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진화 작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방당국이 21일 내부 진화작업 여부 판단을 위한 구조안전진단을 진행했다. 국토안전관리원 중부지사장 등 전문가 3명으로 이뤄진 안전진단팀은 이날 2시간 30분가량 이뤄진 진단에서 "인력을 투입하는 소방활동은 전 층에 걸쳐 가능하지만 포크레인을 비롯한 중장비 투입은 위험해서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날 오후부터 소방관 70여 명을 투입해 교대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소방당국은 실종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령)에 대한 수색 작업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난 19일 안전진단에서 지하 2층은 안전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날부터 지하 2층 등 일부 층에서 내부 진화작업을 벌였고, 이날 구조안전진단 이후 내부..
지난 20일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한 카페에서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선 시민들에 연대를 표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이날 열린 ‘미얀마 민주시민 지지를 위한 SPA 미술전’은 지난 4월 인도래창작소를 시작으로 6월에는 경기아트센터 야외공연장과 수원시청 로비, 수원역 AK플라자 3층에서 진행됐다. 이번 전시에는 SPA 현장미술작가(이주영, 정세학, 이해균, 차진환, 이오연)들을 비롯해 한상호, 박일훈, 이병렬, 박근용 작가가 참여했다. 더불어 수원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연대를 통해 당초 계획보다 더 수원 곳곳에서 미얀마를 지지하는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 김영균 수원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은 “우연히 인도래창작소에 방문했다가 작품들을 보고 연대를 제안했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시청과 수원AK플라자에..
인천시는 향후 5년 간 인천시 남북평화정책의 근간이 될 ‘인천시 평화도시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관련 조례에 근거해 대북정책 추진의 방향과 구체적인 사업을 담은 기본계획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세계와 한반도를 잇는 평화도시, 인천’이라는 비전과 4대 전략·4대 원칙 아래 서해평화특별기간 운영·한강하구 공동이용·황해평화포럼 등 18개 세부사업을 아우르고 있다. 지방정부의 남북교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책 추진이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가다서다를 반복하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며, 시정 전반에 걸쳐 평화 지향을 담겠다는 시의 확고한 의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또 광역단위 지방정부 중 최초로 ‘평화’를 의제로 기본계획을 세운 것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접경지역 지자체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의도 함께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 지난 2000년 6월15일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만나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경제협력, 당국 회담 등 모두 이날부터 시작된 변화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동안 남북의 공동번영과 동북아 평화사업의 교두보 역할을 한 인천시는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기리며 인천의 역할을 다시 고민하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기 위한 정비를 마쳤다. 인천에 평화는 희망이자 절박함이다. 한반도에서 벌어졌던 전쟁의 대부분이 인천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전쟁의 고통을 겪지 말아야 한다는 역사적 교훈이 있다.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거주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방정부의 책무도 있다. 또 동북아의 교통, 물류, 문화융합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평화가 담보돼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의 평화를 향한 여정 인천의 평화를 향한 노력은 꾸준했다. 전쟁, 분단, 실향, 폭격, 피난이 아닌 공존과 상생, 화합과 협력, 번영의 인천역사를 만들어가는 각계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18년 판문점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의 흐름에 인천시도 동참했다.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도시 인천’을 평화시정의 목표로 정하고 각종 제도 정비, 조직 개편, 정책 입안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시는 민선7기 들어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도시 인천’을 평화시정의 목표로 정한 뒤 시의회와 함께 관련 조례를 전부 개정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1개 팀에서 3개 팀으로 구성된 남북교류협력 담당관실을 신설했다. 또 그 동안 민간 기관을 통한 간접 방식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진행됐으나 2019년 통일부 대북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시가 독자적·주도적으로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때 열악했던 남북교류협력기금도 착실히 쌓아 현재 106억 원을 조성해놓은 상태다. 시는 또 ‘시민과 함께’라는 민선 7기 시정 방침에 따라 2019년부터 평화통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및 의지를 제고하고 관내 민간단체의 평화통일사업 추진 역량을 강화하는 평화도시 조성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 과정 시는 우선 인천연구원이 시정밀착형 연구과제로 추진한 2019년 12월 ‘남북 평화협력시대 평화도시 인천 비전 및 전략 연구’를 토대로 2020년 2월 ‘인천광역시 평화도시 조성 기본계획’ 최초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하노이 노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상 우리국민 피격 사망사건’ 등 남북관계의 급격한 경색으로 기본계획 수정 필요성이 대두했고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을 통한 시민의견 수렴에 한계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남북교류협력 담당관실은 변화된 상황을 반영, 기본계획을 새로 세웠고 방역지침을 준수한 간담회와 비대면 방식의 의견수렴 과정 등을 거쳐 초안 수립을 완료했다. 시는 5차례에 걸친 시의회, 전문가, 시민사회, 유관기관 등과의 협의, 자문을 진행했고 지난 5월 최종 심의를 거쳐 기본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기본계획 내용 접경지역의 평화 구현, 한반도 신경제와 국제협력 선도, 시민 공감과 참여의 평화도시 추구의 내용이 집약된 ‘세계와 한반도를 잇는 평화도시, 인천’으로 비전을 설정했다. 기본계획의 목표인 ‘평화정착, 남북화합의 중심도시’를 위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인천형(形) 남북교류 ▲시민들이 체감하고 공감하는 평화 ▲접경지역 평화 협력 강화 ▲ 평화 의제의 국제적 확산 등 4대 전략을 세웠다. 이어 ▲사업 추진의 항상성 견지 ▲소통과 협력을 통한 평화정책 추진 ▲상호 번영에 기초한 남북교류협력 사업 추진 ▲평화적 분위기 조성에 기여 등 4대 원칙이 뒷받침한다. 4대 전략 실현을 위해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서해평화특별기간 운영, 평화통일 공감 형성사업 추진, 한강하구 공동이용, 서해5도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정을 위한 기반 조성, 황해평화포럼 운영 등 6개 핵심사업을 포함한 총 18개의 세부 사업들을 구성했다. 남북관계 급진전 변화를 대비해 남북 간 교류협력 촉진을 견인하는데 필요한 역량강화 및 인프라 마련에 중점을 뒀으며 남북 간 경제적 교류와 상호 보완성을 증대하고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또 평화통일에 대한 시민의 공감과 이해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교육 및 시민참여형 행사를 적극 추진하고 북한이탈주민의 원활한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사업도 담았다. 시는 아울러 황해평화포럼 운영, 국제평화도시와의 연대 및 협력 강화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평화메시지를 확산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적 지지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추진계획 기본계획을 토대로 시민과 함께 중점 추진과제를 지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기본계획에 기초해 매년 추진계획을 마련·점검함으로써 실효성과 실행력을 높일 방침이다. 특히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지방정부의 역할이 증대되는 최근 추세에 따라 타 시·도들과의 협력을 통한 통일 공감대 형성, 한강하구와 서해5도 접경지역 평화정착을 위한 연구 및 계획 마련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박남춘 시장은 “평화중심도시 인천을 조성하기 위해 시민시장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단절을 협력으로, 슬픔을 희망으로 바꿨던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가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웅기 기자 ]
지적장애가 있는 10대 여고생을 집단 폭행한 또래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공동폭행 및 공동상해 등 혐의로 A(17)양 등 10대 여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폭행 현장인 모텔에 있었던 B(16)군 등 10대 3명을 수사하고 있다. A양 등은 이달 16일 오후 9시께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지적장애 3급인 C(16)양을 폭행해 얼굴 등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C양의 어머니는 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위치를 확인한 뒤 해당 모텔로 찾아가 오물을 뒤집어 쓴 채 알몸 상태인 딸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C양은 현재 인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당시 폭행으로 눈·코·귀 등이 심하게 부풀어 오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C양의 어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날 글을 올..
수원시가 20일 '이건희 미술관' 수원 건립을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식 요청하고, 미술관 건립 장소로 이목동 일대를 제안했다. 이목동은 故 이건희 삼성그룹 2대 회장 묘역 근처로 이는 수원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삼성과 인연이 깊다는 것을 적극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대표 미술관인 '호암미술관'과 '리움'은 각각 故 이병철 선대회장 묘역이 있는 용인시와 故 이건희 회장 자택이 있는 서울 한남동에 위치해 있다. 이에 이건희 미술관 역시 故 이건희 회장 묘역 인근에 들어서야 된다는 논리다. 수원시는 삼성가 선영, 삼성전자 본사,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등이 위치해 있어 삼성과 인연이 깊다고 설명하고, 오랜 세월 삼성과 함께한 시간을 적극 강조했다. 1969년 1월 삼성전자 태동 이후 현재 4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수원에서 근무하고 있어 시민들의 자부심도 크다는 것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은 '수혜자 중심의 문화기반시설'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탁월한 접근성을 갖춘 도시"라며 "삼성과 인연이 깊은 수원시민들은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열망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수원시가 건립 장소로 제안한 이목동의 경우 우수한 교통여건을 갖춘 요충지로 꼽힌다. 인천공항에서 4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고, 영동고속도로 등 6개 고속도로 진출입로와 가까워 접근성도 좋을 뿐만 아니라 1번 국도와도 가깝다. '수원발 KTX 직결사업'이 완료되고, GTX-C노선이 개통되는 등 광역철도망이 구축되면 전국에서 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 수원시의 설명이다. 특히 수원에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되면 리움, 호암미술관 등 삼성의 대표 3대 미술관이 자동차로 4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는 삼각축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또 유족이 기증한 '화성성역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여서 '문화적 시너지' 효과는 말로 표현하기 턱없이 부족하다. 수원시는 미술관 건립 예정 부지와 인접한 시유지를 활용, 미술관 규모를 확장하고 시설을 연계해 미술관을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첨단 기술을 볼 수 있는 'IT 전시관', '한국식 정원' 등을 결합한 복합‧문화시설 조성도 검토 중이다. 염 시장은 "정조의 개혁 정신으로 만든 도시 수원은 故 이건희 회장의 혁신경영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며 "유족의 뜻을 살리고 예우를 갖춰 이건희 미술관을 수원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시 문화예술과 송종백 문화정책팀장은 "향후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침과 행정적 절차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1999년 중국령이 된 마카오. 하지만 50년간 중국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특별행정구(Macau Special Administrative Region: SAR)다.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유럽풍 도시다. 서구식 건물들과 즐비하게 늘어선 카지노. 세계 제1의 도박 도시가 되기에 충분하다. 카지노로 연간 벌어들이는 돈은 약 200억 달러(약 22조원). 국내총생산액의 40%다. 마카오 정부는 이 돈으로 시민들에게 국가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Wealth Partaking Scheme(부의 분할계획). WPS는 2008년부터 마카오 특별자치 정부가 마카오 거주증명서를 가지고 있는 시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주요 목적은 경제발전의 과실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것이다. 수급 조건은 거주증명서를 가지고 있거나 증명서 갱신이 가능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행보가 링 위에 오르기 전부터 삐걱대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 관련 메시지 혼선 논란에 이어 대변인이 돌연 사퇴하고, ‘윤석열 X파일’ 존재 언급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진 탓이다. 지난 10일부터 윤 전 총장의 '입' 역할을 하던 이동훈 전 대변인은 20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전 대변인이 건강 등에 부담을 느껴 물러나기로 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야권 유력 대선주자이자 여론조사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의 대변인직을 열흘 만에 내려놓은 것을 설명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게 중론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18일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두고 돌출된 메시지 혼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
쿠팡이 경기 이천에 있는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 구조대장(52) 유족을 평생 지원하고 장학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20일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고 김동식 소방령님의 숭고한 헌신에 모든 쿠팡 구성원의 마음을 담아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평생 유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분들을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이사는 "이번 화재 진압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인 소방관님에 대해서도 조속히 쾌유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화재로 일터를 잃은 덕평물류센터 직원들에 대한 지원책도 발표했다. 상시직 1천700명은 근무를 하지 못하는..
지난 18일 인천시 관계자와 함께 찾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자원회수시설(소각장). 가장 가까운 주거지와의 직선거리는 불과 200m 남짓, 반경 2㎞ 내 초·중·고등학교는 34곳, 주민은 14만여 명에 달했다. 2000년 4월 가동을 시작한 이곳은 수원시에서 나오는 하루 평균 450톤 정도의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다. 300톤 규모의 소각로 2개를 갖춰 하루 최대 600톤 처리가 가능하다. 불에 타는 쓰레기 중 재활용 할 수 없는 생활폐기물만 소각한다. 수거차로 실려온 쓰레기는 실내 반입장에서 저장조로 옮겨진 뒤 대형 크레인을 통해 소각로에 투입된다. 이날 저장조에 쌓여있는 쓰레기의 높이는 15m에 달했다. 반입장은 음압으로 유지되며 차량 출입구 역시 에어커튼이 설치돼 악취의 외부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는다. 소각로 내부 온도는 환경부 지침에 따라 850~1000℃..
수원시립합창단(예술감독 박지훈)이 무대에서 모차르트 레퀴엠(Mozart Requiem) 노래를 통해 감동과 위로를 전하며 여름밤을 수놓았다. 지난 17일 수원시 장안구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수원시립합창단의 제178회 정기연주회가 개최됐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한자리 띄어 앉기로 운영됐으나 남녀노소 불문하고 수많은 관객들이 객석을 채웠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박지훈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무대에 올라 ‘모차르트와 그의 작품세계’ 해설을 진행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는 피아니스트 겸 음악학자 로버트 레빈 버전의 ‘레퀴엠’에 대해 “한국에서 자주 연주되는 버전이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라틴어로 안식을 뜻하는 ‘레퀴엠’은 죽은 자들의 넋을 기리고 남아있는 자들의 아픔을 위로하면서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음악이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유일한 레퀴엠이자 유작이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뒤에 그의 부인 콘스탄체가 모차르트의 제자 프란츠 크사버 쥐스마이어에 의뢰해 곡을 완성했다. 쥐스마이어판이 나온 후에도 모차르트의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고, 현대에 음악학자들이 발표한 다양한 판본이 존재한다. 박 예술감독은 “1963년에 ‘아멘 푸가’ 스케치가 발견됐다. 모차르트가 레퀴엠을 위해 썼는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레빈은 확신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몇 년 전 한 학생으로부터 모차르트가 위대한 이유를 질문받았던 일화를 전한 박지훈 예술감독. 그는 모차르트가 과거의 기술을 중시하고 현재와 소통을 잘하며 미래를 내다보고 개척하는 세 가지를 두루 갖춘 위대한 작곡가라고 이야기했다. 모차르트가 ‘레퀴엠’을 쓸 때 죽음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알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쓰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마찬가지로 이 무대에서 기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노래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수원시립합창단원들과 수원시립교향악단이 한데 어우러져 ‘안식을 주소서(Requiem aeternam)’, ‘자비를 베푸소서(Kyrie)’ 무대를 꾸몄다. 특히 이날 소프라노 박미자와 카운터테너 정민호, 테너 김세일, 바리톤 박흥우 등 국내를 대표하는 솔리스트들과 오르가니스트 김강이 호흡을 맞추며 아름다운 선율을 자랑했다. ‘경이로운 나팔소리(Tuba mirum)’, ‘아멘(Amen)’, ‘거룩하시도다(Sanctus)’ 등 때론 거룩하고 장엄한 곡으로, 속삭이듯 잔잔하면서도 때로는 호소력 짙은 격정적인 분위기로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무대가 끝난 뒤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합창단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80분가량 무대에 임했고, 박지훈 예술감독은 “마스크를 쓰고 노래한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라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날 연주회에서 로버트 레빈이 축하 영상을 통해 “박지훈 지휘자에 감사를 표한다”고 응원을 전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작곡가의 깊은 고민이 담겼을 ‘레퀴엠’을 감상해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시립합창단은 이후 공식SNS를 통해 공연을 찾아준 관객들과 수원시민들에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차르트를 만났고 온전한 평안을 찾았다. 다시금 온전한 일상안에서 여러분들과 마주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