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말하는 건 자유다. 요즘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들이 막말을 쏟아내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막말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9개월째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모두가 힘들 때가 아닌가. 위로하고 배려하는 말로도 부족할 텐 데 그렇다. 타인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를 가리지 않고 내뱉는 막말은 모든 이에게 공해다. 막말을 하는 이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 세상은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다.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배려가 오가는 사회는 따뜻하다. 배려는 상황을 이해하고 타인을 생각하고 나 자신까지 살피고 나서야 적재적소에 맞게 주고받을 수 있다. 한 번 뱉은 막말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 인터넷에 돌고 돈다. 일찍이 다산도 “한마디 말로 하늘과 땅의 화평을 상하게 하..
라디오에서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대 매력을 하아~ 잊을 수가 어~없네’.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던 이 곡은 김성희라는 가수가 부른 ‘매력’이라는 노래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1982년에 발표했으니 39년이나 지난 노래다. 매력(魅力)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수많은 매력 덩어리들이 존재하고 있다. 사람, 종교, 자연, 일반 사물에까지 그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매력이 항상 좋은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음모론’이다. 음모론은 일견 그럴듯한 서사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혹세무민하기에 좋은 콘텍스트(context)는 여기에 심취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반복되고 재생산 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의 경제와 사회, 정치를..
1950년 9월 15일 06시30분에 실시한 인천상륙작전 계획과 결과 및 의미를 상기해본다. 이 해 6·25일 북한군의 남친 이후 낙동강 전선에서 위기를 넘긴 유엔군은 적을 일거에 포위 격멸할 목표하에 인천상륙작전을 진행하면서 대반격작전을 전개함으로써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상륙작전계획은 1950년 7월 초 맥아더 장군이 그의 참모장 알몬드에게 “서울의 적 병참선 중심부를 타격하기 위한 상륙작전 계획을 고려하고 상륙지점을 연구하라”는 지시와 더불어 시작됐다. 맥아더 장군의 구상은 북한군의 전진이 계속되어 병참선이 신장될 것을 예견하고 아군을 적의 후방 깊숙이 침공시켜 병참선을 차단하고 낙동강 방어선에서 반격부대와 연결작전을 전개하여 적을 일격에 섬멸한다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맥아더의 작전참모부장 라이트 준장이 이끄..
이스타항공이 결국 전체 임직원의 절반인 605명을 대량 해고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면서 창업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에 대한 논란이 확산일로에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낙연 대표까지 나서서 이 의원의 처신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창업을 바탕으로 정치인으로 성공한 이상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의원과 민주당이 앞장서서 해법을 찾아내는 게 마땅하다. 이스타 항공의 최대 주주(39.6%)인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 딸과 아들이 지분 100%를 소유해 편법승계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상직 의원 일가는 경영 부진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밀고 경영에서 발을 빼고 있다. 이 의원의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는 며칠 전 이스타 항공의 등기이사에서 물..
“제가 청와대 밖에서 고위 정무직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 상황을 감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차관급)에게 임명장을 건네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사무실이 있는 충북 오송을 찾았다. 코로나 영웅으로 불릴 정도로 방역에 모든 것을 바쳐온 정은경 청장이지만 문 대통령의 청와대 밖 임명장 수여는, 더구나 차관급 인사로는 파격적인 행차였다.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그런데 뜻은 좀 다르지만 필자에게는 삼고초려(三顧草廬)가 머리를 스쳤다. 유비가 제갈량의 초옥을 세차례나 찾아가듯 지도자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인물의 경우 겸손하게 정성을 다해 중용한다는 뜻이다. 비록 이미 내정하고 임명장을 주는 자리지만 문 대통령으로서는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피임..
카지노에서 승산이 낮은 게임을 이길 때 얻는 금액을 일컬어 잭팟(Jackpot)이라고 한다. 자동차 업계의 애플로 불린 전기 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몇 해 전부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연이은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판매량 감소·매출하락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지만 테슬라만큼은 예외인 듯 보인다. 지난해 36만대를 판매한 테슬라는 지난 7월 시가총액 3000억달러(약460조원) 이상을 돌파하며 연간 1천45만대를 판매한 토요타 시가총액의 2배 이상 뛰어넘었다. 최근 테슬라는 주당 2천 달러를 넘어선 주식을 1/5로 액면분할하며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에 있다. 테슬라의 잭팟은 우연히 찾아온 것이 아닌 과감한 도전을 진화시켜 완성해 나가는 중이다, 미래차에 대한 모습은 오래전부터 과학 영화 또는 박람회서 볼 수 있는 콘셉트 모델을 통해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본격적으로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 전환을 논의하기 이전 테슬라는 변화를 예견하고 도전을 시작했다. 2003년 창립 후 테슬라는 2018년 보급형 ‘모델3’ 양산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한 기업이다. 창립 후 15년 동안 테슬라는 잭팟 대신 무모한 도전을 이어가던 기업이었다. 이제 테슬라는 오는 22일(현지시간)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서 다시 한 번 잭팟을 노린다. 테슬라는 게임체인저를 자처하며 배터리 자체 생산계획인 ‘로드러너 프로젝트(Roadrunner Project)’와 함께 획기적 배터리 성능 향상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배터리 산업이 초격차로 이뤄지기 때문에 혁신적인 제품 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배터리 데이 결과는 열어봐야 알겠지만 그만큼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을 공개한 과정에서 유리창 파손 해프닝, 디자인 논란 그리고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며 예상 수량의 3배를 뛰어넘는 주문을 이끌기도 했다. 전기차 사업을 위해 산전수전을 겪으며 잭팟을 일군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사업 초창기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실패는 또 하나의 옵션. 실패를 겪지 않는다면 충분히 혁신적이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종종 이야기 했다고 한다. 지금 국내기업도 테슬라와 잭팟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배터리 관련 사업을 펼치는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기술을 교류하며 긴밀히 협조 중이다. 또한 현대차는 ‘아이오닉’ 모델을 브랜드로 승격시켜 본격적인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공개하고 2022년부터 ‘아이오닉’ 브랜드를 달고 5·6·7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은 새로운 전기차 시장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잭팟’을 꿈꾸며 연일 매진 중이다.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국내 기업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서 ‘게임 체인저’로 역할과 잭팟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 경기신문 = 방기열 기자 ]
나는 몇 해 전부터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사진을 통한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음악과 더불어 오랫동안 사진을 해왔고 그래서 사진이라는 것을 통하여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시작한 일이었다. 홀몸 노인들을 찾아가 장수 사진을 찍어드리기도 하고,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사진 앨범을 만들어 주는 장기 프로젝트라던지, 저소득층 자녀들을 찾아가 사진 교실을 여는 등 여러 분야에서 일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또 하나 진행했던 일 가운데 하나는 다문화 가정을 촬영해주는 것이었다. 의외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다문화 가정들이 많아 그들과 함께 여행을 가서 촬영했던 경우도 있었고, 결혼사진이 없는 부부를 위해 동네 작은 예식장을 빌려 가족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언젠가 서울 근교 농촌의 다문화 가정들을 대상으로 가족사진을 찍어..
동부건설이 시공 중인 평택시 고덕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 건설 공사 현장에서 지난 2일 승강장치(호이스트카) 추락으로 하청업체 소속 인부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하청-재하청 방식으로 진행되는 우리 건설현장의 허점투성이 안전관리의 맹점을 드러낸 또 하나의 비극으로 읽힌다. 특히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동부건설에 의심의 눈길이 쏠리면서 정치권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동부건설과 하도급업체에 따르면 동부건설이 시공 중인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내 A-1BL 아파트 건설 공사 6공구에서 지난 2일 호이스트카 해체 작업 중이던 인부 A(53)씨와 B(51)씨가 추락, 사망한 사고가 일어났다. 부부 사이인 두 사람은 사고 이후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결국 모두 숨졌다. 이..
의료계 파업과 관련해 정부와 전공의들 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상황까지 몰렸다. 협상력 부재의 정부와 국민에게 동의를 얻지 못한 파업의 피해자는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다.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점차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많은 국민들은 의료인들의 정말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했다. 그리고 그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전공의들의 파업 문제에 있어서는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이 더 많다는 것을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전공에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시국 때문이다. 지금의 시국은 국민들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기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고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어려운 것이..
구약 성경에는 우리가 잘 알듯 신이 인간을 벌주기 위해 40일 동안 낮과 밤에 비를 내려 노아방주를 제외한 모든 인류가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메뚜기떼가 창궐하는 기적을 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요즘 지구촌 소식을 접하고 올해 우리나라의 최장기간 장마 등을 겪으면서 성경속 얘기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한반도 면적의 절반을 태운 호주의 초대형 산불, 아프리카 중국 파키스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는 살인적인 메뚜기떼, 중국의 산샤댐 붕괴위기 등등…. 올해는 우리나라도 사상 초유의 불청객들이 찾아왔다. 가을인데도 끝나지 않은 듯한 여름 장마, 잇따른 태풍 등 햇빛을 보기가 어려웠던 시간을 보냈다. 500년만에 한번 찾아올만한 것이라는 섬진강 유역 물난리도 만났다. 인간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