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오래전부터 문화와 예술의 숨결이 생동하는 문예의 계절로 불려왔다. 그래서 10월이면 각종 지역축제와 문화행사, 그리고 예술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공연과 전시회가 잇따랐다. 경기도내 31개 시·군이 저마다 특색있는 지역축제와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올해, 경기도의 10월은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기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눈에 띄는 것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새롭게 정립한 우리 孝문화의 현대화,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 개최되는 ‘2003 세계孝문화축제’가 눈에 띈다. ‘세대간의 만남과 이해’라는 주제로 보이지 않는 孝를 오감에 맞춰 신세대가 孝를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2003 제2회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도 10월 내내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또한 안성의 ‘안성남사당바우덕이축제’, 고양시에서 열리는 ‘제16회 행주문화제’, 남북의 접점 파주시 통일동산 안에 있는 문화예술마을 헤이리가 개최하는 ‘헤이리 페스티벌 2003’도 빼놓을 수 없는 경기도를 대표할 만한 10월의 문화행사로 손색이 없다. 한편 경기도의 대표 문화예술도시 이미지를 굳혀온…
자유당 시절인 1952년부터 1961년 군사쿠데타로 중단된 9년 동안의 지방자치는 논외로 치더라도, 1991년부터 부활된 지방자치가 어느덧 12년째가 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이다. 그러나 십수년의 경험과 경륜은 매우 소중하다. 다만 일찍부터 지방자치를 실천한 선진국과 비교할 때 크게 어설프고, 헤아릴 수 없는 시행착오 때문에 득보다 실이 많았던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지방자치 열망은 강하다. 지방분권시대의 실현은 이 시대의 명제이자 이상이다. 문제는 지방자치의 동력이면서 운영의 실체인 집행부와 도·시·군·구의회 의원들의 자질과 사명감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 있다. 한 예로 성남시의회를 들 수 있다. 알다시피 성남시는 도내에서 손꼽히는 대도시다. 인구만 많은 것이 아니라 시민의식도 높은 고장이다. 따라서 성남시의회도 격조와 품위를 간직해야 옳고, 시정(市政)을 위임한 시민들로서는 마땅히 그러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본회의장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는가 하면 앉은 자리에서 큰 소리로 통화까지 한다고 한다. 무단 이석에 잡담은 예사이고, 집행부에 질의를 하고나서 자리를 뜨는 바람에 애
서울대 공대 학생들의 자퇴가 늘고 있다. 의대 편입을 목표로 새로이 입시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의대만 갈 수 있다면 서울대 간판쯤은 쉽게 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 젊은이들의 현실주의적 성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들은 서울대 간판보다 지방대 의대가 낫다고 생각한다. 의대 입학(혹은 편입) 열풍이 분 것은 IMF경제위기 이후 청년실업률이 급등하면서부터였다. 명문대 간판으로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고실업률 시대에 졸업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전문직 자격 뿐이라는 것이다.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를 선호한다면 인문계열 학생들의 선망 학과는 단연 법대다. 의사 못지 않게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게 또한 법조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요즘의 대학가 캠퍼스는 시쳇말로 고시촌을 방불케 한다. 고시열풍은 점점 가열되기만 할 뿐 쉽사리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근래 국감 중에 나온 자료를 보면 재미난 것이 있다. 젊은이들이 그토록 선망하는 전문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소득신고액이 터무니 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특히 변리사·관세사·한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들이 연금을 낼 때 여전히 소득을 축소 신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새삼 그들의 윤리의식
얼마전 건설교통부가 뛰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현재의 강남권에 버금가는 교육환경을 갖춘 신도시 개발계획을 밝히며 그 대안으로 판교신도시에 대규모 학원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그 계획은 발표 직후 여론과 교육부의 반대에 부딛쳐 끝내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건설교통부의 야심찬 정책제안이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우리는 이번 해프닝을 보면서 새삼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비단 판교에 학원촌이 조성되느냐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 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바는 학원단지 조성계획의 수립과정, 발표 후의 여론조성과정, 그리고 최종적으로 무산이라는 결과를 낳기까지 부처간의 불협화음과 그에 대한 청와대의 질책 등이다. 한마디로 이번 일은 현 정부의 부처간 협조체계의 결핍과 아울러 국정운영시스템이 얼마나 엉성하고 부실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예라 하겠다. 더구나 이번 일을 두고 건교부와 교육부총리가 공개적으로 서로 다른 얘기를 했던 것은 일의 옳고그름을 떠나 공직사회의 기본적인 윤리의식마져 의심케 했다. 건교부는 교육부와 사전협의를 했다고 말하는 반면 교육부의 수장인 부총리는 사전협의는 전혀 없었으며 자신은 그같은 내용을 신문을…
농촌진흥청이 각종 물품을 구입하면서 공개경쟁입찰 대신에 수의계약을 일삼고, 정원 외 직원을 과다하게 채용함으로써 국가 예산을 남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다시피 농촌진흥청은 농업연구기관으로 매사에 신중하고 빈틈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지난 주에 있었던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재무 및 인력 등 전반적인 업무관리가 산만할 정도가 아니라 의혹을 살만한 일들을 해왔음이 드러났다. 농진청은 올 들어 9월말까지 500만원 이상의 물품을 구매한 건수가 1189건에 164억200만원에 달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공개경쟁입찰한 건수는 불과 34건(2.9%)에 금액으로 24억3500만원(17.4%) 뿐이고, 나머지는 수의계약으로 처리한 것으로 돼 있다. 지난해에도 1806건에 231억9300만원을 집행하면서 경쟁입찰은 28건(1.5%)에 금액으로 23억200만원(11.0%) 뿐이었다. 결국 농진청은 연간 수백억원대의 물품을 구입하면서 절차상으로 투명·공정한 공개입찰 보다는 업자와 직접 만나 공급가액을 결정하는 수의계약을 선호한 셈이된다. 물론 매입가격을 경쟁입찰에 붙일 정도가 아니여서 수의계약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농진청은 지난 5년 동안 정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라는 이름의 정부조직이 생겨난 것부터가 정부의 수도권에 대한 배타적 의지를 함의 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반대로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이 대두된 주된 이유가 바로 국가의 주요 기반시설과 재화, 심지어 인구까지도 지나치게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임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문제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방식에 있어서 정부와 수도권 광역자치단체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정책내용이나 방향을 언급하기 이전에 먼저 기본 맥락부터 짚어 볼 필요가 있겠다. 우선,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의 입장은 정부의 정책이 자칫 수도권에는 무조건적인 억제책을 쓰고, 그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만 집중 투자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발전시키면서 지방에도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야지 수도권 것을 빼서 지방을 채우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반면, 정부는 그와 같은 방식이 아님을 거듭 주장한다. 그러나 정책의 가닥을 잡아나가는 과정을 보면 수도권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도권공장총량제의 계속적인 유지를 근거로 각종 산업시설의 수도권 유치에 대한 허가를 유보 혹은 반대하는 입장을
민자(民資)역사가 들어 서면서 철도환경이 크게 달라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전의 구닥다리 역사는 이용하기도 불편했지만 미관상으로도 아름답지 못했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민자역사 유치인데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이미 민자로 완공된 수원, 안양, 부천역이 영업 중이고, 평택과 의정부 역사가 인허가 협의 중이다. 하나같이 도내 주요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역사들이어서 낙후된 철도시설을 보완하고, 철도문화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없으니만 못한 일이 생겨났다. 민자역사 건립에 즈음해 부지제공과 함께 일부 투자한 철도청이 역사를 관리하는 민간 회사의 인사권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사실이 그것이다. 국회 감사 자료에 따르면 철도청은 민자역사와 협약을 체결할 때 ‘출자회사의 임직원 구성’ 조항을 마련하고, 임원과 직원 채용시 철도청장의 추천을 받는다라고 명시해 놓았다. 철도청은 이 조항을 내세워 이미 영업 중인 3개 역사는 물론 인허가를 협의 중인 2개 역사에 대해 임원 2명과 행정 및 기술직 직원의 절반을 추천해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청은 협약에 따라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공영방송 NHK의 회장 에비자와쇼오지(海老澤勝二)는 지난 7월 3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금까지 회장 3기(9년)를 마친 사람은 아사히신문(朝日新聞) 출신의 마에다요시도쿠(前田義德). NHK기자 출신으로 회장이 된 것은 에비자와 뿐이다. 에비자와는 ‘에비 정일’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에비’는 그의 성이고, ‘정일’은 북한의 김정일 이름을 따붙힌 것이다. 실제로 에비자와는 수령으로 호칭되고 있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는 대단한 정력가로 아침 5시 뉴스 ‘오하요 닛뽕’을 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에비자와는 초임기자 때의 일을 다음과 같이 회고한 적이 있다. “기자는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뉴스를 그대로 전하면 된다.” 따라서 “현장 리포트를 하면서 절대로 원고를 읽어서는 안되다.” 지금도 ‘무원고 방송’은 NHK의 철칙이다. 그는 작은 실수에는 관대하지만 반복되는 실수나 저항은 용서하지 않는다. 일명 정치수용소로 알려진 방송문화연구소와 고사실(考査室)로의 전속이 그 형벌이다. 명목상으로는 연구와 프로그램의 내용을 체크하는 업무지만 실제로는 하루 종일 TV를 보고 있을 뿐이니까, 물에서 놀던 고기가 도마 위에 올라 있는 꼴이
화훼산업은 굴뚝없는 산업 가운데 하나다. 동시에 자연을 대신하는 친환경산업이면서 외화획득에도 큰 몫을 하는 알짜배기 산업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화훼 수요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여서 사업 전망까지 밝다. 도내에서 손꼽히는 화훼단지는 과천에 있다. 그러나 워낙 단지 자체가 재래형인데다 부대시설 등의 짜임새가 부실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곳 화훼업자들은 현대적인 화훼단지 조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게 됐고, 이에 공감한 과천시는 3천900억원을 투입해서 주암동 일대 10만평 부지에 화훼단지를 건립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화훼단지는 서울 양재동 공판장의 3배 규모로 단지 안에는 첨단경매장과 물류센터, 식물원 등을 마련해 생산과 판매까지 일체의 유통기능을 포괄하는 그야말로 21세기형 화훼단지로 꾸밀 계획이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단지 건설 예정부지가 그린벨트라는 점이었다. 때문에 그린벨트 해제과정에서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없지 않았는데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건교부가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입장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과천시는 그린벨트가 90%나 되는 그린벨트 왕국이다. 그래서 그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화훼단지는 일반 공해산업과
“인간의 생명을 인간의 인위적인 판단에 의해 해치는 건 모두 범죄라고 봐야 한다.” “그런 사고방식은 지나치게 교조적인 것으로 수정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 예외란 과연 어떤 것인가.사형제도, 안락사, 낙태가 바로 그 예외일까? 그 물음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논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사형제도 폐지 논쟁은 어느정도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대체로 폐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중이다. 반면, 안락사와 낙태에 관한 논쟁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방간의 의견이 너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안락사란, 생존의 가능성이 없는 병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을 말한다. 고대 그리스어의 ‘Euthanatos’에서 유래한 말로, ‘좋다’는 의미의 ‘eu’와 ‘죽음’을 뜻하는 ‘thanatos’가 결합해 만들어진 용어이다. 영어의 ‘mercy killing’도 같은 뜻인데 ‘살인’이란 의미가 강하다. 각 나라별 안락사의 인정 현황은 다음과 같다. 네덜란드에서는 1993년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오다가 2001년 4월 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