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을 접수할 때 내세운 통치 명분은 ‘일국양제(一國兩制)’였다. 바꾸어 말하면 한 지붕 두 가족제도인 셈이지만 살림은 A와 B가 따로 했으니 아무래도 일체감은 덜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려나 통합 직후만 하더라도 중국과 홍콩은 양제(兩制)의 기본인 중국의 사회주의와 홍콩의 민주주의를 당연시 했고, 서로 이해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지붕 두 가족체제가 말처럼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고, 마침내는 민주주의 실천을 부르짖는 대규모 홍콩 시민시위가 벌어지면서 중국과 홍콩의 밀월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둥젠화(董建華) 홍콩 특구 행정장관이 얼마전 뚜렷한 이유없이 돌연 사퇴한 것도 시위사태와 아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의 현 체제는 입법의원이 홍콩의 대통령격인 행정장관을 간선제로 선출하기로 되어 있는데 이 입법의원의 과반수는 중국공산당이 뽑고, 나머지를 홍콩 시민이 직접선거로 뽑는다. 결국 행정장관 선출은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저들 입맛에 맞는 인물을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것이다. 홍콩시민들이 ‘홍콩기본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홍콩에서는 요즈음 이런 정치 불안을 풍자하는 이솝…
월초에 문제가 제기되었던 신축 아파트 입주민 자녀들의 차도통학이 그대로 이어지게 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입주예정 자녀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요구해 온 통학로가 확충되지 않은 채 28일 입주가 시작되어 어린이들을 찻길로 내몰게 된 것이다. 학부모들은 문제가 제기된 지 1개월여가 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화성시와 교육청이 원망을 자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행정관청의 복지부동한 행정자세를 개탄치 않을 수 없다 하겠다. 화성시 태안읍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993세대가 준공, 지난 28일부터 입주가 시작되어 전입학 할 자녀만 200여명에 이르는데 이들 어린이들이 등하교할 통학로가 없어 차도이용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들 어린이들이 배정 받은 기산초등학교까지 가려면 800여m 거리의 차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차도에는 보도와 횡단로조차 없어 사고위험이 높다. 이에 따라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 학부모들은 입주 수개월 전부터 건설사와 화성시 및 교육청에 통학로 설치를 요구해 왔다. 학부모들은 별도의 통학로 확충이 어렵다면 펜스·차선도색 등 임시적인 조치라도 해 줄 것을 요구해 왔었다. 그런데도 시 및 교육청은 이마저 묵살, 주민들
작약도는 월미도와 함께 인천의 상징적 섬이면서, 명승지로 알려져 있다. 뿐아니라 병인과 신미양요 때는 프랑스와 미국 군함들이 정박하면서 우리를 위협했던 역사의 섬이기도 하다. 이보다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인천시민과 작약도와의 관계다. 작약도는 인천시민에게 있어서 해상공원 같은 존재로서, 가족나들이나 휴가 때 부담없이 찾아 가는 휴양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약도 소유자인 민간인이 빚에 몰려 부도를 내면서 법원 경매에 부쳐졌고, 자칫 돈 많은 부자에게 팔려 갈지 모르는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인천의 시민단체들이 성금을 모아 작약도를 사들이기로 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 경매에 부쳐진 작약도는 두 차례 유찰된 바 있고, 오는 5월 4일 3차 경매가 예정되어 있다. 경매 예정가는 42억원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인천지역의 환경·문화단체들은 개인이 작약도를 매입할 경우 월미도, 영종도 개발 등과 맞물려 난개발 될 것이 뻔하므로 3차 유찰이 되면 시민성금을 모아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이름하여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운동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조강희 사무처장은 “작약도는 환경 생태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이었다. 이는 18세기 후반 이후 맥이 끊겼던 민족문화를 집대성하고, 더 나아가 급속히 소멸되어 가는 향토문화 자료의 보존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현안의 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 작업의 특징은 종전의 전집형 백과사전이 아니라, 전국의 시·군·구 향토사를 ‘디지털 향토문화대전’으로 집대성 한다는데 있다. 우리나라에 향토문화 편찬사업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1454년 ‘세종실록지리지’, 1531년 ‘신증동국여지승람’, 1757년 ‘여지도서’를 펴낸 바 있는데 이들은 국가 주도하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따라서 오늘날 디지털향토문화대전을 국책사업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조선시대에 있었던 관행을 계승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다. 지난 2월 16일 열린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로 나선 한국학 중앙연구원 김현 교수는 사업기간 및 소요 재원을 다음과 같이 예측했다. 즉 사업기간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개년, 소요 비용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출연한 1천164억원으로 잡고 있다. 결
위선자 또는 이중인격자의 지조를 지렁이 절조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속담인 “○○○으로 호박씨 깐다”는 말과 같다. 생태학적으로 지렁이는 위에서는 마른 흙을 먹고 땅속 아래에서는 물을 먹는데서 비롯되었다. 지렁이 절조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맹자(孟子) 등 공편에서다. 맹자의 제자인 광장(匡章)이라는 사람이 진중자(陳仲子:제나라 선비)를 청렴한 선비라고 추켜세웠다. 진중자가 오릉에 살면서 사흘이나 먹지 않아 귀가 들리지 않았고 눈이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맹자가 “제나라의 선비 중에서 진중자를 으뜸으로 꼽고 있으나 청렴하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맹자는 진중자의 절조를 지렁이에 비교하며 그의 이중성을 탓했다. 진중자의 집안이 제나라에서 대대로 벼슬을 하여 그의 형 대(戴)는 녹이 만종(萬鍾)이나 되는 부자였다. 진중자는 형의 녹이 의롭지 않은 것이라 하여 그것을 먹지 않았다. 또 형의 집도 의롭지 않다며 형과 모친을 떠나서 오릉에 거처하였다. 훗날 그가 형의 집에 들렀더니 그의 형에게 한 손님이 산 거위를 선물하는 것을 보았다. 진중자는 의롭지 않다하여 이 사실을 비난하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훗날 그의 모친이 그 거위를 잡아서 그에게 주어 먹게 했
3회째인 세계도자비엔날레가 이천시 위주이고 여주군과 광주시는 들러리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어 관심이 인다. 개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개최 지자체간 불협화음이 일어 모양도 좋지 않을뿐더러 경기도로서도 대내외적으로 망신스럽게 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륜을 더 할수록 권위와 명성이 집접되는 것이 아니라 님비적인 밥통 챙기기로 행사자체의 가치에 먹칠할 우려마저 일고 있는 것이다. 웅도라고 자랑하는 경기도 행사 수준이 이정도 자괴감마저 인다.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여주?광주지역의 도예인들은 (재)세계도자기엑스포가 비엔날레 행사를 이천중심으로 편중 운영 전횡을 일삼는다며 반발, 상품관을 일시 폐쇄까지 했다. 또 이들은 엑스포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까지 벌였다는 것이다. 여주도자기박람회 추진위원회는 비엔날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현대도자전?국제공모전?국제청자학술세미나?국제도자학술회의 등 전 행사를 이천이 독차지, 여주와 광주는 이름만 빌려 준 격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지역 도예인들은 경기도로부터 금년에 지원 받은 도자축제 관련 예산도 전체 120억 원 중 102억원은 이천에 배정하고 나머지 16억원을 여주?광주에 배정, 형평성
국내 최대 규모의 무역전시장인 고양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가 오늘 개장됐다. 2003년 5월 2천 40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착공한지 2년만의 쾌거다. 킨텍스의 개장은 우리 자본과 기술로 국제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는 의미도 크지만 향후 지역경제와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일이다. 우선 눈여겨 봐야할 점은 미개척분야인 전시산업분야에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는 사실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수출국으로 성장해 선진국과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어를 국내로 끌여 들여 우리 상품을 앉아서 파는데는 약했다. 무역전시장 다운 전시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개장된 킨텍스는 전시장 면적이 1만 5천평에 달해 지금까지 대표전시장으로 손꼽히던 코엑스보다 1.5배나 넓다. 높이가 경쟁 요건이 될 때는 높이가, 넓이가 경쟁 요건이 될 때는 넓이가 승인(勝因)이 될 수밖에 없는데 킨텍스는 초보단계의 요건을 충족시키고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인 것이다. 오는 2010년까지 2~3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45만평의 부지, 5만 4천평의 전시면적, 1만 6천여대를 동시 주차시킬 수 있는 주차장까지 갖추게 돼 킨텍스는…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도시 안에 납골당을 세우기로 한 것은 판교신도시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기에 발상 자체가 다소 뜻밖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알다시피 판교신도시 건설은 정부의 건설 확정 발표가 있기 전후부터 투기 바람이 불더니 최근까지도 ‘묻지마’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한 상태다. 뿐아니라 신도시 건설의 세부계획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자체간에 견해차가 조정되지 않아 줄다리기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납골당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와 주민들이 납골당 건설 위치를 둘러싸고, 다투고 있어서 또다른 분쟁이 예상된다. 도가 계획하고 있는 판교 신도시 납골당은 국내에선 처음 시도하는 최첨단 납골당으로, 그 모양새와 기능 자체가 기존의 납골당과 전혀 다르다. 지하 5천평 부지에 항온·항습이 가능한 첨단 납골시설을 만들고, 5천200평의 지상 부지에는 추모 조각공원과 산책로, 식물정원 등을 배치해 전혀 혐오감이 없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당국자는 판교신도시 납골당 건설이 향후 추진될 신도시 건설에 좋은 선례가 되기 바라고 있다. 참으로 기막히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발상이다. 문제는 앞에서
4.30 국회의원 재보선의 타락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이번 재보선에는 도내에서 성남 중원과 포천·연천 등 2곳인데 과거 선거보다 더욱 혼탁하다. 특히 성남 중원은 여·야가 경합을 벌이면서 과열, 급기야는 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금품수수가 적발되어 경찰에 고발 조치되었다. 이들 재보선지역이 불법선거운동으로 당선무효 처리됨에 따라 시행됨에도 불구 또 불법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과거 타락선거의 빌미를 주었던 관권선거운동까지 제기되어 재보선 지구 유권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당혹해 하고 있다. 공명선거와 멀어져가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5일 선거구민 4명에게 20만원씩을 돌린 모 향우회장 K씨를 고발해 옴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또 경찰은 인터넷 기사를 대량복사하려한 또 다른 K모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야의 상호비방 성명전도 가세하여 일개 선거구의 재보선이 정치판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지난 해 있었던 17대 총선은 과거에 비해 깨끗한 선거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것은 먼저 치루어 졌던 대선에서 만연되었던 금권선거에 대한 반성도 한몫을 했다. 정치인들의 부도
우리나라의 장묘문화만큼 보수적이면서 완고한 제도도 드물다.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매장하거나 화장하게 마련인데 우리 민족은 유독 화장을 기피하고 땅에 묻히기를 선호한다. 이 경우 죽음을 예감하는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이 유가족 대다수가 시신을 불태워 재로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형태가 없어지는 것 때문에 아쉬워하는 경향이 많다. 결국 매장 선호는 좁은 국토를 무덤 투성이로 만든데 그치지 않고 환경오염까지 불러와 국가문제화 되고 말았다.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일부 식자층과 사회원로들 사이에서 매장을 화장으로 바꾸는 운동이 일기 시작했고, 마침내 생존에 화장서약서를 내는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참으로 지식인다운 결단이고, 사회지도층 인사다운 솔선수범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남궁원, 태현실씨 등 원로 배우 80여명이 안성에 있는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화장서약서를 쓴데 더해 장기 기증서까지 바치는 뜻깊은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한국영화배우복지회와 한국참전예술인연합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가 함께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이름 그대로 사업목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