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의 핵심 가치는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정치적 측면의 가치로서 정부의 의사결정에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민이 시민을 위한 정부를 운영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정부활동의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둘째는 경제적 측면의 가치로서 시민들에 보다 가까이에서 정부의사결정을 하면 보다 정확하게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하여 이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민들의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가치 때문에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라 하며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토대인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80년대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쟁취한 귀중한 유산이다. 5·16이후 유보되었던 지방자치를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끊임없이 요구하였고 그 결과 1988년 지방자치법의 개정을 통하여 부활한 것이 오늘날의 지방자치이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을 되새겨보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시민정신과 민주정치의 의미가 더욱 강하게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를 재개한지 30여 년이 되지만 지방자치가 시민들이 열망하였던 그러한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중앙집권적…
흔들리는 밤 /정홍도 수액주사 바늘이 굳어버린 그물맥을 찾아 헤매는 응급병동 이제 그만 집에 가자는 목소리 창문 두드리는 가을 빗소리다 깊은 눈 그렁그렁 고인 눈물보다 견디다 못한 통증에 이마의 땀 앞서 흐르고 이제 그만 보내달라는 그 목소리 낙엽 밟히는 소리다 초록과 적색의 경계에서 링거주사 호흡기줄 거미줄처럼 엉킨 집중 치료실 조명아래 수액은 한 방울 두 방울 긴 겨울 오늘 밤도 뜬 눈이다 시인의 병고를 느끼게 한다. 자신일수도 있고 가족일수도 있다. 생의 전선에서 보살핀 것은 자신도 아니고 타자도 아니다. 곁에 누군가 있다는 하나만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의 길을 걸어온 시인의 병수발이 느껴진다. 이제 너무 무겁다고, 이제 더 고통스럽다고, 그렇다고 들어줄 수 없는 생명의 끈을 놓칠 수 없다. 영혼의 상처를 다스리는 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낙엽들도 세월을 이야기하고 잠을 잔다. 혹독한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간다. 모두 따나가고 이별 같은 준비에 고통이 따르고 후회가 따른다. 텅 빈 가슴을 잡아도 숨결을 지켜본 주름살과 백발머리로 병상을 바라만 볼 수밖에 더 견딜 수 없는 요양원의 뒤안길에서 시인은 자족하며 눈물을 훔칠 것이다. 아름답게 보내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우리는 늘 속임수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가해자가 됐든 피해자가 됐든 일확천금을 꿈꾸며 보험금을 노리는 보험사기단에서부터 기획부동산 인터넷 보이스피싱 등에 이르기까지 물고 물리는 어지러운 사회를 사는 것이다. 황금만능주의로 물든 사회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전 남편과 시어머니 등 존속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을 비일비재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걸려오는 휴대전화의 절반 이상은 스팸이나 사기전화일 수 있을 정도로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수법이 갈수록 다양화되면서 각자 스스로가 주의하지 않으면 재산과 생명까지도 자유롭지 않을 정도의 세상이 된 것이다. 이번에는 EBS교육방송 스타 강사로 활약한 국내 한 유명학원장이 학원강사들을 상대로 500만원의 예치금을 받은 뒤 수입금 분배와 보증금 반환약속을 이행치 않고 있어 말썽이 되고 있다는 보도다. 강남에 사무실을 둔 20년 전통의 A학원 C원장은 스타강사 출신으로서 지난 2014년부터 100여 명에 이르는 인터넷 전문강사들과 계약을 맺고, 일부 강사들은 활동 중이다. 계약과정에서 이들 강사들은 500만 원의 보증금을 C원장에게 예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언어, 논술, 영어, 수학
지난해 6월 21일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에서 상시개방 이후의 수질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보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 말이 있다. “계단을 청소할 때 아래부터 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위에서 흘러내린 물 때문에 다시 더러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4대강 역시 4대강만 청소해선 아무 소용이 없고, 4대강 샛강과 실개천에서부터 깨끗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4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비리’ 중 하나인 4대강을 시작할 때 수많은 국민들이 반대했다. 그리고 한편에선 4대강에 앞서 실개천과 샛강, 지류를 먼저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공직 사회, 대기업 등 사람 사는 사회도 그렇지만 자연 역시 윗물이 맑지 않은데 아랫물이 깨끗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마을 앞과 동구 밖 들판을 흐르는 실개천과 샛강이 송사리가 놀았던 옛날처럼 정화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도시의 하천은 폐수가 흐르는 시궁창으로 변한 지 오래다. 그나마 수원천 등의 경우는 양식 있는 시민들의 노력과 시의 결단으로 복개를 중지시키고 기복개된 부분까지 걷어내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
요즘은 언어와 인지의 비밀도 두뇌의 신경망에서 찾아 인공지능(AI)에 옮기고 있고, 또 뇌파를 관찰하여 생각과 상상도 알 수 있다. 심지어 생각을 상대방 언어로 전달하는 텔레파시 기술도 나왔다. 언어의 장벽이 생각을 읽어서 언어로 전달하는 텔레파시로 무너질 것이지만, 먼저 통역AI가 보편화되면서 외국어 공부의 목적은 실질적 소통보다는 창의성이나 치매예방을 위한 공부로 바뀌게 된다. 우리 아이들과 지금 20·30대의 젊은이들은 미래를 대비하여 연대하고 봉사하며 살아가는 기본으로의 인간적 회귀와 함께 예체능 체험을 중심으로 응용력과 열린 창의력의 기초를 제대로 다질 필요가 있다. 우리 공교육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인문예체능 취미를 늘 즐길 수 있는 동아리형 보편교육으로 시급히 혁신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도 창의적 다양성이 풍부하게 바꾸어야 한다. 칸막이와 거울, 벽지만 사용해도 교실에 다양성을 줄 수 있다. 인간의 두뇌가 가진 양자현상에 접근하는 깊은 몰입이 필요한 시대이다. 두뇌 속 양자현상이 창의성의 기원이기 때문이다. 지속적 축소경제와 국가 간 부익부 빈익빈의 시대에 처한 한국인 대다수는 더 이상 소비의 즐거움으로…
지난해 실업자 수는 102만8천 명으로, 전년(101만2천 명)보다 1만6천 명(1.58%)가 늘었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실업자 수가 2년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9.9%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라 역시 2000년 이래 가장 높았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2.7%로 0.7%p 올라갔다. 특히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 청년 실업률은 2013년(8.0%), 2014년(9.0%), 2015년(9.2%), 2016년(9.8%)에 이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8%를 웃돌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새 정부 출범 후 공무원 채용이 늘면서 청년층 구직단념자가 다시 취업활동에 나선 것이 실업률 통계를 밀어 올렸다고 한다.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을 앞두고 작년 4·4분기 취업자 수 증가의 둔화도 요인으로 꼽힌다. 새해 들어서도 편의점, 주유소 등 개인사업장과 소규모 기업 등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위축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밖에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도 부분적으로 일자리 증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국
신수원선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총 연장 39.4㎞ 안양시 인덕원~수원시~화성시 서동탄간 복선전철로서 여기에 소요되는 총 사업비는 2조4천587억 원이다. 신수원선 복선전철은 수도권 서남부지역 광역교통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것으로, 완공되면 출퇴근 러시아워 때마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겪는 상습정체 교통지옥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수원선은 지난 2004년 정부의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안에 포함됐다. 당초 이 구간엔 13개 역이 건설되는 것으로 계획됐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지역 주민과 지자체, 정치인의 요구로 4개 역사가 추가됐다. 추가 설치 요구 역은 안양 호계사거리역·수원 교육원 삼거리역·용인 흥덕역·동탄 능동역이다. 당연히 해당 지역주민들은 크게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4월 4개 역의 신설에 난색을 표하며 한국개발원에 정밀검증을 의뢰했다. 한국개발원은 이용객 수요가 낮고 역사를 신설할 경우 노선이 우회해 불합리하다며 4개 역 가운데 북수원 역을 제외한 3개 역은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역사를 추가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국토부와 기재부 등 정부부처와…
1997년 해외의 재외동포사회 지원을 위해 설립된 재외동포재단이 중국과 CIS 지역에서 다시 한국으로 ‘귀환’하고 있는 재한동포사회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2015년부터이다. 중국동포와 고려인동포에 대한 조사연구사업뿐만 아니라 재단의 임직원들이 서울의 중국동포타운과 안산·광주의 고려인마을을 방문하고 현안을 청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에 설립된 서울 대림동의 서울국제학원(교장 문민)과 2015년 9월 러시아의 새 학년에 맞추어 설립된 안산 선부동의 노아네러시아학원(교장 임현숙)은 재한동포사회 스스로의 노력으로 설립되었고 또 동포사회의 신뢰 속에 발전하고 있다. 특히 처음에 6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노아네러시아학원도 서서히 ‘자립’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국제학원(대림국제학원으로 시작해 3년 만인 2017년 개명)은 ㈔동북아평화연대와 강의실을 제공한 구로구도서관의 지원 속에 재한동포교사협회가 시작한 어울림주말학교(2014.6)가 모태가 되었다. 학부모들이 평일(방과후)에도 자녀들을 돌보아 줄 ‘학교’를 요청하자 우선 보습학원을 만든 것이다. 노아네러시아학원…
시민의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킨 격동의 2017년을 보내고 꿈과 희망이 가득한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민선7기 지방선거의 차질없는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이 향상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뜻깊은 한해가 되기를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광명시민 여러분! 지금 국민들은 그동안의 낡은 체제를 버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큽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로 나아갈 것인가, 과거 중앙집권 국가에 머무를 것인가를 결정할 중대한 역사적 기로에 놓여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지방분권 개헌은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시대적 소명이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시민의 삶을 직접 챙길 수 있는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진정한 지방자치 시대와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를 열어 가는데 광명시가 더욱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광명시는 그동안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 성과보다는 시민의 구체적인 삶을 챙기는 광명시만의 특화된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여성안심동행 귀가서비스, 채무상담센터, 경로
생각해 보면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내가 초등학교 그러니까 요즘의 초등학교 때로 기억한다. 그 때는 집집마다 아이들이 참 많았다. 형제가 대여섯은 적은 편이고 일고여덟은 보통이고 열 명이 넘는 집도 있었다. 삼대가 사는 집도 많았고 사대가 한 집에 사는 집도 많아 조카보다 나이 어린 삼촌이나 고모가 함께 뒹굴고 싸우며 자랐다. 베이비부머시대의 절정기여서 학교는 말 그대로 콩나물 교실이었다. 시골의 조그만 학교에서도 오전 오후 2부제 수업을 했다. 콩나물 교실의 공부시간은 너무나 길었다. 봄이면 밖으로 나가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여름이 되면 더위를 잊기도 하고 오후반에 교실을 비워주기 위해 선생님은 가까운 조종천으로 한 학년 전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물놀이를 하며 잠깐씩 더위를 물리치기도 했는데 비라도 내리면 지루한 분위기도 바꿀 겸 담임선생님께서 옛날얘기를 해 주셨다. 바로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의 이야기였다. 주원장의 어머니는 그를 낳은 다음 곧바로 세상을 떴고 아버지는 두문불출하고 사는 사람이었다. 구걸을 하다시피 해서 근근이 입에 풀칠을 하던 주원장은 어린 나이에 절에 들어가 탁발승으로 살던 중 아버지의 부음을 전해 듣게 된다. 오랜만에 찾아간 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