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들 지탱해, 호스 위쪽으로 더 올리고." 울진·삼척 산불 닷새째인 8일 오전 10시께,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와 두천리를 잇는 경계선의 야산. 길도 없고 서 있기도 힘든 비탈에 수십명의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요원들이 약 15m 간격으로 길게 방화선을 구축하고 숨죽인 채 결전을 대비했다. 얼마 안 돼 야산 정상 부근 곳곳에서 반경 1~2m 크기로 피어오르던 연기가 크고 짙어지자 엄청난 굉음과 함께 9대의 소방헬기들이 쉼 없이 날아들었다. 90분 가까운 소방헬기의 진화작업을 진화요원들은 숨죽이고 지켜봤다. 오전 11시 40분께 해당 구역의 불길과 연기가 사라지자 현장을 지휘하던 남부지방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 김평기 소장은 긴장이 풀린 듯 심호흡을 길게 하고서 입을 뗐다. 그는 "오전 7시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이곳이 금강송 숲 시작..
평택시가 국내 최대 환경복합시설이라며 ‘평택에코센터 오썸플렉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주민편익시설 운영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거세게 일면서 말썽을 빚고 있다. 더욱이 시는 그동안 평택에코센터 주민편익시설이 ‘지리적 위치(교통 문제)’와 ‘전시성 시설물(소규모)’ 등의 문제로 인해 찾는 시민들이 적은데도 연간 40억 원이라는 혈세를 쏟아부어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쇄도하는 실정이다. 7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 평택에코센터는 2019년 12월 문을 열면서 ‘오썸플렉스(평택시 고덕면 도시지원1길 91)’로 명칭을 변경, 준공 후 폐기물처리시설은 ‘한솔이엠이 컨소시엄’이, 주민편익시설은 ‘고덕해창이오주민협동조합’이 운영한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3년간 민간위탁..
말다툼 끝에 여자친구를 살해한 20대 남성이 시신과 함께 머물며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등 일상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고양시 덕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이 숨진채 발견돼 현장에 있던 A씨(23)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10시 35분경 피해 여성 B씨의 가족으로부터 '며칠째 연락이 안 된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경찰은 B씨의 주거지인 고양시 덕양구의 한 오피스텔로 출동해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숨진 B씨를 발견했다. 당시 만취 상태로 있던 A씨는 B씨의 시신 옆에서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범행은 오피스텔 내부에서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난방시설이 작동 돼 시신 부패 정도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현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와 연인 관계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맨손으로 B씨를 살해하고 시신 옆에서 사흘동안 배달음식으로 끼니와 술을 해결하며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숨진 B씨의 부패 상태로 보아 범행이 며칠 전 이뤄진 것으로 추정, 부검을 통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간략한 조사만 이뤄진 상태로, 추가 조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울진·삼척 산불 행정 지원 업무를 맡았던 소방관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8일 소방청와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충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경 A씨(51)가 지난 6일 오전 자택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재 숨진 A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본부에서 산불 관리, 상황 파악, 현장 지원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최근 울진·삼척 산불로 전국 소방서에 총동원령이 내려진 가운데, 산불 현장 관련 행정 업무를 하느라 숨진 당일에도 주말 휴무임에도 불구하고 야간근무까지 하고 늦게까지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유족들은 A씨가 사망 전까지 5일 연속 비상 근무를 하는 등 과로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A씨는..
장애인 주차 편의와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이용한 일반인 차량주인이 신고자를 원망하고 보복을 예고하는 글 내용(벽보)을 남겨 충격을 주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된 차를 신고했다가 빌라 엘리베이터에 보복을 예고하는 듯한 벽보가 붙었다”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가 제공한 벽보의 내용을 살펴보면 “빌라에 살고있는 가구원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장애인 주차구역 신고문제로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시작한다. 얼핏보면 정중히 글을 쓴듯 하지만, 자세히 빨강색으로 밑줄친 글과 깨알글씨들을 살펴보면 신고자를 원망하고 보복을 예고하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벽보를 쓴이는 “저희 집에 한 달에..
“사는 동안은 안전하게 살고 싶어요.”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웅비아파트에 살고 있는 A씨는 최근 이사를 고민 중이다. 올해로 37년된 이 아파트는 지난해 4월 재난위험시설물 D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주민들 간 금전적인 갈등으로 보수·보강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이 건물을 재난위험시설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지만 행정적 도움은 커녕 주민들 간 갈등만 부추기는 등 뒷짐만 지고 있다. 최근까지도 입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수원시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 아파트의 주민 절반은 A씨와 같은 세입자로 대부분이 인근 직장인·학생 등 자취생이거나 노령 층이 대부분이다. 아파트가 지어진지 오래되다 보니 주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값이 저렴한 데다가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호재’를 노리고..
“모두가 고통 속에 살고 있고, 늘 힘든 선택과 과정 속에서 살고 있는데 이를 어루만져 주고 싶다. 공연을 통해 여러분이 환희를 느끼고 인생을 축제로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 관객분들이 공연을 본 뒤, ‘그래 내 인생이 이렇게 힘들어도, 내 인생은 만세야’하고 돌아갈 수 있게끔 열심히 하고 있다.” 뮤지컬 프리다에서 프리다 역을 맡은 배우 김소향은 지난 3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이같이 밝혔다. 뮤지컬은 ‘고통의 여왕’으로 불렸던 멕시코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조명한다. 소아마비와 교통사고 후유증 속에 살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던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액자형식의 ‘쇼’로 풀어냈다. 죽음을 앞둔 찰나의 순간 프리다는 ‘더 라스트 나이트 쇼’에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의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되..
“시정의 최종 목표는 시민들이 만족하고, 행복을 누리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새해 들어 시민들의 삶의 질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우리 시는 신도시 개발에 따라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며,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제 성장하는 도시에서 성숙한 도시로, 시가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김 시장이 도시의 외형적인 성장·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이 조화를 이루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신도시 개발과 함께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하남시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김 시장을 만나 ‘행복도시’ 구축 등에 대한 포부를 들어 본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행복한 도시 구축이란 하남시 인구는 올해 2월말 현재 32만명을 넘어섰다. 2015년 16만명에서 불과 6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시민들이 체감하는 내적인 삶의 만족도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올해 ‘시민행복’ 증진을 위한 시책을 적극 추진키로 하고 다양한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시민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주요 시정목표로 삼고, 시정지표와 예산지표를 시범 도입해 시민행복 증진을 위한 시책개발과 행정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적극행정을 통한 시민 만족도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적극행정 전담팀을 운영해 행정역량과 서비스 품질을 강화한다. 특히 6월과 12월에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대회를 개최해 적극행정 중점과제를 선정하고 관리해 나갈 생각이다. 젊은 직원들의 참신한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2기 주니어보드’를 운영한다. 주니어보드는 젊은 직원들이 중심이 돼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나가는 시청 내 혁신조직이다. 지난해 운영한 제1기는 공직 입문 5년차 이내 젊은 직원 18명으로 꾸렸었다. 이들을 통해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젊은 세대의 참신한 의견을 적극 반영해 효율적인 공직문화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하남시가 삶의 질 높은 도시로 좋은 평가를 받던데 우리 시는 머니투데이·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등이 실시한 ‘2022년 사회안전지수 조사’에서 전국 220여개 시·군·구 가운데 17위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활동과 생활안전, 건강보건, 주거환경 등 4개 차원의 73개 지표를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평가 결과 하남시가 삶의 질과 경제적 지속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 시는 올해 2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2021년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도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전국 220여개 지자체 중 171곳이 응모한 이번 평가에서 생산성이 높은 자치단체로 전국 2위인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생산성이 높은 자치단체란 경제·환경·문화·복지 등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한 곳을 말한다. 이밖에도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등이 지난 1월 주최한 ‘2021년 자치분권 어워드’에서 ‘범시민 민관협력위원회’를 주제로 참가해 주민참여 분야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2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1년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에서 최고(우수)등급을 받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같은 각종 수상 실적은 하남시가 시민의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민참여형 사업을 적극 추진해 온 결과로 평가돼 보람이 크다. 환경·교육·자족도시 조성에 대한 구상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지속가능한 도시 하남을 위해 환경·교육·자족도시 완성을 향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환경도시를 바탕으로 건강도시의 미래를 제시하고, 교육도시 조성으로 창의적 인재를 길러 정주성을 높이며, 자족도시를 통해 지역 번영의 기반을 닦는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이에 하남시도 우리와 미래세대를 지키기 위해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환경·교육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학교 교육환경 개선,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양성, 고등교육기관과 연구기관 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족도시를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적극적인 기업유치, 대중교통 환경 개선, 앵커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더 활력 있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고 있다. 특히 하남시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제3기 교산 신도시의 차질 없는 조성을 통해 도시의 자족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공공복지시설 확충 노력도 눈에 띄는데 그렇다. 특히 올해 시민복지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시설들이 공사에 착수했거나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미래지향적 종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종합복지타운’이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 2월 8일 공사에 들어갔다. 종합복지타운은 약 300억원을 투입해 하남시 신장동에 지하1층 지상6층 규모로 조성된다. ‘시민행복센터’도 구 시청사 자리인 덕풍동 부지에 263억원을 투입해 지하3층 지상4층 규모로 3월중에 착공할 예정이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도 확충한다. 풍산동에 건립하는 ‘제2노인복지관’은 노인복지 시설에 유·아동 시설까지 포함된 생활SOC 복합화시설로 계획해 올 10월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위례·감북·감일·초이동 등 하남 서부권역 장애인복지 수요에 대처할 ‘(가칭)장애인 종합복지센터’도 감일지구에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제반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민선7기 임기가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마무리 준비는 임기 4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민선 7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점검을 꼼꼼하게 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두 달간에 걸쳐 실시한 ‘주민과의 대화’와 ‘신년 업무보고’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줌을 이용한 온라인으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2주 동안 14개 동을 대상으로 ‘2022년 주민과의 대화’를 실시했다. 2022년 주민과의 대화에는 14개 동의 주민대표 등 총 1247명이 참여했고, 204건의 지역 현안을 시에 질의하거나 건의했다. 주민과의 대화를 요식적 행사로 끝내지 않고, 건의사항을 공식 민원으로 접수해 주민들과 함께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을 계획이다. 신년 업무계획보고를 통한 주요 시책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를 1월 17일부터 2월 중순까지 38개 부서와 3개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면서 부서별 비전과 전략목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공유했다. 이를 통해 시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시민밀착형 시책을 추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사회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강화에도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데 계획은 4년 전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아 이 자리에 섰고, 이후에도 계속된 성원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도 많이 냈다. 다시 한번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그래서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시민들께서 부여해주신 시장이라는 소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훌륭한 경쟁자들과 ‘빛나는 하남’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시민 여러분들의 재선택을 받으려고 한다. 사실 임기 4년의 절반 이상을 미증유의 코로나19와 함께 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왔지만, 시민들과 공직자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것은 지난 4년 동안 추진해 온 사업들과 앞으로 준비중인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연계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것이다. 릴레이 경기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잘 달리는 것과 바통을 잘 이어받는 것 둘 다 중요하다. 하남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릴레이 경기 우승을 향해 완주한다는 마음으로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하남시는 이제 성장하는 도시에서 ‘성숙한 도시’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시민 공동체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생각이다. 올해는 반드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시민 모두가 자유로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빛나는 도시’ 하남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한 분 한 분이 하남시의 주인으로서 현재는 물론, 100년 후에도 살고 싶은 명품 도시로 만드는 데 적극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 경기신문 = 김대정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앙선관위)는 지난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당시, 선거사무지침에서 발달장애인 투표보조에 관한 내용을 돌연 삭제했다. 공직선거법에 시각·신체(지체)장애인만 보조받을 수 있다고 나와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참정권을 침해 당하는 순간이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법원 임시조치 신청 등 끈질기게 대응한 끝에 발달장애인의 참정권을 되찾을 수 있었다. 법원은 지난달 10일, 선거인의 장애유형과 무관하게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2년간의 투쟁 끝에 다시찾은 투표소는 이들을 냉냉하게 대했다. 그 투표현장을 다녀왔다. 지난 4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청운효자동사전투표소 앞. 피플퍼스트서울센터의 발달장애인 박현철 소장과 발달장애인이자 활동가인 김동호 씨는 이날 가오나시(유령) 분장을 하고 나타났다. 유령 취급 받는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가오나시 분장으로 표현한 것이다. 투표장에 들어선 김 씨는 신분 확인을 위한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 씨는 선거사무원에게 투표보조인과 함께 기표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김 씨는 스스로 신분 확인을 할 수 있었고, 투표보조인은 기표할 때만 필요했다. 그러나 선거사무원은 투표보조인으로 함께 온 한국피플퍼스트 활동가를 보며 대화를 시도했다. 이어 선거사무원은 투표보조인에게 펜을 건네주며 김 씨의 이름을 정자로 쓰라고 했다. 투표보조인은 “본인이 하실 수 있다”라고 짧게 반문하자, 선거사무원은 당황하며 그제서야 김 씨에게 투표 방식을 제대로 안내했다. 김 씨와 투표보조인이 투표를 위해 기표소로 들어서는 순간 또 다른 선거사무원이 이들을 제지했다. 이유는 “장애인이 아닌데 왜 기표소에 둘이 들어가냐”는 것이었다. 이날 함께 동행했던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사무국장은 투표 보조 내용을 되려 이 선거사무원에게 설명해 주어야 했다. 김 씨와 함께 가오나시 분장을 하고 투표소로 들어간 박 소장과 투표보조인은 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선거사무원이 이들을 가로막으며 발달장애인과 보조인의 이름, 관계를 적으라고 한 것이다. 이 상황을 지켜본 김 사무국장은 “이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로 과거 선거에서 선관위에 문제제기를 해 사라진 내용인데 사전에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당황스럽다”면서 “법원 결정에 없는 내용이다. 추후 문제제기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선거사무원은 “중앙선관위 지침이라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 아예 양식을 주고 하라고 하니 우리는 작성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정보제공을 거절할 경우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는 “투표보조를 받으면 (예외없이) 적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관련 내용을 선관위에 문의하자 “투표록이 일반적으로 공개되는 자료는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거절한다고 해서 따로 제한되는 지침은 없다”고 설명했다. 종로장애인복지관 사전투표소 1층 외부에는 기표소 하나가 별다른 안내문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어 일부 혼선이 일기도 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함께 온 보조인이 문의하자 선거사무원은 “발열 있는 사람만 따로 분리해 이곳에서 투표를 한다”고 안내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내용과 관련해 "선거사무원들에 대한 투표소 운영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가 끝난 후 종로장애인복지관 앞에는 장애인 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20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피플퍼스트 등으로 구성된 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참정권대응팀은 여전히 장애인참정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않은 현실을 규탄했다. 참정권대응팀은 이날 ▲발달장애인 등을 위한 쉬운 공보물 제공 ▲수어통역·자막제공 의무화 ▲ 선거사무원 장애 인식 개선 교육 강화 ▲그림투표용지 도입 ▲시각장애인 점자 공보 안내물 비장애인과 동등한 정보 제공 등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참정권대응팀은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 등 4개 정당에 읽기 쉬운 공보물 제작 등의 내용이 담긴 질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읽기 쉬운 공보물을 제작할 것을 약속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공보물을 제작했다. 그러나 장애인 관련 공약만 별도로 정당 SNS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제작돼 일부 휴대폰 조작을 어려워하는 장애인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지고, 장애인 공약만 제공함으로써 비장애인과 동등한 정보제공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거절 의사를 밝혔다. 질의서에 대해서는 아예 답변조차 없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여기 뭐지, 무슨 영화 세트장인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마치 영화에서나 볼법한 최고급 스포츠카가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 뒤로는 모델이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 단순히 작품만 전시됐다면,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작품 주변의 장치와 공간 구성이 작품을 마치 세트 촬영장처럼 보이도록 연출해낸 것이다. 이렇게 보니 작품에 날개가 달린 듯하다. 이쯤 되면 자연스레 스마트폰을 꺼내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무슨 전시냐고? 지난달 25일 개막한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개관 3주년 기념전, ‘아워세트 : 아워레이보×권오상’ 전이다. 권오상 작가는 사진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확립하며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