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경기도청 대회의실에서는 다소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노숙인 저축왕’ 시상식이 그것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11명의 노숙인들이 김문수 지사로부터 상을 받았다. 노숙인과 저축왕? 잘 연결이 안 되는 이미지다. 늘 술에 취해 길가에 쓰러져 있는 모습, 아무에게나 손을 내밀며 구걸하거나 무료급식소에 길게 줄지어 늘어서 있는 모습이 노숙인의 이미지였다. 한마디로 미래를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이어나가는 군상들이라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날 시상식에 나타난 이들은 이런 우리들의 편견을 깬 것이다. 이날 노숙인 저축왕 중에는 정모씨가 있었다. 그는 노숙인 자활사업에 참여하면서 2년 8개월 동안 1천500만 원을 저금해 ‘경기도 노숙인 리스타트 저축왕’에 선정됐다. 그는 경기도내 7개 노숙인 리스타트(자활)사업단에 자활 근로로 참여하는 노숙인 가운데 1천500만 원이나 되는 가장 많은 저축액수를 기록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노숙인 참여자 10여 명과 함께 재활용사업단에서 폐자원을 선별 및 가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정씨는 여기서 월평균 80여만 원을 받는단다. 그는 2년 8개월째 일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모은 돈이 1천500여만 원이나 된다
일반인들에게 아트센터에서 예술을 관람하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경제적 부담을 비롯하여 시간의 할애 그리고 정보검색을 통해 최대한 만족스러운 공연을 선택해야 하는 까다로운 안목 등이 필요하다. 영화관을 찾아 가벼운 마음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트센터서의 예술 관람은 시간소비가 아닌 비교우위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다. 우선 정보검색이 용이한 유명예술의 경우에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고, 아트센터를 방문하여 예술을 관람한다고 해도 한 번 실망을 하게 되면 두 번 다시 아트센터를 찾고 싶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림자(shadow price)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예를 들어 콘서트에 가려면 티켓을 사야 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그밖의 비용이 들어간다. 무엇보다도 설명하기 쉬운 것은 콘서트를 개최하는 아트센터까지 이동하는 데 들어가는 교통비다. 자택 근처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필히 교통비는 들어간다. 그리고 아트센터 근처에서 비싼 식사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예술을 관람하는 그 시간을 할애하는 기회비용의 포기와 함께 비용부담도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제한된 생활비에서 문화비를 지출하다가 보니 관객 입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도 취업이 막막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예 고등학교 진학부터 좀 특별한 길을 택한 이들은 내년 졸업을 앞두고 이미 대부분 취업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이름하여 마이스터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 얘기다. 수원 영통에 있는 하이텍고등학교와 평택기계공고 예비 졸업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두 학교는 마이스터고교로 지정돼 내년 2월이면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하이텍고교의 경우 졸업예정 학생 140명 모두 지난달 초 취업이 확정됐다. 졸업예정자 142명인 평택기계공고도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취업이 결정된 상태다. 마이스터고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0조 제1항 제10호에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정의하고 있다. 최고의 기술중심 교육유망분야의 특화된 산업수요와 연계하여 예비 마이스터(Young Meister)를 양성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다. 졸업 이후 우수기업 취업, 특기를 살린 군 복무, 직장 생활과 병행 가능한 대학교육 기회 제공을 특징으로 한다. 이 학교에 입학하면 크고 작은 혜택과 수업 기회가 특별히 제공된다. 이를테면 수업료,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가 면제된다. 우수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별도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과학이 발달했다는 지금이나 선사시대나 지구멸망에 관한 인류의 공포심은 항상 존재했다. 그리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나 마야의 달력, 몇몇 예언가들의 예언이나 저술을 통해 종말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종말론은 1999년에도 있었다. 그보다 앞서서 한 사이비 종단이 휴거를 주장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었다. 물론 아직도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최근 심장 약한 지구인을 긴장시키는 몇 가지 종말론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고대 마야달력에 기록된 지구 종말 날짜다. 그들에 의한 대주기 달력이 BC 3114년 시작되어 394년 주기로 간다는데 그 13번째 주기가 2012년 12월 21일 끝난다는 것이다. 또 지구 극점 변경 종말론도 있다. 남극과 북극이 서로 뒤바뀌는 지자기역전현상이 생기는데 예언가 에드가 케이시라는 사람은 ‘극이 이동함으로써 아메리카 대륙이 갈라지고 LA, 샌프란시스코, 뉴욕의 대부분이 파괴된다. 일본의 대부분은 반드시 바다 속으로 침몰한다. 유럽 북부는 눈 깜짝할 사이에 변화한다’라는 무시무시한 예언을 하고 있다. 태양폭풍설도 있다. 올해나 내년쯤 수소폭탄 1억 개의 위력을 지닌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를 덮침으로써 전파와
살다보면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는 깜짝 이벤트처럼 기쁨을 선물하기도 하고 졸지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아찔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으로 빠지기도 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빠르게 첫눈이 왔다. 늦은 가을 빗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먼 산에 눈이 덮인 정경이 신비롭기까지 해서 추운 줄도 모르고 서툰 솜씨로 휴대전화에 담기도 했다. 불경기를 실감케 하려는지 손님이 없어 지루한 오후 정적을 깨는 문소리를 신호로 손발은 통통 튀기 시작한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아들을 군에 보내고 세상의 모든 빛이 순간에 꺼지는 것 같은 암울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전화벨 넘어서 들리는 아들의 목소리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잠시 짬을 이용해 동창 카페에 들어가 그리운 이름을 찾는 찰나, 나를 부르는 남편의 목소리가 마당을 건너온다.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제각기 다른 얼굴이지만 표정은 하나 같이 웃음을 담고 있다. 목소리도 한 옥타브 높아져서 일일이 끌어안고 한참이나 야단스런 장면을 연출하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밀린 수다를 떠는 일도 갑자기 생기는 기쁨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기쁜
사면 조건 천주교서 교육받아 어디든지 삐딱한 사람 용감 솔직함 시기따라 적절해야 이젠 시효(時效)가 완전히 소멸(消滅)될 만큼 오래전, 용서 받지 못할 죄를 저질러(함부로 상상하지 마시길…) 한때 아내에게 이리 끌려 다니고, 저리 끌려 다니던 비참한 시절이 있었다. 사면(赦免)을 조건으로 천주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 20쌍 정도로 기억된다. 다들 모이자, 신부님 말씀이 ‘직업이 무엇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제외하고 왜 이곳에 왔는지 그 이유만 말하라고 했다. “이혼 하려했는데 주위에서 하도 권하기에, 마지막으로 이곳에….” 대부분 이런 사연이었다. 남편은 시선을 동쪽으로, 부인은 서쪽으로, 교육을 마치면 당장 정문에서 갈라질 험악한 분위기였다. 왜 직업과 어디에 사는지 극구 말하지 말라고 했을까? 한참 후 뚜렷한 해답을 얻을 기회가 있었다. 지난번과는 달리 대가성(?)이 전혀 없는 여행을 떠났는데, 때는 겨울인지라 옷차림새부터 각양각색이었는데 단순히 추위만 이기려고 매무새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두 겹 세 겹 입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날씨를 감당할 수…
평생 공직에 몸담은 이들이 가장 가슴 벅차올랐을 때는 언제일까. 행정고시(行政考試)나 그와 동등한 자격을 통해 5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사무관(事務官) 승진’을 꼽는다. 현재 9급과 같이 밑바닥부터 시작한 공무원들은 산업화와 현대화 그리고 복지국가를 이루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봉직했다. 새까만 머리는 반백이 됐고, 늦은 밤 귀가 후 얼굴을 비비던 아이들은 성장해 청년이 됐지만 서먹하다. 그저 공직이 천직이겠거니 살면서 하루하루 ‘공든탑’을 쌓아왔을 뿐 아버지로서 역할을 할 시간이 없었다. 이들에게 꿈이 있다면 ‘사무관’이 되는 것이다. 누구처럼 시장이나 군수 혹은 국장으로 출세하고자 하는 욕심은 일찍이 버렸다. 하지만 사무관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자 인생의 전부다. 그리고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최소한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사무관은 5급 공무원으로 대부분이 행정공무원인데 중앙부서와 경기도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는 팀장(계장)으로 불리며, 일선 시·군·구에서는 과장(課長)으로 1개 과를 통솔한다. 6급인 주사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하면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우선 사무관 승진자들이 가보처럼 보관하는 임명장을 받는데, 여
올여름 개봉된 <연가시>는 관객 400만 명을 돌파한 영화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얼마 전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괴물>처럼 일상의 평화가 깨지는 데서 오는 대중의 공포심을 다룬 영화인데, 우리에게 한 가지 소중한 교훈을 일깨우고 있다.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필자는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범죄 사건들이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다른 이의 아픔과 고통을 한 번만 더 헤아린다면 범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우선 생물학에서 말하는 ‘연가시’가 무엇인지 밝혀둘 필요가 있다. 다른 동물의 몸에 기생하는 연가시는 유선형동물문 연가시과에 속하는 동물이다. 물속의 유충이 일차적으로 모기유충을 감염시키거나 물가의 풀밭으로 이동한 뒤 사마귀와 메뚜기 같은 숙주곤충의 몸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가느다란 모양의 유선형 동물인 연가시는 물을 통해 곤충의 몸속에 침투했다가 산란기가 되면 숙주동물의 뇌를 조종해 자살을 유도한다. 영화 <연가시>는 만약 변형 연가시가 나타난다면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
대한민국에서 검찰총장은 대통령 다음으로 힘이 세다. 청(廳)단위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장관급이다. 또 검찰청 내에서는 검찰총장의 하명사건을 전담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실세 중 실세다. 그런데 지난 1개월 동안 검찰총장과 심복인 중수부장이 치열한 투쟁을 벌였고,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이 패배했다. 잇따른 검사들의 추문에 대한 검찰개혁안을 놓고 벌인 사투였다. 외관상 중수부장이 검찰총장을 꺾었다고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검찰조직이다. 총장은 검찰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을 유지하는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려 했고, 중수부장은 그 조직을 살리기 위해 다 걸기를 했다. 검찰이라는 조직이,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의 최상층부인 총장을 내친 것이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총장을 정점으로 거대한 피라미드 조직이 형성된 검찰의 속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다. 이 장면에서 검찰은 자신들에게 메스를 대려는 자는 누구든지 쳐낼 수 있음을 국민들 앞에서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지난해 8월,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는 검찰에 의해 크게 망신을 당했다. 저축은행사건과 관련 국정감사를 열고 검찰간부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어진 이가 있다면 초야에 묻혀 있게 하지 마라. 어진 이가 세상을 등지고 초야에 묻혀 산다는 것은 세상이 어지럽고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재를 등용코자 하는 지위에 있는 이는 어진 이를 찾아서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고 흐트러지지 않은 조직 관리로 덕망 있게 잘 다스려 가라는 내용이다. 서경에 우 임금이 한 말이 있다. 임금이 임금으로서 도리를 지키는 것을 어렵게 여기며, 신하가 신하로서의 직책을 다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야 政事(정치)가 비로소 다스려져서 백성들이 덕치 속에 잘 따르게 될 것이다 하였다. 여기에 순 임금은 ‘아아 그의 말이 옳다. 진실로 이와 같이 한다면 훌륭한 말이(언어) 가려지는 일이 없으며, 賢者(어진 사람)가 초야에 묻혀 있는 일이 없이 모두 등용되어 萬邦(온 나라)이 다 편안할 것이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 의논하며 자기의 뜻을 굽히고 남을 따르며 하소연할 곳이 없는 자들을 학대하지 않으며 곤궁한 자들을 버려두지 않는 것은 오직 요 임금만이 그것을 잘 하셨다’고 적고 있는데 여기에서 고대로부터 치세의 교훈을 얻게 된다. 목수가 집을 지을 때 큰 나무는 대들보와 기둥으로 쓰고 작은 것은 서까래로 쓰고(梓人爲室也材大者 爲梁柱 小者爲椽)