가운데 ‘좌 편향’으로 치닫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많은 국민은 2002년 참여정부가 출범할 당시 그 참신성과 개혁성에 기대를 걸었었다. 그러나 그같은 지지와 기대는 현 정권 안의 주사파 목소리가 커지고 국정 운영이 그들의 낡은 이념에 따라 ‘좌 편향’으로 치달으면서 곧 우려와 혐
나는 지난 달 23일 평양을 방문했다. 평양-남포간을 달리는 통일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를 태운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이륙했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50 여 년 분단의 세월. 그 분단이 가져온 크고 작은 비극적 사건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평양 방문이 결정된 몇 일 간 얼마나 마음이 설레고 잠을 설쳤던가. 온갖 상상 속의 평양과 북한을 그려보는 순간 어느 새 비행기는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도착 직전 언뜻 창밖의 민둥산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순간 가슴이 철렁 하기도 했다. 연탄이 모자라서 땔감으로 나무를 모두 베어다 써서… 불안한 마음으로 고려 호텔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호텔로 향하던 도로 양편의 들녘은 가을 걷이가 끝난터라 허허하기만 했는데 “금년 농사는 아주 잘 되었다”고 안내원이 설명을 해주었다. 중심가로 접어들면서 건물 곳 곳에 김일성 수령 동지, 김정일 위원장 문구가 들어있는 온갖 구호들이 강렬하게 적혀 있었으며, 가끔 섬찟 섬찟한 구호도 눈에 띄었다. 평양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에 도착하기까지의 도로 및 도로변에는 차량의 통행도 사람들의 왕래도 너무 없어서 삭막하고 황량한 느낌에 마음이 무거웠다. 호텔…
열린우리당 검·경 수사권조정 정책기획단이 지난 5일 겸찰과 경찰을 대등한 관계로 규정하고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경찰측은 기대와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수사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측은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문제는 경찰 조직의 숙원사항이며, 지난 대통령 선거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건수사에서 경찰을 지휘하고 있는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인권의식과 법 집행 기술상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날 정상명 검찰총장을 비롯한 전국 고검·지검 검사장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갖고 검찰의 실질적 수사지휘권 고수 입장을 밝혔다. 현행 형사소송법(제196조)에 따라 경찰은 사건수사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게 되어 있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지휘와 지휘를 받는 상하관계로 되어 있다. 그러나 민주화 법치시대에 경찰도 인권의식과 더불어 독자적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주장이다. 오늘날 국민이 경찰의 능력과 봉사정신을 인정할만 하다고 할 때, 이에 상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도 경찰의 능력을 고도로 발휘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검-경
민선 3기 마감을 6개월 앞두고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공약이행 성적표가 나왔다. 한마디로 외자유치 및 수도권 규제완화 등 外治는 비교적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지만 국민임대주택 사업 등 內治는 낙제점을 면키 어렵다는 평이다. 손 지사는 취임 당시 10대 공약에 63개 역점사업을 내놓았다. 이중 외자 유치와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외치는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수준의 첨단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으며 지식기반 시대를 선도할 인재양성 시스템의 확립은 성공한 사례다. 반면에 경기도 내부사업은 낙제점 이하에 머물고 있다. 주민 체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교통사고 다발지역의 안전대책 사업이 10%, 접경지역 및 소규모 산업단지 사업은 30%, 어린이 보호구역정비 사업과 보조 간선도로망 확충사업은 각각 35%에 머물고 있다. 손 지사는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냈음에도 소외계층과 중소기업 관련 사업추진을 소홀히 하여 서민들로부터 부유층 출신이라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에 어두운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21세기를 선도 하려면 미래형 교육 시스템의 개발이 절실한데 손 지사는 이의 시스템인 대안교육 지원사업 추진을 지지부진하고 있다. 주로 서민들이 이용하는 수도권…
최근의 유가는 심상치 않다. 에너지전문가에 의하면 두바이유 기준 5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마디로 21세기형 석유위기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21세기형 석유위기는 20세기의 석유위기와는 달리 세계 경제의 급격한 침체를 동반하지는 않을 것이나, 우리 경제에 만성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고유가와 함께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즉 에너지자원은 빈약하지만 적극적으로 이를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强少國을 지향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보 차원에서의 자원 확보, 에너지 효율적인 경제·사회시스템 구축 및 미래 에너지기술의 선점이 요구된다. 미국은 자체가 보유한 에너지 자원이 매우 풍부한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 중심의 에너지 사용에 익숙한 체제로 오랫동안 지내왔기 때문에 지금 에너지 수급상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절약이 미덕이긴 하지만 우리의 에너지정책이 될 수는 없다”던 부시 행정부가 “불필요한 운전을 자제해 달라”는 대국민 호소를 내놓았으며 또한 부시 대통령은 “에너지절약 상황 보고서를 내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일본은 고유가 타개책으로 ‘웜비즈(Warm biz)’운동
대도시의 교통난이 운전자의 실종된 질서의식으로 정도를 넘고 있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통근 길은 아비규한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전날 내린 눈으로 오산, 인천, 안산, 수원 팔달문 도로는 빙판길 난장판이 되어 대 혼란을 겪었다는 보도다. 승용차, 버스, 택시가 뒤엉켜 혼잡은 더욱 가중됐다. 조금만 양보하고 질서를 지켰다면 이런 혼잡은 막을 수 있었다. 시간에 쫓긴 운전자들이 일초라도 먼저가려고 필사적으로 꼬리 물기, 끼어들기, 앞지르기를 하면서 공포의 출근길이 되고 있다. 금지된 좌우회전을 강행하며 비상라이트를 번쩍이고 경적을 울려대는 초긴장 상태는 숨을 멈추게 한다. 약간의 접촉사고만 나도 차는 빼지 않은 채 도로 한 복판에서 시비를 벌이는 모습이 가관이다. 여기에다 과속질주, 신호위반, 빨간 신호등 무시, 불법유턴은 다반사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충돌사고는 보행자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출근시간에 쫓기다보니 어쩔 수 없다며 끼어들기, 앞지르기, 신호위반 등이 습관화 되어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 질서를 지키고 양보를 하면 훨씬 빠르고 편할 수 있는데 시민들은 이를 외면하여 혼잡을 가중시키고 있다. 보다 못한 경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