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온 딸애가 호들갑이다. 구두의 앞창이 떨어졌다. 겨울의 끝자락에 세일해 판매한다고 사서 몇 번 신지도 않고 보관해 두었다가 처음 꺼내 신고 학교에 갔는데 밑창이 떨어져 덜렁거린다. 창피해서 죽을 뻔했다며 새 신발을 사달라는 아이에게 눈을 흘기고는 접착제로 붙이면 올겨울을 충분히 신을 수 있겠다 싶어 접착제로 붙여놓았는데 다음날 아침에 아이 아빠가 단단하게 수리해준다며 접착제를 얼마나 발랐는지 구두의 이음새 부분이 번질번질하다. 한눈에 보아도 ‘나는 떨어져서 땜질을 한 구두요’라고 새겨놓은 것 같다. 그걸 본 아이가 방방 뜬다. 창피해서 못 신고 다닌다고 당장 갖다 버린다고 난리다. 내가 봐도 좀 심한 듯하여 엄마가 신게 놔두라고 했더니 엄마도 신지 말라고, 절대로 신으면 안 된다고 성화다. 그러면서 기어코 제 아빠에게 신발값을 받아낸다. 끼어들어 야단을 칠까 하다가 아침부터 등교하는 아이에게 큰 소리를 내고 싶지 않아 참았다. 유난히 신발에 욕심이 많은 아이다. 운동화며 구두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 집 신발장을 다 차지하고도 모자라 상자에 따로 보관해야 할 지경이다. 하이힐이며 단화 그리고 통굽인 구두들이 계절별로 즐비한데도
2010년 어느날 택시를 잡는데 30분이나 걸려 짜증이 있는대로 난 컴퓨터 공학도 ‘트레비스 캘러닉’은 ‘모바일 버튼 하나로 택시를 부를 수는 없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떠올렸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아이디어는 ‘모든 운전자를 기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이어졌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우버(Uber)’택시다. ‘우버’는 승객과 운전기사를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이다.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상징하듯 ‘우버’는 택시를 소유하지 않는 택시 서비스업이며 차량과 운전기사 없는 운송업인 것이다. 다시 말해 모바일앱을 통해 고용되거나 공유된 차량의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만 하면서도 요금을 받는 일종의 신종서비스업인 셈이다. 스마트폰에 우버앱을 깔기만 하면 간단히 이용할 수 있다. 대신 가입 때부터 신용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요금은 등록된 카드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된다. 따라서 운전기사에게 직접 요금을 건네지 않아도 된다. 요금은 날씨와 시간, 요일에 따라 차등적으로 책정된다. 예를 들어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가격이 올라가고 평일 낮 시간대는 가격이 내려간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2010년
지역주민들이 자신이 소유한 토지가 수십년째 도시계획시설로 묶여있어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주민피해 현실을 고려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도시계획시설은 도로 공원 시장 철도 등의 도시주민생활이나 도시기능유지에 필요한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의 기반시설 중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시설이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적합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천지역에는 장기간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30여 곳에 대한 해제계획이 없어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수십 년 동안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있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 인천시에는 도로, 광장 등 도시계획시설 예정부지로 결정됐지만 지자체의 재정부족으로 10년 이상 방치돼 있는 곳이 32개소이다. 이 중 불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해제를 결정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다만 서구와 강화군 지역 도로 각각 1곳씩의 도로 폭을 줄일 계획만 있을 뿐이다. 인천시의 단계별 집행계획을 보면 2개소를 제외한 29개소가 2016년 이후 2단계로 집행될 예정이나 집행 계획도 불분명하다. 당국은 앞으로 주민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교통개선대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도시계획시설이 자동 실효되는
정부기관에서 10여년간 조사한 결과 국외로 약탈된 문화재는 대략 15만6천여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이 소장한 것을 합치면 대략 45만점에 달한다고 안민석 국회의원(오산·새정치민주연합)은 밝히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해 혜문스님, 김준혁 한신대 교수, 수원의 치과의사 임병목씨 등과 함께 미국 LA카운티 라크마 박물관에 있던 문정왕후 어보 환수 약속을 받아낸 장본인이다. 문정왕후 어보는 내년 2월에 한국으로 반환된다. ‘민간의 힘’이다. 이런 민간의 힘이 한곳으로 모였다. 29일 창립된 ㈔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다. 해외 20여 개국에 산재돼 있는 우리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사단법인 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공동대표:안민석·서상기 국회의원, 수림문화재단 하정웅 이사장, 평화3000 박창일 신부, 사무총장:김준혁 한신대 교수) 발족식에는 국정감사에 바쁜 가운데도 안민석·서상기·설훈·유승우 국회의원이 참석했고 나선화 문화재청장, 조병돈 이천시장, 곽상욱 오산시장,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홍기헌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이낙천 화성연구회 이사장과 회원을 비롯한 국내 인사들과 멀리 미국, 일본, 중국에서 온 해외교포들까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참석한 해외…
나혜석은 20세기 전반 일제 식민지하에서 남성의 욕망만이 허용되는 시대에 여성의 욕망을 예술과 몸으로 실천한 여성이다. 1896년 수원에서 태어난 나혜석의 삶은 모든 것이 일등이었다. 진명여고 수석 졸업, 최초의 동경여자미술학교 유학생, 최초의 여류화가 등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삶으로 인생을 시작하였다. 나혜석은 불꽃같은 사랑을 한 여성이다. 동경 유학시절 시인이었던 최승구와 불같은 사랑을 하였고, 첫사랑 최승구가 폐병으로 죽은 후에는 그를 잊지 못하였다. 나혜석은 6년간 쫓아다녔던 친구 오빠 김우영과 결혼하였다. 김우영에게 결혼 조건으로 첫사랑 최승구 시인의 묘비를 세워달라고 하였다. 김우영은 나혜석의 조건을 받아들여 신혼여행 중 최승구 시인의 묘에 들러 묘비를 세워 주었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유럽 여행을 가서 최린을 만나 유부녀로서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남편의 요구로 이혼을 하였다. 한편 연인 최린의 배신에 나혜석은 정면으로 맞섰다. 그의 배신을 사회에 고발하고 정조를 유린한 댓가를 보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것은 도리어 비수가 되어 나혜석에게 돌아왔고,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되었다. 나혜석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질서, 남성의 욕망만이…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가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무려 7년 만이다. 그동안 무관심했던 중앙 언론들이 앞다퉈 기사를 다루고 있다. TV조선은 박영순 시장을 초청해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매일경제는 지면 2면을 할애하고 GWDC를 중점 보도했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중앙 언론의 보도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GWDC는 현재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구리시로서는 그린벨트를 풀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계부처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어 왔다.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중도위)는 그린벨트 해제 심의에 들어간지 1년째 미적대고 있다. 서울시의 반대, 환경부의 환경정책 등도 이 사업 추진에 장애였다. 하마터면 구리월드디자인시티가 ‘발목 잡힌 민자사업’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구리시는 묵묵히 앞만 보고 외자를 유치하고 한국에 올 기업들을 만났다. 인구 20만의 작은 지방 자치단체가 이 같은 성과를 일궈낸 경우는 보기 드문 일이다. 외국자본이 들어 오고, 기업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중앙 언론이 보는 시각도 바로 이 사업이 갖는 특성과 훌륭한 아이디어 때문이다.…
열악한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기본적인 복지혜택이 절실하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파도 쉬지 못하고 근무해야 하는 실정이다. 유급병가와 질병휴직제도도 정규직과 차별이 심하다. 비정규직은 학교장 재량으로 임용할 수 있으며 지역별로 근무조건이 커서 문제가 많다. 이에 대하여 교육부는 기준을 정비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비정규직은 전국 1만115학교에 14만 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이들은 노동환경을 비롯한 근무여건이 열악하기 짝이 없다. 연차와 질병휴가마저 사용이 어려운 현실이다. 학교장과 1년 단위로 실시하는 재계약에서 불리할 것을 우려해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학교는 휴식공간을 제공하지 않으며 야간당직자의 수면실도 없는 학교가 많다. 사무공간에서 근무하는 학교비정규직을 위한 휴게실은 55%만 준비되어 있다. 또한 급식실의 경우도 12 12.6%만이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을 뿐이다. 수면실도 없이 학교에서 밤을 지새우는 당직자들이 전체의 30%에 이르고 있다. 정규직교원과 교육행정공무원의 경우 연간 60일의 유급병가와 최대 2년까지 유급질병 휴직제도가 있어 봉급의 70%를 보장받고 있지만 비정규직은 유급병가가 평균 14일만 보장되며 질병휴직은 최대…
경기도가 ‘유엔 제5사무국’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위치는 경기북부지역 DMZ 세계평화공원과 연계된 곳이 될 것 같다. 경기도민,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이 계획이 반드시 성사되길 기원한다. 도는 세계유일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 유엔 사무국을 설치, 남북통일과 아시아태평양,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유엔 제5사무국이 국제회의에서 의제로 상정되면 세계적인 유치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DMZ 인근만큼 적합한 곳이 있을까? 절대로 아전인수(我田引水)식의 주장이 아니다. 왜냐하면 유엔 사무국 유치는 남북화해와 동북아 화합, 그리고 인류평화 등 현재의 신 냉전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낙후되고 소외돼 분도론까지 나오고 있는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의 자부심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제2사무국에서 열리는 ‘2014 UN과 한반도 평화 국제회의’에서 김희겸 행정2부지사가 유엔 제5사무국 경기도 유치 당위성을 천명한다. 김 부지사는 유엔사무국의 아시아 유치 필요성, 유엔과 한국과의 관계, 신 냉전 체제의 정점에 있는 한국
좋아하는 ‘드라마’의 기호가 그 사람의 나이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라는데 어느 때부턴가 사극(史劇)이 재밌다. 그것도, 중요한 약속마저 피해잡을 정도로 빠져드는 정도가 스스로 생각해도 심각할 수준이 되어가는 것을 보니 어느샌가 나이를 먹은 거라는 주변의 평에 싫지만 최소한의 동의 정도는 해야하겠다. 하긴 주말을 호령했던 ‘정도전’에 이어 최근엔 ‘정치마저 삼키려든 종교’인 ‘좌도(左道)’와 나라의 명운을 건 한판승부를 그린 ‘야경꾼일지’와 ‘동의보감’ 등 전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재운 선생의 역작 ‘사도세자’를 원본으로 한 ‘비밀의 문’이 맞붙은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무엇을 먼저 봐야 하나 하는 고민의 시간이 적잖이 계속되기도 했다. 사극에는 참 많은 주제들이 연이어 등장하지만 그중 첫손에 오는 것은 ‘개국’이나 ‘왕위 승계’ 등 권력을 다룬 것들이고, 여자, 환관, 종교, 당쟁 등등이 뒤를 잇는다. 때가 때라서 그런가. 하필 민선 6기 출범을
과거 어깨에 메고 다니며 가방 역할을 하는 소규모 운반기구다. 요즘은 사치의 대명사로 기백만원 호가하는 최고급 명품 핸드백을 비롯하여 각양각색 질 좋은 가방을 자랑스럽게 들고, 메고 다니지만 예전에는 망태와 보자기로 필요한 용품들을 담아 유용하게 활용하였다. 올초 조선 최고의 명의 구암 허준 드라마가 인기리 방영되었는데 망태를 어깨에 걸머지고 약초를 캐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쓰임새에 따라 개똥망태를 비롯하여 장보기망태, 꼴망태 등을 구분하여 한나절이면 족히 만들어 사용하였다. 화학 비료가 전무하던 시절 어르신들은 개똥망태를 걸머지고 못자리 밑거름을 마련하기 위해 마을 어귀를 다니며 개똥, 쇠똥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양지 바른 곳에 돋은 나물을 캐 담아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 별식으로 먹기도 하였다. 못자리를 할 즈음이면 개똥과 쇠똥이 서·너삼태기 족히 되어 금비 한포보다 효과가 있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귀하다’라는 속담도 개똥망태로부터 유래되었다. 그때의 농·어촌 가정은 개 한·두마리 이상 키워 개똥을 흔히 보였지만 못자리 거름으로 줍다보니 귀했다. 사람이 먹는 약이 아니고 못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