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 지음. 휴머니스트 刊. 296쪽. 1만원 제도권 학계와 거리를 둔 비판 담론의 진지로 성장한 `수유+너머'. 이 책은 '수유+너머'의 어제와 오늘 및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고씨는 '수유+너머'에 대해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 한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공간을 구성했는가? 어떻게 그걸 운영하고 있는가? 사실 나 자신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 연구공간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학과 학맥이라는 엄격한 위계질서를 타파하고 다양한 형태의 학제 연구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고씨는 그 자신이 걸어온 삶뿐만 아니라 '수유+너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얄궂은' 관찰 전기도 수록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의 '수유+너머'가 추구하는 바를 교수가 되고자 2년을 대학주변을 기웃거리다 참담한 실패를 맞본 그 자신의 방향전환을 예로 들면서 "자본으로부터의 탈주"라고 부르짖는가 하면 "그냥, 와서 같이 놀자"고도 손짓한다.
3년 전 도올 김용옥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 '노자를 웃긴 남자'를 펴내 세간에 화제를 불러모았던 이경숙(주부·44)씨가 최근 '완역 이경숙 도덕경'(명상 刊·전 2권)을 출간, 학계뿐 아니라 일반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당시 공중파 방송에서 노자의 '도덕경'을 강의해 큰 인기를 얻던 도올의 '도덕경' 해석이 문제가 많다고 판단한 이씨는 인터넷 상에서 도올 강의에 강한 반기를 제기했다. 이후 인터넷에 올린 글들은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제목의 책으로 오프라인상에 엮여 나왔고 10만부가 넘게 팔릴 정도로 많은 독자들에 의해 읽혀졌다. 이후 3년만에 이씨는 독특한 화법이 파격적이기까지 한(기존 번역서들에 비하면) '완역 이경숙 도덕경'을 펴냈다. 1권 도경(道經), 2권 덕경(德經)으로 나눠져 있는 책 구성은 도덕경 원문을 직역한 문구, 자구에 대한 뜻풀이와 해설, 원문쓰기로 이어진다. '노자를…'가 도덕경 21장까지만 해석한 것인데 반해 이번 완역본은 81장을 모두 번역 해석해 놓고 있다. 또 '노자를…'가 도올의 해설을 비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책은 기존의 해설서와는 전혀 다른 저자 나름의 독특함이 묻어나는 해설서다. 이씨는 도올뿐 아니라 기
연극인 김성렬(50)씨는 수원 연극판에서 꽤나 유명한 인물이다. 위기에 위기를 반복했던 수원연극의 오늘이 20년 넘는 동안 고집스레 지켜온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말하면 과장될까. 김씨는 1983년 창단한 극단 '성' 대표로, 성과 함께 20년 전 수원에 뿌리내리고 성장해왔다. '성'은 그 해 '참새와 기관차'를 창단공연으로 무대에 올리며 활동을 시작, 지역연극계의 열악한 현실속에서도 매년 2∼3편의 연극을 선보여왔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지난해는 '유령' '두렁바위에 흐르는 눈물' '세일즈맨의 죽음' '정조대왕' '안티고네' 등 5작품을 무대에 올려 왕성함을 과시했고, 연극계는 연극을 향한 김씨의 애정과 굳건함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런 그가 연극현장에 뛰어든지 20년 만에 첫 희곡집을 내 주위를 또 한번 경탄케 하고 있다. 이번 희곡집 '정조대왕'(창작마을 刊)은 그동안 극단 '성' 무대에 올렸던 대본과 지상에 발표된 희곡 가운데 8편을 다듬어 묶었다. 각 작품마다 '연출의 글'을 덧붙여 작품이 갖는 성격, 현 연극계에 대한 저자 자신의 생각과 고민 등을 적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대체로 한국적 정서, 더 나아가 지역적 특성을 담고 있다. 세계화
"무엇을 더 구하랴…." 갑신년에 태어나 60해를 한바퀴 돌고 올해 다시 갑신년을 맞이한 이 예술인은 올 초 자서전적 성격이 짙은 칼럼집 출판기념회에서 이렇게 외쳤다. 그가 바로 한국예총 수원지부(이하 수원예총) 김훈동 지부장(60·사진)이다. "어찌 보면 삶이란 무엇인가를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 아닐까요. 올해는 60갑자를 모두 보내고 내가 회갑을 맞이한 해입니다. 이제 더 이상 무엇을 구할게 있으랴 싶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구할 게 너무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가 아직 구해야 할 일이라고 밝히는 '그 무엇'은 바로 '예술'이다. '수원예술의 발전'이다. 지난해 수원예총 지부장에 당선된 뒤 희망찬 계획들을 추진해왔으나 채 몇 개월도 안 돼 거친 돌부리에 걸려 좌절의 쓴맛을 보아야 했던 그다. 그런 김 지부장이 새해는 다시 한번 희망을 걸고 지난해 못다한 일들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한다. "지난해 발족하려 했던 프로젝트 '수원발전 100인 후원회'를 올해 꼭 성사시킬 생각입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소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예술사랑 티켓' 제도도 만들어 기금마련을 해볼 생각이지요. 전업예술인들이 스스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말이죠." 이
"이분법에 갇힌 여성을 다중적 자아 속에서 해체시키고 싶다." 국내 여성 시인들의 시에서 여성의 새로운 전형을 찾고자한 비평서 「페넬로페의 옷감 짜기-우리 시대의 여성 시인」(책세상 刊)이 나왔다. 문학평론가 김용희(41)씨가 펴낸 이 책은 허수경, 김혜순, 김선우, 김명리, 나희덕, 천양희 등 국내 여성 시인 13명의 시세계를 심층분석했다. 김씨의 글에서 허수경은 '주모(酒母)'라는 상징적 유형으로 분류된다. 김씨는 "주모는 세상에서 상처받은 모든 것을 위무해준다"면서 "여성은 몸속 소우주 안의 리듬으로 글을 쓴다. 모성성의 리듬이 시의 운과 율이며, 그것이 세상을 정화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허수경의 시가 보이는 리듬의 원형을 들춰보인다. 김혜순의 시가 보이는 여성의 상징적 유형은 '마녀'다. 김씨는 "김혜순은 언어를 파괴하여 신체를 파괴하고 신체를 파괴하여 언어를 파괴한다"면서 "남성 전유물로서의 언어를 비틀어 야유하는 김혜순의 '몸으로 글쓰기'는 결국 신체를 비틀어 해체하는 것에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김선우의 시는 몸에 내장된 여성 기억을 찾아가는 여성 계보학"이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나희덕의 시는 다락방에서 기도하는 수녀의 모습처럼,…
푸치니 오페라「나비부인」의 초연 100주년을 기념, 이탈리아 푸치니 재단이 제작하는「나비부인」이 올 봄 국내에 소개된다. 국제오페라단(단장 김진수)은 이탈리아 푸치니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푸치니 재단을 초청, 오는 4월 1일부터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나비부인」을 공연한다고 25일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의 재개관 기념작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올해로「나비부인」이 초연된지 100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 푸치니 재단이 마련한 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5개국에서 공연된다. 김진수 단장은 "푸치니 재단을 초청하기 위해 7년전부터 현지 관계자들과 접촉해 왔는데, 마침 올해「나비부인」초연 100주년, 푸치니 페스티벌 50회를 맞아 세계 투어가 예정되면서 한국 공연도 성사됐다"고 말했다. 공연 스태프들과 출연진들은 모두 해외 출신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나비부인' 역에는 소프라노 레나타 테발디의 수제자로 알려진 안토니아 치프로네, 지난해 상암동「투란도트」에서 '류' 역으로 출연했던 미나 타스카 야마자키, '핑커톤' 역에는 테너 마리오 말라니니, 실바노 말라냐 등이 캐스팅된 상태. 주최측은 무대에 '10
KBS 2TV '인간극장'과 베스트 셀러가 된 책「지선아 사랑해」를 통해 많은이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 이지선씨 이야기가 동화책(「웃어봐 그게 더 좋아」, 임정진 글.하정민 그림)으로도 만들어졌다. 올해 스물 일곱살의 아가씨가 된 지선씨는 대학교 4학년이던 2000년 여름, 도서관에서 공부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음주 운전자가 몰던 차에 치여 온몸에 중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한다. 기적처럼 살아나긴 했지만 온몸을 칭칭 감고 있던 붕대를 풀었을 때 드러난 것은 차마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흉측하게 일그러진 '괴물'같은 형상이었다. 눈썹이 녹아내려 눈을 감을 수 조차 없었고 양손의 손가락 끝마디도 모두 잘라내야 하는 고통, 그리고 무엇보다 스물 일곱 꽃다운 아가씨의 꿈을 순식간에 앗아가 버린 비참한 운명. 그러나 지선씨는 오히려 사고를 겪은 후에야 '진정한 행복을 알았다'고 고백할 만큼 놀라운 용기와 의지력으로 절망적인 상황을 딛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지선씨의 인터넷 홈페이지 '지선이의 주바라기'(www.ezsun.net)에서 그와 네티즌들이 나누는 따뜻한 감동의 사연들은 보는 이들의 눈가를 흠뻑 적시고도 남는다. 동화책「웃어
교회 헌금 유용, 편법 교회세습 등으로 한국교회와 목회자의 권위가 실추되고 있는 가운데 개신교계 일각에서 흔들리는 교회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새로워지는 교회를 위해 오는 27일 오후 6시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한국교회-그 성숙함을 위한 진단과 제언'이란 주제로 창립 80주년 기념 월례강좌를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는 최형묵 목사(기장 천안 살림교회)가 `참 교회됨의 신학적 이해'를, 김동건 교수(예장 영남신학대학교)가 `교회내 성서해석(설교)과 신앙인의 삶의 불일치'를, 최응희 목사(기감 안디옥교회)가 `목회일반에서 교회개혁이 요구되는 부분들'을 발표한다. 참가비 1만원. ☎(02)745-4943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www.churchr.org;교갱협) 청년연구위원회는 `목사란 누구인가?'주제의 포럼을 오는 2월2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사랑의 교회 소망관에서 개최한다. 이 시대 목회자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21세기 한국사회속에서 과연 목사는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냉철하게 성찰해보는 자리다. 교갱협측은 "지금 한국교회는 붙들어야 할 본질적 가
`이등병의 편지'를 발표한 작곡가 겸 가수 김현성이 세 번째 음반 `몸에 좋은 시, 몸에 좋은 노래'를 냈다. 이 앨범은 민족시인 윤동주의 `서시', 이육사의 `청포도'를 비롯해 정지용, 김수영, 한하운, 신경림, 서정주, 김용택, 정희성, 정호승, 나태주, 곽재구, 도종환, 이해인, 류시화, 안도현, 함민복, 이대흠 시인의 작품에 노래를 붙인 22곡이 두 장의 CD에 담겨 있다. 첫곡 윤동주의 `서시'는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의 심플한 연주가 질박한 맛을 내고 있다. 김수영의 `풀', 이육사의 `청포도',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등 그동안 대중가요 가사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대표적 시인의 작품도 노래로 거듭났다. 송창식이 불렀던 서정주의 `푸르른 날' 역시 색다른 느낌의 멜로디로 불렀으며 정호승의 `문득', 류시화의 `짧은 노래' 등도 실려 있다. 이 음반은 김현성이 작곡, 편곡, 연주, 노래, 프로듀서, 디렉터 등을 거의 혼자 해냈다. 이 음반은 1998년 이후 6년만에 내는 김현성의 신보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게서 기획력을 인정받아 폭넓은 지원을 받은 앨범이기도 하다. 김현성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준 시인에게 이 노래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방송 보도에 공익성과 진실성이 있더라도 앵커의 설명이 지나쳐 당사자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을 줬다면 정신적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박국수 부장판사)는 변호사 신모씨가 모 방송사와 前 앵커, 해당기자를 상대로 "허위 보도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낸 1억5천만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허위 보도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공익성도 있지만 앵커가 모멸적인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방송사와 앵커는 3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앵커가 원고에 대해 '사람답지 못한 사람', '한심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원고의 과실에 비해 지나치게 모멸적인 표현으로 인신공격한 것"이라며 "방송시점과 방영시간, 원고의 변호사 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 3천만원을 배상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씨가 불성실하게 변론을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방송 보도가 진실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어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가에 대한 비판으로서 보도의 공익성과 진실성이 모두 인정되므로 정정보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사는 지난 99년 9월 신씨가 수임받은 사건을 불성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